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아히체님의 서재입니다.

오늪의 이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아히체
그림/삽화
@jo_9o
작품등록일 :
2015.10.03 15:53
최근연재일 :
2016.02.20 09:13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17,250
추천수 :
59
글자수 :
288,708

작성
15.12.16 09:14
조회
266
추천
1
글자
11쪽

원추리 연가 _ 11. 화원의 자장가

DUMMY

산 위에서 하늘 위로 솟구치는 기다란 구름이 마치 기지개를 켜는 것처럼 노곤해 보인다. 언덕 위에서 보이는 마을은 하나의 예술작품 그 자체였다.


전망대를 둘러싸고 있는 세 개의 광장은 색의 광장이라는 그 명칭이 제 몸에 꼭 맞는 옷처럼 잘 어울렸다. 한가운데의 정자를 중심으로 원색의 보도블록이 그리는 유선의 흐름은 웅장하고 때로는 우아했다.


제각기 다른 개성의 광장들이 이어졌을 때 그 아름다움은 극에 달했다. 길을 걸었을 땐, 그저 한 가지의 색의 상징이라고 생각했던 길목은 두 광장의 색의 혼합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그 음영이 마치 강물처럼 힘 있게 흘러가는 듯한 환상을 자아냈다.


"정말. 아름답다."


세로는 자신도 모르게 탄식을 흘렸다. 문득 손에 들린 판들 영감의 나무 가면이 눈에 들어온다. 가면에 새겨진 세 가지 색깔의 곡선은 세 개의 길과 광장을 상징하고 있었다. 그 감동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고스란히 옮겨온 5만 에폰 짜리 나무 가면의 섬세함이 그제야 와 닿는다.



원추리 연가 _ 11. 화원의 자장가



"유라 마을의 자랑이죠. 마을의 재정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을 무렵, 큰 마님이 착안하신 기획입니다. 산에 둘러싸인 마을이라 그 경치를 만끽할 수 있기에 그 매력은 배로 크지요. 이곳은 그 중 명당입니다."


"근데 여긴 정원이 아니라 그냥 산의 언덕이잖아."


루가는 가지각색의 꽃들이 활짝 피어 있는 언덕을 휘둘러보았다.


"이 언덕은 발본 가문의 땅으로 자연의 손길이 빚은 화원입니다. 뮤 아가씨가 손수 돌보시는 곳이죠."


아당크의 말대로 바람을 타고 날아온 꽃씨가 틔어 올라 피워낸 다양한 들꽃과 정성껏 가꾸어 키운 화원의 꽃들이 어우러져 서로를 더욱 빛나게 했다. 꽃의 숲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었다. 꽃향기를 머금고 있는 공기는 너무나 달콤해서 들이쉬기만 해도 피로가 싹 달아난다.


"뮤 아가씨는 유라 마을의 여신입니다. 얼굴도 아름다우시고 마음씨가 어찌나 고우신지. 처음 보는 사람들을 돕고자 애지중지하신 언덕의 화원을 이렇게 열어 주시다니요."


"아당크 씨는 좋은 분을 모시고 계시는군요."


"당연합니다. 뮤 아가씨를 모시는 건 정말 영광입니다. 내일이면 아가씨는 다른 집안사람이 되시지만 전 영원히 아가씨와 발본 가 만을 모실 겁니다."


세로의 말에 아당크는 기쁜 듯이 화답했다. 그의 말에는 뿌듯함과 깊은 애정이 묻어났다.


아당크는 그의 자랑스러운 아가씨를 떠올렸다. 처음 아가씨를 마주한 날의 하늘빛이며 공기의 냄새마저 선명하다. 발갛게 물든 두 뺨이 작은 토끼 같았던 귀여운 여자아이.


[친구가 되어 줄 거야?]


[아,아닙니다. 어찌 미천한 제…. 가 아가씨의 친구라뇨….]


[미천한 사람은 없어. 사람은 누구나 다 귀한 거야.]


[그. 그렇다고 해도…. 에잇취!]


자그마한 하얀 손이 주저 없이 소년의 때 묻은 옷매를 매만졌다. 스쳐 간 온기에 소년의 얼굴은 홧홧하게 타올랐다.


[옷부터 갈아입어야겠다. 앞섬이 다물어지지 않아.]


걱정스러운 기색으로 그리 말하던 소녀는 갑자기 자신의 웃옷을 훌렁 벗어 소년의 머리 위에 덮어씌운다. 분홍색 프릴 밑으로 드러난 소년의 황망한 눈동자에 비친 꼬마 아가씨는 벌건 대낮에 속의 하나만을 남긴 채 태양보다 더 해사하게 웃음 짓고 있었다. 그 미소에 녹지 않는 이가 있을 리 없었다. 그 날부터 아가씨는 소년의 태양이었다.


"근데 그 아가씨는 아땅크 씨한테만 까칠한 것 같은데?"


루가가 불쑥 끼어들어 의문을 토해내기 전까지는 그는 자신의 세계 속에서 유유자적하고 있었다.


"아땅크가 아니라 아당크입니다. 분명 거사를 앞두고 신경이 날카로워지신 겁니다. 그런 아가씨가 두 분을 흔쾌히 돕는 건 아마도 두 분의 딱한 사정에 아가씨의 어머니, 작은 마님이 생각나셨기 때문일 겁니다."


"사랑의 도피?"


아당크는 느리게 고개를 저었다.


"작은 마님은 성인식도 치르지 못한 어린 나이에 떠돌이 수리공과 사랑에 빠지셨습니다. 큰 마님의 반대에 부딪혀 사랑의 도피를 떠나려던 밤. 그 남자는 나타나지 않고 홀로 떠났다고 합니다. 그 뒤로 새로 들어온 혼담에 응하기도 전, 미혼의 몸으로 아가씨를 낳았습니다."


출산 이후, 발본가의 작은 마님은 오랜 기간동안 시름시름 앓다 결국 병상에서 영원히 눈을 뜨지 못했다고 한다.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은 뮤는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과 더불어 결혼과 사랑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말았던 것이다.


"그런 아가씨가 마음을 다잡고 멋진 분과 혼인을 올릴 수 있게 되어서 전 정말 기쁩니다."


그는 윗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어 눈물을 닦았다. 눈 위로 차오른 눈물이 끊임없이 퐁퐁 솟아올라 손수건의 가장자리 끝까지 젖어 들어간다.


"정말. 기쁜 게 맞아?"


어느새 땅이 꺼지라 오열을 토하는 아당크를 보며 머쓱해진 루가가 머리를 긁적였다.


"아가씨를 생각하는 마음은 마을 청년들 모두가 같습니다. 작은 마님께서 돌아가시기 전, 아가씨를 잘 부탁한다고 남기신 그 말씀 잊지 않습니다. 전 아가씨의 형제이자 친구이자 보좌입니다. 다른 마음은 절대…."


아당크는 제 말을 곱씹고 또 곱씹었다. 그것은 남에게 하는 말이 아닌 자신에게 당부하는 말이였다.


"다른 마음이 뭔데?"


"은애한다는 뜻이라네."


"세로님. 은애가 뭐야?"


"좋아한다는 거겠지."


자신을 향하고 있는 똘망똘망한 어린 눈동자들이 문득 느껴지자 아당크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달아올랐다. 그의 차가운 도시 남자 이미지는 뮤의 등장 이후 뼈대도 남지 않고 사그라졌다.


"줄기를 넉넉하게 남겨두고 자르셔야 합니다. 마음에 드시는 꽃을 여기 이 바구니에 넣어 발본 저택으로 가져다주시면 부케로 만들어드리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잔뜩 놀림 받고 괴롭힘당한 것 같은 모습의 아당크는 손수건으로 눈가를 찍으며 빠른 걸음으로 언덕을 벗어났다.


"저기 망령 씨."


아당크가 두고 간 바구니를 집어 든 모루는 끙, 소리를 내며 잠시 여운을 두고는 금세 밝은 목소리로 자신의 명칭을 고쳐준다.


"모루라고 부르게."


"내가 널 위해 멋진 이름 지어놨는데, 세로님의 애인 이름을 홀랑 받아버리다니."


"애인이 아니고 동생이다. 그리고 세로님이라고 언제까지 부를래."


사무실에서 받아온 행사 안내 책자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세로가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불만은 누구 하나 귀담아듣지 않는다.


"자네는 뭐라고 지었는가."


"로라네리피아라."


"길군. 기각."


"너무해!"


기억도 나지 않은 과거 속에서만 존재했던 따스한 오후의 볕이 반가운 루가는 물기를 잔뜩 머금은 풀밭 위를 마음껏 굴러다녔다. 세로가 그의 요란한 움직임에 주의를 시켰지만 크게 제지하지는 않는다.


"아 왠지 한적하다. 왠지 노래라도 불러야 할 것 같은 날씨네."


루가는 중얼중얼 머릿속을 맴도는 가사 몇 마디를 내뱉다가 이윽고 노랫가락을 펼치기 시작했다.


"가운~두이 음음 아. 네프로 음음 흠흠 흠~ 아."


"그건 자장가잖아."


"어, 세로님. 향류국의 노래를 알아?"


세로는 들릴락 말락 한 작은 목소리로 조금. 이라고 대답했다.


"잠들기 전 좋은 꿈을 꾸라고 엄마가 머리맡에서 불러 주던 노래야. 사실 이거 말고는 다른 노래는 전혀 기억나질 않아서 말이지."


루가는 가사가 군데군데 끊어진 노래를 부르며 팔다리를 쭉 뻗고 드러누웠다. 폭우의 흔적이 남아 있는 터라 등이며 엉덩이부터 차가운 물기가 번져간다. 안내 책자의 마지막 장을 넘긴 세로는 책자를 덮고 뻐근한 목 뒤를 주먹으로 가볍게 두들기며 구부정한 허리를 폈다.


"왜 혼인 파기 경기라고 불리는지 알겠군."


행사 내용을 알려주기 위해 두리번거리던 세로의 눈이 어슴푸레 보이는 꽃의 숲에 파묻힌 모루의 모습을 찾아냈다. 모루의 손에 들린 건 장미도, 백합도 아닌 평범한 들꽃이었다. 그것은 숲의 백합이라고 불리는 꽃.


"원추리인가?"


모루의 손이 붉은 꽃잎 위를 바쁘게 맴돌았다. 아이의 손이 머물다 간 허공에는 두 개의 은팔찌가 만들어 낸 맑은소리가 작게 메아리친다.


세로는 모루의 발 근처에 놓인 붉은 꽃송이들을 보며 문득 미스티아 공동묘지의 통나무집이 떠올랐다. 낯선 손님에 놀란 아이의 발등 위로 우수수 떨어지던 붉은 꽃. 쇠도끼를 움켜쥐고 뛰어든 모루의 움직임에 흩날리던 꽃잎의 붉은 빛깔이 흑백의 기억 위로 가득 차오른다.


서신국에서의 탈출은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그때의 기억만큼은 몇십 년 전의 묵은 기억처럼 혹은 꿈처럼 아련하게 느껴진다.


"루인은 원추리 꽃에서…. 태어났다네."


붉은 꽃송이을 쓸어내리며 모루는 색바랜 추억을 꺼내 들었다. 인간이었던 루인의 아버지가 오신 휴렌에게 사랑을 고백할 때 건넸던 꽃이 그녀의 머리카락 색을 닮은 붉은 원추리였다. 수호체의 순수함에서 태어나는 오신에게 모녀관계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루인은 엄밀히 말하면 휴렌이 품은 인간적인 감정의 덩어리였다. 조곤조곤 말하는 모루의 목소리는 자장가를 부르는 루가의 나른한 노랫소리와 어우러져 마치 잠꼬대처럼 들린다.


"이 꽃은 고향이나…. 마찬가지…. 지…."


늘어지던 음성과 함께 아이의 움직임은 서서히 멎어 들었다. 말없이 고개를 숙인 채 어깨를 늘어뜨린 모루의 얼굴을 빠끔히 들여다본 루가는 씨익 웃었다.


"내 자장가에 정말로 잠들었잖아? 아직 축축해서 거기서 자기에는 차가울 텐데."


"모루는 여태껏 밤잠을 거의 못 잤어."


물기 어린 풀의 기운이 옮겨와 아이의 치마를 푸른빛으로 수놓았다. 세로가 목소리를 낮추며 주변을 훑었다. 곧 루가의 망토가 화원 구석에 놓인 벤치 위에 펼쳐진다. 두 사람은 앉은 채로 잠들어 버린 모루를 옮겨 편하게 눕혀주었다. 깊게 잠들었는지 색색거리며 숨을 내뱉는 모루는 조금의 뒤척임도 없었다.


"이렇게 보면 그냥 평범한 여자아이인데 말이야."


잠든 아이의 얼굴을 내려다본 루가는 다시 흥얼흥얼 고향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모루가 꺾어놓은 붉은 꽃들을 바구니로 옮겨 담던 세로는 자신도 모르게 굳게 닫힌 기억의 밑바닥을 쓸쓸히 맴도는 자장가의 노랫말을 입 밖으로 꺼냈다. 조금 전보다 또렷해진 이국의 노래가 나른함이 가득 내려앉은 꽃의 언덕 위를 너울거린다.


"가 운두이 두우 아 네프로 미이 세첸 두 아. (아이의 꿈속 가득히 빛이 내리길.)"


아이들의 정수리를 내리쬐는 오후의 볕은 따스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오늪의 이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국가 및 용어, 캐릭터 설정집 (업데이트 15.12.20) +2 15.10.08 542 0 -
48 원추리 연가 _ 27. 번뇌 16.02.20 403 2 17쪽
47 공지 16.02.06 255 2 4쪽
46 원추리 연가 _ 26. 악몽의 편린 16.02.03 326 0 15쪽
45 원추리 연가 _ 25. 별을 헤매는 아이들 + 후기 16.01.30 418 1 16쪽
44 원추리 연가 _ 24. 환상 서곡 16.01.27 280 0 18쪽
43 원추리 연가 _ 23. 살인귀의 본능 16.01.23 448 0 18쪽
42 원추리 연가 _ 22. 빛과 어둠의 춤 16.01.20 278 0 18쪽
41 원추리 연가 _ 21. 새하얀 심연 16.01.16 302 0 16쪽
40 원추리 연가 _ 20. 별을 헤는 아이들 16.01.13 347 0 17쪽
39 원추리 연가 _ 19. 붉은 바위 너머 비밀 16.01.09 501 0 17쪽
38 원추리 연가 _ 18. 작은 도둑 16.01.06 255 0 14쪽
37 원추리 연가 _ 17. 황야의 꿈 16.01.02 483 0 14쪽
36 원추리 연가 _ 16. 제박 15.12.30 416 1 21쪽
35 원추리 연가 _ 15. 기적을 위한 한 걸음 15.12.26 333 1 16쪽
34 원추리 연가 _ 14. 사랑은? 전쟁! 15.12.23 278 0 13쪽
33 원추리 연가 _ 13. 사랑은! 전쟁? 15.12.20 177 0 15쪽
32 원추리 연가 _ 12. 태양의 의무 15.12.19 440 0 13쪽
» 원추리 연가 _ 11. 화원의 자장가 15.12.16 267 1 11쪽
30 원추리 연가 _ 10. 결혼 축제(2) 15.12.13 281 0 11쪽
29 원추리 연가 _ 9. 결혼 축제(1) 15.12.12 262 0 11쪽
28 원추리 연가 _ 8. 결의 15.12.12 462 0 12쪽
27 원추리 연가 _ 7. 어둠의 구렁 15.12.09 285 0 10쪽
26 원추리 연가 _ 6. 함정 15.12.06 229 0 10쪽
25 원추리 연가 _ 5. 마녀 아이힌(2) 15.12.03 348 0 11쪽
24 원추리 연가 _ 4. 마녀 아이힌(1) 15.12.01 494 0 11쪽
23 원추리 연가 _ 3. 여행의 시작(3) +3 15.11.29 409 1 9쪽
22 원추리 연가 _ 2. 여행의 시작(2) +2 15.11.29 509 3 9쪽
21 원추리 연가 _ 1. 여행의 시작(1) 15.11.25 282 1 11쪽
20 미궁의 빛 _ 14. 미궁의 빛 15.11.22 366 1 14쪽
19 미궁의 빛 _ 13. 의외의 탈주로 15.11.20 431 1 15쪽
18 미궁의 빛 _ 12. 루인의 망령(3) 15.11.18 243 1 14쪽
17 미궁의 빛 _ 11. 루인의 망령(2) 15.11.17 317 1 11쪽
16 미궁의 빛 _ 10. 루인이 망령(1) 15.11.15 409 1 15쪽
15 미궁의 빛 _ 9. 공동묘지의 소녀 15.11.13 259 2 15쪽
14 미궁의 빛 _ 8. 악마 루아브(2) 15.11.11 298 1 14쪽
13 미궁의 빛 _ 7. 악마 루아브(1) 15.11.08 395 1 14쪽
12 미궁의 빛 _ 6. 가짜들의 싸움 15.11.06 332 2 9쪽
11 미궁의 빛 _ 5. 탈출의 전야제(2) 15.11.04 352 1 9쪽
10 미궁의 빛 _ 4. 탈출의 전야제(1) 15.11.01 402 0 12쪽
9 미궁의 빛 _ 3. 시연의 뜰 15.10.31 342 0 15쪽
8 미궁의 빛 _ 2. 새장 속 소년(2) 15.10.30 296 3 12쪽
7 미궁의 빛 _ 1. 새장 속 소년(1) 15.10.28 286 2 12쪽
6 하빌리스의 형제 _ 6. 하빌리스의 형제 15.10.25 406 1 16쪽
5 하빌리스의 형제 _ 5. 미친 예술가의 사학(2) 15.10.23 277 0 13쪽
4 하빌리스의 형제 _ 4. 미친 예술가의 사학(1) 15.10.21 367 0 14쪽
3 하빌리스의 형제 _ 3. 재회 15.10.18 220 0 13쪽
2 하빌리스의 형제 _ 2. 안내인 15.10.17 376 2 14쪽
1 하빌리스의 형제 _ 1. 북문 입국소 15.10.15 430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