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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피에 님의 서재입니다.

구름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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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피에
작품등록일 :
2015.03.19 05:37
최근연재일 :
2015.05.15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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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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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4.18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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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불꽃의 원기-2

해동국 최북단. 민족의 영산, '흰두루산'. 그곳은 민족의 정기가 샘솟는 못이었으며, 한민족을 수호하는 영험한 기운이 펄떡이는 맥박이었다. 이곳에 구름을 벗삼고 도를 닦던 한 무리가 살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들을 '도사'라고 불렀다. 어느 날, 천하를 재패한 거대 제국인 천자국은, 수천의 군대와 귀신을 부리는 술객들을 앞세워 도사들을 죽이고 민족의 영산을 빼앗고 말았다. 천자국은 한민족을 완전히 지배하기 위해, 영산의 곳곳에 쇠말뚝을 박고, 귀신들을 모시는 신사를 세웠다.




DUMMY

“괜찮다. 내 오른손에 불꽃의 심을 옮겨 놓은 것에 불과 하다. 이제 잠시만 기다리어라.”

가리울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본 채 그대로 뭔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람도 잔뜩 호기심에 겨워 가리울을 따라 하늘을 쳐다보았다. 잠시 후, 높은 우듬지 근처에서 장끼와 까투리 두 쌍이 푸드덕거리며 날아오르더니 유성처럼 하늘을 가로지르는 것이 보였다. “옳거니!” 가리울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하람아, 눈 여겨 보거라.”

가리울은 불꽃이 타오르고 있는 오른손으로 지팡이 끝을 쓰다듬었다. 그러자 이번엔 지팡이 끝에 불꽃이 옮겨 붙었다. 가리울은 그대로 지팡이를 양 손에 들고 기합과 함께 새들을 겨누어 창을 찌르듯이 내 질렀다. 그러자 새들은 무엇에 세게 얻어맞은 듯 비명을 지르며 공중에서 몸을 뒤틀더니, 바닥으로 거꾸로 내리꽂히고 말았다. 하람은 환성을 지르며 달려가 떨어진 새들을 주워왔다. 장끼와 까투리 한 쌍은 통통하게 살이 올라 있었다.

하람은 감탄을 감추지 못하며 외쳤다.

“대단하십니다! 덫도 화살도 쓰지 않고 어떻게 새를 잡을 수 있습니까?”

가리울은 지팡이의 끝을 매만지며 피식 웃었다.

“첫 수업은 오행을 다루는 자의 마음가짐이다. 도술을 사용할 때는 사사로운 욕심을 버려야 한다. 새들을 잡아 주림을 채워야겠다는 정도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것이 아니나, 그 이상의 것을 바라면 욕망에 가려 도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다. 욕망은 모든 것을 흐트러트린다. 자연의 오행은 오직 인간의 순수한 마음과 하나 될 수 있지.”

“식욕도 욕망이 아닙니까?”

“욕망과 욕구는 엄연히 다르다. 가장 좋은 마음의 상태는 내 안에 버릴 것조차도 잊어버리는 상태,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평정이다.”

“예, 명심하겠습니다.”

가리울은 껄껄거리며 말했다.

“용케 대답은 잘한다만 아직 네겐 무리일 것이야. 하지만 조급해 하지 마라. 인자는 산을 좋아하고 지자는 물을 좋아하나니. 속세에 대해서는 산처럼 우뚝 서 요동치 않는 마음이 필요하고, 지혜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추구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하람은 순간 가리울에게 어젯밤 내내 잠자리를 뒤척여가며 궁금해 했던 것을 간신히 물어볼 용기가 생겼다.

“스승님, 그러면…… 제가 만약 정말 높은 경지에 이르게 된다면…… 제 얼굴의 흉터를 낫게 할 수 있습니까?”

가리울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도력에는 한정된 경지가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너를 고쳐줄 경지에 오른 다른 도사를 만나지 못한 것일 수도 있지. 알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네가 이 이상 바람을 갖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하람은 이제 더 이상 마음 쓰지 않기로 결심했다. 오히려, 헛된 희망을 버리게 되니 이전보다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었다. 가리울과 하람은 장끼와 까투리의 털을 뽑고 내장을 긁어낸 다음 나뭇가지에 꽂아 불에 굽고 고기가 익는 것을 기다리며 가져온 밥과 콩자반을 먹었다.

“아, 하람아. 오늘 우리에게 손님이 올 것이다.”

하람은 김치를 씹다가 사레가 들려 캑캑거리며 눈물을 찔끔거렸다. 가리울은 하람의 등을 두드려주며 말을 이었다.

“불청객은 아니니 걱정 말거라. 내 오랜 은사다.”

“하지만 스승님께선 동문을 모두 잃으셨다고……”

“젊은 시절 한창 도망쳐 다닐 때 내 생명을 구해준 은인이다. 그래서 지금껏 인연을 맺어오고 있었지. 어제 오랜만에 처소를 찾아가 네 이야기를 했더니, 너를 잘 알고 계시더구나.”

하람은 깜짝 놀랐다.

“제가 뵌 적이 있는 분이십니까?”

“하하, 네가 직접 만나 보거라. 오실 때가 되었다. 하하, 고기 굽는 냄새가 퍼지고 옛 친구가 나를 방문하니 술이 절실하구나.”

꿩고기가 좋은 냄새를 풍기며 노르스름하게 구워질 때 쯤, 이쪽으로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하람은 자신도 모르게 온 신경이 곤두 서는 것을 느꼈다. 마침내 멀찍이서 사람의 모습이 드러났을 때에는 자신도 모르게 헛숨을 들이키고 말았다.

“하람이 네 이놈. 다른 하인들은 관롄지 허롄지 때문에 잔치 준비로 손발이 달아나도 모를 지경인데 너는 예서 고기나 뜯고 있느냐.”

“아니, 수천 선생께서 여긴 어떻게……”

하람은 입을 떡 벌리고 수천 선생과 가리울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수천 선생의 주름진 얼굴에 천진한 미소가 퍼졌다.

“그동안 잘 있었느냐!”

하람은 얼른 일어나 수천 선생에게 절을 올렸다.

“종종 찾아뵙지 못해 죄송합니다.”

수천 선생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이놈! 마땅히 그래야 했을 걸. 몇 날을 고생해서 평생 기어다닐 걸 걸어다니게 만들어 줬으면, 술 한 병이라도 꿰차고 찾아와야 인지상정일터! 고쳐준 보람이 없구나.”

가리울도 껄껄 웃으며 말했다.

“어르신! 사방에 본이 되셔야할 새벌의 의원께서 그 춘추에 술을 그리 즐기소.”

“야, 이놈 가리울아! 나야 일흔이 넘어도 아직 근육이 건장하고 품위를 잃지 않거늘. 네 꼴은 그게 무어냐. 그게 어디 사람의 행색이더냐?”

“허허, 어르신. 그만하시고 어서 술이나 내놓으소. 내 이제 제자도 들였겠다, 어르신과 더불어 오랜만에 근심 없이 취해보고 싶소.”

수천 선생은 혀를 차더니 가져온 탁주 한 병을 내놓았다. “참 좋은 스승 두었다. 아니지, 너도 이제 이놈처럼 되겠구나. 쯧쯧, 앞날이 걱정이로다.” 세 사람은 꿩 고기와 함께 술 한 병을 금세 비워냈다. 하람은 마루와 둘이 숨어서 홀짝홀짝 마시는 거 외에, 술을 대놓고 입에 대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늘 먹어왔던 것처럼 어색하지 않았다. “어, 이놈 이제 보니 술꾼이로다. 자 한 잔 더 받아라!”

가리울은 흥을 이기지 못했다.


바우에 돋은 솔은 바람 따라 흩날리고

달빛이 고갤 드니 아리수엔 윤슬어려

떠나가는 그린비야 강나루서 눈바래기

임 닮은 솔바로만 구름 따라 흩날리고


수천 선생은 꿩고기를 밀어내고 곰방대에 새로 담배를 채워 넣으며 말했다.

“언제까지 늙은이를 기다리게 할 참이냐? 내 너를 알아 온지 벌써 십 수 년이다. 그저 술이나 먹자고 부른 건 아닐 진저.”

하람은 흐려지는 정신줄을 애써 붙잡으며 가리울을 바라보았다. 가리울은 부러 손을 놀려 불꽃 하나를 손 안엣 놀리기 시작했다. ‘우와!’ 하람에겐 마치 황금빛의 쥐 한 마리가 가리울의 손바닥 위에서 온갖 재주를 부리는 것처럼 보였다. “노부의 눈을 속일 생각은 없소.” 가리울은 불꽃의 심을 손가락 끝에 옮기더니 수천 선생의 곰방대에 불꽃을 올려 놓았다. 희뿌연 연기가 흩날리는 것을 보며 뜸을 들이던 가리울이 마침내 마음속의 말을 꺼냈다.

“어르신! 일평생 제자 없이 살다 죽으리라 여겼던 이 가리울이가, 하늘님의 도우심으로 제자를 얻어 일생의 배움을 전하게 되었소. 그러나 바깥세상은 험하기에 새벌을 떠나 다른 곳에서 운을 시험해야 하는 바, 마땅히 갈 만한 곳이 없소. 그리하여 일생을 방랑하신 어르신의 가르침을 얻고자 하오. 지혜를 빌려 주시오.”

수천 선생은 한바탕 껄껄거리더니 곰방대를 휘두르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야 이놈아! 그럼 어제 물을 것이지 늙은이를 이런 첩첩산중까지 오게끔 만들어?”

“다른 사람의 눈과 귀를 피하려면 어쩔 수 없지요.”

“술 한 잔도 해야 했고?”

“헛 참. 어르신 도움만 받아왔는데 은혜를 갚을 기회도 없이 이렇게 떠나게 되어 그저 죄스럽소. 면목이 없소.”

수천 선생은 따라놓은 탁주를 마저 들이켰다. 그리고는 곰방대를 물고 기분 좋게 연기를 내뿜으며 말했다.

“네놈과의 악연 또한 상제님의 뜻이렷다. 가리울아, 너는 단둥이란 곳을 아느냐?”

“해동국 북쪽 국경에 자리한 성 아니오?”

“맞다. 요새는 해동의 새 국왕이 꼬박꼬박 조공을 보내고 신하 나라의 예를 갖추므로 천자국과 충돌할 일이 없지만, 본래 그곳은 만주벌판으로부터 국경을 방어하는 성이었다. 나는 최근 단둥 근처에 마적단이 진지를 틀고 성 밖 마을을 자주 약탈한단 소식을 들었다.”

그러자 하람은 주막에서 만났던 북녘 상인을 떠올렸다. 가리울은 눈살을 찌푸렸다.

“어르신. 정신 나갔소? 그런 곳으로 가란 말이오? 위험을 찾아가는 격이 아니오?”

“에라이, 어리석은 놈아. 산야에만 파묻혀 지내다보니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모르는구나. 해동국이 왜 마적들을 토벌하지 않는지 아느냐? 모본왕은 백성들의 고통에는 관심이 없어. 천자의 눈치 살피기에 급급하지. 단둥성에는 기존의 수비병들 외에 더 군사를 낼 수가 없다. 군사를 내면 대국에 대한 도발로 여길 테니까. 그 정도로 단둥성은 전략적 요충지다.”

“어르신. 해동국 군사만 우리 적이 아니외다. 우린 천자국에도 쫓기는 몸이오.”

“나도 안다 가리울아. 그러니 성 밖만 나가지 않는다면 더 없이 안전한 천연의 요새에 몸을 숨기도록 해라. 마적들 탓에 바깥은 시끄러울 터이니 숨으려는 자들에겐 더 없이 안전한 장소이다.”

가리울의 표정이 환해졌다.

“그럼 해동국 군사들을 걱정할 필요가 없겠소.”

“그렇지! 너희에게 이로운 점이 또 하나 있다.”

수천 선생은 다시 곰방대의 연기를 들이켰다 뱉으며 말했다.

“너를 만나기 전 나는 단둥성의 의원이었다. 반백이 질 무렵 제자를 하나 두었는데, 이름은 고아타라 한다. 사람됨이 선하고 차분하며 인정이 많아 찾아오는 환자들을 제 몸처럼 돌보므로, 내가 모든 의술을 전수했을 무렵엔 마음 놓고 뒤를 맡길 수 있었다. 단둥성에 가면 고아타를 찾아가라. 녀석 인품에 분명 도움을 줄 것이다.”

가리울은 미심쩍다는 얼굴을 하며 말했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오?”

“이놈아! 네놈보단 믿음직한 녀석이니 잔말 말고 시키는 대로 해라!”

가리울과 하람, 스승과 제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수천 선생을 향해 큰 절을 올렸다. 미리 하직 인사를 올리려는 것이었다. “빈도와 빈도의 제자 모두 어르신께 목숨을 빚졌습니다. 그 보은도 채 다 하기 전에 하직하게 되어 면목이 없습니다.” 가리울의 눈에는 눈물마저 아리었다. 수천 선생 또한 구름 걷힌 산처럼 활짝 웃으며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수천 선생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아타에게 안부 전해다오.” 가리울은 수천 선생의 주름진 손을 잡고 놓을 줄을 몰랐다. “어르신, 부디 건강하십시오.”

“죽게 놔둘 걸, 억지로 살려냈단 후회 들지 않게, 이 어지러운 세상, 어디 한 번 도술의 힘으로 바로 잡아 봐라. 신선들은 세상이 싫어 속세를 등진다고 하지만, 내 보기에 지금이야말로 이 해동반도에 현자들이 일어설 때로구나.”

수천 선생의 모습이 언덕 아래로 점차 멀어져 갔다. 갑자기 한바탕 호쾌한 웃음소리가 들리더니 수천 선생의 고함이 들려왔다.

“잊지 마라! 끊어진 민족의 정기를 되 이을 자들은 오직 흰두루산의 도사들뿐이란 것을!”




나날이 국운이 쇠해가고 있던 해동국. 해동국의 항구도시 '미추홀'에 살던 소년 하람은, 해적들의 습격에 아버지와 얼굴 반쪽을 잃고 대장군 진가람의 저택에서 종으로서 살아간다. 장군의 아들 가천의 관례를 얼마 남기지 않은 어느 날, 하람은 새벌의 각설이 가리울을 만나 이상한 일들을 겪게 된다. 몸은 왜소하고 얼굴은 흉측하지만, 선골을 타고 나 도사의 자질을 가진 소년, 하람. 구름처럼 변화무쌍한 그의 일대기가 이어진다.


작가의말

가리울이 읊는 시가 좀 허접하지요? 토박이말 사전을 참고한 단어들로 쓴 시인데, 토박이 말에 대해 지식이 많은 분들은 저 중에 몇몇은 검증이 안 된 단어라는 것을 찾으실 수도 있을 겁니다. 댓글로 알려 주세요~


*토박이 단어의 뜻


바우: 바위.

아리수: 한강의 옛 말이라고 알려진(수돗물 이름도 ‘아리수’이지만, 전 이것이 고증이 되지는 않은 말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말

윤슬: 햇빛에 비친 물결

솔바로: 꿋꿋한 소나무

그린비: 떠나간 님(역시 고증이 되지 않은 말)

눈바래기: 눈으로 떠나가는 사람을 배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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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8. 살 오를 꽃-4 <1기 연재 종료> 15.05.15 179 0 14쪽
32 8. 살 오를 꽃-3 15.05.15 126 0 10쪽
31 8. 살 오를 꽃-2 15.05.15 124 0 11쪽
30 8. 살 오를 꽃-1 15.05.15 146 0 10쪽
29 7. 여우구슬-4 15.05.15 122 0 10쪽
28 7. 여우구슬-3 15.05.14 168 0 14쪽
27 7. 여우구슬-2 15.05.14 178 0 9쪽
26 7. 여우구슬-1 15.05.14 174 0 13쪽
25 6. 가림새 마을 - 4 15.05.13 124 0 9쪽
24 6. 가림새 마을 - 3 15.05.12 177 0 10쪽
23 6. 가림새 마을 - 2 15.05.12 121 1 13쪽
22 (재업로드) 5. 새벌을 떠나다-3 15.05.12 160 0 12쪽
21 6. 가림새 마을 - 1 15.05.12 138 0 13쪽
20 5. 새벌을 떠나다-4 15.05.06 139 0 10쪽
19 5. 새벌을 떠나다-2 15.04.29 275 0 13쪽
18 5. 새벌을 떠나다-1 15.04.27 252 0 13쪽
17 4. 불꽃의 원기-5 15.04.25 178 0 9쪽
16 4. 불꽃의 원기-4 15.04.21 161 0 14쪽
15 4. 불꽃의 원기-3 15.04.19 235 0 11쪽
» 4. 불꽃의 원기-2 15.04.18 257 0 11쪽
13 4. 불꽃의 원기-1 15.04.14 187 0 10쪽
12 3. 도사, 가리울-3 15.04.11 121 0 15쪽
11 3. 도사, 가리울-2 15.04.09 270 0 11쪽
10 3. 도사, 가리울-1 +2 15.04.06 296 1 11쪽
9 2. 개구멍받이-5 15.04.03 268 1 13쪽
8 2. 개구멍받이-4 +2 15.03.31 278 1 10쪽
7 2. 개구멍받이-3 +2 15.03.28 410 1 13쪽
6 2. 개구멍받이-2 15.03.25 241 0 11쪽
5 2. 개구멍받이-1 15.03.23 318 0 10쪽
4 1. 폭풍의 전조-4 15.03.22 266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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