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아히체님의 서재입니다.

오늪의 이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아히체
그림/삽화
@jo_9o
작품등록일 :
2015.10.03 15:53
최근연재일 :
2016.02.20 09:13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17,248
추천수 :
59
글자수 :
288,708

작성
15.12.12 10:43
조회
261
추천
0
글자
11쪽

원추리 연가 _ 9. 결혼 축제(1)

DUMMY

이틀 동안 지독한 폭풍우를 앓았던 마을은 칙칙했던 무채색 풍경을 걷어내고 유채 빛 활기를 띠었다. 이곳은 린카 지구의 유라 마을. 마을의 중심에 우뚝 솟아있는 전망대를 중심으로 삼각형을 이루는 지점에 위치하는 세 개의 광장은 축제 준비로 인해 요란스럽게 들썩거렸다.


광장의 한가운데에는 마을의 상징과도 같은 빨간 지붕을 가진 정자가 우뚝 솟아있다. 마치 춤을 추는 듯한 형상을 그리는 붉은 보도블록이 정자를 중심으로 배열되어 그 아름다움을 마음껏 뽐내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이 광장을 빨강 광장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노란 지붕을 가진 노랑 광장, 나머지 하나의 파랑 광장이 도보로 10분 거리의 장소에 나란히 자리 잡고 있었다.


서로 다른 광장을 잇는 주황 길, 초록 길, 그리고 보라 길이라고 이름 붙여진 길목에는 각기 길을 상징하는 색깔의 간판에 커다랗게 번호를 적어 매달은 가판대가 쭉 늘어 서 있다. 축제의 행사와 더불어 길 끼리 단합 전으로 매출을 견주어 보는 그들만의 경기도 한창 진행 중이었다.


축제를 하루 앞둔 세 길목은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인해 발 디딜 틈 없이 북적북적했다. 아르니카 왕국의 끝자락이라는 지리적 악조건에 불구하고 이 정도의 관광객을 끌어내는 건 바로 린카 지구의 행사를 통틀어 가장 화려하다는 결혼 축제의 인기 덕분이리라.


축제의 본 행사인 스물두 쌍 예비부부의 합동결혼식이 펼쳐지는 노랑 광장에는 단상과 카펫, 신부의 드레스나 웨딩 케이크를 형상화한 조형물의 설치가 한창이다.


땅에 닿을 듯 내려앉은 어깨를 비틀거리며 초록 길을 걷고 있던 사내는 푸르다 못해 눈부신 하늘을 올려다보며 미간을 찡그렸다. 머리에 둘러쓴 검은 보자기는 지역 신관을 상징하는 문양이 들어간 옷과 어울리지 않은 행색이었다. 그 이상한 꼴의 사내- 루가는 사람들이 붐비는 구간을 피해 하릴없이 걷고 있었다.


노랑 광장의 거대한 케이크 조형물을 보고 이성을 놓아버린 탓에 세로에게 받은 2만 에폰 전부를 간식비로 탕진한 게 벌써 한 시간 전의 일이다. 빈털터리가 된 그는 각자 한 길씩 맡아서 판들 영감의 가판대를 찾기로 한 약속조차 잊어버리고 정처 없이 방황하는 중이었다.



원추리 연가 _ 9. 결혼 축제(1)



"찾아봤어?"


"잘못했어!"


파랑 광장으로 이어지는 초록 길의 끝자락에서 세로를 발견한 루가는 반성 어린 사과부터 무겁게 내려놓았다. 세로는 한숨을 길게 내 쉬고 루가가 쓸고 지나온 초록 길을 향해 발을 내디딘다.


애초부터 루가를 혼자 내보내는 것보다 함께 두 길목을 돌아보는 게 더 나을 거란 생각에 그를 기다리고 있던 참이었다. 어기적거리며 세로를 쫓는 루가의 걸음을 따라 그의 주머니에 억지로 쑤셔 넣어 둔 사탕과 소시지, 엿 등이 줄줄 흘러나온다. 세로는 혀를 찼다.


"여행에 필요한 물건을 보충하라니까."


"아 그게. 인간적으로 로보 마을에서는 아크에 너무 쫀쫀했잖아! 반대로 에폰에는 사람들이 너무 너그러우니까 나도 모르게."


"그게 다는 아니잖아."


바닥에 떨어진 간식거리를 양팔로 열심히 쓸어 모으던 루가는 입술을 삐죽거리며 투덜거렸다.


"근데 같은 돈인데 어찌 그리 차별이 심해."


아이힌 덕택에 환전 아닌 환전의 득을 보게 된 세로의 주머니는 얇아진 두께와는 반대로 폭풍적인 위력을 드러냈으니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진흙 물에 흠뻑 절어있었던 세 사람을 웃음으로 맞이해 준 여관이 그 대표적인 예였다.


"아르니카 왕국의 실세가 그러하단 거다.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시기이지만 그 껍데기를 세 개의 독립국이 잘 지켜주니까 무너지지만은 않는 거지."


약 56년 전. 왕가의 몰락과 함께 그 위상이 크게 꺾인 아르니카 왕국은 그 뒤로도 몇 번이고 정권의 교체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국민의 강력한 반발에 왕가의 피가 흥건한 상처는 메워지지 못한 채 곪아가고 있었다.


껍데기만 남은 왕국의 우둔하기만 한 몸집을 외부로부터 지켜준 건 이젠의 양성을 맡은 서신국과 동신국, 에포니엄 유일하게 멸족한 젠을 부리는 가문인 이레드 독립 가문. 이 세 가지 세력이었다. 이들이 왕국에서 독립해 나오며 체결한 협약은 아르니카 왕국의 마지막 방어선이었다.


"두 개의 신국이나 독립가문이나 정말 대단해."


"아르니카 내부 사정에 관여하지 않는 것. 국경을 지키는 것. 그게 바로 독립 협약의 핵심이니까. 왕국의 영토와 정권을 탐내지만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독립해 나올 수 있으니 손해 볼 것 없는 협약이지. 애초부터 그들의 영토는 국경에 닿아 있으니까."


보라 길과 초록 길의 탐색을 마친 두 사람은 모루와의 합류를 위해 약속 장소였던 중앙의 전망대를 향해 부지런히 걸었다. 거리를 오가는 많은 사람들 중 느긋하게 걷고 있는 건 세로나 루가 같은 외지에서 온 관광객뿐이었다.


식재료를 들고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음식점 점원부터 시작해서 행사를 준비하는 준비요원들 까지 하나같이 얼굴에 홍조를 띄우고 바쁘게 몸을 움직인다.


예비부부들을 축하하기 위한 하객들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들고 있는 터라 손님이 미어터지는 식당이며 여관, 상점과 더불어 마을 전체가 들떠 있음이 느껴졌다.


"다들 바쁜데 즐거워 보이네."


"이 정도로 큰 축제일 거라고 생각도 못 했는데. 로보 마을의 많은 관광객 또한 이 축제의 영향이었군."


"근데 모루는 왜 이렇게 안 와. 설마 판들 영감이란 사람은 없는 사람 아냐? 아이힌이 또 사기를 친 건 아니겠지?"


"사기가 일상인 여자지만 대가를 챙긴 이상 거짓 정보를 주지는 않아."


루가는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고 전망대의 부근을 빙글빙글 맴돌았다. 행사 관리를 맡은 사무실이 위치한 마을 중앙의 전망대는 발본 가문이라는 한 집안의 소유였다.


결혼 축제를 처음 고안해 낸 발본 부부는 사랑의 도피를 떠나 온 어리고 가난한 부부였고 한다. 고향에서 도망쳐 나와 발붙일 데 하나 없었던 그들을 따뜻하게 받아준 곳이 바로 이곳, 유라 마을이었다.


그 당시의 마을은 상인들조차 찾지 않는 첩첩산중의 입지적인 한계와 가뭄으로 인한 농작 실패로 인해 쓸쓸히 메말라 가고 있었다. 마을의 부흥을 위해 두 팔 걷어붙이고 열심히 일했던 어린 부부는 1년 뒤, 마을 사람들의 배려로 조그만 결혼식을 할 수가 있었다.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정을 베풀기로 한 두 사람은 전 재산을 털어 마을의 가난한 부부들을 위한 합동결혼식을 매년 기획했고, 그게 입소문이 나면서 60년이 지난 지금은 마을을 대표하는 거대한 축제가 된 것이다.


심심해진 루가는 전망대의 입구의 안내판에 새겨진 결혼 축제의 유래를 소리 내어 읽었다.


"세로님. 루가! 판들 영감의 가판대를 찾았다네."


"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


두 사람의 시야에 불쑥 끼어든 하얀 얼굴은 나무를 정교하게 깎아서 만든 토끼 가면이었다.


"아 놀래라. 어이 토끼 인간. 그 가면은 뭐야?"


낮은 웃음을 흘리며 얼굴을 드러낸 모루는 쓰고 있던 가면을 목 뒤로 돌려 넘겼다.


"가보면 알 거라네."



모루의 안내를 받아 주홍빛 간판이 하늘을 물 들이고 있는 넓은 길을 한참 걸어 들어갔다. 모루의 걸음이 멈추어선 49번 가판대에는 새하얀 머리카락이 길을 내어놓은 가르마가 세 사람을 반기고 있었다.


"혹시 판들 씨 되십니까?"


가판대에 엎드려 숙면을 취하고 있던 노인은 침을 닦으며 일어나 습관처럼 중얼거렸다.


"나무 가면 2만 5천 에폰."


"부탁드릴 게 있어서 이렇게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나무 가면 2만 7천 에폰."


"저희는 아이힌의 소개로 왔습니다."


"3만 에폰."


말을 마친 판들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들 사이로 소리 없는 실랑이가 한참을 오간다. 굳세게 닫힌 그의 입술만큼이나 굳세게 닫혀 있었던 세로의 지갑이 먼저 그 입을 열었다.


사슴뿔 모양이 정교하게 세공된 나무 가면이 이번에는 루가의 얼굴 위에 자리 잡았다. 루가는 사슴 흉내를 내며 모루의 목 뒤로 넘어간 토끼 가면의 귀를 물어뜯는 시늉을 해 보였다.


"용건만 간단히 말해. 난 바쁘니까."


"행권 때문에 왔습니다."


세로는 주머니에서 아이힌의 손수건을 꺼내어 건넸다. 진흙 물을 뒤집어쓰고 세탁까지 거쳤지만, 사라져 버린 향기와는 달리 붉은 입술 자국은 조금도 연해지지 않았다.


"예순이 넘은 늙은이에게 입술을 찍어 보내다니. 이 발칙함은 아이힌의 것이 맞구먼."


아이힌의 손수건을 받아든 판들은 손수건을 등 뒤로 내던졌다. 붉은 입술 자국에서 일어난 불꽃이 순식간에 손수건을 태워버린다. 그는 가판대 아래에서 나무 가면을 하나 꺼내어 세로에게 던졌다.


"선수금 50만 에폰. 그 안에다가 인적 사항을 적어와. 그리고 그 나무 가면은 5만 에폰 짜리다."


판들은 목젖이 보이도록 입을 크게 벌려 하품을 하고는 다시 가판대 위로 얼굴을 파묻었다.


"축제가 끝나면 다시 와라. 시끄러워서 도저히 세공에 집중할 수가 없으니 말이다."


더 살 게 아니라면 더 이상의 시간을 내줄 수 없다는 무언의 압력을 풍겨대는 그를 뒤로하고 세로는 아쉬움의 발길을 돌렸다. 2만 에폰을 간식비로 삼킨 게 조금 전의 일이면서 배고프다고 칭얼거리는 루가를 보고 있으니 그제야 허기가 몰려들었다.


어느덧 시간은 식사 시간에 가까워져 있었다. 이미 후각에 제 모든 걸 맡긴 루가의 걸음을 쫓아 세 사람은 근처의 음식점에 들어섰다.


"굉장한 수완가로군. 역시 아이힌의 인맥이야."


5만 에폰짜리 나무 가면을 만지작거리며 세로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토끼나 사슴이 아닌 달걀처럼 맨들맨들하게 깎은 동그란 표면 위로 구불구불 꼬아진 유선형의 실선들을 따라 길을 파놓은 가면이었다.


세 개의 가면을 깎은 실력은 요모조모 뜯어보지 않아도 그 깔끔함과 세밀함이 한눈에 비친다. 이걸 만든 자가 만든 행권이라면 확실히 진짜와 비교해도 모자랄 게 없을 것이라는 안심이 들었다. 하지만 문제는 어마어마한 가격이었다.


"어떻게 해. 돈이 모자라. 행권 하나 값도 안 되는걸."


"셋이서 축제 기간 내도록 일해도 벌기 힘든 금액이군."


"아. 우울하다. 사장님. 여기 한 접시 더요!"


주문을 받던 종업원의 등 뒤의 벽에 붙어있는 화려한 벽보가 산만한 루가의 시야에 들어찼다. 루가는 동그란 두 눈을 굴렸다.


"결혼 축제 2부 행사. 사랑은 전쟁? 사랑은 전쟁이야?"


"글쎄."


"우승한 예비부부 한 쌍에게 300만 에폰의 상금과 전국 일주 신혼여행이라. 전국 일주를 하려면 저것도 행권이 필요한 일이겠지?"


"합법적인 혼인 신고는 돈이 안 드는 일이니까."


"결혼은 좋구나. 저기서 우승만 한다면 여행도 가고, 돈 받고 공짜로 행권을 만들 수 있잖아."


"…."


여섯 개의 눈동자가 벽보를 향해 동시에 시선을 쏘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오늪의 이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국가 및 용어, 캐릭터 설정집 (업데이트 15.12.20) +2 15.10.08 542 0 -
48 원추리 연가 _ 27. 번뇌 16.02.20 403 2 17쪽
47 공지 16.02.06 255 2 4쪽
46 원추리 연가 _ 26. 악몽의 편린 16.02.03 326 0 15쪽
45 원추리 연가 _ 25. 별을 헤매는 아이들 + 후기 16.01.30 418 1 16쪽
44 원추리 연가 _ 24. 환상 서곡 16.01.27 280 0 18쪽
43 원추리 연가 _ 23. 살인귀의 본능 16.01.23 448 0 18쪽
42 원추리 연가 _ 22. 빛과 어둠의 춤 16.01.20 278 0 18쪽
41 원추리 연가 _ 21. 새하얀 심연 16.01.16 302 0 16쪽
40 원추리 연가 _ 20. 별을 헤는 아이들 16.01.13 347 0 17쪽
39 원추리 연가 _ 19. 붉은 바위 너머 비밀 16.01.09 501 0 17쪽
38 원추리 연가 _ 18. 작은 도둑 16.01.06 255 0 14쪽
37 원추리 연가 _ 17. 황야의 꿈 16.01.02 483 0 14쪽
36 원추리 연가 _ 16. 제박 15.12.30 416 1 21쪽
35 원추리 연가 _ 15. 기적을 위한 한 걸음 15.12.26 333 1 16쪽
34 원추리 연가 _ 14. 사랑은? 전쟁! 15.12.23 278 0 13쪽
33 원추리 연가 _ 13. 사랑은! 전쟁? 15.12.20 177 0 15쪽
32 원추리 연가 _ 12. 태양의 의무 15.12.19 440 0 13쪽
31 원추리 연가 _ 11. 화원의 자장가 15.12.16 266 1 11쪽
30 원추리 연가 _ 10. 결혼 축제(2) 15.12.13 281 0 11쪽
» 원추리 연가 _ 9. 결혼 축제(1) 15.12.12 262 0 11쪽
28 원추리 연가 _ 8. 결의 15.12.12 462 0 12쪽
27 원추리 연가 _ 7. 어둠의 구렁 15.12.09 285 0 10쪽
26 원추리 연가 _ 6. 함정 15.12.06 229 0 10쪽
25 원추리 연가 _ 5. 마녀 아이힌(2) 15.12.03 348 0 11쪽
24 원추리 연가 _ 4. 마녀 아이힌(1) 15.12.01 494 0 11쪽
23 원추리 연가 _ 3. 여행의 시작(3) +3 15.11.29 409 1 9쪽
22 원추리 연가 _ 2. 여행의 시작(2) +2 15.11.29 509 3 9쪽
21 원추리 연가 _ 1. 여행의 시작(1) 15.11.25 282 1 11쪽
20 미궁의 빛 _ 14. 미궁의 빛 15.11.22 366 1 14쪽
19 미궁의 빛 _ 13. 의외의 탈주로 15.11.20 430 1 15쪽
18 미궁의 빛 _ 12. 루인의 망령(3) 15.11.18 243 1 14쪽
17 미궁의 빛 _ 11. 루인의 망령(2) 15.11.17 317 1 11쪽
16 미궁의 빛 _ 10. 루인이 망령(1) 15.11.15 409 1 15쪽
15 미궁의 빛 _ 9. 공동묘지의 소녀 15.11.13 259 2 15쪽
14 미궁의 빛 _ 8. 악마 루아브(2) 15.11.11 298 1 14쪽
13 미궁의 빛 _ 7. 악마 루아브(1) 15.11.08 395 1 14쪽
12 미궁의 빛 _ 6. 가짜들의 싸움 15.11.06 332 2 9쪽
11 미궁의 빛 _ 5. 탈출의 전야제(2) 15.11.04 352 1 9쪽
10 미궁의 빛 _ 4. 탈출의 전야제(1) 15.11.01 402 0 12쪽
9 미궁의 빛 _ 3. 시연의 뜰 15.10.31 342 0 15쪽
8 미궁의 빛 _ 2. 새장 속 소년(2) 15.10.30 296 3 12쪽
7 미궁의 빛 _ 1. 새장 속 소년(1) 15.10.28 286 2 12쪽
6 하빌리스의 형제 _ 6. 하빌리스의 형제 15.10.25 406 1 16쪽
5 하빌리스의 형제 _ 5. 미친 예술가의 사학(2) 15.10.23 277 0 13쪽
4 하빌리스의 형제 _ 4. 미친 예술가의 사학(1) 15.10.21 367 0 14쪽
3 하빌리스의 형제 _ 3. 재회 15.10.18 220 0 13쪽
2 하빌리스의 형제 _ 2. 안내인 15.10.17 376 2 14쪽
1 하빌리스의 형제 _ 1. 북문 입국소 15.10.15 430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