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준파키 님의 서재입니다.

성유물이 심장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준파키
작품등록일 :
2022.05.14 20:02
최근연재일 :
2022.06.16 17:4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3,520
추천수 :
77
글자수 :
147,331

작성
22.05.15 21:05
조회
188
추천
5
글자
11쪽

성유물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으아악!? 해체! 해체!”


갑자기 팔이 사마귀처럼 변해 놀라 고함을 쳤고 다행히 영원히 변하는게 아닌지 금방 원래대로 돌아왔다.

이게 뭐야···?


[스킬 중엔 그 생물의 육체를 빌리는 것도 있는 건가···]


사람의 팔이 곤충이 됐는데도 알파는 처음 보는 주제의 연구감을 발견한 교수처럼 흥미로워할 뿐이고 아무래도 내가 대학원생 역할인 것 같다.


“의, 의태···윽”


마음을 다스리고 다시 스킬을 써보자 역시 팔목 아래부터 사마귀의 앞발처럼 변했다.

육체가 완전히 변했지만 어째선지 위화감은 거의 느끼지 못하겠고, 되려 그것이 더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부웅-


“뭔가 불편해···”


자이언트 맨티스가 했던 것처럼 두 팔을 이리저리 휘둘러봤지만 내 팔은 녀석처럼 긴 것도 아니고 몸의 구조도 달랐던 탓에 녀석처럼 빠르게 낫을 휘두르지 못했다.


“개미산보다도 쓸모가 없네···”

[스킬(의태:자이언트 맨티스)를 분해하시겠습니까?]


개미산보다 몇 배는 더 고생해서 얻은 능력이었지만 아무리 봐도 그 사용처가 보이지 않아 단념할 때쯤 상태창이 나타났다.

으음···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쓸모없는 능력을 굳이 가지고 있는 것보다 빨리 스탯을 높이는 게 훨씬 효율적이긴 하지만, 왠지 아깝단 말이지···


“으음··· 하다못해 이 낫 부분의 위치만 어떻게··· 아니 낫만 나오게 할 순 없나?”

[의태의 위치와 범위를 제한하는 거라면, 아마 할 수 있을 거야.]

“오 진짜?”


그럼 내가 원하는 위치에 낫만 의태시킬 수 있는 거네?


[할 수 있겠지만 왜 굳이 해야 하는지 이해를 못 하겠어. 억지로 사용하는 것보다 차라리 그걸로 스탯을 높이는 게 훨씬 효율적인데.]

“아 일단 봐봐. 의태!”

손이 낫이 됐을 때부터 상상했던 모습을 구체적으로 이미지 하며 스킬을 발동시키자, 의태에 변화가 생겼다.

내 팔은 멀쩡하게 남아있었고 양팔뚝의 바깥쪽에 낫이 하나씩 솟아났다.


후웅-


“훨씬 낫네~!”


이거라면 주먹으로 싸울 때처럼 움직이면서 참격도 먹일 수 있다.

너무 크게 움직였다가 나까지 베일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뭐 그건 주의하면서 연습하다 보면 익숙해지겠지.


“일단 돌아가도록 하자.”


이 피리는 에드워드씨한테 물어보도록 하자.




*

“무사히 돌아왔구나! 너무 안 돌아와서 한 번 들어가볼까 하던 참이었어.”

“보스를 잡겠다고 좀 무리했거든요.”

“보스를 잡았어? 어떤 놈이었어? 힘들진 않았고?”

“그게 자이언트 맨티스가 나온 거 있죠.”

“중급 마수잖아!? 너 진짜 괜찮은 거 맞아?”


호기롭게 날 보냈지만 설마 내가 보스까지, 그것도 중급 마수를 잡을 거라곤 예상 못 했는지 에드워드씨의 안색이 새파래지더니 내 몸을 구석구석 살피며 부상이 난 곳이 없는지 살피기 시작했다.


“다리 빼곤 대충 멀쩡해요. 다리도 포션 쓰면 나을 거고요.”

“중급 포션이면 되겠지? 자, 여기.”

에드워드씨가 건내 준 포션을 다리에 뿌리자 나름 깊었던 상처가 순식간에 나았다.


“그래서, 스탯은 많이 올랐어? 성유물이 생기니까 속도가 확 변하지?”“진짜 장난 아니던데요? 잠시만요 적어드릴게요.”


상태창에 갱신된 스탯을 보여주자 에드워드씨는 동공이 확장될 정도로 놀랬다.


“벌써 스탯이 이렇게 올랐다고? 거기에 스킬이 2개나 생겨? 혼자서 던전을 공략하고 보스까지 독식해서 그런가?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좀 높은데··· 아니 하지만 팬던트나 만다라의 계약자의 성장 속도를 생각하면 또 말이 안 되는 것도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성배가 다른 성유물에 비해서 흡수가 늦나?”


혼자 깊은 생각에 잠긴 채 중얼거리던 에드워드 씨의 혼잣말 중 놓칠 수 없는 단어가 귀에 들어왔다.


“성배? 혹시 미국의 그 성배를 말하는 거에요!? 호수의 성배!”

“어? 어··· 그거 맞아, 나 미국에서 왔잖아. 가까이서 연구할 기회가 많았거든.”

“그럼 실물을 본 적 있다는 거네요?!”


호수의 성배.

알파를 제외하면 현재까지 5개밖에 발견되지 않은 성유물 중 하나이자 미국에서 최초로 발견된 s급 성유물로 당시 던전 브레이크로 출몰한 마수들과의 영역 다툼에서 계속해서 패배만 반복하던 인류에게 첫 승리를 안겨주며 희망을 불어준 전설 그 자체다.


특히 호수의 성배의 첫 계약자인 에드먼드 듀플릭은 당시 최강의 헌터라 불렸고 지금도 현 최강의 헌터라 불리는 만다라의 계약자와의 자웅은 지금도 인터넷에서 키보드 배틀을 벌이게 만드는 단골 주제다.

10년 전쯤 갑자기 성유물과의 계약을 해지한 채 실종되기 전까지 그는 전 세계의 헌터들의 우상이자 영웅 같은 존재였다.


“그 에드먼드가 직접 사용하던 성배! 어때요?!”

“뭐, 외견만 보면 그냥 오래된 은색 성배야. 금도 몇 개 나있고 일단 커피잔으로 썼다간 그 사이로 다 새겠더라.”

“어···”

정확히 표현하긴 힘들지만 뭔가 기대했던 거랑 다른 평가가 나왔다.


“아니 누가 컵으로써의 사용감을 물었습니까··· 그 막 성유물에서 흘러나오는 아우라 같은 게 있을 거 아닙니까! 빛이 나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던가, 보자마자 오금이 저린다던가!”

“계약자가 없는 한 성유물은 그냥 골동품에서 취급 안 해주는 고물 중의 고물일 뿐이야. 알파도 아무런 가치를 못 느껴서 뒷골목에 나돌아다닌 걸 우연히 구한 거라 말했잖아.”

“그, 그래도 그 대영웅이 썼던 건데···”


[나라는 성유물이 이미 있는데 다른 성유물에 관심을 가지다니, 만족을 모르는 놈 같으니라고.]


에디워드씨는 내가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동심을 와장창 깨버렸고 추가로 질투라도 하는 건지 알파의 목소리도 어딘가 기분이 나빠 보였다.


“아 맞다 에드워드 씨, 사실 제가 보상으로 아티팩트를 하나 주운 것 같은데 말이에요.”

“응? 어디 줘봐. 신기하게 생긴 피리네. 어디 감정을 좀 해볼까.”“에드워드씨 감정 스킬도 있었어요?”

“애초에 이 능력이 있어서 연구소에 간 거니까. 그보다 성유물이면 아티팩트의 감정 정돈 할 수 있지 않아?”“예?”


금시초문인데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알파씨?


[···아, 아직 내가 완전히 성유물에 익숙해지지 못해서 그래.]

사람 간사한게 던전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천군만마와도 같았는데 어째선지 조금씩 못 미더워지기 시작했다.


[잠깐 그럴 뿐이야! 내일 정도면 충분히 할 수 있으니까 쓸데없는 걱정 하지마!]

뭐, 그렇게 말한다면 기다려는 줄게.


“이거 재밌는게 나왔네.”

“감정 끝나셨어요?”

“어, 이거 봐봐. 너 진짜 대박 터졌어. 이 피리, 어그로용 아티팩트야.”

“예?”

“그러니까, 이걸 불면 주위의 마수들이 너한테 몰려와. 너보다 약한 녀석들 한정인 것 같지만.”“어··· 좋은 거죠?”


에드워드씨는 피리에 묻어있는 먼지를 닦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시길.


“너보다 약한 녀석들만 끌어모아 주니까 힘을 흡수하기도 편하지. 아니면 던전을 공략할 때도 상황에 따라 공략이 훨씬 수월해질 수도 있고, 아무튼 사용하기에 따라 그 가치가 무궁무진해. 아마 헌터 옥션에 내보내면 돈 좀 나올걸?”


상급 헌터 출신이었기에 몇 억쯤은 가벼운 지출로 취급하던 에드워드씨 기준으로도 거금이라고 하면 아마 내가 생각하는 거금에 0을 못해도 3개는 더 붙여야지 않을까.


“근데 굳이 안 팔고 너가 사용해도 그 값은 톡톡히 할 거야. 특히 너가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너가 부를 수 있는 녀석들의 범위도 늘어날 테니까.”“음···그럼, 안 팔래요.”


가격에 잠시 군침이 돌긴 했지만, 내 목적은 돈이 아니다.


“그보다 생각보다 스탯이 많이 올랐는데, 내일 바로 협회에 가볼래?”

“사실 그거 땜에 할 말이 조금 있어서 그런데요.”

“응?”“투자하는 셈 치고 저한테 돈 좀 꿔주실 수 있나요?”“돈? 얼마?”

“많이요. 장비도 좀 새로 구하고 싶고, 던전도 많이 돌고 싶어요.”


나에게 헌터 협회란 갈 때마다 나를 알아본 주위 사람들에게 비웃음이나 동정의 시선을 받던 거북한 장소이다.

괄목상대라고 기왕 갈 거라면 나를 비웃던 녀석들이 아예 찍소리도 못하도록 크게 성장한 다음에 가고 싶다.


“장비도 맞추고 싶지만 아시다시피 하급 헌터는 중급 이상의 장비는 구경하기도 힘들잖아요. 에드워드씨의 신용이랑 돈, 될 수 있는 만큼 저한테 빌려주세요.”

“너, 좀 뻔뻔하다고 생각 안 하냐···?”


질책하는 것 같은 말과는 달리 에드워드씨의 표정이나 목소리는 그저 황당해 할 뿐 빈정이 상하거나 화가 나진 않아보였다.


“뭐, 이미 알파를 건낸 순간부터 난 너한테 내 남은 인생과 연금에 보증까지 싹 써준거나 마찬가지니까, 까짓거 내줄게.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봐라.”

“진짜 감사합니다! 에드워드씨!”

“앞으로 오래 볼 사인데 그냥 에디라 불러. 그건 그렇고 슬슬 올 때가 됐는데···”

“뭐 음식이라도 시키셨어요?”

“아니··· 아 왔다!”

그때 마침 택시 하나가 이쪽으로 달려오더니 그대로 멈췄다.

이곳은 게이트가 있는데다 주위도 폐건물 밖에 없어서 근처에 택시가 왔다면 십중팔구 이 게이트를 목적으로 온 거일터.


“기다리는 게 사람이었어요?”

“응, 미국에 있던 내 조순데 어차피 난 한동안 여기에 있을 것 같아서 걔한테도 오라고 했어.”


그러니까 자기가 장기채류 한다고 자기 조수까지 대륙 너머로 끌고 왔다고?

내가 가방끈이 좀 짧지만 왜 대학원생들이 그렇게 우는 소리를 많이 하는 건지 살짝 이해가 됐다.


“박사님, 여기 계셨군요.”

“왔구나 메이.”

“와···”

택시에서 내린 조수라는 인물은 20대 초, 사람에 따라선 10대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젊은 여성이었다.

완전 백인인 에드워드씨랑 다르게 메이라 불린 조수는 동아시아 계열의 외모를 하고 있었지만 어딘가 느낌이 사람같이 보이지 않았다.


[인간···인가?]

내가 느낀 기시감은 단순한 착각이 아니었는지 알파도 나랑 비슷한 감상을 보였다.


근데 그건 그렇고 얼굴 한 번 진짜 곱다···


“당신이 코드 알파와 계약했다던 인간분이시죠?”

“이, 인간분?”“아, 신경 쓰지마. 메이의 말투가 원래 좀 딱딱해.”

“에드워드, 아니 에디씨. 이 메이라는 분 혹시···”


메이의 뒤에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에디씨는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고 계셨는지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녀의 이름은 메이, 내 조수고, 짐작했다시피 우리랑은 조금 다른 존재야. 아니 굳이 따지면 너랑은 비슷하네.”

“비슷하다고요···?”

“그녀는 성유물에서 태어난 인간이거든.”

“예?”


내가 방금 무슨 소리를 들은 거냐.




새로운 댓글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성유물이 심장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2 자객 22.06.16 35 0 9쪽
31 자객 22.06.14 34 0 10쪽
30 초원 22.06.13 37 1 10쪽
29 초원 22.06.11 37 0 10쪽
28 초원 22.06.10 45 0 10쪽
27 22.06.09 46 0 10쪽
26 22.06.08 45 0 10쪽
25 던전 브레이크 22.06.07 50 0 10쪽
24 던전 브레이크 22.06.06 49 1 10쪽
23 던전 브레이크 22.06.04 51 0 10쪽
22 마인 22.06.03 54 0 10쪽
21 마인 22.06.02 53 2 11쪽
20 유령의 성 22.05.31 64 2 10쪽
19 유령의 성 22.05.30 60 2 9쪽
18 적응 훈련 22.05.28 66 2 10쪽
17 적응 훈련 22.05.27 70 1 10쪽
16 죽은 자는 말이 없다 22.05.26 68 1 11쪽
15 죽은 자는 말이 없다 22.05.25 78 0 11쪽
14 역공 +1 22.05.24 87 1 10쪽
13 역공 22.05.23 78 0 12쪽
12 역공 22.05.21 83 0 10쪽
11 테러 +1 22.05.20 162 1 11쪽
10 테러 22.05.19 102 2 12쪽
9 마켓 +1 22.05.18 117 5 11쪽
8 마켓 22.05.17 139 2 10쪽
7 성유물 22.05.16 171 3 11쪽
» 성유물 22.05.15 189 5 11쪽
5 몽둥이질 +1 22.05.14 210 6 11쪽
4 카르마 시스템 22.05.14 235 7 11쪽
3 개미집에 왜 왔니 22.05.14 276 9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