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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856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1.06 17:15
조회
481
추천
8
글자
12쪽

116.

DUMMY

월하장은 최정예인 은성단 일흔두 명이 모두 왔다. 이 정도면 어지간히 규모 있는 문파들이라도 반나절이면 잿더미로 만들 수 있다.


그래서 나종회는 위진성과 진소군, 이원평에게 자유롭게 다니며 급한 곳을 지원하게 했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의 목적은 적의 궤멸이 아니오. 그러니 잘 살펴서 손, 발을 맞춥시다.”

“허어~, 나각주. 무슨 나약한 말이오? 우리 개방이 왔으니 걱정하지 마시오. 무막놈들, 지들이 대막에서나 대단하지 감히 여기서 그럴 수 있겠소?”

“쓸데 없는 말과 행동은 자제하고 집중합시다.”


마속이 잘라 말했다.


“그럼 각자 자리 잡읍시다.”


일행들이 일제히 넷으로 흩어져 고장원에 접근했다. 이제 시작이다. 위진성은 뒤에 남아 흩어지는 아군을 봤다.


“당주님, 어떻게 하시겠어요?”

“우리가 같이 움직이는 것보단 각자 급한 곳을 찾아 움직이는 게 낫겠다. 난 반대 쪽으로 갈 테니 너희들은 다른 곳을 맡거라.”


그리 말하고 이원평은 훌쩍 사라졌다.


“사형은요?”

“나는.. 가운데로 갈게.”

“알았어요. 이쪽은 내가 갈 테니 사형은 가운데에서 양쪽 중 급한 곳에 손을 써 주세요.”


진소군이 긴 다리를 성큼 내딛자 그 자리에서 꺼지듯 사라졌다. 위진성도 이동해 키 큰 나무에 올랐다. 거리가 좀 있긴 하지만 양쪽을 동시에 볼 수 있어서 안성맞춤이었다.


‘무막이라···’


오늘도 힘든 싸움이 예상됐다. 이쪽도 준비를 했지만 상대는 혁련세가와 무막이다. 고수나 수에서 불리할 게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싸워 온 위진성의 입장에선 오늘이 그 어느 때보다 괜찮은 상황이었다. 어찌하다보니 줄곧 어려운 상태에서 싸워 왔지만, 그는 모든 파고를 넘겨왔다. 그러니 오늘이라고 다르진 않을 것이다.


신중하게 표차에 다가가는 아군이 보였다. 표차만 보면 무막의 수가 매우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 인원들 모두 들어갈 건물은 얼핏 봐도 절대 부족하다.


그렇다는 건 무막은 여전히 표차에서 지낼 거란 말이다. 각 무리의 선두에 은성단 십팔 명이 섰다. 그들은 조용히 경비들을 쓰러뜨린 뒤 표차 하나를 정해 급습했다.


쾅!

파팡


“크헉!”


챙~


어디선가 격돌음이 들렸다. 은성단의 선공이 신호인지 다른 이들도 일제히 표차에 쇄도해 갔다.


이문회에서는 준비한 화섭자에 불을 붙여 표차에 던졌다. 기름을 먹였는지 불은 삽시간에 표차를 삼켰다.


“카악-”

“적이다, 습격이닷!”


고장원 밖 공터에 세워진 마차부터 장원 안의 표차와 건물들까지 순차적으로 외침이 터졌다. 그러자 표차에서부터 인원들이 쏟아져 나왔다.


창~

퍼펑!


“죽엇!”

“으악----”


조용하던 악양 서쪽 외곽이 순식간에 병장기 부딪히는 소리와 각종 비명들로 아수라장이 됐다.


숨을 쉴 때마다 적들은 수가 계속 불어났다. 장원 안에서도 쏟아져 나오니 잠깐 사이에 공격 측보다 배 이상 많아졌다.


그러나 공격 측은 선공의 이점을 살리기 위해 연신 살수들을 펼치며 몰아쳐갔다.



‘음.. 좋지 않다’


전방을 주시하던 위진성의 미간이 좁아졌다. 공격은 하고 있지만 성과가 적었다. 무막의 무공이 생각보다 더 높았기 때문이다.


공격 쪽에서는 은성단만이 무막을 압도하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차이가 있었다. 대막에서 가려 뽑은 정예가 왔을 테니 어쩌면 당연한가?


그리고 더 안 좋은 것이 형산파 때문이었다. 형산파 제자들은 멀찍이 떨어져 관망하고 있었다. 대신에 같이 온 협력문파들이 그들 앞에서 돌진하는 무막을 막아내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싸울 수 밖에 없는 때 아니면, 저러고 있을 태도다. 그러니까 월하장과 개방만이 적극적으로 공격을 하는 양상이었다.


숫적인 열세에 예상보다 더 강한 무막의 무공.


그들이 선공의 이점을 누린 것은 잠깐이었다. 금세 전세가 역전됐다. 이문회와 개방의 거지들이 바람에 갈대 눕듯 쓰러져 갔다.


은성단 칠십이 명으로는 전세를 돌릴 수 없다. 중과부적이었다. 그렇다고 이대로는 물러서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럴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등을 보인 상태로 적의 공격을 받게 될 것이다.


그때 갑자기 좌측에서 은빛 광채가 번쩍였다. 그건 간간히 은성단원들이 발하는 것과는 달랐다. 그 은빛 광채가 지나가는 곳은 대막인들이 짚단처럼 쓰러졌다.


‘소군’


진소군이 적들 한 가운데로 뛰어들어 연속으로 장력을 쳐내고 있다. 그녀는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공력을 잔뜩 실어 은성철장을 쳐냈다.


그녀가 마음 먹자 매섭게 돌변했다.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고 살수를 쓰는데 망설임이 없다. 누구도 진소군을 막지 못했다. 아니 그녀의 일장을 받아내는 자도 없었다.


무인지경처럼 전장을 달리는 그녀를 보고 무막의 간부로 보이는 자가 덮쳐갔다.


파파파팟


순간적으로 진소군의 신형이 흐릿해지더니 여기저기서 솟아났다.


쾅!


그리고 은성철장을 날리자 상대는 피를 쏟아내며 널부러졌다. 절세의 보법, 은하광명보를 펼쳐 일장에 간부를 쓰러뜨렸다.


이걸 본 다른 간부가 도를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기세를 뺏기지 않으려고 전력으로 도를 쳐냈다. 지독히도 실전적인 수.


오로지 적을 두동강 내겠다는, 방어는 도외시한 초식이었다. 거무튀튀한 도가 흉흉한 기세로 떨어졌다.


그걸 보는 진소군의 눈동자에 은빛 기운이 맺혔다. 오른팔에 반짝이는 은빛 가루들이 생성되더니 그녀의 말아쥔 우권에 모여들었다. 주먹 주위로 강렬한 은빛 광채가 달무리 지듯 감싼다.


진소군은 일권을 내질렀다. 은빛 덩어리가 가루들을 흩날리며 도에 부딪혀 갔다.


콰아앙----


권과 도가 격돌하자 굉음이 울리고 도를 든 간부가 뒤로 주르륵 한참을 밀려났다. 그가 밀려나는 곳에는 새로운 도랑이 깊게 패여 물길이 났다.


울컥울컥


십여 장 밀려난 그가 검붉은 피를 게워내더니 그대로 앞으로 쓰러졌다.


쿵~!


북두멸성권!


진소군이 북두멸성권으로 무막의 간부를 일권에 쓰러뜨리자 주위가 조용해졌다. 진소군의 무위가 전장을 압도했다.


긴 팔다리를 내려뜨리고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의 진소군이 서 있다. 일권에 만들어진 길을 보는 그녀에게 달려드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위진성은 고개를 우측으로 돌렸다. 그쪽도 양상은 비슷했다. 경일기와 이원평의 무공에 무막은 주춤거렸다.


"나올 때가 지났는데?"


장원 안으로 눈길을 주며 중얼거렸다. 나지막히 읊조렸던 소리가 저 멀리에서도 들렸나? 그가 말하자마자 안에서 수십 명이 우르르 나타났다. 그 무리의 후미엔 십여 명이 서둘지 않고 걷고 있었다.


팟!


그걸 본 순간, 위진성은 나무 위에서 사라졌다.





무막 막주 천풍탈백검 테르하는 어제부터 기분이 별로였다. 정확히 말하면 어제 ‘그’ 를 만나고부터다.


그런 인간은 처음이었다. 본인은 대막의 패자다. 항상 상대에게 공포심을 심어주던 자신이 어쩐 일인지 어제는 고양이 앞의 쥐처럼 꼼짝을 못했다.


굴욕적이었다. 굴욕을 느껴야 정상이었다. 헌데 그렇지 않았다. 그는 자신은 응당 그래야 하는 것처럼 행동했고 지금도 해야할 걸 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도 이해가 안 됐지만, 생각하고는 다르게 심적으로는 보자마자 굴복 했었다. 이게 하루종일 그의 기분을 참 거시기하게 만든다. 무막을 나서며 품은 중원무림을 집어 삼키겠다는 자신감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그래서 대신 중원의 계집을 데려다 상처받은 자존심을 푸는 중이었다. 한참 일(?) 하는데 급보다. 누군가 습격을 했단다.


그래서 그는 세우다만 자존심을 마저 세울 누군가가 필요해졌다. 이게 지금 테르하의 얼굴이 살벌한 이유였다.


뭐가 됐든 다 때려 부수고 싶다. 하는 김에 무막을 눈 아래로 보는 마교도 박살을 내고 살모사 같은 혁련가 놈들도 같이 손봐주고 싶었다. 그냥 중원무림 전체를 피로 물들여야 후련할 것 같다.



번쩍

스각!


앞에서 빛이 번쩍하고 거의 동시에 썰리는 소리가 났다.


‘검기?’


그건 극쾌의 검기였다.


푸슈슈--


목 잃은 뭄뚱이가 고목 넘어가듯 쓰러졌다. 그리고 언제 나타났는지 전방에 젊은 검객이 서 있었다.


‘이건 또 뭐야?’


테르하는 당황했다. 저놈이 언제 거기에 나타났는지 몰랐으니까. 보는데 왠지 가슴 한켠이 서늘하다.


“넌 누구냐?”


혁련세가 장로 겸한참검 혁련정한이 얼음장 같은 목소리로 일갈했다. 주변의 혁련세가 무인들이 빠르게 위진성을 둘러쌌다.


“난 무림맹에서 왔소.”

“? 무림맹?”

“그렇소. 혁련세가가 모종의 이유로 무막을 중원에 끌어들였다기에 조사차 말이오.”

“네가 지금 상대하려는 게 혁련세가인 것은 알고 있구나? 하루살이 같은 놈. 재주 하나 믿고 덤비다니··· 용기는 가상하다만 네놈 명을 재촉할 뿐이다.”


혁련정한이 손목을 까딱였다. 그에 따라 포위한 무인들이 매서운 검기를 뿌렸다. 검의 깊이나 정확성이 대단히 정교하고 날카롭다. 역시나 팔대세가다.


그러나 그들에겐 불행하게도 검이 향하는 곳에 그가 있었다. 위진성은 주작신보를 밟으며 대정검을 휘둘러 검기들을 걷어냈다.


채챙~~


그리고 대정검이 잔영을 남기며 흐릿해졌다.


스팟!

텅, 데구르르


잘못 본 것인가 싶을 정도로 빠르게 빛이 번쩍였고 또 누군가의 수급이 바닥을 굴렀다.


지극한 빠르기의 검!


좀 전에도 번쩍였던 섬광일섬이다.


위진성이 익쾌결 공력으로 섬광일섬을 펼치자 포위한 이들 중 누구도 제대로 검의 궤적을 보지 못했다. 뒤에 있는 세가와 무막의 고수들이나 볼 수 있었을까?


‘은월기들의 합공은 저렇게 손쉽게 파할 수 있는 게 아닌데··· 엄청난 고수다!’


혁련정한은 내심 놀랐다. 이런 쾌검을 보다니··· 더 우려되는 건 저놈의 모습이었다.


혁련가와 무막의 고수들에 둘러쌓여 있으면서도 긴장한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마치 산책나온 듯 여유로운 태도였다.


“가르한.”

“하-, 막주.”

“저놈의 목을 가져오라.”

“합!”


감산도처럼 큰 도를 든 거한이 앞으로 나섰다.


“잠깐, 막주. 여기는 고장원이오. 우리가 처리하겠소.”

“그러시오, 그럼.”


혁련정한이 주위에 명을 내렸다.


“모두 팔방으로 정역괘검진을 발동하라!”


말이 떨어지자 은월기들이 일사분란하게 자리를 잡았다.


“정한가형! 내가 상대하겠습니다.”


또 다른 장로, 한광청검 혁련필이 나섰다.


“필제? 좋아. 봤듯이 쾌검을 주의하라!”


혁련필은 검진 속으로 들어가 빈 자리에 섰다. 그러자 허술해 보이던 검진이 바로 딱 들어 맞는 기분이 들었다.



위진성은 여유를 내비쳤지만 주변 상황에 주의를 기울였다. 그는 일단 이곳에서 수뇌부들을 잡아두면 밖의 싸움에서 승기를 잡을 거라 판단했었다.


그래서 시간을 끌며 검진이 갖춰질 때도 보고만 있었던 것이다. 헌데 장원 밖의 싸움이 만만치 않았다.


진소군과 경일기, 이원평이 전장을 휘젓고 있지만 중과부적. 상대 수가 많았다. 그리고 난전이기에 피해 범위가 큰 광역기는 펼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셋 만으로는 밀리는 아군의 전세를 뒤집을 수 없었다. 구백여 무막인들 무공이 생각보다 높아서 은성단과 일부의 개방도들 그리고 형산파 문도들 외에는 상대가 안 됐으니까.


더구나 무막인들의 무공은 중원과 달리 실전적이고 공격 일변도였다. 그래서인지 그들보다 무공이 떨어지는 자들에겐 치명적이었다. 살상력이 높았다.


은성단원들이 동분서주하며 손을 쓰지 않았다면 아군 측은 빠르게 무너졌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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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107. 22.12.29 508 8 12쪽
106 106. 22.12.28 504 7 11쪽
105 105. 22.12.27 502 8 12쪽
104 104. 22.12.26 520 7 11쪽
103 103. 22.12.25 511 7 12쪽
102 102. 22.12.25 510 6 12쪽
101 101. 22.12.24 509 7 11쪽
100 100. 22.12.24 536 9 12쪽
99 99. 22.12.23 505 9 12쪽
98 98. 22.12.22 495 7 11쪽
97 97. 22.12.21 484 9 12쪽
96 96. 22.12.20 505 11 11쪽
95 95. 22.12.19 495 9 13쪽
94 94. 22.12.18 483 9 12쪽
93 93. 22.12.18 487 8 12쪽
92 92. 22.12.17 497 9 11쪽
91 91. 22.12.16 484 9 12쪽
90 90. 22.12.15 506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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