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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파키 님의 서재입니다.

성유물이 심장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준파키
작품등록일 :
2022.05.14 20:02
최근연재일 :
2022.06.16 17:4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3,513
추천수 :
77
글자수 :
147,331

작성
22.06.06 18:30
조회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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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던전 브레이크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후우··· 2번 연속으로 던전 브레이크에서 같은 종의 마수가 나온다는 건, 내가 상상하는 거 맞지?”


내 심장을 앗아갔던 블러드 울프.

내가 기억하는 게 맞다면 이 녀석이 출몰하는 던전은 이 근처에는 없다.

그런데도 이 녀석이 이렇게 대놓고 나타났다는 건, 누군가가 이 녀석을 일부로 풀었단 거 외엔 설명이 안 된다.


“후우, 쫄지마, 쫄지마. 고작해야 중급 마수. 요 며칠간 시도 때도 없이 잡았잖아.”


트라우마로 떨리는 손을 진정시키며 당장이라도 달려들 수 있도록 의태로 낫을 꺼냈다.

그래, 지금 내 스탯은 C급 중반, 스킬을 감안하면 상급 마수라도 어느 정도 싸울 수 있다.

애초에 S급 헌터 눈도 도려냈는데 C급 따위한테 겁 먹어선 쓰간.

자신만만하게 발을 때려던 그 순간


[컹!]


쾅!-


“엥?”

녀석이 짧고 날카롭게 짖자, 녀석의 입에서 번개 같은 게 날아와 내가 있던 자리를 그대로 지저버렸다.


“뭐, 뭐야.”


블러드 울프한테 저런 게 있었어?


[크르르···!]

“뭔···!”


거기에 번개에 한 눈이 팔린 사이, 늑대는 내 뒤로 빠르게 달려왔고 나는 다시 얼음벽 하나를 벽 삼아 녀석의 앞발을 겨우 막을 수 있었다.


“이 녀석 C급 마수 아니었어?!”

[C급은 무슨, 못해도 B급 상위권은 되겠네. 제대로 아는 거 맞아?]

“털 색이랑 외형까지··· 예전에 아카데미에서 봤던 놈이랑 똑같은데···”

[너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아무래도 다른 마수를 죽여서 그 마석을 먹고 힘이 키운 것 같아.]

“그게 가능한 거야···?”

[너부터가 그런 식으로 강해지고 있거든?]


아 맞다.

하긴 우로보로스 녀석들도 머리가 있다면 땅은 좁은데 사람은 쓸데없이 미어터질 정도로 많은 나라에, 하물며 수도인 서울엔 인가 절반 가까이가 있는데 중급 헌터도 막을 수 있는 평범한 놈을 풀진 않았겠지.


E급이었을 땐 중급이나 상급이나 큰 차이를 못 느꼈는데 아는 만큼 보인다고, 힘이 중급 수준으로 강해지고나니 녀석이 괴물이란 게 더 세세하게 느껴졌다.


[쓰러뜨릴 생각하지 말고 다른 상급 헌터들이 올 때까지 버텨.]

“그게 말처럼 쉽냐···”


여기가 던전도 아니고 저 녀석 입장에선 걸어다는 고기들이 지천에 널려있는데, 내가 적극적으로 공격하거나 방해하지 않으면 녀석이 날 굳이 노릴 이유가 사라진다.

그렇게 되면 나 하나는 살겠지만 다른 사람이 노려지겠지.

무엇보다 이 녀석이 한 마리만 있을 거라는 건 아까 이 녀석이 C급인 상태 그대로라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낙천적이고 현실적이지 못한 생각이다.


“어쨌건 스킬도 꽤 생겼고, 다행히 무기도 꽤 많으니까 어떻게든 녀석을 막아보자고.”


인벤토리에서 최근 손에 익기 시작한 쿠크리 두 자루를 꺼낸 다음 늑대에게 달려들었고 늑대는 내 돌진을 아주 쉽게 피한 다음 이번에야 말로 나를 잡아먹겠다는 의지가 아주 잘 느껴질 정도로 크게 입을 벌렸다.

이런 놈한테 딱 좋은 스킬이 있지.


“[배니싱]!”

[깽!?]


얼음벽을 세워도 이미 2번의 실패로 강도를 학습한 녀석이라면 그걸 부술지도 모른다 생각했기에, 처음 유령의 성에 도전했을 때 만났던 헌터 구울을 죽이고 얻은 스킬을 사용했다.

그 헌터가 나한테 그랬던 것처럼 몸에서 에너지로 이뤄진 충격파가 전방으로 펼쳐지더니 그대로 블러드 울프는 신음을 내며 주춤거렸다.


덩치도 덩치에 힘도 강했기에 뒤로 날아가거나 하진 않았지만 어쨌건 녀석의 움직임이 멈춘 틈을 타 쿠크리로 녀석의 턱을 내려쳤다.


[!?]


잘리진 않았지만 꽤 깊이 박혀 피가 쏟아졌고 늑대는 마치 졸도할 것 같은 비명을 지르며 몸을 뺐다.

나보다 강한 상대를 이기기 위해선 한 번 얻은 기세를 절대 놓쳐선 안 된다.

몸을 빼는 녀석에게 나 또한 달려가 녀석의 턱을 붙잡았고 그대로 성유물의 힘으로 얼려버렸다.


[끼?!]


아래턱이 얼어붙어 움직이지 않는다는 처음 느껴보는 상황에 덩치는 산만한 늑대자식은 당황했고, 그대로 다시 한 번 턱주가리를 쿠크리로 내려쳐 완전히 박살내 버렸다.


[!!!!]


이젠 턱이 없어서 비명도 못 지르고 버둥대는 녀석의 발 하나를 쿠크리로 박은 후, 몸에 올라타 남은 한 자루로 녀석의 목을 내려쳤다.

턱보다 두꺼운 탓에 잘 박히진 않았지만 검성의 자질 덕분이지 베면 벨수록 어떻게 배야 더 깊고 확실하게 목이 파이는지 감이 잡혀갔다.


푹-


10번쯤 찍어본 끝에 이제까지와는 다른 손맛이 났고, 경독맥이라도 자른 건지 피가 솟구치며 녀석의 저항이 급속도로 줄어가다 이내 완전히 죽어버렸다.


“···허억! 허억! 진짜로, 쓰러뜨렸어···!”


단순히 실력과 위험도만 보면 고명호나 그 마인이라는 놈이 훨씬 더 했지만 나를 진짜로 죽음으로 몰아붙였던 놈과 같은 종을 쓰러뜨리고 얻은 이 고양감은, 앞의 2번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또르륵-


[야, 너 우냐? 겨우 이 놈 하나 잡은 거로? 앞으로 안약 챙기고 다녀야겠다? 응?]

“시끄러···!”


나오는 걸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그래서,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리벤지도 했으니 이제 얌전히 돌아갈 거야?]

“아니, 오히려 반대지. 이제 나도 짐덩이가 아니란 걸 알았으니 다른 놈들도 처리할 거야.”


그나저나 메이는 잘 하고 있으려나? 아니지, B급 한테도 고전하는 내 주제에 누굴 걱정하고 있는 거냐.




*

“이쪽만 마력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군요.”


인화와 해어진 직후 도심 곳곳을 누비며 날뛰는 마수들을 몇 마리 정도 관찰한 메이는 그들로부터 느껴지는 인위적인 마력의 기운을 쫓아 이들을 부리는 테이머를 추적하고 있었다.

마수들을 테이밍하지 않은 채 그저 거리에서 방치했다면 메이라 하더라도 추적하기 힘들었지만 마수들의 돌발행위를 두려워한 탓인지 미약하게 나마 테이밍한 흔적이 있었기에 메이는 얼마지나지 않아 상가에 있는 5층 빌딩의 옥상에서 마수를 망원경으로 관찰하는 각성자를 발견했고, 곧바로 그에게 달려가 우선 다리를 공격해 부러뜨렸다.


“끄아아!? 뭐, 뭐야!?”

“당신이군요, 마수들을 날뛰게 하고 있는 테이머가.”

“무, 무슨 끄아아!?”


시치미를 때고 있는 남자의 다른 쪽 다리로 분지른 메이는 그대로 다리 불구가 된 남자의 머리채를 끌고 계단쪽으로 들어가 심문을 이어갔다.


“팔 부분, 당신이 직접 보여줄 겁니까, 아니면 제가 직접 가져갈까요?”


가져간다는 말의 의미를 아까의 행동으로 정확히 이해한 남자는 겁에 질린 채 스스로 팔을 걷었다.

그리고 그의 손목 부분엔 고명호를 비롯한 마켓의 테러리스트들이 새긴 것과 같은 문장이 있었고, 메이는 그걸 확인하자마자 그의 손목을 비틀었다.


“씨발! 보여줬잖아!”

“그래서 아예 뽑진 않아 드렸잖습니까. 그래도 이제부턴 저도 인내심과 자비를 배풀어 당신이 제 질문에 빠르게 대답하는 동안 당신의 몸을 건들지 않겠습니다.”“그, 그걸 어떻게 믿으라고!”

“믿기 싫으시면 대답을 늦추십쇼.”


의심하건 말건 바뀌는 건 없다는 듯 말하는 메이를 올려보던 우로보로스의 테러리스트는 그녀를 마치 감정 없는 살인 기계를 보는 것처럼 두려움에 떨었다.

이 나라의 가장 큰 전력이자 저번 습격을 초반에 빠르게 대처했던 봉황 길드의 1군 공략팀이 던전에 들어가고 다른 S급 헌터들도 각자의 이유로 던전에 들어가 있거나 서울에서 빠져나와 움직일 수 있는 S급 헌터가 일일이 마크 할 수 있는 수준까지 내려간 틈을 타 일을 벌인 거였는데 메이의 등장 하나로 모든 게 뒤틀리기 시작했다.


“아, 알겠어.”


이윽고 남자의 스킬, 이번 계획의 동기나 목표, 배치 인원, 그리고 몇 주 전에 일어났던 던전 브레이크와의 연계점등 몇 차례의 질문을 마친 끝에 메이는 그를 뒤로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지난 번도 당신이 저지른 일이었군요. 알고 싶은 것들은 대강 알았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아직 살려둘 가치가 조금은 있을 것 같군요.”

“저, 정 으아아악!?”


메이의 말에 희망을 느끼고 안색이 밝아지려던 찰나, 메이는 그대로 건들지 않았던 팔을 시작으로 그의 사지를 다 뜯어버렸다.


“당신의 스킬은 꽤나 유용하고 희귀하니, 인화씨가 당신을 죽여서 그것을 뺏으면 큰 도움이 되겠죠.”

“팔! 내 팔이! 왜! 나한테 왜 그래! 다 말해줬잖아! 저항도 안 했잖아!”


이해할 수 없는 말들만 늘여놓는 메이에게 남자는 자신이 처한 부조리한 상황에 악을 썼으나, 메이의 표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고 뺨에 묻은 피를 닦으며 남자의 머리를 짓밟았다.


“이것 참, 수 많은 민간인들과 헌터들을 위협에 빠뜨리고 재신 피해를 일으키는 테러리스트가 하기 좋은 말은 아니군요. 당신이 풀은 저 늑대들로부터 아이를 구하려다 심장이 터진 하급 헌터가 있습니다.”

“···뭐?”

“물론 그 일이 없었다면 저는 그분을 만나지 못했으니 생각하는 방식에 따라선 당신은 일종의 제 은인이라고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 사고는 그렇게 뒤틀리지 않았습니다. 그분에 지워지지 못할 상처를 가벼운 마음으로 남긴 당신은, 마음 같아선 이대로 허리를 찢어도 시원찮을 쓰레기나 다름없습니다. 그러니 살고 싶으면 나중에 그분에게 용서를 빌건 목숨을 구걸하든 직접 하시고, 그 전에 저에게 죽기 싫으면 그냥, 닥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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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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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2.06.08 45 0 10쪽
25 던전 브레이크 22.06.07 50 0 10쪽
» 던전 브레이크 22.06.06 49 1 10쪽
23 던전 브레이크 22.06.04 50 0 10쪽
22 마인 22.06.03 54 0 10쪽
21 마인 22.06.02 53 2 11쪽
20 유령의 성 22.05.31 63 2 10쪽
19 유령의 성 22.05.30 60 2 9쪽
18 적응 훈련 22.05.28 66 2 10쪽
17 적응 훈련 22.05.27 70 1 10쪽
16 죽은 자는 말이 없다 22.05.26 68 1 11쪽
15 죽은 자는 말이 없다 22.05.25 77 0 11쪽
14 역공 +1 22.05.24 87 1 10쪽
13 역공 22.05.23 78 0 12쪽
12 역공 22.05.21 82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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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테러 22.05.19 102 2 12쪽
9 마켓 +1 22.05.18 117 5 11쪽
8 마켓 22.05.17 139 2 10쪽
7 성유물 22.05.16 171 3 11쪽
6 성유물 22.05.15 188 5 11쪽
5 몽둥이질 +1 22.05.14 210 6 11쪽
4 카르마 시스템 22.05.14 235 7 11쪽
3 개미집에 왜 왔니 22.05.14 276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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