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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피에 님의 서재입니다.

구름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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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피에
작품등록일 :
2015.03.19 05:37
최근연재일 :
2015.05.15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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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5.1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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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여우구슬-3

해동국 최북단. 민족의 영산, '흰두루산'. 그곳은 민족의 정기가 샘솟는 못이었으며, 한민족을 수호하는 영험한 기운이 펄떡이는 맥박이었다. 이곳에 구름을 벗삼고 도를 닦던 한 무리가 살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들을 '도사'라고 불렀다. 어느 날, 천하를 재패한 거대 제국인 천자국은, 수천의 군대와 귀신을 부리는 술객들을 앞세워 도사들을 죽이고 민족의 영산을 빼앗고 말았다. 천자국은 한민족을 완전히 지배하기 위해, 영산의 곳곳에 쇠말뚝을 박고, 귀신들을 모시는 신사를 세웠다.




DUMMY

그때 돌덩이가 구르고 수풀이 푸석거리며 산새들이 놀라 울부짖는 소리로 어지러운 가운데, 거대한 그림자 하나가 폭포 쪽으로 달려와 멈췄다. 하람은 깜짝 놀라 뒤돌아보니, 바로 길에서 그와 가리울을 구해준 호랑이였다.

호랑이가 말했다.

“잘 있었느냐? 건강해 보여 다행이구나!”

하람은 얼른 절을 올렸다.

“신장님! 일전엔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어요.”

“되었다, 그저 작은 호의였을 뿐이다. 그런데 무슨 연유로 울고 있었느냐? 네 스승은 어디가고?”

그러자 하람이 울먹이며 말했다.

“스승님께선 구미호에게 얻은 상처가 썩어 들어가 정신을 잃고 계십니다.”

호랑이는 이를 드러내며 말했다.

“그 망할 여우 년이 기어코 악랄한 저주까지 걸어버린 모양이로구나!”

“천군님께서도 그리 말씀하셨어요.”

“천군을 찾아갔어? 그래, 어떻게 해야 한다더냐?”

“구미호를 잡아 그 여우구슬을 가져와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여우구슬을?”

하람은 호랑이에게 수련이 한 이야기를 모두 들려주었다. 호랑이는 바위 위에 석상처럼 앉아 깊은 생각에 잠긴 듯했다. 두려움으로 가슴이 미어지는 가운데서도 하람은 호랑이 신장을 본 순간부터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르는 듯했다.

‘그래, 신장님이라면! 신장님이라면 구미호 정도는 충분히 상대하실 수 있을 거야!’

하람은 자신과 가리울이 위기에 처했을 때 달려와 순식간에 여우 요괴 두 마리를 처치해버린 산신군웅신장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었다. 구미호는 갑작스런 신장의 등장에 겁을 집어 먹고 달아나버린 것이 틀림없었다.

호랑이는 무겁게 입을 열었다.

“아이야, 잘 듣거라. 천군이 신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긴 하지만, 그 역시 사람이기에 함부로 천기를 누설할 수 없다. 대신, 천군은 사람들에게 하늘의 뜻을 전할 때 진짜 의미를 말 속에 감추거나, 비유를 하거나, 엉켜있는 실타래의 첫 매듭을 끌러주는 걸로 만족하곤 하지.”

하람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무슨 말씀이신지…….”

“천군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그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 말대로 따르는 것이 바로 하늘의 뜻을 따르는 게 되는 것이지.”

하람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그럼, 스승님을 살릴 수 없을지도 모른단 말씀이신가요?”

호랑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이 정녕 하늘의 뜻이라면. 너 역시 자칫 잘못하면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그러니 대비를 단단히 하도록 해야 한다.”

“신장님께서 도와주실 순 없습니까? 어찌 저 혼자 천년 묵은 요괴를 상대할 수 있단 말입니까?”

“미안하구나, 나는 사사로이 인간의 운명에 관여할 수 없다.”

“신장님께서는 구미호 같은 건 충분히 이길 수 있으시잖아요!”

“그렇지 않다. 그때는 거느리던 여우 요괴들이 죽어 먼저 물러난 것일 뿐, 정말로 싸운다면 나로서도 장담할 수 없다.”

하람은 무릎을 꿇고 울며 사정했다.

“제발 도와주세요! 신장님께서 도와주시지 않으면, 전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자 호랑이는 크게 고함을 질렀다.

“네 이놈! 어서 일어나지 못할까!”

호랑이가 무쇠 같은 앞발로 하람을 밀치며 외쳤다. 하람은 폭풍 앞의 볏단처럼 바위 위에 길게 누우며 나동그라졌다. 포효소리가 감악산의 기암절벽을 울리며, 하늘 위로 넓게 퍼졌다.

호랑이가 으르렁거리며 말했다.

“어찌 이리도 나약한 게냐! 온 누리의 만물에겐 설령, 그것이 미물일지라도 모두 제 역할이 있는 법이거늘! 너는 어찌하여 네 할 일을 남에게 미룬단 말이냐?”

그러자 하람의 머릿속이 번쩍하며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이놈! 어찌 남의 도움만 믿고 네 책임을 등한시 하느냐?’

그것은 새벌에서 가리울을 찾아갔을 때, 그를 꾸짖던 가리울의 말이었다. 곧 지팡이를 거두며 하람을 향해 미소 짓던 가리울의 모습이 떠올랐다. 하람은 스승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 샘솟아 올랐다. 그리고 동시에, 가슴 속의 두려움이 서서히 사그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하람은 호랑이를 향해 큰 절을 올렸다. 호랑이가 눈에 이채를 띠며 물었다.

“왜 내게 큰 절을 하느냐?”

하람이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잊고 있던 스승님의 가르침을 되새겨 주셨습니다. 신장님, 사죄드립니다. 부딪쳐보지도 않고 도움부터 받으려한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그래, 깨달았구나! 아무리 많은 도움을 받는다 해도 네 스스로가 헤쳐 나가고자하는 의지가 없다면, 단연코 위태로워지고 끝내는 무너져버리고 마는 것이다.”

호랑이는 껄껄 웃으며 덧붙였다.

“나는 산에 매여 있는 몸인지라 함부로 이곳을 떠날 수 없다. 하지만 만약 네가 위험에 처했을 때 감악산 근처까지만 올 수만 있다면, 내 반드시 널 지켜주겠다. 약속하마.”

하람은 호랑이를 향해 감사의 절을 올렸다.


그 후로 매일 아침, 하람은 폭포에 올라 호흡을 고르고 기운을 돌리며 도를 닦는데 여념이 없었다. 오직 스승을 구하기 위해서란 생각이 마음속의 잡념을 없애주었다. 하람은 눈치 채지 못했지만, 그의 미약했던 도력은 몸속에서 서서히 자리를 잡으며 마치 죽순이 뻗어나듯 하루가 멀다 하고 빠르게 자라나고 있었다. 하람이 가장 연습에 공을 들인 것은 불꽃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도술이었다. 그는 품속에 늘 부싯돌을 지니고 다녔으며, 호수나 연못, 폭포 주변을 지날 때마다 정신을 집중해 불꽃을 일으키며 연습에 몰두했다.

“네가 가을이나 겨울에 산으로 들어오려 하면 무조건 막아야겠구나.”

불꽃이 이글거리는 하람의 손을 바위에 앉아 구경하던 호랑이가 말했다.

하람이 놀라 물었다.

“예? 무슨 이유로 말씀이십니까?”

“쉽게 산불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아하니 너는 불꽃을 일으킬 수는 있으되, 다시 꺼트릴 수는 없는 모양이구나. 그러니 어찌 네게 산길을 허락할 수 있겠느냐?”

말을 마치며 호랑이는 껄껄 웃어버리는 것이었다. 하람은 신장이 하는 말이 어디까지가 농담인지 알 수 없어 억지로 따라 웃으며 폭포 아래에 두 손을 집어넣어 불을 꺼버렸다.

아침나절을 산에서 보내고 나면 하람은 다시 마을로 내려와 가리울의 곁에 앉아 정신을 차리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가리울은 간혹 헛소리를 할 뿐,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하람은 가리울의 메마른 손을 꼭 쥐며 말했다.

“반드시 스승님을 살리겠어요. 반드시요! 그러니까 조금만 더 견뎌주세요. 돌아가시면 안 되어요!”

가리울은 눈꺼풀이 미세하게 떨리긴 했으나, 여전히 눈을 뜨지 못했다. 촌장 부인이 미음 한 그릇을 가지고 왔다. 하람은 물을 조금씩 섞어가며 가리울의 입에 미음을 흘려 넣었다.

“어린 도사님도 시장하시죠? 금방 밥을 차려 올릴게요. 오늘은 특별히 아들 녀석이 호수에서 민물고기 몇 마리를 잡아왔답니다.”

“예. 헌데, 제가 드린 부탁은……”

“아유, 걱정 말아요! 내 혀가 얼얼하도록 만들어 드릴 테니!”

하람은 빠른 시간 내에 불의 원기와 더욱 친밀해지기 위하여, 촌장 부인에게 부탁해 하루 세 끼를 모두 고추장을 듬뿍 담은 매운 음식을 먹기로 했던 것이다.

촌장 부인이 방 안으로 상을 들이며 말했다.

“마침 잘 되었어요! 지난해에 철융신께서 저희 집을 다녀가셨더랬지요.”

“철융신이요? 어떤 신이십니까?”

“철융신께선 머리에 검은 탈을 쓴 노인의 모습을 하고 계신데, 장독대와 장맛을 주관하시지요. 지난 해 소도로 가셨다가 바깥어른께서 한 번 모시고 오셔서 극진히 대접을 해드렸더니, 글쎄 고추장과 된장에서 감칠 맛이 나고 아주 맛있어지지 않았겠어요! 게다가 겨우내 담가놓았던 김치도 아주 잘 익었답니다!”

상에는 호수에서 잡은 잡고기를 넣고 끓인 시뻘건 매운탕과, 밭에 따온 고추와 깻잎, 김치 등 모두 매운 음식뿐이었다. 하람은 매운탕이 끓고 있는 뚝배기에서 한 숟갈을 떠먹고는 탄성을 지르며 말했다.

“정말 맛있어요!”

촌장 부인도 좋아하며 말했다.

“아유, 다행이네! 자, 사양말구 많이 들어요!”

마침내 닷새가 지나고 결전의 날 저녁 무렵, 하람은 호숫가에 앉아 있었다. 석양이 진 호숫가는 금빛 물결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해는 서쪽 하늘로 서서히 가라앉고 있었고, 기러기들은 한가롭게 호수 위를 날고 있었다. 하람은 풀을 꺾어 입에 넣고 돌리며, 서쪽 하늘에 나타난 개밥바라기별을 보고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때 호숫가를 따라 걷고 있던 사냥꾼이 하람을 발견하고는, 손을 흔들며 이쪽으로 걸어왔다. 며칠 이 마을에서 지내는 동안 사냥꾼 사내의 쾌활한 성격 덕에 하람은 그와 스스러움 없이 친해질 수 있었다. 사내의 이름은 찬솔이라고 했다.

찬솔이 하람의 곁에 다가앉으며 물었다.

“뭘 하는 거냐? 멍하니 앉아서?”

“그냥…… 호수가 너무 예뻐서요.”

“하하하, 웃기는 소리!”

찬솔은 하람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뒷모습이 축 처져 있어. 뭔가 고민이 있는 게지?”

“……아녜요.”

찬솔은 호숫가에 등을 대고 누우며 말했다.

“너와 가리울님, 언젠간 이 마을을 떠날 생각이지?”

“……예.”

“그렇구나. 나도 떠나고 싶다! 이거 뭐 사냥 좀 할라치면 신장님이 어디선가 나타나셔서 ‘두 마리 이상 잡으면 안 된다’며 엄포를 놓고 가시지, 올가미에 덩치 큰 멧돼지라도 잡혀 좋아하고 있으면 또 어디선가 나타나셔서 ‘이 돼지는 새끼를 배고 있으니 죽여선 안 된다’고 하시지, 원.”

하람은 쿡하고 웃었다. 찬솔도 따라 웃으며 말했다.

“가림새 마을은 정말 살기 좋고 인심도 순박한 곳이지만, 신들께서 사방에서 지켜보고 계시니 나 같은 사냥꾼은 굶어죽기 딱 좋지.”

“그럼 어째서 이곳에서 사시는 건가요?”

“그걸 말이라고 해? 당연히 이곳에서 태어났으니까 말이야.”

“사냥꾼을 그만두시면 되잖아요.”

“말은 쉽지. 하지만 관둘 수 없어. 이 마을에서 우리 집은 대대로 사냥꾼이었으니까. 함부로 많은 짐승을 잡아서는 안 되지만 사람도 먹고 살아야 하니 한두 마리씩은 어쩔 수 없거든. 이게 내 운명인가 봐. 그러니 어쩌겠어, 받아들여야지.”

“운명…….”

하람은 말꼬리를 흐렸다.

하늘이 정한 운명에 순응하고 삶의 작은 행복에도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한가? 하람은 당장 살아남을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는 판국에 아무 걱정 없이 평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마을 사람들이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하람은 품속에서 부싯돌을 꺼내어 두 손에 불꽃을 일으켰다. 그동안 정말 많은 연습이 있었으므로 도술을 사용하는 데는 조금도 거리낌이 없었다. 또한 불꽃의 크기와 세기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예전과 같은 불상사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터였다.

찬솔이 탄성을 지르며 말했다.

“히야, 멋지구나! 밤길이 무섭지 않겠는데?”

“이건 제 운명이니까요.”

“응?”

하람은 사랑스런 아기를 어르는 듯한 눈빛으로 자신의 손바닥 위에서 불타오르고 있는 불꽃을 바라보았다. 불꽃은 마치 살아있는 작은 짐승처럼 하람의 손 위에서 즐겁게 춤을 추고 있었다. 마치 작은 새의 심장 고동처럼 따스한 기운이 펄떡이는 것이 느껴졌다.

이른 봄의 저녁은 차가웠다. 해는 완전히 가라앉았고, 그들 주위로 어둠과 추위가 밀려왔다. 이제 돌아갈 시간이라 생각한 하람은 불을 꺼트리기 위해 호수로 걸어갔다. 찬솔이 의아한 눈으로 물었다.

“어디 가니?”

“불 끄려고요.”

“그런데?”

하람은 부끄러움을 느끼며 말했다.

“아직 물에 담그지 않으면 불을 끌 수 없어요. 할 줄 몰라요.”

찬솔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하람의 곁으로 걸어왔다.

“한 번 두 손바닥을 맞대볼래? 스님들이 합장하듯이 말이야.”

하람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찬솔이 시키는 대로 해 보았다. 그러자 놀랍게도 하람의 손 위에 떠올라있던 불꽃이 힘없이 사그라지기 시작했다. 하람은 깜짝 놀라 다시 두 손을 펼쳤다. 그러자 기름이라도 부운 것처럼 불꽃은 다시 힘을 되찾았다.

“어떻게…….”

찬솔이 웃으며 말했다.

“경험이야. 불을 끌 때 주변에 물이 없으면 담요나 흙으로 덮으면 되거든. 그런데 이건 네 손바닥 위에서 타고 있는 불이니까, 두 손을 덮으면 꺼질 거라 생각했지.”

하람은 다시 두 손을 모아보았다. 불꽃은 다시 서서히 죽어가기 시작했다. 하람은 손을 완전히 밀착시켰다. 그러자 정말로 한 줄기 연기와 함께 불꽃은 사라지고 말았다.

하람이 뛸 듯이 기뻐하며 말했다.

“정말 고마워요! 아저씨는 최고예요! 제가 이것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르실거예요!”

“고마우면 불 좀 다시 켜주지 않으련? 이제 날이 어두워졌잖니.”

그 말을 듣고 하람은 다시 부싯돌을 부딪치려 했다. 그러자 찬솔이 손을 들어 하람을 잠시 제지하더니, 허리춤에서 비수 하나를 끌러 칼집 채 하람에게 내밀었다.

“이 비수는 칼자루가 철로 되어있고 칼집에는 차돌이 박혀 있어. 즉, 칼자루는 부시, 칼집은 부싯돌 역할을 한다는 거지. 한 번 해봐.”

하람은 비수를 받아 뽑고는, 칼자루를 칼집에 부딪쳤다. 불똥이 튀자, 하람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도술을 사용했다. 그러자 비수를 쥔 하람의 오른손과 칼집을 쥔 왼손이 동시에 타오르기 시작했다. 하람이 탄성을 질렀다.

“우와, 비수에 불이 휘감긴 것 같아요!”

하람은 비수를 다시 칼집에 꽂아 넣고는 불이 휘감긴 손으로 찬솔에게 돌려줄 수 없어 어쩔 줄을 모르다가 결국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러자 찬솔이 웃으며 비수를 주워 하람의 품속에 넣어주며 말했다.

“너 가지렴.”

“예? 그래도 되요?”

“대장장이 아저씨가 밤에 산길 조심하라고 만들어 주신거야. 편리해서 가지고 다녔다만, 사실 내가 그런 비수를 쓸 일은 별로 없잖니.”

“그래도…….”

“사양하지 말고 가져. 미리 작별 선물 하는 거라 생각하고. 자, 이제 그만 가자. 나 저기 산 어귀까지만 데려다줄래?”

하람은 쾌활함 속에 자상함이 숨어있는 찬솔의 모습에서 마치 옛 친구와 오랜만에 다시 만난 듯한 착각을 느꼈다. 하람은 마루가 그리워져 조금 슬펐으나, 곧 찬솔의 활기찬 웃음에 전염되어 산 어귀까지 걸어가면서 모두 털어낼 수 있었다.




나날이 국운이 쇠해가고 있던 해동국. 해동국의 항구도시 '미추홀'에 살던 소년 하람은, 해적들의 습격에 아버지와 얼굴 반쪽을 잃고 대장군 진가람의 저택에서 종으로서 살아간다. 장군의 아들 가천의 관례를 얼마 남기지 않은 어느 날, 하람은 새벌의 각설이 가리울을 만나 이상한 일들을 겪게 된다. 몸은 왜소하고 얼굴은 흉측하지만, 선골을 타고 나 도사의 자질을 가진 소년, 하람. 구름처럼 변화무쌍한 그의 일대기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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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8. 살 오를 꽃-2 15.05.15 124 0 11쪽
30 8. 살 오를 꽃-1 15.05.15 146 0 10쪽
29 7. 여우구슬-4 15.05.15 122 0 10쪽
» 7. 여우구슬-3 15.05.14 168 0 14쪽
27 7. 여우구슬-2 15.05.14 178 0 9쪽
26 7. 여우구슬-1 15.05.14 174 0 13쪽
25 6. 가림새 마을 - 4 15.05.13 123 0 9쪽
24 6. 가림새 마을 - 3 15.05.12 177 0 10쪽
23 6. 가림새 마을 - 2 15.05.12 120 1 13쪽
22 (재업로드) 5. 새벌을 떠나다-3 15.05.12 160 0 12쪽
21 6. 가림새 마을 - 1 15.05.12 138 0 13쪽
20 5. 새벌을 떠나다-4 15.05.06 139 0 10쪽
19 5. 새벌을 떠나다-2 15.04.29 274 0 13쪽
18 5. 새벌을 떠나다-1 15.04.27 252 0 13쪽
17 4. 불꽃의 원기-5 15.04.25 177 0 9쪽
16 4. 불꽃의 원기-4 15.04.21 161 0 14쪽
15 4. 불꽃의 원기-3 15.04.19 234 0 11쪽
14 4. 불꽃의 원기-2 15.04.18 256 0 11쪽
13 4. 불꽃의 원기-1 15.04.14 186 0 10쪽
12 3. 도사, 가리울-3 15.04.11 120 0 15쪽
11 3. 도사, 가리울-2 15.04.09 269 0 11쪽
10 3. 도사, 가리울-1 +2 15.04.06 295 1 11쪽
9 2. 개구멍받이-5 15.04.03 267 1 13쪽
8 2. 개구멍받이-4 +2 15.03.31 278 1 10쪽
7 2. 개구멍받이-3 +2 15.03.28 409 1 13쪽
6 2. 개구멍받이-2 15.03.25 241 0 11쪽
5 2. 개구멍받이-1 15.03.23 318 0 10쪽
4 1. 폭풍의 전조-4 15.03.22 266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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