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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어스의 두근두근 판타지 서재!

악마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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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어스
작품등록일 :
2012.03.04 23:26
최근연재일 :
2018.01.12 12:31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15,855
추천수 :
181
글자수 :
172,566

작성
12.02.13 20:02
조회
298
추천
4
글자
5쪽

1. 차별없는 사랑 - 1

옛날에 썼던 글이에요




DUMMY

Once upon a time...


신은 자신이 창조한 세상을 한순간에 파괴할 수 있을만한 무시무시한 존재를 만들어낸 죄인이지만, 그도 사랑하기 위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은건 아니다.

그는 나름대로 사람을 두루살피며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고, 생각하는지 세심하게 살폈다. 그리고 대체 어디에서 스스로 발전해가는 본능과도 같은 능력이 나오는건지 찾았다. 하지만 단순한 관찰만으로는 부족했고, 직접 움직이기에는 '관찰자'라는 역할을 벗어나야만했다.

그래서 신은 또 다른 자신을 창조해냈다. 자신과 똑같은 의문과 사고를 가진 사람을 창조하고 그의 이름을 '룸 사바아다'라 칭했다. 신은 그가 자신을 대신하여 사람을 연구할 것이라 의심치 않았다. 그리고 짧은 시일 내에 자신의 의문이 풀릴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신이 잊고 있던 것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자신이 창조한 룸 사바아다 역시 스스로 신에게서 독립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이었다.

룸 사바아다는 오랜 시간끝에 사람에 대한 연구를 끝마쳤다. 그리고 '악마의 성경'이라는 889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남기고 스스로를 파괴했다.

자신의 분신이 미래의 일을 예견하듯 스스로 파괴하는 모습을 보고 신은 통탄을 금치 못했다. 그의 의구심을 더 깊어만 갔다. 도대체 또 다른 자신이 무엇을 깨달았는지, 왜 스스로를 파괴했는지. 같은 사고를 가지고 한낱 창조물에 불과한 사람은 깨달았지만, 전능한 신인 자신은 깨닫지 못했다는 사실에 몹시 괴로워했다.

그래서 신은,

세상에게 등을 돌렸다.



----------------------------------------------------------


차별없는 사랑.


룸 사바아다.

그는 창조되었을 때부터 미쳐있었다. 연약한 인간의 육신에 신의 정신. 한낱 피조물이 그 방대함을 견딜 수 있을리 만무했다.

신이 그에게 준 사명.

'인간을 이해하라.'

만약 이 사명조차 없었다면 그는 태어나자마자 바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것이다.

그는 10년 남짓한 세월동안 방황하고, 교회의 의자에 앉아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죽는 그 날까지 이 사명을 완수하지 못한채 죽었다. 10년의 짧은 시간조차 미쳐있는채로 살았다.

하지만 단 일주일. 그가 세상을 뜨기 전, 일주일간은 진실로 살아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이야기는 바로 그 최후의 일주일 간을 그린 것이다.



새하얀 시트 위에 한 남자가 죽은 듯 누워있다. 혈색도 거의 없어 창백하고 숨도 얕아 정말 시체로 밖에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는 잠시 후, 천천히 눈을 떴다. 그리고 눈을 쿡쿡 쑤시는 하얀 빛에 인상을 찌푸리고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오천구백이십팔..."

그리고 뒤이어 낯설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건 무슨 무슨 숫자야?"

남자는 별 무리없이 상체를 일으켜세우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오래 찾을 것도 없이 목소리의 주인은 그의 바로 옆에 앉아 있었다.

태양처럼 빛나는 금발에 크리스탈 결정을 품은 듯 반짝이는 눈동자가 아름다운 소녀였다. 하지만 남자는 그녀의 외모를 보고도 기계처럼 질문에 답했다.

"제가 자살을 시도한 횟수랍니다, 레이디."

소녀는 소녀대로 섬뜩한 말에도 아랑곳않고 수도로 목을 긋는 시늉을 해보였다.

"죽고 싶으면 칼로 그으면 되잖아? 그렇게 죽는 사람 많이 봤으니까 내가 보장할께."

"안됩니다. 보기보다 몸이 단단해서 어떤 물건으로도 제 피부를 뚫을 수 없답니다."

그의 말에 소녀가 신기하다는 듯 다가와 손가락으로 그의 팔을 푹푹 찔렀다. 확실히, 예의없는 행동거지였다.

"헤에~ 손톱으로 그어도 찢어질 것 같은데?"

"의심이 가신다면 직접 해보셔도 좋습니다."

"아냐, 됐어. 그런데 특별히 단련이라도 한거야? 도저히 그렇게는 안보이거든."

남자는 처음으로 약간의 감정을 실어 말했다.

"제가 신님의 편애를 좀 받는 사람이어서 말이죠."

"흐응~ 별로 부럽진 않지만."

소녀가 깍지낀 손으로 뒷통수를 받치고 고개를 까딱였다.

"일단 여기에서는 환영받을지도 모르겠네."

"무슨 뜻입니까?"

소녀가 턱짓으로 창밖을 가리켰고,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수도원'이라는 팻말이 눈에 들어왔다.

"수녀님이셨습니까."

"응, 수녀. 정식 수녀야."

그렇게 말하곤 그의 시트에 털썩 엎드리고 물었다.

"이틀밤 샜더니 졸려서 그러니까 뭐라 그러진마. 당신 이름이 뭐야? 귀찮지만 알아둬야지. 수녀는 여러가지로 쓸게 있어서."

도저히 수녀로는 보이지 않는 행동, 어쩜 이렇게까지 외모와 맞지않는 말투가 있을까. 그러나 남자는 '위화감'이라는 느낌을 몰랐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그에게는 조화롭게만 느껴졌으니까.

그는 무겁게 가라앉은 눈으로 그녀의 뒷머리를 내려다보며 대답했다.

"'룸 사바아다'입니다."

"으응~ 난 '유레아 포 밀 유에니리'라고 해. 잘 부탁합니다아."

그렇게 두 사람의 첫만남이 이뤄졌다.




재밌게 읽으셨길 바랍니다


작가의말

행복하세요.

음, 연재가 좀 뜸해질 수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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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1. 차별없는 사랑 - 6 18.01.12 49 2 9쪽
45 1. 차별없는 사랑 - 5 +1 17.01.30 152 4 7쪽
44 1. 차별없는 사랑 - 4 +2 17.01.27 162 4 7쪽
43 1. 차별없는 사랑 - 3 +2 12.03.04 274 5 11쪽
42 1. 차별없는 사랑 - 2 +2 12.02.18 307 5 9쪽
» 1. 차별없는 사랑 - 1 +3 12.02.13 299 4 5쪽
40 0. 이야기의 시작. +4 12.02.08 305 4 6쪽
39 4. devil deal +2 12.02.03 310 7 6쪽
38 3. 아버지 - 10 end +3 12.02.02 246 4 8쪽
37 3. 아버지 - 9 +1 12.01.29 247 4 8쪽
36 3. 아버지 - 8 +1 12.01.27 295 4 10쪽
35 3. 아버지 - 7 +1 12.01.22 366 4 10쪽
34 3. 아버지 - 6 12.01.22 286 4 9쪽
33 3. 아버지 - 5 +2 12.01.19 364 3 8쪽
32 3. 아버지 - 4 +2 12.01.17 286 3 11쪽
31 3. 아버지 - 3 +2 12.01.15 257 4 6쪽
30 3. 아버지 - 2 +1 12.01.12 323 4 12쪽
29 3. 아버지 - 1 +3 12.01.10 265 3 17쪽
28 XX. 그대를 위한 누군가의 외침 +1 12.01.09 248 4 2쪽
27 여든여덟의 추도문 - 5. 후로나 키인 - 9 end +2 12.01.04 237 4 5쪽
26 여든여덟의 추도문 - 5. 후로나 키인 - 8 +2 12.01.03 254 4 15쪽
25 여든여덟의 추도문 - 5. 후로나 키인 - 7 +1 12.01.01 244 3 14쪽
24 여든여덟의 추도문 - 5. 후로나 키인 - 6 +3 11.12.30 304 4 7쪽
23 여든여덟의 추도문 - 5. 후로나 키인 - 5 +2 11.12.28 261 2 9쪽
22 여든여덟의 추도문 - 5. 후로나 키인 - 4 +2 11.12.27 334 6 7쪽
21 여든여덟의 추도문 - 5. 후로나 키인 - 3 +1 11.12.26 232 3 7쪽
20 여든여덟의 추도문 - 5. 후로나 키인 - 2 +3 11.12.24 323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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