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나르키어스의 두근두근 판타지 서재!

악마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공포·미스테리

나르키어스
작품등록일 :
2012.03.04 23:26
최근연재일 :
2018.01.12 12:31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15,856
추천수 :
181
글자수 :
172,566

작성
12.01.03 11:04
조회
254
추천
4
글자
15쪽

여든여덟의 추도문 - 5. 후로나 키인 - 8

옛날에 썼던 글이에요




DUMMY

시간이 흘렀다.

소년이 키인의 글을 읽으며 감탄하고, 키인이 소년의 글을 읽고 사악하게 웃으며 낯부끄러운 장면을 비웃고, 소년이 덤벼들고, 동생이 진심으로 덤벼드는 둘을 말리고...

다시 시간이 지나서, 소년이 마침내 아버지의 인정을 받아 정식으로 글을 내고, 작가가 되어 키인과 동생에게 축하를 받고 기뻐서 울고, 그래도 아직 자기에게는 미치지 못한다며 으스대는 키인을 너그러이 용서해주겠다 생각하며 주먹다짐을 하고...

그 동안에도 소설 교환은 거르지않고 진행되었다. 이미 서로에게 배울 것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꾸준히 활동을 했다. 서로 말은 않았지만 일부러 서툴게 써서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은 이제 글의 발전을 위해서가 아니라 서로 비평하고 화내고 웃고 떠들기 위해서 하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마침내 그 교환이 여든여덟번째가 되는 날이 되었다.

그 날은 모든 일이 시작되고, 끝나는 날이었다.



"그럼 갔다올께."

훌쩍 자라 훤칠한 청년이 되어버린 소년은 겨드랑이에 두툼한 원고를 끼고 밖으로 나갔다. 소년의 동생은 소년을 배웅하며 소년이 모르게 짖궃게 웃었다.

오늘은 그가 지금껏 준비해온 장난을 시도해보는 날이었다. 사실 지금껏이라고 해봐야 두 달도 채 되지 않았다.

항상 그 날이 되면 방문을 열어두는 키인씨의 방으로 형과 함께 몰래 숨어들어가 서랍에 글을 넣으며 불현듯 생각해낸 장난이었다.

그는 후드를 뒤집어쓰고 소년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은밀하게 뒤를 밟았다. 사실 밟을 필요는 없었지만 그는 짜릿한 그 느낌을 가져보고 싶다는 아이같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소년이 키인의 방으로 들어가려는 때, 방 안에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항상 이 시간이면 아무도 없었기에 방심해서 들어갈 뻔한 소년은 깜짝놀라 문 옆에 등을 기댔다. 때문에 그도 덩달아 놀라 뒤로 쪼르르 달려갔다.

"도대체 언제쯤 신작이 준비된단 말입니까! 벌써 세 달째란 말입니다!"

인쇄소에서 온 사람의 말이었다. 이어 키인의 성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작가가 글을 찍어내는 기계인 줄 아시오? 아무래도 매일 글만 찍어내는 인쇄기 앞에 있다보니 세상을 그렇게 보게되었나본데! 착각도 적당히 하시오! 겨우 세 달만에 좋은 글이 완성될 것 같으면 나도 이렇게 골머리를 앓진 않소!"

"다른 작가들은 세 달은 커녕 두어달만에 순풍순풍 써낸단 말이오!"

"푸핫! 그게 글이란 말이오? 요즘 당신네들이 찍어내는 글을 보고 있자면 아주 웃음밖에 나오지 않더군. 도대체 그게 무어란 말이오!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서 단지 팔기위해 찍어내는 쓰레기같은, 똑같은 소재에 똑같은 형식으로 써내는 주물로 떠낸듯한 글이 아니오!"

"말이 심하구려!"

"심해? 난 아직 심한 말은 꺼내지도 않았소! 더 심한 말 퍼먹기 전에 당장 내 방에서 나가시게! 앞으로 두어달은 더 내게서 글을 받아낼 생각을 할 생각도 하지 말게!"

그렇게 한참을 다투고나서야 인쇄소 사람이 궁시렁거리며 그의 방에서 뛰쳐나왔다. 소년은 그에게 들키지 않도록 몰래 해야한다는 것도 잊은 채 그의 방으로 들어갔다. 키인은 인쇄소 직원이 돌아온 줄 알고 소리를 지르려다 소년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헤프게 웃었다.

소년은 애처럼 천진난만하던 그가 그런 웃음을 짓는게 슬펐다.

"또 싸우는군요, 키인."

"그래... 허구언 날 찾아와서는 저 지랄이지. 아... 나도 이제 이 짓을 그만둘 때가 된 것 같구나."

"그런 말씀마세요. 아직 당신의 글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잔뜩 있다고요. 저도 그렇고 제 동생도 그렇고요."

"하하... 그렇지. 내 독자들을 위해서도 내가 약해지면 안되겠지... 그런데 넌 웬일이냐?"

"아이고, 방금한 말은 취소해야겠네요. 줄창 싸우더니 오늘이 무슨 날인지도 잊었나보죠?"

그제서야 눈치챈 키인이 무릎을 탁치고 사과했다.

"아코, 미안하다. 벌써 그럴 때가 되었구나. 자, 그럼 네 글은 서랍에 넣어두고 같이 밥이나 먹으러 가자꾸나."

"그러죠."

키인이 외출 준비를 하는동안 소년은 글을 서랍에 넣어두었고, 둘은 담소를 나누며 밖으로 나갔다.

그 모든 것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그는 살금살금 그의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서랍을 열어 소년의 글을 보며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그가 생각해낸 장난은 지극히 단순했다. 여든일곱번이나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이어진 이 교환은 한 번쯤은 망쳐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떠올린 장난이었다. 둘의 글을 몰래 바꿔서 서로가 자기의 글을 읽게되어 교환이 무산된다. 누구에게도 피해가 가지않는 지극히 애다운 장난이었다.

그는 옛 미신에 나오는 '서랍요정'이 되려하고 있었다.

키인이 교환을 위해 준비해둔 글을 넣는 서랍을 미리 알아둔 그는 그 서랍에서 키인이 쓴 글을 꺼내서 소년의 글이 있던 자리에 놓았다. 그리고 서랍을 닫았다.

"자, 이제 형의 글을 여기에 넣는 일만 남았네."

그는 서랍에 형이 쓴 글을 넣고 닫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의 눈은 글의 제일 앞장, 맨 윗줄에 적힌 한 줄의 글귀에 고정되어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평소에 글을 즐겨읽는 그는 순식간에 첫장을 읽었고, 저도 모르게 첫장을 넘겨서 그 다음장을 넘겨보았다. 그렇게 한두장씩 넘겨읽던 그는 아예 서랍에서 원고를 꺼내어 엄청난 속도로 글을 독파해나갔다.

순식간에 글의 뒷장을 음미한 그는 자리에 주저앉아 황홀경에 빠져 몸을 추욱 늘어뜨렸다.


어찌 이렇게도 황홀한 글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그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형이 훌륭한 작가가 될 것이라 형이 고사리같은 손으로 깃털펜을 잡을 때부터 예상해왔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그는 그 원고를 품에 꼬옥 안았다. 그리고 결심했다.

장난은 중지다.

이것은 영원히 내가 품에 안고 있을테다.

그는 원고를 품에 안고 방에서 뛰쳐나왔다.

그 과정에서 그는 잊고 말았다. 이미 '키인의 글은 서랍으로 들어가있다는 사실'과 방문이 모든 이를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심지어 주인이 직접 쫓아낸 사람마저도.



소년과 소년의 동생은 숨이 턱에 찼는데도 멈출 생각은 하지도 않고 계속해서 달렸다.

단수령斷手令

손으로 지은 죄를 처벌하는 지극히 원시적이고 잔혹한 벌.

죄인의 양손목을 자르고, 그것을 본보기로써 광장에 이틀간 걸어놓는다.

소년은 마을 광장에 세워진 팻말에 적힌 글이 거짓이기만을 바랐다.


'금서를 써서 사람들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한 죄인, 키인의 손목.'


소년은 키인의 방을 박차고 들어갔다.

"키인!"

키인은 자신의 침대에 똑바로 누워있었다. 그는 땀에 쩔은 채로, 짜낸 웃음으로 그들을 반겼다.

"여어... 너희들 왔구나."

하지만 그들은 그의 인사를 받아줄 여유도 없었다. 소년은 망연자실한 얼굴로 무릎을 꿇었고, 동생은 얼굴을 손으로 감싸고 숨죽여 울었다.


그들의 존경받는 작가는 손목을 새빨갛게 물든 붕대로 둘둘 감고 있었다.

절대로 석 달 안에는 글을 쓸 수 없다고 말했던 진정한 작가는

영원히 그의 글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이미 마을에 떠도는 소문을 들어온터라 그들은 그가 어째서 그런 꼴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소년은 고개를 수그린채 키인에게 용서를 빌었다.

"미안해요, 키인... 나 때문에 당신이!"

"그건 또 무슨 말이냐?"

그의 말에 소년은 울음으로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린채 그의 침대로 기어가 이불에 얼굴을 파묻었다.

"모르는 채 말아요! 나 때문이잖아요! 그 인쇄소 직원이! 내가 쓴 글을 당신이 쓴 글이라고 착각했기 때문이잖아요!!"

인쇄소에서 독촉을 받은 직원은 몰래 키인의 방으로 들어가 있는 서랍은 모조리 열어보고 완성되어있는 한 글을 보고 희희낙락해서 그것을 가져갔다. 그리고 검토도 해보지않고 무조건 찍어서 그것을 사람들에게 팔았다.

하지만 그것은 지극히 이질적인 것이었다. 사람들에게서는 물론이고 일반적인 믿음마저도 뒤흔드는 '망덕한 글'이었다. 사람들은 들고 일어섰다.


금서를 태워라.

그리고

금서에 이름이 적힌 작가에게 합당한 벌을!


"나 때문이에요! 나 때문에 당신이 그렇게 된거라고요!!"

키인은 소년의 머리를 쓸어주려다가 자신의 손목을 보고 씁쓸하게 웃었다.

"아니란다. 절대 네 잘못이 아니야. 글을 함부로 둔 내 잘못이기도 하고, 내 글을 함부러 훔쳐간 직원의 잘못이고, 글을 검토하지 않고 인쇄해버린 인쇄소 잘못이지. 네게 잘못은 단 한 점도 없단다."

"아니에요! 전부 내 탓이라고요! 날 감싸지마요! 날 때리고, 내치라고요! 그래도 부족할 지경인데, 나를 용서해버리면 어쩌겠다는 말이에요!"

"네게 줄 벌은 없단다. 말했듯 네게는 죄가 없으니까."

하지만 소년은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일어서서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요. 그렇지 않아요, 키인."

"세페리..."

"당신이 나를 벌하지 않겠다면 나는 나를 스스로 벌하겠어요."

"그러지, 마렴."

키인의 만류에도 소년은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않고, 양손으로 가슴을 쥐어뜯으며 말했다.


"나는 이야기왕이 되겠어요."


그리고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

"이야기를 사랑하는 나를 버릴 수는 없지만 '글을 사랑하는 나'를 버릴 수는 있어요. 그러니 나는 앞으로 절대 글을 쓰지않고, 오직 이야기를 읽는 이야기왕이 되겠어요. 그리고 아버지의 일을 물려받아 세상에서 가장 큰 인쇄소로 키우고 이름을 '광장'이라고 하겠어요.

그래서 무책임한 인쇄소들을 모조리 집어삼키고 광장에 걸린 당신의 꿈이 죽는 모습을 절대로 보지 않도록... 나는...."

그 말을 끝으로 소년은 굳은 걸음걸이로 방에서 나갔다.

소년의 동생은 그 때까지도 손으로 얼굴을 가린채 울고 있었다. 그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 탓이다.

어줍잖은 장난을 쳐서 그의 손목을 잃게한 것은 다름아닌 자신이다.

오해를 한 형이 꿈을 버리게 만든 것 역시 자신이다.

그리고 이 상황에 와서도 그 마지막 글을 품에 안고, 키인에게 돌려줄 생각을 않는 것도 자신이었다.

"...자누."

키인은 그를 불렀다. 하지만 그는 꼼짝도 하질 않았다. 도대체 어떤 표정으로 그를 대하면 좋단 말인가. 답은 나와있었다.

그 어떤 표정으로도 그와 마주할 자격이 없다.

키인이 나긋나긋한 어조로 그를 불렀다.

"가까이 와주렴. 네게 반드시, 말해야만 할 것이 있단다. 부탁이니 이리로 와주렴."

그제서야 그는 천천히 발을 옮겨서 그의 옆에 섰다. 키인은 다시 부탁했다.

"손을 내리고 나를 보겠니."

그리고 키인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미 너를 용서했단다."

"안돼요!!"

그는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보이며 양손으로 그의 팔목을 잡고 애원했다.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제발 저를 용서하지마세요. 제발 저를 용서하지 말아주세요. 당신이 저를 용서한다면 저는...!!"

키인은 애정어린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부탁했다.

"물론 네게는 벌을 줄 생각이란다. 이 벌을 줌으로써 너를 용서하고, 너 스스로 너를 용서하게끔 할 생각이란다. 아니, 사실은 내 마지막 부탁이란다."

"시켜만 주세요! 제 죄를 용서받지 않을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시켜만주세요!"

그의 처절한 절규에 키인은 싱긋 웃으며 손목밖에 남지않은 손으로 그의 뺨을 닦아주었다.

"일단... 그 전에 부탁이 있단다. 네가 가져간, 형의 글을... 나, 나에게 읽어주지 않으련? 네가 그토록 사랑한 글을, 나, 나도 듣고 싶구나."

그는 지금껏 단 한번도 품에서 떼어놓지 않았던 그것을 꺼내 낭독하기 시작했다. 키인은 그의 낭독을 들으며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흥분해서 몸을 들썩이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가 그랬던 것처럼 황홀경에 빠져들었다.

"아아... 역시 그 아이의 글은, 이렇게나 아름답게 빛나고 있구나..."

키인은 눈물을 흘리며 몸을 돌려 양손목을 그의 손에 가져다대었다.

"제, 발 부탁한다. 내 부탁이기도 하고, 네 사죄이기도 한 내 말을 들어주렴... 저, 아이는 절대, 로 그 글에 나오는 이야기왕이 되어서는 안돼. 그 아이는 후로나가 되어야해! 평생 이 썩은 세상을 추도하는 추도문을 쓰며 세상을 위한 글을 남긴 후로나처럼 되어야해!"

격하게 말을 뱉어내더니 그는 갑자기 죽을것처럼 기침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한참동안 몸을 뒤틀고나서야 그는 겨우 기침을 삼키고 마지막 힘을 쥐어짜내어 말했다.

"부, 부탁...이야. 제발, 그 아이에게... 꿈을... 후로, 나로... 한...... 번, 더......"


별빛을 주렴.


그리고 키인의 손이 추락했다.



그는 키인의 책상 앞에 서서 그가 손을 잃기전에 남긴 글을 읽고 있었다. 그는 그 글에서 지금껏 소설 교환을 하며 보관해두었던 여든일곱편의 글이 있는 곳을 적어두었다. 또한 범인이 그임을 미리 알아채고 그를 안심시키기 위한 조치도 취해놓았다고 했다.

'네 장난도 서랍요정에서 기인한 거겠지? 영특한 네 형이 네가 한 짓이라는 걸 알아채기 전에 내가 손을 써놨어. '서랍요정' 이야기를 상황에 맞게 각색해서 녀석에게 글로 정리해 주었거든. 아마 낮은 확률이지만... 요정의 장난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터무니없는 말이었지만... 고마웠다.

그리고 그곳에서도 그는 마지막에 이렇게 적어놓았다.


'난 너희들을 용서했단다.'


하지만 그는 그렇지 못했다.

자기 때문이었다. 자기 때문에 작가가 손목을 잃고 작가 지망생이 꿈을 잃었다. 잘못된 장난 하나 때문에 이 모든 것이 어긋나고 말았다.

그는 그 글을 쾅소리가 나도록 책상에 내려놓고, 방에서 뛰쳐나와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서 비명을 질렀다.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그는 자기 때문에 무너져버린 두 사람에게 계속해서 용서를 빌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서 그들은 결코 세페리를 용서하지 않았다.

한참을 울부짖던 그는 결국 자신에게 남은 단 한가지 일이 무엇인지 자각했다.

속죄를 해야만 한다.

그는 울음을 멈추고 속히 그의 방으로 돌아와, 그의 침대 아래에 수북하게 쌓인 여든일곱개의 글을 모조리 가져와 자기만 아는 곳에 숨겨두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그가 죽었다는 소식을 알려 그가 장례식을 치를 수 있도록 했다.


요정은 결의했다. 죽을 때 죽더라도 반드시, 반드시 자기 손으로 이야기왕을 죽이고, 형에게 별빛을 되돌려주겠다 마음먹었다.

키인이 묻힌 묘지에서 소년은 꿈을 잃고, 별을 잃고 허우적거릴 손도 없어 끊없이 추락해버린 그가 묻힌 곳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의 묘비에 적힌 글귀를 손끝으로 매만지며 텅빈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미안해요... 미안해요..."

소년은 울지 않았다. 다만 묘비에 새겨진 글귀를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반복해서 되새길 뿐이었다.

'나는 너희들을 용서한다.'




재밌게 읽으셨길 바랍니다


작가의말

행복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36 라이도
    작성일
    12.01.03 13:44
    No. 1

    아아... 슬퍼요. 누가 나쁘다고 할 수 없이 아파하기만 해야한다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1 NANOST
    작성일
    12.01.03 22:15
    No. 2

    후로나(이야기 왕)가 쓴 원고를 읽는 장면이 '꿈꾸는 책들의 도시'에서 나온 장면하고 비슷하네요 ㅎㅎ 울다가 웃다가 마지막엔 황홀경..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악마보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늦은 감이 있지만 이 글을 보기 전에. +3 12.01.11 396 0 -
공지 댓글 좀 부탁드립니다아~ +2 11.12.10 297 0 -
공지 연재 재개 +11 11.12.01 484 0 -
46 1. 차별없는 사랑 - 6 18.01.12 49 2 9쪽
45 1. 차별없는 사랑 - 5 +1 17.01.30 152 4 7쪽
44 1. 차별없는 사랑 - 4 +2 17.01.27 162 4 7쪽
43 1. 차별없는 사랑 - 3 +2 12.03.04 274 5 11쪽
42 1. 차별없는 사랑 - 2 +2 12.02.18 307 5 9쪽
41 1. 차별없는 사랑 - 1 +3 12.02.13 299 4 5쪽
40 0. 이야기의 시작. +4 12.02.08 305 4 6쪽
39 4. devil deal +2 12.02.03 310 7 6쪽
38 3. 아버지 - 10 end +3 12.02.02 246 4 8쪽
37 3. 아버지 - 9 +1 12.01.29 247 4 8쪽
36 3. 아버지 - 8 +1 12.01.27 295 4 10쪽
35 3. 아버지 - 7 +1 12.01.22 366 4 10쪽
34 3. 아버지 - 6 12.01.22 286 4 9쪽
33 3. 아버지 - 5 +2 12.01.19 364 3 8쪽
32 3. 아버지 - 4 +2 12.01.17 286 3 11쪽
31 3. 아버지 - 3 +2 12.01.15 257 4 6쪽
30 3. 아버지 - 2 +1 12.01.12 323 4 12쪽
29 3. 아버지 - 1 +3 12.01.10 265 3 17쪽
28 XX. 그대를 위한 누군가의 외침 +1 12.01.09 248 4 2쪽
27 여든여덟의 추도문 - 5. 후로나 키인 - 9 end +2 12.01.04 237 4 5쪽
» 여든여덟의 추도문 - 5. 후로나 키인 - 8 +2 12.01.03 255 4 15쪽
25 여든여덟의 추도문 - 5. 후로나 키인 - 7 +1 12.01.01 244 3 14쪽
24 여든여덟의 추도문 - 5. 후로나 키인 - 6 +3 11.12.30 304 4 7쪽
23 여든여덟의 추도문 - 5. 후로나 키인 - 5 +2 11.12.28 261 2 9쪽
22 여든여덟의 추도문 - 5. 후로나 키인 - 4 +2 11.12.27 334 6 7쪽
21 여든여덟의 추도문 - 5. 후로나 키인 - 3 +1 11.12.26 232 3 7쪽
20 여든여덟의 추도문 - 5. 후로나 키인 - 2 +3 11.12.24 323 4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