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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834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2.12.18 19:15
조회
482
추천
9
글자
12쪽

94.

DUMMY

“당신 말대로면 내가 의심하고 있는데 불쑥 찾아가 사부님의 원수냐라고 과연 물을까?”


위진성은 얼굴에 비웃음을 띄고 비아냥 거렸다. 그러자 동방욱의 입매가 꿈틀 거렸다.


“그래서?”

“그래서는 뭐가 그래서인가~. 그 자가 말한대로 한 거지.”

“네가 웃기는 소리를 하는구나. 그게 누구냐?”

“그 자?... 신학검 주부윤이라고 아는가?”

“ ! ”


동방욱의 얼굴이 미세하게 떨렸다.


‘안다. 주부윤도 역시 군림맹이군’


“신학검이 그랬다고?”

“그 자가 그러더군. 마교 끄나풀을 끌어내기 위해 당신에게 접근하라고.”


으드득


‘주부윤, 이 개자식이.. 날 이용해 마교 뒤처리와 저놈을 처리 하겠다? 아니, 어쩌면 날 제거하겠단 의도도 있겠어’


동방욱의 생각이 맞다면 주부윤은 세치 혀를 놀려서 한번에 두, 세 가지 일을 처리하게 된다. 이런게 도랑치고 가재 잡는다는 건가? 계략을 짤 줄 아는 자다.


허나 주부윤이야 기분 좋을지 몰라도 이용 당하는 동방욱 입장에선 속에서 천불 날 일이다.


“일단, 네놈부터 죽여주마! 아까 마공에 대해서 물어 봤느냐? 이제 곧 그들이 올 테니 직접 물어 보거라.”


동방욱은 뒤로 물러서며 씹어 뱉듯이 말했다.


‘마교에서 여길 온다고?’


위진성은 동방욱이 시간을 끈다는 걸 대화 중에 눈치챘었다. 그러나 그도 동방욱한테 정보를 캐기 위해 응해준 것뿐이다.


그런데 막 위진성이 움직이려는 순간, 북녘 하늘에서 거대한 마기가 느껴져 온다. 위진성의 고개가 반사적으로 북쪽으로 향했다. 소천심공이 마기에 반응해 저절로 운공됐다.


쏴아아아-----


옅은 바람에 강렬한 마기가 더해져서 그런가? 을씨년스런 바람소리가 들렸다.


“이제 오는구나!”


슈우욱--- 쿵!

파파팍


하늘에서 이십여 개 인영들이 분지 위로 떨어졌다.


휘류류류----


마기가 들썩이며 돌들 사이를 헤집고 다녔다.


‘강하고 독하다!’


마기가 강할뿐만 아니라 실로 독랄한 기운을 품고 있었다. 위진성은 여태껏 희안하거나 다양하고 강력한 마교 고수들과 싸워왔다.


그들은 하나같이 자신만의 마공을 이룬 절대 마두들이었다. 그 중에는 패도로 경지에 오른 이가 있었고 또는 지옥마도처럼 상상하기 힘든 마공들도 있었다.


그러나 단언컨데 이렇게 지독하고 신랄한 마기는 없었다. 폐부를 헤집고 피부를 바늘로 찌르는 듯한 독랄함! 정말 지독하다.


달빛이 구름에 가려 희미했고 저들은 돌들 때문에 분간하기 어려웠지만, 위진성은 빠르게 새로운 이들을 탐색했다.


총 스물 두 명.


그중에서도 가운데 자리한 넷은 둘러싼 다른 자들 하고는 확연히 달랐다. 어느 누가 보더라도 자연스럽게 주의가 넷에게 집중될 정도로 엄청난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었다.


특히나 그중에서도.. 가운데 있는 자!


이 독하디 독한 마기는 그자로부터 주변으로 퍼져갔다.


“이런! 혈수마존이 직접 오셨소?”


동방욱이 그답지 않게 굳은 표정으로 말을 건넸다.



혈수마존 섭고간


마교 음양마가의 가주이다. 삼십대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실력으로 가주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5차 정마대전에서 비밀리에 군림지약을 맺고 살아 남았다.


이후 절치부심, 가주에게만 전해지는 대음양흡성대법을 절정으로 익혔다. 그 흡성대법으로 사람의 음기, 양기를 빨아들여 마교 십대마공 중 하나인 아수라멸천장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이외에 음양혈마공을 바탕으로 주로 마령음양장을 펼친다.



“철선풍 동방욱? 제갈 대가리는 어딨느냐?”


가운데 오른쪽에 위치한 자가 혈수마존이다. 그 자가 입을 열자 뭔가 갈리는 듯한 듣기 거북한 목소리가 났다.


그러자 위진성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단순히 신경을 긁는 목소리 때문이 아니라 마기 때문이다. 그 자가 입을 열 때마다 독한 마기가 뭉클 토해져 나왔다.


‘뭐, 저런 괴물이 다 있지?’


“제갈군사는 맹주님과 계실 것이오.”


위진성은 예상과 다른 동방욱의 대응에 내심 놀랐다. 그가 본 동방욱은 스스로 고고하고 그것에 자부심이 대단한 자였다. 그렇기에 틀림없이 자존심이 강한 자다.


그런데 혈수마존의 무시하는 듯한 말에 그가 잠잠히 대꾸하니 의외라 생각된 것이다.


“맹주도 그렇고 제갈대가리도 그렇고··· 요새 좀~.. 그래-?”


저 거북한 목소리로 사람 신경을 어지간히도 자극한다. 목소리 때문인지 말 때문인지 동방욱의 얼굴이 거북이 등껍질 마냥 딱딱해졌다.


“아무리 혈수마존이라 해도 맹주님께 그 무슨 말이오?”

“클클클. 맹주가 네놈한테나 대단하지 본존에게도 그러겠느냐? 네놈이나 제갈대가리나 맹주나 나한테 무슨 차이가 있겠느냐?”


도중에 마기가 점점 더 강렬해져 갔다.


“혈수마존, 군림지약을 어길 셈인가?”


“말이 과하구나, 철선풍!”

“동방욱, 네놈이 감히 마존께 협박하는 것이냐?”


혈수마존 양옆에 늘어선 삼인으로부터 호통이 터져나왔다.


“군림지약은 맹주와 맺은 것이지 너와 맺은 것이 아-니-다-. 그런데 네놈 따위가 군림지약 운운하며 감히 본존을 윽박지르려 해?”


쿠우~~~ 웅— 웅—


혈수마존이 발을 구르자 분지 일대가 지진이라도 난듯 흔들렸다.


“마존, 나는 지금 맹을 대표해서 여기 있는 것이오. 철선풍 동방욱, 개인으로 있는 게 아니란 말이외다.”


경험 많은 백전노장답게 동방욱도 기세에서 밀리지 않았다.


“군림맹은 너희 같은 맹도들한테나 해당하는 말이다. 본존은 지약으로 연관된 것이지 맹도가 아니다. 그러니 더 이상의 무례는 용서치 않겠다.”


‘이런~ 마교 찌끄래기 새끼가···’


“마존, 그럼 여기에 맹의 일을 하러 온 것이 아니란 말이오?”

“맹? 흥, 동주천이 있다고 해서 친히 온 것이다. 내 앞에서 한번 더 군림맹을 들먹이면 혀를 뽑아 버리겠다!”


위진성의 눈에는 혈수마존이 위협적인 언사나 위험한 기세를 풍기는 것에 비해 상당히 자제하는 듯 보였다.


‘군림지약을 맺으며 뭔가 잡힌 게 있는 건가?’


독기서린 시선으로 동방욱을 노려보던 혈수마존이 고개를 돌렸다.


“네가 동주천이냐?”


유부에서 나는 소리를 끌어올린 듯한 목소리였다.


“그러는 당신은 누구지?”


“이런 찢어죽일 놈이!”

“감히 마존께 무슨 망발이냐?”


다시 주변에서 위협이 쏟아졌다.


“아, 흐흐흐. 그 대단한 동주천이라면 그럴 자격이 있다. 동주천이라면 말이지!”


지독한 마기가 하늘에 닿았음인가? 구름들이 기겁하며 흩어지자 희미한 달빛이 비쳐 들었다. 때맞침 혈수마존도 체중을 한쪽에 실었다. 그러자 이목구비가 구별됐다.


“ ! ”


위진성은 볼을 씰룩였다. 이상하고 기괴했다.


이게 무슨 일인가? 혈수마존! 그는 두 개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얼굴 좌우가 달랐다.


코를 중심으로 우측은 굵고 우락부락한 무뢰배의 얼굴이라면, 좌측은 가늘고 음침한 모사꾼 같은 얼굴이었다.


사람에 따라 선천적 기형이나 병으로 얼굴 좌우가 다를 수 있다. 허나 이는 조금 다른 게 아니라 전혀 다른 외모였다.


심지어 비슷하지도 않았다. 마치 전혀 다른 두 사람을 반씩 갖다 붙여 꿰맨 듯했다. 어린 아이들이 보면 경기를 일으키고도 남을 일.


“그리고.. 동주천인지 아닌지는 금방 알 수 있지.”


혈수마존이 말과 동시에 좌수를 내질렀다. 내지른 그의 장심에서 청색 마기가 뭉클 피어났다. 이어서 불길한 군청색 장력이 쏟아졌다. 마령음양장이다.


혈수마존은 대음양흡성대법으로 사람의 정기를 흡수해 왔다. 오른손으로 남성 양기를, 왼손으로 여성의 음기를 흡정해 왔다. 그래서 좌수에서 음한장력이 발출된 것이다.


위진성은 몰려오는 짙은 군청색 장력을 피하지 않았다. 그도 풍뢰장으로 맞서 갔다.


콰앙~~~


천번지복의 굉음이 울렸다. 분지 안이라 소리가 나가지 않고 안에서 공명되어 더 크고 오래도록 이어졌다.


소리의 파도가 잔잔해지고 격돌한 두 고수의 모습으로 중인들의 시선이 모아졌다.


“이놈이···?”


늘어선 마교도들은 못 믿겠다는 듯 눈을 휩떴다. 그들뿐이 아니었다.


‘이 녀석이?... 이건 예상을 넘는구나!’


동방욱의 놀라움도 저들에 못지 않았다. 그가 바라보는 곳에는 위진성과 혈수마존이 제자리에서 마주 보고 천탑처럼 서 있었다.


그는 혈수마존을 오랫동안 보아왔다. 그래서 그의 마공이 극마지체에 이른 것을 알고 있었다. 극마의 경지에 닿은 이는 마공의 본산인 천년 마교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었다. 한 세대에 많아야 대, 여섯 명 정도?


혈수마존이 음양혈마공으로 극마의 경지에 달할 수 있었던 것은 앞서 언급한 대음양흡성대법을 절정으로 익힌 것이 컸다.


이게 뒷받침이 되었기에 절대마공의 경지에 올랐고 아수라멸천장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만약 마교가 건재했다면 혈수마존은 교주를 보필하는 좌사, 우사에 못지 않은 고수가 됐을 것이다.


“호오~ . 동주천인 건 맞군”


혈수마존이 위진성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


“그러면.. 합당한 댓가를 치뤄야지?”


예의 유부에서 나는 것 같은 소리를 내며 혈수마존이 손을 뻗으려 했다. 그런데,


“마존, 잠깐 기다리시오.”

“무슨 일이냐? 동방욱.”


혈수마존이 눈을 찌푸리며 노려봤다. 동방욱이 허튼 말하면 패죽일 기세다.


“이번에 군사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팔문봉무흑마진을 시험해 볼 좋은 기회요. 그러니 손을 거두시오.”

“뭐라? 팔문봉무흑마진으로 저 동주천을 잡겠단 말이냐?”

“왜 아니겠소? 그래서 그쪽에 십팔마령을 대동하라 요청한 것이오.”


팔문봉무흑마진은 군림맹에서 제갈세가의 팔문금쇄진에 마교의 흑살천마진을 더해 만든 진법이었다.


이 진법의 무서운 점은 정사 양쪽의 인물들 모두에게 똑같이 강맹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마교에서 십팔마령과 정파쪽의 십팔호령이 함께 해서 진을 발동한다. 참고로 분지 중앙에 놓인 돌들은 팔문삼색심마진에 필요한 기물들이었다.


“흠~ . 팔문봉무흑마진이라···”


혈수마존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자 옆에 있던 자가 입을 열었다.


“마존, 한 번 이참에 흑마진을 펼쳐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그래? 백사는 어찌 생각하는가?”


음양백사가 한 발 앞으로 나섰다.


“예, 제 생각도 흑사와 같습니다. 흑마진과 심마진을 완성하고 제대로 펼친 적이 없습니다. 그럴 상황이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마침 삼마석들도 준비됐고 삼십육령들이 모두 자리했습니다. 게다가 상대도 동주천이니 삼박자가 딱 갖춰졌습니다. 실로 호기라 할만 합니다.”


음양백사가 정중한 자세로 의견을 피력했다. 한 발 나서자 그의 외모가 보였다. 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백색이었다. 머리카락, 피부, 의복. 심지어 눈동자까지 하얗다. 그렇다면 음양흑사는 모두 흑색일 것이다.


“좋아. 어디 팔문봉무흑마진이 얼마나 하는지 보자!”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십팔마령이 움직였다. 그들은 십팔 방위에 놓인 돌들 뒤로 자리했다. 그러자 십팔호령의 수좌인 듯한 자가 동방욱을 쳐다봤다.


까딱


“모두 위치로.”


명이 떨어지자 일사분란하게 호령들도 자리했다.


“먼저 흑마진을 발동한다. 심마진은 상황을 봐가며 할 테니 준비만 하도록.”

“예!”


호령들과 동방욱 근처에 있던 자가 복창했다. 동방욱의 시선이 혈수마존에게로 향했다.


“그렇게 하거라”

“존명!”


혈수마존 가까이에서도 복명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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