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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파키 님의 서재입니다.

성유물이 심장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준파키
작품등록일 :
2022.05.14 20:02
최근연재일 :
2022.06.16 17:4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3,521
추천수 :
77
글자수 :
147,331

작성
22.06.07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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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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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던전 브레이크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고명호··· 이 개새끼··· 어디 간 거야!”

“고명호? 방금 고명호라 했습니까?”


지난 번에 인화에게 질리도록 들었던 그 이름에 사지를 자른 채 테이머를 끌고 가던 메이는 가던 길을 멈추고 그에게 다시 질문을 했다.


“그 남자가 여기 온 겁니까?”

“힉! 예, 예! 원래 눈의 부상 때문에 이번 작전에선 빠졌는데 자기가 억지로 끼어서 제 호위를 해주겠다고··· 근데 그 개새끼가 연락이 두절되버렸···윽!”“설마··· 그 녀석이 인화씨를 노리고···?”

높낮이엔 변화가 없었지만 메이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떨리기 시작했고 표정으로 들어나지 않았을 뿐 적잖게 당황하고 있었다.


“일단 인화씨한테 가봐야겠군.”


혼잣말을 중얼거리다 다시 자신을 싸늘하게 내려다보는 메이의 시선에 테이머는 다시 한 번 불길함을 느끼고 침을 삼켰다.



*

“하!”

푹-


벌써 3번째로 만난 블러드 울프와 싸우던 나는 끝내 녀석의 가슴팍에 쿠크리를 쑤셔 넣어 숨통을 끊을 수 있었지만 녀석이 죽기 직전 발악하는 바람에 쿠크리가 부러지고 말았다.


“아, 이제 막 애정이 생기려던 참이었는데···”


뭐 부러진 건 어쩔 수 없지.

아직 써볼 무긴 많으니까 지금 쓰는 놈들 다 쓰면 새로 사야지.


“이제 슬슬 다 정리 됐으려나?”


체감상 1시간쯤 된 거 같은데, 그 정도면 협회에서 놀고 있던 상급 헌터들을 모아서 어떻게 했을 거다.


[1시간 동안 개고생해서 고작 3마리, 한 10명이나 구했냐? 그럴 시간에 던전 하나 도는 게 더 효율적이겠다.]


“10명이나 구한 거잖아. 사람 하나 구하는 것도 얼마나 힘든데, 지난 번보다 열 배는 더 많이 구한 거야.”

“역시 나타났군.”

“컥!?”


쾅-


방심하고 있긴 했지만 내가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뒤를 잡혔고 동시에 그쪽에서 날아온 주먹에 가드 한 번 못하고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


“쿨럭! 쿨럭!”


저 새끼 일부로 힘 조절했다.

만약 죽일 맘이 있었으면 방금 걸로 내 가슴은 구멍이 났을 거다.


“역시 안 죽는군. 평범한 E급이었다면 거기서 즉사했을 텐데.”

“이 목소리는···!”


익숙하진 않지만 기억이 있는 목소리에 급히 고개를 드니, 내가 파버렸던 오른쪽 눈에 안대를 한 근육질 헌터, 고명호가 살벌한 얼굴로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역시 넌 뭔가 특별한 비밀이 있어. 그렇지 않고서야 고작 2주 3주 만에 등급이 바뀔 정도고 힘을 키울 리가 없지. 아니 애초에 그때 마켓에서 내 눈을 벤 것 자체가 이상해.”

“고명호···”


저 미친 새끼가 여기에 왜 나와?!


“그래서 뭐, S급 씩이나 돼서, 겨우 눈깔 하나 팠다고 복수하겠다 온 거야?”

“그렇다면 목숨이라고 구걸할 거냐?”


눈깔 터진 거 정도는 요즘 세상에 힐러들한테 부탁하면 낫잖아.

쪼잔한 새끼.


“그래 씨발 죽여라 죽여. 죽이고 나서 니네 직장 돌아가서 다른 테러리스트들한테 다 자랑해, 위대하신 S급님의 눈깔을 파버린 E급한테 벌을 줬다고. 어, 아주 박수세례를 주겠네 뭐.”

“용감한 건지 그냥 겁을 상실한건지 모를 놈이군. 하지만 뭐, 나도 마음 같아선 당장이라도 널 갈아마시고 싶지만 내 눈을 앗아간 놈이 E급이면 죽여도 어디가서 떠벌리기 민망하거든. 그러니까 기회를 주지.”

“뭐···?”


문맥을 이해하지 못하고 되묻는 내 말을 무시하고 고명호는 품에서 무슨 쿠폰 같은 낡은 종이쪼가리 한 장을 꺼내 내가 있는 쪽으로 던졌다.


“이, 이건··· 뭐 청첩장이냐?”

“···충고하는데 너 사람 많은데서 농담하지 마라. 그건 내가 주는 선물이다. 사용법은 그 이상한 여자한테 묻던 인터넷에서 검색하던 알아서 찾고, 너에게 맞는 스킬을 얻을 수 있을 거다.”

“뭐? 설마, 이거 스킬 교환권이야?!”

와 씨 실물로 보는 건 처음인데 생각보다 평범하게 생겼네.

스킬 교환권이란, 문자 그대로 스킬 하나를 얻을 수 있는 쿠폰으로, 정해진 하나의 스킬만 익힐 수 있는 스킬북과 다르게 사용자의 적합성이 맞는 스킬에 한정되지만 쿠폰에 정해진 등급 이하의 모든 스킬 중에서 원하는 걸 바로 얻을 수 있다.


“차, 참고로 이거 등급은··· 어떻게 돼?”


D등급이라 해도 암시장을 열심히 뒤져야 나올까 말까한 보물이지만 그래도 S급 테러리스트가 가진 거니까 C까진 욕심 좀 내봐도.


“B, B등급까진 쓸 수 있다. 감사한 줄 알라고.”

“···저기 타이밍을 놓쳐서 말하는 게 늦었는데, 이 귀한 걸 왜 나한테···?”

“투자다.”

“투자···?”


내가 뭐 코인이냐 투자를 하게.

너 그러다 한강 가 임마.


“너가 강해져야 내가 이 흉터 어딜 가도 안 쪽팔려할 수 있을 것 같거든.”

“그냥 지우면 되는 거···”


그냥 흉터도 아니고 눈 한쪽이 안 보이는 장앤데 왜 굳이 놔두려는 건지 이해가 안 가 딴지를 걸었을 뿐인데, 녀석은 남은 한쪽 눈을 부릅뜨며 날 노려봤다.


“···거기에 어째선지 본부 쪽에서 너랑 그 여자에 관심을 가진 것 같단 말이지.”

“뭐?”“자세한 건 나도 잘 모르지만, 아무래도 앞으로 그쪽에서 너흴 노릴지도 몰라. 아무리 본부라도 사냥감을 가로채선 안 되지. 그러니까 한동안은 도와주마. 한동안은 S급 헌터가 널 암살하러 올 일은 없을 테니까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만 그 이하의 등급은 나도 막기 힘드니까, 부디 알아서 잘 처신하라고.”


그 말을 끝으로 용건은 끝났다며 고명호는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우로보로스가··· 날 노린다고?”


세계 최대 규모의 테러조직이 날 마크했다는, 절망적인 소식에 내가 느낀 감정은 공포보단 의심이었다.

대체 내 어떤 점이 녀석들을 노리게 만든 걸까.


고명호의 반응을 봐선 단순히 마켓에서 테러를 저지하고 녀석의 눈깔을 판 걸로 노리려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생각할 수 있는 건 단 하나, 알파의 존재 뿐인데.


“···”

[야! 뒤!]

“엥?”

[컹!]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에 잘 굴러가지도 않는 머리를 싸매며 생각을 정리하던 중, 알파의 외침에 고개를 돌리니 아직 처리하지 않은 놈이 있었는지 상처입은 블러드 울프 하나가 뒤에서 내 목을 향해 앞발을 휘두르는 것이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보였다.


“좆됐···”


너무 늦게 알아차려서 얼음벽도 못 세운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부디 이걸로 내 목이 부러져있지 않기를 기도할 뿐.


화륵-


[깨앵!?]


사고가 멈춰버린 나는 몇 초 정도 멍하니 서 있었지만 내가 생각한 고통은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았고 퍼뜩 정신을 차리고 보니, 분명 방금까지 멀쩡히 살아있던 늑대가 어느새 통구이가 된 채 근처에 굴러 떨어져있었다.


“이게 무슨···”

“[마녀]다!”

“봉황 길드가 왔어!”


봉황, 마녀 몇 가지 키워드를 듣고 상황을 눈치 채고 급하게 주위를 둘러보니, 정말로 [마녀]가 있었다.


“이미령···”

“인화 오빠, 오랜만이네.”


미인이라고 부르기 손색없는 미소와 마력으로 인해 색이 붉게 변한 머리카락, 그리고 목에 걸려있는 오래되어 보이는 팬던트, 분명 내가 아는 그녀였다.


“···구해줘서 고맙다.”“뭘.”


지난 번의 짧은 마주침을 제외하면 몇 년에 만난 거지만, 그걸 감안해도 우리 둘 사이의 기류는 심각하게 어색했다.


“오빠 저기···”

“난 이만 가볼게. 열심히 해라.”


미령이가 무언가를 말하려 했지만 일부로 그걸 끊고 나는 자리를 도망치듯, 아니 도망쳤다.

그녀가 무슨 이야기를 꺼내려 했을 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건 미령이랑은, 솔직히 같은 자리에 있고 싶지 않다.


“후우···”


이게 그냥 일방적인 증오랑 질투에 불과하단 건 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냥, 그녀랑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면, 나도 무심코 욱할 것만 같다.

어차피 나랑 그녀는 사는 세계도 다르다.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서로 굳이 아는 척을 하지 않는 한, 문제 없을 거다.


“그나저나 메이는 테이머를 찾았으려나.”


마수들의 움직임이 중간부터 굼떠진 걸 보면 뭔가 있던 것 같긴 한데···


“전화를 해볼까.”

“인화씨 괜찮으십니까.”

“으악!?”


오늘 뒤에서 말 거는 놈들이 왜 이렇게 많아.

내 어깨를 꽉 붙잡으며 나타난 메이는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내 몸을 이리저리 더듬으며 상처들을 확인해봤다.


“갈비뼈가 나가신 겁니까?”

“어, 뭐 중간에 일이 있었거든, 돌아가면서 이야기해줄게. 그보다 테이머는 처리했어?”

“그게 말이죠 인화씨, 사실···”


뭔가 대답을 피하려는 듯 시선을 이리저리피하던 메이는 마치 유리창을 깬 어린아이가 스스로 회초리를 건내듯 사람의 목 하나를 가져왔다.

아니 잠깐 사람 목?

“메이 너 이거 설마···”

“예··· 상황이 상황이었던 탓에 그만 죽여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니 뭐, 위급했으면 어쩔 수 없다지만···”


테러리스트인만큼 죽어도 싼 놈이지만 그래도 살인에 대한 거부감 같은 게 있던 탓인가 마수의 시체를 매일 몇 백개 씩 보며 살면서 사람 시체 하나 봤다고 토가 나올 것 같다.


“예, 가능한 살려서 데려와 인화씨가 스킬을 흡수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아···”


테러리스트들을 죽여서 스킬을 흡수한다.

분명 효율적인 방식이긴 하지만, 윤리관을 너무 개나 준 방식아닌가.


“그, 그래 일단 돌아가자.”


분명 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머리가 너무 아파 그냥 넘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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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던전 브레이크 22.06.06 49 1 10쪽
23 던전 브레이크 22.06.04 51 0 10쪽
22 마인 22.06.03 54 0 10쪽
21 마인 22.06.02 53 2 11쪽
20 유령의 성 22.05.31 64 2 10쪽
19 유령의 성 22.05.30 60 2 9쪽
18 적응 훈련 22.05.28 66 2 10쪽
17 적응 훈련 22.05.27 70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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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죽은 자는 말이 없다 22.05.25 78 0 11쪽
14 역공 +1 22.05.24 87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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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테러 22.05.19 102 2 12쪽
9 마켓 +1 22.05.18 117 5 11쪽
8 마켓 22.05.17 139 2 10쪽
7 성유물 22.05.16 171 3 11쪽
6 성유물 22.05.15 189 5 11쪽
5 몽둥이질 +1 22.05.14 210 6 11쪽
4 카르마 시스템 22.05.14 235 7 11쪽
3 개미집에 왜 왔니 22.05.14 276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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