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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파키 님의 서재입니다.

성유물이 심장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준파키
작품등록일 :
2022.05.14 20:02
최근연재일 :
2022.06.16 17:4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3,514
추천수 :
77
글자수 :
147,331

작성
22.05.2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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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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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역공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기세 좋게 얼음벽을 만들고 테러리스트들 앞에 섰지만, 하급 헌터 수준으로 스탯이 떨어진 내가 할 수 있는 건 복날의 개처럼 두들겨 맞는 것 뿐이었다.


퍽-


“아악···!?”

“뒤져!”

“저주가 없어도 우리 하나 못 이길 놈이 어딜 건방지게!”

“좀 좋은 스킬하나 믿고 나댔냐!?”

자기보다 약한 상대한테 무기를 쓸 필요도 없다 생각한 건지 녀석들은 한결같이 주먹이나 발길질로 나를 공격했다.

거기에 이 자식들 스탯만 높지 싸워본 적이 거의 없는지 움직임이 어딘가 부실했다.


꽉-


나를 발길질 하던 녀석이 발을 헛디뎠는지 자세가 살짝 무너졌고,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녀석의 다리를 붙잡았다.


“너 뭐하냐? 이제와서 비냐?”

“그런 건 딱히 아니고, 잠깐만 타임···!”


내가 체력이랑 맷집엔 나름 자신이 있는 편이지만 이 이상 맞았다간 진짜 내장에 문제 생길 것 같다.


“우리가 그걸 왜 들어줘야하는데?”

“누가 너희한테 부탁한데? 개미산.”


취익-


“끄아아악!?”


스탯의 차이에 방심한 녀석은 내가 다리를 두 손으로 붙잡고 있음에도 그걸 때어내려 하지 않았고, 덕분에, 나는 녀석의 장비 사이로 넣은 손가락에서 개미산을 아주 편하게 뿌릴 수 있었다.


“발이! 내 발이!?”

“이 새끼!”

“스킬이 하나가 아니었나!?”

움직이는 게 조잡할 때부터 짐작했지만 역시 고통에 대한 내성도 없는지 다리의 살과 근육이 개미산에 녹자마자 녀석은 나를 공격하던 걸 멈추고 다리를 부여잡고 온갖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퉤, 이빨 하나 빠졌네··· 다리는 방금 녹여봤고, 혹시 팔 녹아보고 싶은 놈 있어? 아니면 앞으로 샴프값 아끼게 두피 녹여줄 수도 있는데.”

“다 뒤져가는 게 어딜 허세야!?”

다리의 뼈가 보이기 시작한 녀석을 다른 동료가 기겁하면서도 뭘 해야할지 몰라 주위에 알짱거렸고 다른 한 놈은 내 말을 허세로 치부하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자신도 저렇게 될 수 있을 거라는 두려움이라도 생겼는지 아까처럼 달려들 생각은 없어보였다.


“아파! 아파!”

“던전을 돌 땐 아무리 자기보다 약한 마수만 상대해도 그보다 더한 부상도 생길 수 있는데 테러까지 하러 와서 그 정도 부상 입을 각오도 없었냐?”


나이도 나랑 크게 차이 안 나 보이는 새끼들이 빠져가지곤.


“뭐야? 안 와? 안 오면 내가 간다!”


스킬 하나가 있긴 해지만 스탯의 차는 여전히 큰 격차가 있었다.

하지만 아직 실전에 미숙한 이 녀석들은 눈앞의 부상자 한 명에 정신이 팔려 그 사실을 잊어버렸고, 충분히 막거나 반격할 수 있을 내 공격에 쫄아 피해버렸다.


헛스윙으로 주먹이 끝나버리기 직전 나는 다리를 틀어 몸의 방향을 돌렸고, 피했던 녀석을 천천히 덮쳤다.


“아···?”


예상 외의 행동에 녀석은 피하는 것도 공격하는 것도 멈추고 멍하니 나를 봤고 녀석과 가는 허그 하는 듯한 자세가 되었다.

그리고 다시 놈의 맨살이 보이는 목을 잡고


“개미산.”

“끄아아아아!?”“위력 조절은 했으니까 죽진 않을 거야.”


목을 부여잡다 목에 남아있는 개미산이 손바닥에 닿아 또 비명을 지르는 멍청이를 발로 찬 후, 남은 한 명을 노려보자, 녀석은 잠시 움츠리더니 그대로 다른 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병신들··· 상태창”


********

이름:유인화(저주)

성유물:알파

힘:E 민첩:E

저항:F+ 체력:D+

마력:F 행운:E+


스킬


개미산(E)

의태:자이언트 맨티스(D)

********


몸에 힘이 안 들어간다 싶더니, 알파를 얻기 전이랑 비슷한 수준이네···

내가 한 거지만 중급 헌터들 상대로 어떻게 안 맞아 죽고 살아남은 건지 용할 지경이다.


*

[역시 센스는 있어.]


한편 인화의 전투를 그의 육체 속에서 줄곧 관찰하고 있던 알파는 그를 고른 자신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며 만족스러워하고 있었다.

인화가 중급 헌터 셋을 상대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인화가 생각했던 것처럼 그들이 실전 경험이 적어 자신들의 스탯을 제대로 이용할 줄 몰랐던 것과 방심의 덕이 크긴 했지만,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중급과 하급의 차이는 어지간해선 뒤집을 수 없는 큰 격차가 있었다.


만약 인화가 성급하 굴거나 견제용으로 개미산을 거리를 두고 쐈다면 분명 개미산은 그들의 장비에 막혀 피해를 주지 못하거나 약간의 화상만 입히는 데 그쳤을 것이고, 분명 그 정도론 아까와 같은 공포를 느끼지 못했을 거다.


그것을 전부 머리로 계산하고 덤빈 것은 아니었지만 10년에 가까운 헌터로서의 노련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인화는 일부로 맞아가면서 그들이 접근하기를 기다렸고 그들을 직접적으로 접촉해 내구성이 튼튼한 장비 사이로 손가락을 넣어 피부로 직접 개미산을 뿌려 치명상을 입혔다.

마찬가지로 그들이 노련하고 경험이 많았다면 살이 녹는 와중 장비는 멀쩡한 걸 눈치채고 달려 들었겠지만 그들은 초짜였고 인화를 그 점을 파고들어 다시 한 명을 무력화시킨 다음 남은 잔당이 도망치게 만들었다.


[이 정도면 충분해. 내가 도와준다면, 이 녀석과 나는 어디까지고 강해질 수 있을 거야.]

“알파.”

[응? 왜 그래?]


스탯이라는 그릇의 한계로 피우지 못했던 재능이 꽃피기 시작한 자신의 계약자에를 고른 자신의 안목에 심취하고 있던 알파는 자신을 부르는 계약자의 목소리에 대답했다.

그는 지금도 그들의 속도를 눈으로 쫓지 못하고 뒤늦게 들려오는 충격음으로 따라잡는 게 고작인 메이와 고명호의 싸움을 바라보던 인화는 볼을 긁적이며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알파, 내가 지금 사실 어떤 계획을 구상 중인데, 니가 들었을 땐 현실성이 얼마나 있어 보여···?”

[무슨 계획?]


알파의 입장에선 오늘은 쿤의 센스를 확인할 수 있었던 만큼 더 이상 그가 싸우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그렇기에 큰 흥미 없이 그의 계획을 들던 알파는 그 상식을 벗어나도 한참을 벗어난 작전에 그만 벙어리가 되어버렸고 고함을 지를 수 있던 건 몇 초의 시간이 지나고 사고가 다시 흐른 후였다.


[미친 소리하지마! 그냥 도망쳐!]

“시끄럽고, 내가 말한 거 되는지 안 되는지나 말해!”

[치잇··· 그게 문제가 아니라고! 거기서 잘못되면 너 진짜 개죽음 당하는 거야!]

“가능하단 말로 받아들인다.”

[으아아아! 하지 말라고!]


센스나 재능, 힘에 대한 집착은 분명 마음에 들었지만 저렇게 시도 때도 없이 미친 짓만 골라서 하는 점만큼은 정말 마음에 안 든다고 알파는 절규하며 생각했다.




*

“으악!?”


한편, 인화의 호통에 압도되어 허겁지겁 메이를 서포트 하고 있던 호진은 둘의 전투에 휘말려 한쪽으로 날아가버렸다.


“괴물들···”


둘 다 자신처럼 저주로 스탯이 낮아져 있을 텐데 둘의 움직임은 도저히 저주에 걸린 인간들의 움직임으로 보이지 않았다.

마치 저주에 걸리지 않은 상태의 자신과 필적, 혹은 그 이상의 속도와 위력을 보이는 둘의 전투에 호진은 혀를 내둘렀고, 잠시 숨을 돌릴 겸 주위의 상황을 살펴봤다.


“웬 얼음벽? 마법사라도 있었나?”

“야, 너 메이 안 도와주고 뭐해!?”

“엄마야!? 존나 놀랐네··· 인화 너··· 괜찮냐?”


무슨 일이 있던 건지 넝마짝이 되어 너덜너덜해진 상태로 다가온 인화를 보고 호진은 무심코 안부를 물었고 인화를 그것을 깨끗이 무시했다.


“야, 지금 상황 어때? 난 저 사람들 싸우는 거 잘 안 보여.”

“아직까진 박빙이야. 워낙 빠르고 요리조리 움직이니까 내가 거들고 싶어도 솔직히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어. 메이씨랑 싸우면서도 나에 대한 경계를 풀지 않으니까 뭐만 하려면 곧바로 견제가 날아오니 뭐···”


하급 헌터 상태인 자신의 눈으로 보지 못한 싸움의 양상을 호진의 눈을 빌려 듣게 된 인화는 잠시 턱을 매만지며 생각에 잠겼고, 이내 무언가를 결심한 듯 다시 호진에게 고개를 돌렸다.


“야, 그럼, 내가 아주 잠깐만 녀석의 움직임을 멈추게 해주면, 저 녀석한테 한 방 먹일 수 있겠어?”

“뭐? 니가 저 인간 움직임을 어떻게···”

“방법은 묻지 말고 되는지만 말해! 참고로 저주로 낮아지는 건 스탯 뿐이라 스킬은 원래 출력대로 쓸 수 있어!”

“어··· 진짜 움직임이 멈추고, 내가 날린 공격이 맞는다면, 아마 죽이진 못하더라도 치명상은 어찌어찌 가능할 거야. 근데 끽해야 하급인 니가 어떻게 추정 S급인 고명호를···”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고, 호진은 짜증을 내려 했지만 인화의 눈을 보고 그만 말문이 막혔다.

던전에서 자주 본, 위기의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이들에게서 보는 두려움과 각오가 담긴 눈, 그것이 지금 인화의 눈이었다.


“닥치고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약속해. 나도 목숨 걸고 하는 거니까. 너한테 당했던 게 있어서 너랑 파티 맺는 건 지긋지긋하지만, 지금 한시라도 저 녀석을 못 막으면 니 썸녀나 다른 비각성자들 다 죽을 수도 있어. 그러니까 너도 나처럼 목숨을 걸고 해.”

“···”


인화가 동의를 묻듯 악수를 위해 손을 뻗었다.

호진은 그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는 것을 보고, 잠시 고민하다 힘차게 자신에게 먼저 내민 옛 지인의 손을 잡았다.


“아파 이 새끼야! 힘 안 빼!?”

“미,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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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던전 브레이크 22.06.06 49 1 10쪽
23 던전 브레이크 22.06.04 50 0 10쪽
22 마인 22.06.03 54 0 10쪽
21 마인 22.06.02 53 2 11쪽
20 유령의 성 22.05.31 63 2 10쪽
19 유령의 성 22.05.30 60 2 9쪽
18 적응 훈련 22.05.28 66 2 10쪽
17 적응 훈련 22.05.27 70 1 10쪽
16 죽은 자는 말이 없다 22.05.26 68 1 11쪽
15 죽은 자는 말이 없다 22.05.25 77 0 11쪽
14 역공 +1 22.05.24 87 1 10쪽
13 역공 22.05.23 78 0 12쪽
» 역공 22.05.21 83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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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테러 22.05.19 102 2 12쪽
9 마켓 +1 22.05.18 117 5 11쪽
8 마켓 22.05.17 139 2 10쪽
7 성유물 22.05.16 171 3 11쪽
6 성유물 22.05.15 188 5 11쪽
5 몽둥이질 +1 22.05.14 210 6 11쪽
4 카르마 시스템 22.05.14 235 7 11쪽
3 개미집에 왜 왔니 22.05.14 276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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