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안녕하세요. 작가 아히체입니다. 에피소드 후기가 나간 지 얼마나 됐다고 또 공지라니... 죄송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렇다고 연재중지 공지는 아니니 걱정 마소서.
얼마전 저는 귀한 비평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밤새도록 고민했습니다. 주된 문제점 중 지금 가장 심각한 건 구성의 문제였습니다. 문장오류나 설정오류, 개연성 구멍 같은 건 조금씩 고쳐가며 완결 후 리메이크 할 예정이었지만 전체적 뼈대에 문제가 있다면 이후의 이야기 지반 자체가 흔들리게 됩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독자님께서는 잘 아시다시피 외전 <소녀의 기도>부터 시작하여 단편<하빌리스의 형제>를 거쳐 본편의 프롤로그인 <미궁의 빛>은 장장 24화부터 시작입니다.
세 이야기의 배경은 같은 세계관 같은 시간의 흐름을 이루고 있으며 약간의 시간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다르고 시점이 다르죠. 시작이 히오였던 만큼 전반적인 이야기 자체가 <소녀의 기도>로 시작되어 그 후 본편의 이야기는 오히려 외전처럼 느껴진다는 것을.
외전이 본편이 되고 본편이 외전화 인식되어버린 사실이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사실 새로운 편을 올릴 때마다 새로 읽어주시는 독자님들께서 <소녀의 기도> 이후의 편에서 떠나시는 걸 늘 느끼고 있었습니다. 히오의 이야기가 읽고 싶어서 선작해주신 분들이 대뜸 다른 이야기만 전개되니 실망하실 만합니다.
알고 있었는데 외면했습니다. <소녀의 기도b>가 연재되면 벌려놓는 판이 잘 어우러질 거라는 착각 속에 있었습니다.
그러하기에 완결까지 쉼 없이 달릴 예정이었는데 지금은 뒤를 돌아볼 필요가 있음을 느낍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외전을 분리해 내기로 결정했습니다. 세계관의 설정을 자연스럽게 이해시키기 위해 구성한 외전인지라 그게 빠져나가고 나면 이야기의 기본설명이 너무 약해져 <미궁의 빛> 전반적으로 보충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원래라면 <원추리 연가> 에피소드가 끝이 나면 그 뒤에 따라올 외전이자 히오의 5년 후 이야기인 <소녀의 기도b>를 붙여 스핀오프 작으로 따로 연재하겠습니다.
매일 새벽 4시까지 글을 쓰지만, 곰손인지라 겨우 주 2회에 맞추는 저에게 있어 두 가지 동시 연재는 불가능하므로ㅜㅜ 시간의 흐름에 맞춰 <소녀의 기도b>부터 쓰는 게 어떨까 하는데 독자님들 생각은 어떠실까요.
참고로 이야기의 시간 흐름은
소녀의 기도a -(5년 후)-> 소녀의 기도b -(5년 후)-> 미궁의 빛 입니다.
지금 이야기가 첫 외전의 10년 후 이야기인 셈입니다.
종종 참관이 된 로즈웰(참관 나라)과 총사령관이 된 에디온(위리안 총사령관)이 언급되는데 그 과정의 비워진 중간 퍼즐이 <소녀의 기도b>에서 다뤄질 예정이었습니다.
소설은 오직 글로만 머릿속으로 이미지를 상상하여 즐기는 콘텐츠인데 이런 얼빠진 징검다리 구성으로 독자의 집중력을 흩트려놓은 작가가 이 글의 가장 큰 안티였습니다ㅜㅜㅜ
수정 계획은 <소녀의 기도a>의 전반적인 퇴고를 거쳐 <소녀의 기도b>를 연재. 묶어서 별개의 작품인 <소녀의 기도>란 소설을 새로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미궁의 빛> 초반부를 수정하여 설정묘사를 덧붙이고 지금까지 진행해왔던 <원추리 연가> 의 새 글을 이어나가는 식이 될 것 같습니다.
머리를 좀 식히고 돌아오겠습니다.
이 비이상적인 구도에서도 어렵사리 따라와 주신 내 님들... 새 글을 기다려준 독자님께 정말 죄송합니다.
두 번 세 번 약속드립니다. 더 좋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명절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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