퀵바

준파키 님의 서재입니다.

성유물이 심장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준파키
작품등록일 :
2022.05.14 20:02
최근연재일 :
2022.06.16 17:4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3,529
추천수 :
77
글자수 :
147,331

작성
22.05.14 20:06
조회
404
추천
13
글자
7쪽

프롤로그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푹


“억···!”


두꺼운 레어 스테이크에 나이프를 거칠게 쑤셔 넣으면 날 것 같은 소리가 나는 동시에 심장에서 목, 목에서 입의 순서로 피가 역순 하며 비릿한 맛이 느껴졌다.

내 눈앞에서 다리 힘이 풀려버린 건지 그대로 주저앉은 꼬마는 가슴이 꿰뚫린 내 몰골을 보고 겁을 먹은 걸까 아니면 내 등 뒤에서 내 몸을 꼬챙이로 만든 주범인 마수의 모습을 보고 겁먹은 것일까.


어느 쪽이건 심장이 꿰뚫려 싸늘한 주검으로 변해가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가··· 도···망···”


내 죽음의 가치가 고작 아이의 수명을 십 수초 늘려주는 것에 그치는 것만큼은 보고 싶지 않아 필사적으로 도망가라 외치는 한편 어쩌다 내가 이 지경이 된 건지 되짚어봤다.


하급 헌터라는 주제에 안 맞게 중급 마수를 상대로 몸빵을 하려 한 것?

성장할 가망이 없다는 걸 알고서도 헌터를 포기하지 않은 것?

그것도 아니면 빌런한테 죽은 부모님의 원수를 갚는답시고 헌터를 목표로 한 것 자체가 문제였을까.


세상은 희망을 가지라고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가르치지만 지금 내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듯 현실은 비정한 법이다.

재능이 없는 자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재능있는 자들을 넘어설 수도 따라잡을 수도, 심지어 등이 보이는 위치까지 따라가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그 사실을 뼈저리게 체감하며 살았을 텐데, 어째서 나는 포기하지 않았던 걸까.


나는, 뭘 하고 싶었던 걸까.

분명 큰 목표와 이상을 가지고 있었고 매일매일 그것을 위해, 그것 하나만으로 버티며 살아왔는데, 지난 5년간 이리저리 치이며 힘들게 살았던 탓인지, 아니면 심장이 꿰뚫리며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은 탓에 머리가 굴러가지 않은 탓인지 막상 떠올리려니까 생각이 잘 안 난다.


“히, 히익!”

-카아악!


뭐면 어때, 이제 난 죽는데.

어떤 장대한 목표를 가지고 있건 지금 나는 머리 세 개 달린 개의 발톱에 심장이 꿰뚫렸고, 그것은 내 인생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실패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제 더 이상 아무런 의미도 없는데도 왜 내 몸은 움직이려 하는 것일까.

죽기 직전에 와서 살고 싶은 걸까.


“도···망쳐···!”


아 맞다.

내가 하고 싶었던 게 뭐였는지 떠올랐다.

난, 사람들을 구하는 영웅이 되고 싶었다.

만화나 영화에 나오는, 어떤 역경 속에서 사람들을 구해내는 그런 훌륭한 히어로가 되고 싶었다.


내가 봐도 현실적이지 못한 꿈이군.

그러나 웃기게도, 내 꿈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걸 자각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까지 나는 그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힘이 없으면 아무것도 구하지 못한다.

힘이 없는 자가 암만 노력해봐야 결국 개죽음일 뿐이다.

힘만 있었으면···

나에게도, 마수들을 때려잡고, 세상을 구할 힘만 있었으면···


[힘을 원해?]

뭐지?

체감상 잠깐이라고 하면 잠깐이고, 길다고 한다면 길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시간이 지나 아이는 고사하고 마수도 거리도 모든 게 사라지고 갈피를 잡기 힘든 검은 공간 속에 갇힌 나는 어떤 목소리를 들었다.


[그 욕망이 마음에 들었어, 나와 계약하자. 그럼 너에게 힘을 줄게. 강한 힘을, 그 누구에게도지지 않을 힘을]

죽기 직전까지 진짜 가지가지한다.

이젠 환청까지 이따위냐.


[그래서, 계약할 거야?]

그러던가 말던가.

심장 뚫려서 죽기 직전인데 이제 와서 무슨 의미가 있어.


[걱정 마, 내가 너의 심장이 되어줄게]



*

“···봐!”

“···?”

“이봐! 정신이 들어!?”


여긴 어디···?


삐- 삐-

쉬이-


내가 눈을 뜬 장소는 흰 천장이 보이는 방으로 순간 천국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주위에서 주기적으로 들리는 펌프 소리나 심장 소리를 듣고 이곳이 병원이란 걸 깨닫기까지 그리 긴 시간이 들지 않았다.


지렁이도 질기다고 혀를 내두를 독한 놈 같으니, 아무리 현대 의학이 발달하고 잘린 팔도 만들어주는 치유 스킬이 있는 세상이라지만 심장이 뚫렸는데 아직 숨이 붙어있다니.

마취라도 한 건지 몸은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하고 기도까지 이어져 있는 호흡기 때문에 나는 아무 말도 못한 채 눈동자만 이리저리 움직이는 나를 관찰하던 덩치가 크고 수염이 너저분한 외국인 의사는 안도의 한숨을 한 번 쉬더니 서투른 한국어로 상황을 설명해줬다.


“내 이름은 에드워드, 국제 성유물 연구소의 연구원이야.”

“···?”


내가 잘못 들은 건가.

대체 왜 심장 뚫렸다가 겨우 살아난 대한민국의 하급 헌터한테, 저기 미국에 있는, 상급 헌터들도 상대 안 해준다는 천외천인 기관의 사람이 와있는 거지?

애초에 의사가 아니잖아.


“이해가 안 되는 게 많을 거야. 사실 너에게 설명해줄게 많아. 우선 중요한 것만 말해주자면··· 아 맞다 혹시 아래쪽 볼 수 있어? 고개를 들어줄게.”


에드워드는 내 몸에 달려있는 기기들이 움직이지 않도록 조심히 고개만 살짝 올려줬고, 나는 왜 그가 상황을 설명하다 말고 굳이 중환자의 몸을 움직이게 한 건지 이해하게 되었다.


“···?!”


어째선지 분명 팔뚝 정도 크기의 구멍이 났던 내 가슴이, 마치 몇 년 전에 했던 맹장염 수술의 흔적처럼 얇고 긴 흉터만이 남아있었다.

내가 지난 10년간 많이 굴러봐서 상처가 아무는 속도는 잘 아는데, 설령 내가 2년 가까이 혼수상태가 빠졌다가 이제 막 깨어난 거라 하더라도 이렇게까지는 안 낫고, 애초에 흉터가 이런 식으로 남아있지도 않을 터다.

그보다 내가 아직 막 깨어나서 환각이 보이는 걸까, 얇은 흉터 사이에서 푸른색의 오로라 같은 게 흘러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환각 같은 게 아니야.”

“···”


니 마음 다 알고 있다는 듯한 얼굴로 나를 다독이며 에드워드는 고개를 다시 내려줬고, 쓰고 있던 안경을 벗고 입김을 한 번 불고 가운으로 닦으며 한 차례 뜸을 들인 다음 다시 입을 열었다.


“너도 헌터니까 성유물이 뭔지는 알지? 사실 내가 어떤 성유물을 만들고 있었는데, 그게 어쩌다 보니 너의 심장에 들어갔어, 아니 니 인공심장이 되어 버렸어.”


네?


“쿨럭!? 컥! 컥!?”


삐삐삐삐-


“어, 어! 야 숨 쉬어! 숨!”


이게 뭔 미친 소리야.

아니 그럼, 설마 그때 그게 환청이나 망상이 아니었던 거야?

그리고 동시에, 내가 그때의 기억을 떠올린 탓인지 그때까지 보이지 않았던, 반투명한 창 같은 게 나타났다.


********

이름:유인화

성유물:????

힘:E+ 민첩:E

저항:F 체력:D+

마력:F 행운:E+

스킬

???

********


뭐야 이게




새로운 댓글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작가의말

새로 공모전에 참가한 준파키라 합니다.

부족한 부분이 많겠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성유물이 심장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2 자객 22.06.16 35 0 9쪽
31 자객 22.06.14 34 0 10쪽
30 초원 22.06.13 37 1 10쪽
29 초원 22.06.11 37 0 10쪽
28 초원 22.06.10 45 0 10쪽
27 22.06.09 47 0 10쪽
26 22.06.08 45 0 10쪽
25 던전 브레이크 22.06.07 51 0 10쪽
24 던전 브레이크 22.06.06 49 1 10쪽
23 던전 브레이크 22.06.04 51 0 10쪽
22 마인 22.06.03 54 0 10쪽
21 마인 22.06.02 53 2 11쪽
20 유령의 성 22.05.31 64 2 10쪽
19 유령의 성 22.05.30 61 2 9쪽
18 적응 훈련 22.05.28 67 2 10쪽
17 적응 훈련 22.05.27 70 1 10쪽
16 죽은 자는 말이 없다 22.05.26 68 1 11쪽
15 죽은 자는 말이 없다 22.05.25 78 0 11쪽
14 역공 +1 22.05.24 88 1 10쪽
13 역공 22.05.23 79 0 12쪽
12 역공 22.05.21 83 0 10쪽
11 테러 +1 22.05.20 162 1 11쪽
10 테러 22.05.19 102 2 12쪽
9 마켓 +1 22.05.18 117 5 11쪽
8 마켓 22.05.17 140 2 10쪽
7 성유물 22.05.16 172 3 11쪽
6 성유물 22.05.15 189 5 11쪽
5 몽둥이질 +1 22.05.14 210 6 11쪽
4 카르마 시스템 22.05.14 235 7 11쪽
3 개미집에 왜 왔니 22.05.14 276 9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