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준파키 님의 서재입니다.

성유물이 심장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준파키
작품등록일 :
2022.05.14 20:02
최근연재일 :
2022.06.16 17:4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3,540
추천수 :
77
글자수 :
147,331

작성
22.05.14 23:51
조회
210
추천
6
글자
11쪽

몽둥이질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쉬이이익!


덩치가 트럭만한 사마귀는 내 무기가 자기 거 표절해갔다고 생각했는지 나를 발견하곤 막무가내로 낫을 이리저리 휘둘렀고 나는 비명을 지르며 몸을 굴렸다.


“야이씨! 이건 아니지!”


너무 빨라서 스킬을 쓸 틈도 없다.

아니 스킬은 고사하고 몸을 피하는 것도 겨우고 그 마저도 민첩 스탯이 올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니까 하지 말라니까···지금이라도 도망쳐!]

스크롤 찢을 여유도 없거든!?


-깡!


“···오.”


우연히, 사마귀의 앞발 하나를 피하는 게 늦어 반사적으로 팔을 들어 올렸는데, 녀석의 날부분이 어찌어찌 몽동이랑 부딪쳤고, 그대로 막혔다.

소리랑 외형에 쫄아서 피하고 다녔는데, 생각보다 힘은 그리 강하지 않다.


“이거 어쩌면, 막을 수 있을지도···”


눈앞의 보스가 결코 닿을 수 없는 절망 덩어리가 아니라 내가 파고들 틈이 존재하는 생물이란 걸 깨닫게 되자 새삼 어깨에 힘이 내려가고 시야가 넓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후!”쉬이이!


녀석의 덩치가 크니 그걸 역이용해 녀석의 몸통 밑을 지나 뒤로 간 다음 몽둥이로 배를 가격하자, 녀석은 급히 공격을 멈추고 몸을 틀었다.

우리가 날아다니는 파리를 쉽게 잡지 못하듯, 속도는 이 녀석이 빠를지라도 작은 몸집 탓에 녀석의 공격 중 제대로 나를 향해 오는 건 그리 많지 않았다.


몇 번 피하고 있으니 요령이 생겨나 맞을 것 같은 것만 피하고 나머지는 그저 주시만 하고 움직이지 않으니 그때까지 없던 여유가 생겼다.


“빙!”

공격하나를 피하고 나머지 하나가 헛스윙으로 끝날 것 같았기에 나는 그틈을 놓치지 않고 바로 스킬을 사용했고, 뭉치의 크기를 불릴 때까지 기다렸다간 녀석이 막을 것 같아 주먹보다 조금 큰 상태가 되자마자 바로 녀석의 머리로 날렸다.


끼이이이!?


목 중앙에 뭉치를 맞은 녀석이 그제야 처음으로 비명을 질렀지만 크기가 작았던 탓일까 아니면 저 녀석이 킬러 앤트랑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갑피가 단단해서일까 피해는 그렇게 커보이지 않았다.


어쨌건 계속 피할 수 밖에 없던 나에겐 둘도 없는 찬스였고, 나는 곧바로 녀석의 정면으로 달려가, 녀석의 목부분을 최대한 강하게 두들겼다.


쿵, 쿵, 쿵-


마치 망치로 무기를 두들기는 것과 같은 소리가 동굴에 울려 퍼졌고, 고통에 몸부림치던 사마귀가 이리저리 앞발을 휘둘렀다.


푹-


“윽!?”


녀석이 막무가내로 날린 공격 중 하나가 우연히 다리에 스쳤고 고통에 표정이 일그러뜨리며 할 수 없이 거리를 벌렸다.


“부러뜨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뭔가 엉성해 보여도 괜히 중급마수가 아니라 이건가···

그래 생각해보면 등급은 하나 낮지만 날 죽일 뻔 했던 케르베로스랑 마찬가지인 녀석이다.

아무리 세계 최강의 힘이라지만 이제까지 최약 중 최약이었던 내가 하루 만에 압살할 수 있을 리가 없다.


[현실파악 다했지? 그럼 도망···]

“그러니까 더 덤벼야지.”

[뭐?]

“내가 만약 저 녀석을 죽이고 그 힘을 흡수하면, 한 번에 많이 강해지지 않을까? 그야 하급 헌터에게 중급 마수의 힘이 들어오는 거잖아···!”

[그야··· 그렇지만···]

“오케이.”

내가 그렇게 상황파악 잘하고 이성적인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헌터 그만두고 다른 일 했지.


-쩌적


처음 금이 간 순간부터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원래 쓰던 오른쪽 몽둥이의 금이 더 깊어졌다.

아마 몇 번 더 휘두르면, 혹은 다음 걸로 부러지겠지.

다리의 상처도 못 걸을 정돈 아니지만 뛰기는 힘들 것 같다.


생각하자.

내가 저 괴물을 쓰러뜨릴 수 있는 방법을 골리앗을 이긴 다윈처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기를 이용해야한다.


두 몽둥이와 빙, 개미산.

이 3개로 보스를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


사실, 아까 얼음 날려보고 떠오른 게 하나 있는데··· 이게 과연 성공할지는, 시도도 해본 적이 없어서 감도 안 잡힌다.

어차피 몽둥이로 백날을 때려도 저 녀석은 죽지 않는다.

얼음 뭉치도 크게 불릴 시간은 안 준다.

개미산을 뿌려도 갑피가 완전히 녹진 않겠지.


“꿀꺽···”

마지막 찬스라 생각하며 나는 숨을 고르며 자세를 잡았고, 사마귀 자식도 나한테 몇 번 두들겨 맞고 더 이상 내가 거슬리는 벌레가 아닌 자신을 쓰러뜨릴지도 모르는 적이라 생각했는지 무턱대고 공격하지 않고 기회를 보고 있었다.


“으아아아!!!”시이이이!!


직선으로 달려든 나는 우선 녀석이 날린 공격을 피한 다음 녀석의 머리까지 손이 닿을 수 있도록 땅을 박차고 뛴 다음, 오른쪽 몽둥이로 녀석의 머리 쪽을 가격했다.

하지만 녀석은 자신의 급소를 이미 알고 있었는지 남은 쪽 손으로 그것을 막았다.


빠각-


녀석의 낫과 충돌한 몽둥이는 결국 버티지 못하고 부러져 버렸다.


“좠어!”

!?


그리고 나는 미련없이 몽둥이를 놓고 사마귀의 눈 앞에 손바닥을 폈다.


“개미산!”

푸쉬이이-

씨이이이!?


손바닥에서 바위도 어느 정도 녹이는 개미산이 뿜어져 나와 그대로 사마귀의 머리를 뒤덮었고, 녀석의 눈은 순식간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녀석이 미쳐 날뛰며 다시 이리저리 앞발을 휘두르기 전에 마무리를 할 준비를 했다.


“빙!”

써보고 나서 느낀 거지만 구현할 형태를 상상한다는 건 상당히 힘들다.

특히 무에서부터 형태를 처음부터 만들어 내는 건 마력과 체력이 많이 들어 더더욱.

하지만 무에서 만드는 게 아니라면?


쩌적-


그때까지 땀으로 질척하기만 했던 몽둥이가 서늘해지더니, 끝쪽이 얼어붙기 시작했고, 마치 겨울날 호수에서 애들이 썰매 탈 때 쓰던 송곳처럼 날카로운 뿔이 솟아났다.

나는 곧바로 그걸로 녀석의 머리를 내려찍었다.


푹-


개미산으로 갑피가 상당히 녹은 탓일까 녀석의 머리를 생각보다 쉽게 뚫렸고, 그대로 보스는 즉사했다.


[진짜 해냈어···]


위대한 성유물님도 이건 예상 못했는지 처음으로 당황한 알파의 목소리를 들으며 땅에 떨어진 나는 그대로 흥분과 기쁨의 고함을 치려 했다.


“해냈똬···어, 어?”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사마귀는 짝짖기를 할 때 암컷이 수컷의 머리를 잡아먹는데, 문제는 머리가 뽑히고도 수컷은 한동안 움직인다고 한다.


“으악!?”


그리고 다리까지 망가진 나는 30분 가까이 상태창도 확인하지 못하고 땅을 기어다니며 녀석을 피해야만 했다.


[병신···]



*

인화의 심장인 성유물 속의 정령, 알파는 내심 인화의 분투에 감탄하고 있었다.


‘역시 센스 자체는 있어···’


단순한 피지컬이나 마력, 스킬 같은 것엔 원수졌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재능이 없었지만 단 하나, 전투에 있어서의 센스 만큼은 평균 이상이었다.

분명 머리를 차분히 굴리다보면 지금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빨리 보스를 잡을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가정에 불과한 이야기고, 세상에 중요한 건 결과였다.


인화는 보스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사실상 처음 보는데다 자신보다 강한 적을 상대로 싸웠고, 결국 이겼다.


[역시 선택하길 잘했어···!]

알파는 보스의 움직임이 완전히 멈춘 것을 보고 그대로 땅에 엎드려 토를 하는 인화를 보며 탐욕스럽게 웃었다.


[저 녀석은 내 거야. 앞으로 강해질 육체와 힘은 물론이고 저 녀석의 센스와 인격까지 모두.]

“으악 묻었어 씨발!”

[저런 점도··· 굳이 가져야하나···?]



*

“진짜 죽는 줄 알았네···”


죽고 나서도 움직이는 건 진짜 반칙이지.

토가 묻은 셔츠를 대충 벗어던진 채 사마귀 자식을 해체했지만 딱히 쓸모 있어보이는 건 갑피를 빼면 없어 보였다.

그보다 중요한 건 보상이다.


던전은 보스를 잡으면 일정한 보상을 준다.

보상의 종류는 천차만별인데 거대한 마석 덩어리를 주거나 보석, 혹은 장비나 성유물 같은 물질을 주는 경우도 있으면 스킬을 하나 각성시켜주거나 아예 스탯을 강화시켜주는 경우도 있다.

던전의 보상은 보통 던전의 등급이 높을수록 보상도 강해지지만 들리는 소문으로 등급이 낮은 헌터가 고난이도 던전을 공략할 경우 보상이 높아진다는 말이 있다.


“제단이 어디있냐··· 찾았다!”

보스가 있는 공간 근처엔 이렇게 제단이라 불리는 돌로 가공해서 만든 것 같은 작은 구조물이 있다.

이곳에 보스를 잡은 헌터가 가까이 가면 던전을 공략했다고 판단해서 보상이 솟아난다.


가까이 걸어가자 제단에 마력이 요동치더니 가운데에 구멍이 생겼고 그곳에서 보상들이 올라왔다.

마법 아이템을 만드는데 쓰는 광물들 몇 개랑, 왠 낡은 피리가 하나가 나왔다.


“응?”


[화염 마법석(하급)]

[번개 마법석(중급)]

[고대 양치기의 피리]


“뭐야 이게···?”


어째선지 갑자기 상태창이 여러 개가 떴고, 다 읽어보니 아무래도 보상으로 나온 것들의 정체를 알려주고 있는 것 같다.

알파 넌 이게 뭔지 전부 알아?


[내가 알고 있다기보단 성유물이 알고 있는 느낌이야.]

너가 성유물 그 자체 아니었어?


[글세···]

아무래도 알파에게도 상당히 당황스러운 상황인지 녀석은 핀잔을 주지도 않고 혼자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은 이름도 없고 나이도 모른다 했지?

혹시 성유물로서 각성한지 얼마 안 돼서 아는 게 적은 건가?

뭐 자세한 건 에드워드씨한테 물어보도록 하고.


“슬슬 확인해볼까~”

나는 예전부터 가장 큰 상자는 마지막에 까고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마지막에 먹는 인간이다.

4살 때 볼록해진 양말주머니로 달려간 크리스마스 아침처럼 기대로 인해 찢어질 듯한 미소를 지으며 상태창을 켰다.


********

이름:유인화

성유물:알파

힘:D 민첩:D-

저항:E+ 체력:C

마력:F 행운:E+


스킬


개미산(E)


카르마

사마귀의 소울(5/5)(!)


********


“으쌰아아!”


미친 스탯이 얼마나 오른 거야!?

마이너스도 있지만 D가 2개에, 저항도 오르고, 체력은 아예C?

이 정도면 턱걸이지만, 스킬도 있으니까 아슬아슬하게 중급헌터라고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거기에 보스 계체의 특이성을 인정해준건지 카르마 시스템도 사마귀 자식을 5마리분으로 쳐줬다.


“어떤 놈이 나올까요 알.아.맞.춰.봅.시.다~”


10년간 없었던 스킬칸에 벌써 3번째가 생기자 저도 모르게 콧노래가 흘러나왔다.


********

이름:유인화

성유물:알파

힘:D 민첩:D-

저항:E+ 체력:C

마력:F 행운:E+


스킬


개미산(E)

의태:자이언트 맨티스(D)

********


의태?

이게 뭐야?


“일단 써볼까? 의태.”


스킬을 사용해봤지만 딱히 특별한 건 일어나지 않았다.


“뭐야, 혹시 조건이 필요한···”


괜히 김이 새서 머리를 긁적이려고 했는데 뭔가 감촉이 이상했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분명 손가락 10개 전부 멀쩡했던 내 양손이 지금도 저기 널브러져 있는 놈의 앞발과 똑같이 낫이 붙어있는 기이한 형태가 됐다.


“씨발?”


꿈인가.




새로운 댓글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성유물이 심장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2 자객 22.06.16 36 0 9쪽
31 자객 22.06.14 34 0 10쪽
30 초원 22.06.13 37 1 10쪽
29 초원 22.06.11 38 0 10쪽
28 초원 22.06.10 45 0 10쪽
27 22.06.09 47 0 10쪽
26 22.06.08 46 0 10쪽
25 던전 브레이크 22.06.07 51 0 10쪽
24 던전 브레이크 22.06.06 49 1 10쪽
23 던전 브레이크 22.06.04 51 0 10쪽
22 마인 22.06.03 55 0 10쪽
21 마인 22.06.02 54 2 11쪽
20 유령의 성 22.05.31 64 2 10쪽
19 유령의 성 22.05.30 62 2 9쪽
18 적응 훈련 22.05.28 67 2 10쪽
17 적응 훈련 22.05.27 70 1 10쪽
16 죽은 자는 말이 없다 22.05.26 69 1 11쪽
15 죽은 자는 말이 없다 22.05.25 78 0 11쪽
14 역공 +1 22.05.24 88 1 10쪽
13 역공 22.05.23 79 0 12쪽
12 역공 22.05.21 84 0 10쪽
11 테러 +1 22.05.20 162 1 11쪽
10 테러 22.05.19 102 2 12쪽
9 마켓 +1 22.05.18 118 5 11쪽
8 마켓 22.05.17 140 2 10쪽
7 성유물 22.05.16 172 3 11쪽
6 성유물 22.05.15 189 5 11쪽
» 몽둥이질 +1 22.05.14 211 6 11쪽
4 카르마 시스템 22.05.14 236 7 11쪽
3 개미집에 왜 왔니 22.05.14 276 9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