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준파키 님의 서재입니다.

성유물이 심장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준파키
작품등록일 :
2022.05.14 20:02
최근연재일 :
2022.06.16 17:4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3,524
추천수 :
77
글자수 :
147,331

작성
22.05.23 14:08
조회
78
추천
0
글자
12쪽

역공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한편 메이와 고명호는 여전히 다른 이들과 격이 다른 속도 속에서 싸우고 있었다.


“마법은 자질이 없어 보이고, 스킬을 쓰지않는 군요.”

“그러는 너 또한 아무 스킬도 쓰지 않고 있지 않나.”

“제 스킬은 조금 특별해서 말이죠. 그보다 이 저주, 당신이나 다른 사람들의 움직임을 보면, 통상적으로 원래 스탯보다 1단계, 개인차에 따라 2단계 떨어지기도 하는 걸 보면 평균적으로 1.5단계 정도의 스탯을 낮추는 저주라 생각해도 무방하겠죠?”“그리고 너는 그 저주를 덜 받는다 했지.”


고명호가 로우킥을 날리자, 메이는 가볍게 뛰며 발을 피했고, 곧바로 고명호의 명치를 향해 무릎을 날렸다.

고명호는 팔을 교차해 공격을 가드한 다음 박치기를 날리려했고, 메이는 다시 몸을 뒤로 빼 피했다.


“쫄래쫄래 피해다니긴.”“그러는 당신도 좀 적극적으로 오시지 않고 뭐합니까?”


메이는 가벼운 공격만 날리며 망설임없이 몸을 빼고 있지만 싸움에 소극적인 건 오히려 고명호 쪽이었다.


‘좋지 않군요, 이쪽은 비각성자들의 안전을 위해 한시라도 빨리 저주의 원흉을 제거해야지만 저쪽은 시간을 끌기만 해도 그의 부하들이 다른 헌터들을 쓰러뜨리고 가세하게 됩니다.’


물론 너무 시간을 끌게 되면 이 나라의 대형 길드들이 모여 제대로 된 도주조차 힘들겠지만, 메이가 불리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건 변하지 않았다.


‘하다못해 스킬만 쓸 수 있으면 좋겠지만.’


메이 그녀가 가지고 있는 스킬을 쓴다면 이 상황을 단번에 역전시킬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강력한 스킬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었고 저주로 인해 약화된 그녀의 스탯으론 자신의 스킬을 버틸지 본인도 알 수 없었다.


‘차라리 여기선 인화씨만 데리고 도주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겠어···’


얼떨결에 싸우긴 했지만 사실 메이는 인화와 달리 목숨 걸고 이곳의 사람들을 지키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다른 이들을 동정하는 마음은 있고 가엽다고 생각도 하지만, 자신의 생존보다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그녀가 이 자리에서 싸우고 있는 이유는 인화 단 한 명 때문이었다.


모두를 지킬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지고 싶다.

에드워드랑 다르지만 비슷한 그의 티없는 순수한 소원이 메이는 마음에 들었다.

그렇기에 그를 돕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그것 때문에 벌써 그를 죽게할 수도 없는 노릇.


‘한동안 원한을 들을지도 모르지만 어쩔 수···’


그 순간


“야이 개자식아!!!”“인화씨···?”


팔짱을 낀 채 자신을 주시하고 있는 고명호의 뒤에서, 언제 이동한 건지 인화가 뛰어들었다.





*

“이건 또 뭐야, 응?”

“개미산!”


고명호가 심드렁하게 고개를 돌리자마자 인화는 곧바로 손바닥을 편 다음 개미산을 발동시켰고, 동시에 다른 손으로 자신을 공격했던 헌터에게 뺏은 단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푹-


“억···!”“독성을 품은 액체를 뿌려 시야를 막고 사각을 검으로 공격한다라, 발상은 나쁘지 않지만, 꼼수가 통할 상대를 골라야지.”


자신의 눈을 향해 날아오는 개미산을 손을 휘적이는 것만으로 풍압을 일으켜 날려버린 다음, 곧바로 손날을 인화의 배에 찔렀다.

저주로 약화 되었다곤 하나 무투파 S급 각성자인 고명호의 손은 손쉽게 E급으로 약화된 인화의 근육과 피부를 쉽게 찢고 들어가 내장을 손상시켰고, 인화는 칼을 떨어뜨리며 배와 입 양쪽에서 피를 토했다.


“절망 때문에 머리가 돌아버린 거냐? 아니면 목숨 걸고 달려들면 뭐 생체기라도 낼 수 있을 줄 알았어? 니가 뭐 의거라도 일으킨 열사라도 되는 걸 꿈꾼 모양인데, 이런 건 희생이 아니라 그냥 자살이야.”“커헉! ···고.”

“뭐?”

“···지금이라···고! 빨리 얼려! 알파! 가능한 최대 출력으로!”


쩌적-


그 순간, A급 최상위권의 상태인 메이와 고명후 모두에게 있어서도 찰나라고 할 수 있는 짧은 시간 만에, 인화의 배를 꿰뚫고 있던 고명호의 손과 인화의 복부가 통째로 얼어 바닥과 고정되어 버렸다.

“하급이 무슨!?”

“그러게 헛소리 하지 말고 뽑았어야지 병신아! 쿨럭! 지금 날려!”“미친 새끼···!”


하급 헌터, 저주를 감안해도 중급 턱걸이인 약자가 가지고 있기엔 너무나도 강력한 스킬의 속도와 위력에 고명호가 당황한 사이, 메이의 뒤쪽에서 그처럼 당황한 호진의 목소리가 들렸다.


“!?”“[슬래시]!”


날붙이 장비를 들고 있을 경우 스탯에 기초한 위력의 참격을 날리는 B급 스킬로, 심플하지만 강력하고, 스킬북으로도 쉽게 배울 수 있어 인기 많은 스킬이다.

그것을 원래 상태였다면 모를까 B급 최하위로까지 약해진 지금의 호진의 스탯으로 날려봐야 A급 최상위권인 고명호에게 제대로 된 데미지를 입히긴 힘들었다.


하지만 호진에겐, 또 다른 스킬이 있었고, 그것을 세간에 감추지 않아 마찬가지로 그 스킬의 존재를 잘 알고 있던 고명호의 안색은 새파래졌다.


A급 스킬 [검성의 자질]

날붙이류 장비를 쓸경우 소소하게 스탯을 올려주고, 날붙이와 관련된 스킬의 위력은 대폭으로 증가시켜주는, 그야말로 검의, 검을 위한, 검에 의한 스킬 그 자체.

이 스킬 덕분에 D급이라는 나름 낮은 스탯으로 각성했던 호진이 녀석은 아카데미에 들어온 순간부터 다른 놈들을 제치고 유망주 취급을 받았고, 실제로 졸업과 동시에 대형 길드에 취직해 지금은 A급 최상위를 달리고 있는 것이었다.


일설에 따르면 제대로 각 잡고 날린 슬래시는 S급도 꽤 큰 부상을 입힌다 했고 아까 본인한테도 그 S급이 제대로 방어를 못 한 채로 맞는다면 가능하다고 인화는 이곳에 뛰어들기 전 언질을 받아둔 상태.


‘설마 진짜로 틈을 만들어 냈어···’


항상 스탯 최하위에 스킬도 없었던 인화가 저런 강력한 스킬을 가지고 있는 것도 놀라웠지만, 호진은 그 이상으로 자신을 믿고 망설임 없어 목숨을 건 인화의 깡다구에 더욱 경악했다.


검성의 자질 덕분에 강화된 슬래시는 그대로 고명호의 목을 향해 날아갔고, 고명호는 안색이 새파래진 채 어떻게든 팔을 빼려 했다.


“그거, 무리하게 힘주면 팔 바스라진다?”“···!”


팔을 버릴 각오로 얼음을 때려던 순간, 자신에게 여전히 꿰뚫린 채 피를 흘리던 하급 헌터가 조롱하듯 내뱉은 한 마디, 애써 무시하려던 있던 리스크를 들으며 생긴 미련과 하급 헌터를 상대로 몸을 빼야 한다는 수치가 고명후의 행동을 망설이고 말았고, 이미 호진의 칼은 그의 목에 닿기 직전이었다.


“이런, 젠자아앙!”

그리고 또 다시 저 보잘 것 없이 죽어가는 하급 헌터의 농간에 넘어가 피할 틈을 놓친 걸 깨달은 고명호가 입술을 깨물며 악을 썼다.

그리고


서걱-


“어···?”


어째선지, 목이 베인 건, 고명호가 아닌 공격을 날린 호진이었다.


“하아··· A급 스킬 리플랙트···, 내가 치명상이라 판단되는 공격을 받을 경우 그 공격의 위력의 3분의 2를 시전자에게 돌려주는 스킬이지···! 설마 내 비장의 수를, 겨우 이런 자리에서, 그것도 저 여자도 아닌 고작 E급과 A급 애송이 따위한테!”


3분의 2를 돌려보낸다는 건 그 나머지는 그대로 받은 건지 고명호의 목소리엔 신음이 얕게 섞여 있었다.


“컥!”


아직도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멍하니 있던 호진을 걷어찬 고명호는 여전히 한쪽에서 자신의 팔을 붙잡고 있는 인화를 올려봤다.


“그래, D급, 아까 한 말은 취소할게. 니가 한 건 자살이 아니었어. 리플랙트만 없었어도 지금 저기에 피 흘리며 널브러져 있는 건 나겠지. 응?”


퍽-


고명호는 다른 손으로, 일부로 인화가 죽지 않을 수준으로 위력을 조절하며 구타하기 시작했고, 상처 채로 얼려진 덕분에 잠시 멈췄던 출혈이 다시 터지기 시작했다.

고통 속에 정신이 끊어져 가는 걸 간신히 붙잡으며 인화는 메이쪽을 바라봤으나, 이미 헌터들을 제압하고 이쪽으로 돌아온 고명호의 부하들을 막느라 그녀 또한 여유가 없었다.



“젠장···”

[이래서 내가 헛짓거리 하지 말랬잖아! 차라리 지금이라도 목숨을 구걸해! 니가 성유물이랑 계약한 걸 알고 있으면 널 쉽게 죽이지 않을 거야!]


알파가 발을 동동 구르며 인화에게 다 포기하라고 말했지만, 인화는 그것을 깔끔히 무시했다.


턱-


그때, 인화를 한참 구타하고 있던 고명호의 다리를, 누군가가 붙잡았다.


“?”


푹-


고명호의 다리를 붙잡은 호진은 그대로 인화가 떨어뜨린 단검으로 힘없이 고명호의 발등을 찍었고, 고명호의 신발에서 피가 새기 시작했지만, 상처는 그리 크지 않았고 되려 고명호의 화를 돋굴 뿐이었다.


“윽···! 이 새끼가 정신 못 차리고!!”


고명호가 발을 올려 호진의 머리를 완전히 박살내려던 찰나, 호진은 남은 힘을 전부 써서, 그의 다리를 붙잡고, 넘어뜨렸다.


“지긋지긋한···”

“인화야 지금!”

아까와는 다르게 인화에게 어떤 언질을 들은 것도 작전을 짠 것도 아니었다.

상식적으로 B급 상태인 자신도 생채기가 고작인 상대를 E급인 인화에게 맡기는 것 자체가 코미디였지만, 고통으로 정신이 혼미할 텐데도 눈빛이 아직 살아있는 인화를 보고 무언가 노리고 있는 게 있을지도 모른다 생각했을 뿐이다.


그리고 넘어지면서 고명호의 자세가 흐트러진 순간, 이미 상처의 빙결로 모든 체력과 마력을 쓴 인화는, 남은 힘을 억지로 쥐어짜 팔을 휘두르며, 오늘 단 한 번도 쓰지 않은 스킬을 외쳤다.


“의태!”

만약, 호진이 고명호를 쓰러뜨리지 않았다면, 만약 호진이 인화의 이름을 불러 도명호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면, 호진이 목숨을 걸고 한 최후의 저항은 의미없이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호진이 확신이 없더라도 그저 발악하기 위해 움직인 덕분에, 고명호는 넘어지면서 휘둘러지는 인화의 팔을 똑바로 보게 되었다.

인화의 팔은 아주 짧은 거리를 두고 고명호에게 닿지 않았다.

설사 닿았다 해도 둘의 스탯차를 고려하면 멍 하나 지지 않았겠지.


‘헛스윙인가.’


라고 도명호가 둘의 저항을 비웃으려던 순간, 인화의 팔뚝에서, 사신의 낫과 과도 같은 크고 날카로운 날이 펼쳐지며 인체의 가장 연한 부분 중 하나인, 그의 눈을 그대로 찢어버렸다.


“끄아아아!?!”

설사 아무리 스탯으로 육체가 강해져도, 단순히 액체로 차있을 뿐인 눈은 따로 마력을 두르지 않는 한 내구성은 바뀌지 않는다.

인화의 용기에 감탄하면서도, 끝까지 그를 위협으로 보지 않았던 고명호의 방심이 결국, 그의 오른쪽 시야를 앗아갔고, 동시에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되는 고통과 부상으로 정신을 놓아버린 그는, 자신을 매개체로 유지시키고 있던 아티팩트의 저주를 풀어버리고 말았다.


“!?”

“힘이 돌아왔어!”

저주가 사라지자마자 쓰러져 있던 헌터들은 본래 스탯을 되찾고 치명상을 입은 이들을 돕거나 다시 도명호의 부하들과 싸우려 했다.

하지만 그들이 더 이상 싸울 일은 없었다.


촤아악-


저주가 풀리는 동시에, 마치 폭포처럼 물 한 줄기가 옆으로 매섭게 흐르더니, 메이를 감싸고 있던 테러리스트들을 일제히 쓸어버렸고, 거센 물줄기를 메이의 가느린 손에 잡힌 순간, 마치 목이 조인 뱀처럼 이리저리 저항하던 물줄기가 곧 형태를 잡으며 날카로운 창이 되었다.


“정말로, 제가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감탄과 존경의 단어로도 표현 못 할 만큼 수고하셨고, 훌륭했습니다, 인화씨와 그리고 친구분. 그러니 이제부턴, 제가 맡도록 하죠.”




새로운 댓글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성유물이 심장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2 자객 22.06.16 35 0 9쪽
31 자객 22.06.14 34 0 10쪽
30 초원 22.06.13 37 1 10쪽
29 초원 22.06.11 37 0 10쪽
28 초원 22.06.10 45 0 10쪽
27 22.06.09 46 0 10쪽
26 22.06.08 45 0 10쪽
25 던전 브레이크 22.06.07 51 0 10쪽
24 던전 브레이크 22.06.06 49 1 10쪽
23 던전 브레이크 22.06.04 51 0 10쪽
22 마인 22.06.03 54 0 10쪽
21 마인 22.06.02 53 2 11쪽
20 유령의 성 22.05.31 64 2 10쪽
19 유령의 성 22.05.30 60 2 9쪽
18 적응 훈련 22.05.28 67 2 10쪽
17 적응 훈련 22.05.27 70 1 10쪽
16 죽은 자는 말이 없다 22.05.26 68 1 11쪽
15 죽은 자는 말이 없다 22.05.25 78 0 11쪽
14 역공 +1 22.05.24 87 1 10쪽
» 역공 22.05.23 79 0 12쪽
12 역공 22.05.21 83 0 10쪽
11 테러 +1 22.05.20 162 1 11쪽
10 테러 22.05.19 102 2 12쪽
9 마켓 +1 22.05.18 117 5 11쪽
8 마켓 22.05.17 139 2 10쪽
7 성유물 22.05.16 172 3 11쪽
6 성유물 22.05.15 189 5 11쪽
5 몽둥이질 +1 22.05.14 210 6 11쪽
4 카르마 시스템 22.05.14 235 7 11쪽
3 개미집에 왜 왔니 22.05.14 276 9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