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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파키 님의 서재입니다.

성유물이 심장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준파키
작품등록일 :
2022.05.14 20:02
최근연재일 :
2022.06.16 17:4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3,527
추천수 :
77
글자수 :
147,331

작성
22.05.24 13:04
조회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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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0쪽

역공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푹-


개자식의 눈을 그어버린 다음 떨어지는 걸 잘못 했는지 사마귀의 낫이 실수로 호진이 녀석의 배에 얕게 박혔다.


“아, 미안···야 너, 왜 그래···?”


의태를 풀며 사과를 하려 했지만, 호진이 녀석의 상태가 심하게 나빠보였다.


“너 목···!?”

“하아··· 하아··· 저주는··· 풀었어···?”

“어? 어! 말하지마! 잠깐 기다려!”

고명호에게 집중하느라 이제껏 모르고 있었는데, 호진이 녀석의 목이 크게 베여 피가 세고, 아니 터져 흐르고 있었다.


죽음

죽음이란 단어가 녀석의 몸 위에 뜨는 것 같았고 나는 급하게 입던 옷을 벗어 최대한 녀석의 목을 지혈해보려 했지만, 상처가 너무 깊었고, 무엇보다 이미 피를 너무 많이 흘렸다.


“알파! 이 녀석을 얼려!”

[이제 진짜 무리야. 너가 목숨을 걸어도 더 이상 아무것도 못 얼려. 애초에, 지금 너 지혈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건 알아?]

“···!”


알파에 지적에 눈을 내리니, 나는 호진의 녀석의 목에 힘을 거의 주지 않고, 아니 주지 못하고 있었다.


“윽.”


그리고 그제야 내 상태를 자각한 뇌가 긴장을 풀어버렸고, 나는 그대로 엎어졌다.


“안 돼··· 조금만 더···”


힘을 얻었는데도, 이러면 아무것도 바뀐 게 없잖아···


“이, 인화야··· 지, 지윤인?”“지윤이? 아, 그 여자··· 저주가 풀렸으니 괜찮을 거야, 그보다 누구 포션! 포션 없어!?”


상급 포션이라면 호진이 녀석을 살릴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이 새끼가···!”

“?!”

하지만 그때, 눈을 잃고도 아직 정신을 잃지 않은 것인지, 오늘 중 가장 격한 분노를 보이는 고명호가 호진이 녀석이 떨어뜨린 검을 들고 내 뒤에 섰다.


“감히 내 눈을!”


녀석이 검을 내려찍어 내 목을 떨구기 직전


챙!-


물로 이루어진 삼지창 하나가 고명호의 목을 노리며 날아왔고, 고명호는 급하게 검을 틀어 그것을 막으려 했지만, 힘을 덜 넣었는지 삼지창에 밀려 벽에 처박히고 말았다.


“인화씨에게서 떨어져.”

“메, 메이··· 호진이 녀석이··· 피가··· 포, 포션! 혹시 포션 없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건··· 안타깝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개소리 하지 말고 포션!”

“오빠!”

그때, 테러리스트들이 얼음벽을 결국 부순 건지 아니면 내 마력이 동나면 얼음도 풀리는 건지 분명 얼음벽 안에 격리해놨던 호진이가 데려왔던 지윤이라는 여자가 달려왔다.


“오, 오빠···”

“지, 지윤아··· 무사해···? 어디 아프진 않고···?”

“응···! 난 괜찮아···”


울고 있는 시윤의 대답을 들은 호진이 녀석은 만족한 고개를 끄덕이더니, 갑자기 내 손을 붙잡아다.


“인화야··· 내가 아카데미 때··· 너한테 잘못 많이 한 거··· 미안해··· 예전부터 사과하고 싶었어··· 일부로 그랬던 게 아닌데··· 진짜 너랑 친구로 잘 지내고 싶었는데··· 내가 진짜 미안해··· 사과하고 싶어도 용기가 안 났어··· 진짜 미안···”

“시끄럽고 버티기나 해! 잡소리는 나중에 들어줄테니까!”


모든 정황이 잔혹한 현실을 가리키고 있었지만, 나는 그것을 필사적으로 부정했다.

녀석이 말한 것처럼 나랑 호진이 녀석의 관계가 좋았던 것도 아니고 지금도 딱히 용서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녀석이 죽어도 될 만큼 미워하는 건 아니었다.


“내가 뻔뻔한 건 아는데, 딱 하나만 부탁해도 될까···? 시윤이는, 사실 내 여동생이거든···”

“뭐?”


내가 알기론 이 녀석은 외동이었고, 무엇보다···


“이복동생이야··· 엄마랑 나 버리고 생긴 아버지 딸··· 나도 작년 말에 아버지 장례식에서 알게 됐어···”

“···”


호진이 녀석이 나랑 마찬가지로 15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굳이 헌터가 된 이유는 다름 아닌 홀어머니를 부양하기 위해서였다.

지방에서 일용직을 전전긍긍하던 호진이의 아버지는 초기에 각성 되어 중급 헌터가 되었고, 돈과 힘이 생기자 곧바로 아내와 아들을 버리고 서울로 올라갔었다 했다.

호진이는 그런 어머니를 부양하고 호강시켜드리기 위해 각성하자마자 학교를 그만두고 헌터가 되려 했던 것이다.


“어머니는 시윤이도 원망하고 계시지만··· 그래도 태어났을 뿐인 시윤이한텐 죄가 없잖아··· 염치없지만··· 앞으로 니가 시윤이 좀 챙겨줄 수 있어···? 나한테 해줬던 것처럼··· 최소한 시윤이가 직장 구할 때까지만··· 진짜 부탁할···게··· 미안··· 정말 미···”

“오빠···? 오빠!!!”


그 말을 끝으로, 호진이 녀석의 목소리는 완전히 끊어져 버렸고, 지윤이의 비통한 외침만이 남게 되었다.


우득-


한심한 새끼.


“지윤아··· 니 오빠 데리고 피해있어···”

“하지만 오빠가···!”

“닥치고 피해! 호진이 저 새끼가 나 구하자고, 여기 사람들 구하자고 뒤진 거 같아!? 너 하나 구하려고 나한테 목숨 건 거야! 빨리 호진이 데리고 피해 있어!”


부아가 치미고 짜증이 솟구친다.

저 죄 없는 애가 울면서 자신의 오빠의 시신을 들고 도망쳐야 하는 상황이.

저 애를 울게 만들고, 친구를 죽게 만들어 놓고 큰 소리 밖에 못 치는 나 자신이 경멸스럽다.

뒤쪽을 바라보니 물로 된 삼지창을 든 메이가 고명호를 완전히 압도하고 있었다.


순수하게 피지컬만 보면 고명호 쪽이 메이보다 한 수, 아니 두 수는 높아 보였지만 메이의 스킬로 보이는 삼지창은 그 스팩의 차이를 메꿀 만큼 강했고 무엇보다 눈을 잃고 냉정을 잃은 고명호의 움직임엔 아까같은 절도가 없었다.


“버러지 새끼들! 다 죽여버리겠어!”

“팀장님! 봉황 길드의 공략팀이 이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삼지창에서 채찍으로 바뀐 물줄기를 휘두른 메이에게 다시 한 번 밀려나간 고명호가 달려들기 직전, 바깥을 주시하던 부하의 다급한 외침에 공격을 멈췄다.


“젠장··· 너무 시간을 끈 건가!”


봉황 길드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대형 길드 중 하나로, 5년 전부터 급성장을 보이며 현재 국내 1위의 실적을 보이는 길드이자, 나를 제외하면 이 나라에 단 한 명 밖에 없는 성유물 계약자가 마스터로 군림하는 길드였다.


“이런··· 으아아아! 돌아간다!”


메이와 나를 몇 번 바라보던 고명호는 벽이 부서지도록 주먹을 내리쳤고, 화를 억지로 죽이며 후퇴를 지시했다.


“하급, 이름이 인화랬나? 인화, 그래, 이 이름은 절대 안 잊어버리도록 하지. 오늘 빚은 내가 이자까지 넉넉하게 쳐서 꼭 갚아줄게. 그러니까 절대 다른 놈들한테 죽지 말고, 내가 죽일 때까지 잘 버티고 강해져 있어라···! 그리고 거기 니년도! 목 씻고 기다려라.”


할 말을 마친 고명호는 자신의 부하들이 몰려오자마자 또 다시 품에서 아티팩트로 보이는 낡은 종이 뭉치를 꺼내, 그대로 찢어버렸다.

그러자 녀석을 중심으로 거대한 원이 생기더니, 그대로 텔레포트 마법이라도 걸려있었는지 그 안에 있던 우로보로스들이 일제히 사라져버렸다.


“도, 도망쳤다.”“산 거야···?”

“우와아아아!!!”


녀석들이 사라진 걸 확인하자 사람들이 저마다 환호하거나 감격의 눈물을 흘렸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다.

구석에서 이미 싸늘해진 호진이 녀석의 시체를 감싸 안고 울고 있는 지윤이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에겐 울 자격도 없는 것이 뼈저리게 느껴졌다.


“씨발 뒤질 거면 곱게 뒤질 것이지··· 끝까지 셔틀을 시켜···”


나쁜 새끼.



“인화씨, 몸은 어떠신가요, 상처가 벌어지진 않았나요? 당장 병원에 가죠.”

“어차피 여기서 병원 가려면 내려 가야고 내려가려면 구조대원들 와야니까 좀 진정해. 포션 좀 있다고 했지? 한 병만 줘.”


그건 그렇고 메이는 진짜 강했구나.

S급으로 추정되는 고명호를 완전히 압도했어.

나도 그녀만큼 강해질 수 있을까.


“메이, 나도 너처럼 강해질 수 있을까?”

“아니요.”


최소한 고민하는 척이라도 하지 그러냐, 너무하네.


“이미 인화씬 저보다 훨씬 강합니다.”

“뭔 소리래···”


그때, 헬리콥터 몇 대가 테라스 근처로 날아왔고 밧줄을 타고 각성자들로 이뤄진 구급대원들이 달려왔다.

이미 죽은 사람들을 빼면 내 부상이 제일 심한 축이었기에 나는 곧장 들것에 실려 헬리콥터에 태워졌다.


“어? 저 여잔···!”

“마녀다! [홍련의 마녀]! 이미령!”


헬리콥터에서 내려온 밧줄에 올려지던 중, 땅이 점으로 밖에 안 보이는 높이인 전망대 테라스로 화염처럼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어떤 여자 하나가 날아오다 나와 눈이 마주쳤고, 그녀의 얼굴을 알아본 사람들이 하나둘 그녀의 이명과 이름을 외쳤다.

[홍련의 마녀] 국내 S급 헌터이자, 유일한 성유물 계약자로 현재 한국 최강의 헌터로 자자한 여자였다.


“인화 오빠···?”

“···”

그리고 이제 와선 별로 안 중요하지만, 나랑 한때 친했던 헌터 동료였던 녀석이다.

내가 그랬듯 미령이 녀석도 내 얼굴을 알아보고 내 이름을 불렀지만, 나는 그 대답에 대답하지 않고 그대로 고개를 그녀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돌려버렸다.


“오···”

“인화씨.”

“출발합니다!”

“아···”


미령이는 무언가를 말하려 했지만 메이가 다른 구조대원처럼 밧줄 하나를 잡고 헬리콥터에게 타자마자 헬리콥터는 그대로 마켓을 떠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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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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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던전 브레이크 22.06.06 49 1 10쪽
23 던전 브레이크 22.06.04 51 0 10쪽
22 마인 22.06.03 54 0 10쪽
21 마인 22.06.02 53 2 11쪽
20 유령의 성 22.05.31 64 2 10쪽
19 유령의 성 22.05.30 60 2 9쪽
18 적응 훈련 22.05.28 67 2 10쪽
17 적응 훈련 22.05.27 70 1 10쪽
16 죽은 자는 말이 없다 22.05.26 68 1 11쪽
15 죽은 자는 말이 없다 22.05.25 78 0 11쪽
» 역공 +1 22.05.24 88 1 10쪽
13 역공 22.05.23 79 0 12쪽
12 역공 22.05.21 83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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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테러 22.05.19 102 2 12쪽
9 마켓 +1 22.05.18 117 5 11쪽
8 마켓 22.05.17 140 2 10쪽
7 성유물 22.05.16 172 3 11쪽
6 성유물 22.05.15 189 5 11쪽
5 몽둥이질 +1 22.05.14 210 6 11쪽
4 카르마 시스템 22.05.14 235 7 11쪽
3 개미집에 왜 왔니 22.05.14 276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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