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준파키 님의 서재입니다.

성유물이 심장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준파키
작품등록일 :
2022.05.14 20:02
최근연재일 :
2022.06.16 17:4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3,510
추천수 :
77
글자수 :
147,331

작성
22.05.19 17:22
조회
101
추천
2
글자
12쪽

테러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배달은 여기 적혀있는 곳으로 부탁드립니다.”

“예···”

“인화씨, 다른 무기도 보러 가시죠.”

“아니 나 다 살 필요는···”

“맞는 무기를 시험하신다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럼 가리지 말고 최대한 다양하게 써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마치 드라마에 나오는 돈지랄 장면을 그대로 재현한 것처럼 점포에 있던 모든 무기를 카드 한 장으로 결제한 메이는 그대로 점포를 나와 다른 점포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아니 오늘 쇼핑 이걸로 끝내도 될 것 같은데···


“···따라오지 않으시는 겁니까?”

“응? 아니, 무기들 이미 차고 넘치는···”“양손 무기 뿐이지 않습니까. 한 손으로 무기를 쓰고 다른 한 손은 스킬로 견제하거나 방패를 드는 전법도 있습니다. 아니면 양손을 다 쓰는 대형 무기도 있고, 우선, 저기랑 저 점포에 있는 것들부터 다 써보도록 할까요.”

“아니 메이씨···!”

뒤늦게 그녀의 의도를 깨닫고 말리려 했지만 메이씨는 나보고 따라오라 재촉한지 얼마나 됐다고 저 옷차림으로 어떻게 저런 속도가 나오는 건지 신기할 정도로 빠르게 점포로 달려갔다.


“빠르네···”

최소 지금의 내가 전력으로 달리는 것보단 빠를 것 같다.

하긴 불완전하다 해도 성유물의 힘이 있다고 했으니까 태생부터 각성자여도 하등 이상할 게 없긴 하지.


잠시 그녀의 속도에 감탄하는 사이 그녀는 한번 쓱 돌려보곤 곧바로 다시 검은 카드를 직원에게 건네 결재해버렸다.

에디씨, 지금 숙취가 문제가 아닙니다.

당신 조수가 당신 노후 자금을 실시간으로 엿 바꿔먹는 중이라고요.


“인화씨, 또 바라시는 건 있습니까?”

“우, 우리 잠시 뭐라도 마실까요? 여기 오면서 너무 더웠잖아요!”


에디씨한테 문자를 보내놓은 지금 내가 해야할 일은 어떻게든 그녀가 돈을 쓰는 걸 막기 위해 시간을 끄는 것이다.


[왜 굳이 막아? 저 여자가 니 무기 다 사준다잖아.]

시끄러워 임마, 이게 다 값아야하는 빚이라고.


“음료 말입니까? 쉐이크를 마신 지 얼마 안 돼 갈증은 그다지 없습니다. 무엇보다 아직 인화씨의 장비를···”


아 맞다, 그랬지.

생각하자, 생각하는 거야.

메이씨의 관심을 끌 만한 것을 떠올려야 해···

맞아, 단 걸 좋아한다 했었어!


“케, 케이크!”

“케이크?”


표정과 목소리가 변하지 않으니 알기 힘들었지만 다른 점포들을 둘러 보고 있다 케이크란 말이 나오자마자 바로 이쪽으로 고개를 돌린 걸 보면, 아무래도 관심을 끄는 덴 성공한 것 같다.


“여, 여기 롤케이크가 그렇게 맛있대요! 제가 원래 단 걸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오늘은 인파 속에서 헤매서 그런지 아까부터 단 음식이 땡기네요!”

“롤케이크···”


친한 여자 후배 헌터의 푸념을 들어줬던 게 이렇게 도움이 됐을 줄이야.

여자 마음을 읽는 게 어렵다고 많이들 말하지만 그건 다 우는 소리에 불과하다고, 지금의 나는 당당히 말할 수 있다.

너희는 최소한 여자의 얼굴 표정이나 목소리로 힌트는 얻을 수 있잖아.


“인호씨, 저에 대한 배려는 감사하지만 지금 저희는 쇼핑이란 목적을 우선해야 합니다.”


실패했나.


“···하지만 당분의 보급은 인체에 있어 중요한 사안입니다. 평소부터 단 걸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모를까 좋아하시지 않는데 당분을 원하신다는 건 심각한 당분 결핍으로 예상되니, 계획을 잠시 수정해 우선 건강을 챙기도록 하죠. 어디까지나 저를 위해서가 아닌, 인호씨의 건강을 위해섭니다, 네, 결코 롤케이크 때문이 아닙니다.”


*

웅성웅성-


“쟤네가 걔네야?”

“중급 헌터 장비라 해도 하나에 억대는 가볍게 나갈텐데 그걸 수십 수백···”

“씨발 저 외모에 돈까지 많아··· 남자 새끼 부럽다···”

“돈 없어도 되니까 저런 여친 있으면···”


어떻게든 메이를 데리고 전망대 층에 있는 카페로 가는 것까진 좋았으나, 아까 메이가 했던 돈지랄이 벌써 소문이 여기저기 퍼졌는지 주위의 손님들 대부분이 우리를 보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여기 비싸네···”

무슨 이런 쬐그만한 게 3만원이야···

동네 빵집 가면 이거 덩어리로 2줄은 살 가격이 적혀있는 영수증에 이제부터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혀가 내둘러졌다.

멀리 갈 거 없이 메이가 아까 결제한 카드로 결제한 가격을 영수증으로 뽑아서 둥둥 말면 두루마리 휴지 한 통 두께 되지 않을까.


사실 가격만 보면 s급 헌터들이 한 번 쇼핑하는 가격보다 덜 나가겠지만, 사는 물건의 가짓수가 가짓수였고, 애초에 이제 D급 수준인 나한테 국내에서 7명 밖에 없는 S급 헌터들 급으로 돈을 쓰는 것 자체가 미친 짓이다.


“근데 메이, 장비들은 전부 어디로 보낸 거야?”


에디씨가 머무는 호텔이 어딘지는 듣지 못했지만 아무리 넓다 한들 그 많은 무기들을 다 받을 크기는 안 될 거다.


“박사님이 이틀 전쯤 구매하셨다는 건물의 주소를 적어뒀습니다. 듣기론 강남이란 쪽이라고 하셨습니다만 저는 한국에 막 온 참이라 구체적인 위치는 모르겠습니다.”“강남···”


그 인간 헌터였던 시절에 얼마나 잘 나갔던 거야.

뭐 진짜 S급이라도 됐던 거야?

아니면 성유물 연구소에서 예산 좀 삥땅 쳤나?

돈줄이 있다고 들은 것 같지만 대체 얼마나 규모가 큰 돈줄이기에


“인화씨, 드시지 않으시는 겁니까?”

“어? 아, 그 막상 왔더니 입맛이 없네, 메이 너가 내 것도 먹어도 돼.”

“그럴 순 없습니다. 이곳에 온 건 어디까지나 인화씨의 당분 보충을 위해서 온 것이니 인화씨께서 당분을 섭취하지 않으시면 의미가 없습니다. 자, 드시죠.”


메이는 내 접시를 자기 쪽으로 가져가 롤케이크의 중간을 포크로 자르더니, 절반을 다시 한번 잘라 한입으로 먹기 좋은 크기로 만들어 그것을 포크로 찍은 다음 내 입 쪽으로 가져다 댔다.


“입을 벌려주시죠.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시면 드시지 않을 것 같으니.”

“내, 내가 스스로 먹을 게!”


아무렴, 주위 사람들 다 보는 데서 떠먹여 지는 것보단 그냥 억지로 먹는 게 백배 천배는 낫다.

메이에게서 포크를 급하게 가로채 곧바로 내 입에 넣은 다음 냅킨으로 포크를 깨끗이 닦아서 돌려줬다.


“맛있네···”


단 걸 별 생각없이 녹차 맛으로 시켰는데 씁씁하면서도 부드러운 게 확실히 비싼 값은 했다.

서둘러 뺏은 탓인지 녹차 크림이 그녀의 손바닥에 묻었고 그것을 멍하니 보던 메이는 그대로 그것을 혀로 핥아 입안으로 가져갔다.


“···쓰긴 해도 생각보다 나쁜 맛은 아니군요.”

“아, 네···”

10년간 연애 같은 걸 멀리했던 탓일까, 특별한 거 하나 없는데도 뭔가 얼굴이 후끈해지고 가슴이 콩닥거린다.

정신차리자, 상대는 호문쿨루스···라곤 해도 인간과 다를 거 없댔지···

그래도 6살이다.

6살은 무기징역으로도 수습이 안 되는 나이야.


“오빠, 여기 뭔가 이상해··· 금전 감각이 이상해질 것 같아.”

“원래 헌터 장비가 마석이나 마수 소재가 들어가서 다 비싸. 오빠 건 특히 오더메이드라 다른 것들보다 훨씬 비싼 거지 중하급 헌터들 장비 중엔 싼 것도 많아.”


그때, 카페를 지나가던 커플의 대화가 우연히 들렸다.

아니 정확히는 그 목소리를 알아챘다고 해야 하나.


“이 목소리는···”“여기 카페 왠지 부산스럽네··· 어? 인화 아니야? 볼 일이란 게 너도 마켓에 오는 거였어?”“호진이 넌 여기서 데이트하러 온 거였나 보네.”


각성자가 이 근처를 오는 건 어지간하면 마켓이 목적인 경우라 아까 만났을 땐 혹시 했는데 이 녀석도 그럴 거라 예상은 했지만 어차피 나는 중하급이고 녀석은 상급이라 마주칠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설마 전망대에서 만날 줄이야.


“데이트까진 아니고··· 어, 그보다 거기 옆에 있는 분은 누구야···?”


쑥스러운 척 둘러대려던 녀석은 조용하고 무표정하게 자신을 응시하고 있는 메이의 시선을 눈치채고 그쪽으로 눈을 돌렸다가, 무심코 탄성을 지를 뻔 한 걸 참고 나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간사한 새끼란 건 알고 있었지만, 거 참···


“메이씨라고 음··· 나랑 친한 어떤 교수님의, 조수야.”

“아~ 메이씨라고 하는구나! 저는 전호진이라고 인화의 절친한 친구에요!”


뭐 친구였던 건 맞지만 우리가 절친한 건 아니지 않냐?

너 아카데미 졸업한 이후로 나한테 연락 한 번 없었잖아.


“호진씨군요. 사실 아까 인화씨랑 이야기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아~ 그러셨구나!”

“호진이 너 바쁜 거 같은데 일 보지 그러냐?”


여자끼고 와서 메이한테 추근대는 건 좀 아니지 않냐.

하지만 아까 내가 밥 먹자니 대놓고 꺼려 했던 걸 잊었는지 녀석은 어느새 자기 동행이 앉을 의자까지 다른 테이블에서 가져와 앉아버렸다.


“혹시 아까부터 여기서 어떤 돈 많은 여자친구가 중급 헌터 남자친구한테 가게에 있는 무기들을 통째로 구매해줬단 이야기가 있는데 혹시···”


아이씨, 이야기가 상급 헌터들 다니는 곳까지 퍼졌었냐.

“보다시피 커···”

“저희 이야기 맞네요. 겨우 그 정도가 돈이 많은 건진 모르겠지만요.”“토, 통이 크시네요···”

“크기는요, 이 정돈 약과에요. 인화씨를 위해서라면 전 오늘 쓴 것보다 훨씬 더한 돈도 미련 없이 쓸 수 있습니다. 인화씨에겐 그럴 가치가 있으니까요.”


무표정한 얼굴과 감정 없는 목소리로 말하는 메이씨의 즉답은 녀석의 귀엔 자신에게 칼같이 선을 긋는 말로 들리지 않았을까.


“그, 인화를 많이 사랑하시나 봐요. 그러고 보니 인화야, 너 분명 졸업할 때만 해도 스탯이 평균 F였던 거 같은데 어느새 중급 헌터까지 올랐네··· 솔직히 그때 헌터 그만 둘···”

“야.”


자신이 뒤늦게 선을 넘은 말실수를 한 걸 알고 뒤늦게 호진이 녀석이 말을 멈췄지만, 이미 쏟아진 물은 담을 수 없고 내뱉은 말도 마찬가지였다.


“미쳤냐?”

“아, 아니 난 그냥···”

냉정하게 본다면 성유물이 있다 한들 이제 D급인 내가 A급인 녀석에게 까부는 건 잘못되도 한참 잘못된 행동이다.

하지만 녀석이 건드린 내 역린은 내가 그런 생각을 할 조금의 여유도 주지 않았고 나는 테이블을 박차고 일어나려 했다.

하지만 그 전에


쨍그랑-


롤케이크가 있던 접시들이 깨지더니 어느새 메이가 호진이 녀석의 목을 들어올리고 있었다.


“무슨 사정인진 모르지만, 제 앞에서 인호씨의 기분을 해치는 언동엔 주의해주시죠.”

“커, 컥···!”“오빠!?”


A급 헌터, 그것도 몸으로 직접 싸우는 딜러인 호진이가 메이의 가느다란 팔에 붙잡힌 것도 모자라 빠져나오려 마력까지 쓰는데도 꿈쩍도 못 하고 있다.

몇 초를 더 들고 있던 메이는 녀석을 패대기쳤다.


“꺼지세요, 이 이상 인화씨의 기분을 해치지 말고.”“무, 무슨 힘이···”


믿을 수 없단 표정을 지은 호진이 녀석이 무의식적으로 내 쪽을 돌아봤지만 놀라고 있는 건 나도 마찬가지다.

아까 매장에서 각성자란 건 알았지만 설마 A급 헌터도 가지고 놀 정도로 강할 줄이야.

너무 놀란 나머지 방금까지 터져나오려던 분노가 팍 식어버렸다.


“메, 메이 일단 진정하고 우리 바람 좀 쐬자.”

“네, 가죠 인화씨.”


어떻게든 자리에서 벗어나려 그녀를 끌고 테라스 쪽으로 가려던 순간


“인화씨 위험합니다.”

“응? 으악!?”


-쾅!


테라스 쪽에서 무언가 빛나는 것 같더니 메이씨가 내 목덜미를 붙잡고 다시 가게쪽으로 뛰어들었고, 이어서 테라스 쪽 유리가 깨지며 무언가가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뭐야···”

“설마, 테러···?”


상황 파악을 못하고 허둥대던 내 옆에서 반대로 상급 헌터란 이름은 구라가 아닌지 바로 경계 태세를 취하고 있던 호진이 녀석이 테러라는 말을 중얼거렸다.




새로운 댓글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성유물이 심장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2 자객 22.06.16 35 0 9쪽
31 자객 22.06.14 33 0 10쪽
30 초원 22.06.13 37 1 10쪽
29 초원 22.06.11 37 0 10쪽
28 초원 22.06.10 45 0 10쪽
27 22.06.09 46 0 10쪽
26 22.06.08 45 0 10쪽
25 던전 브레이크 22.06.07 50 0 10쪽
24 던전 브레이크 22.06.06 48 1 10쪽
23 던전 브레이크 22.06.04 50 0 10쪽
22 마인 22.06.03 54 0 10쪽
21 마인 22.06.02 53 2 11쪽
20 유령의 성 22.05.31 63 2 10쪽
19 유령의 성 22.05.30 60 2 9쪽
18 적응 훈련 22.05.28 66 2 10쪽
17 적응 훈련 22.05.27 70 1 10쪽
16 죽은 자는 말이 없다 22.05.26 68 1 11쪽
15 죽은 자는 말이 없다 22.05.25 77 0 11쪽
14 역공 +1 22.05.24 87 1 10쪽
13 역공 22.05.23 78 0 12쪽
12 역공 22.05.21 82 0 10쪽
11 테러 +1 22.05.20 161 1 11쪽
» 테러 22.05.19 102 2 12쪽
9 마켓 +1 22.05.18 117 5 11쪽
8 마켓 22.05.17 139 2 10쪽
7 성유물 22.05.16 171 3 11쪽
6 성유물 22.05.15 188 5 11쪽
5 몽둥이질 +1 22.05.14 210 6 11쪽
4 카르마 시스템 22.05.14 234 7 11쪽
3 개미집에 왜 왔니 22.05.14 275 9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