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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853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2.12.13 17:15
조회
484
추천
10
글자
11쪽

88.

DUMMY

똑똑


“누구십니까?”

“신학검일세.”


문을 여니 훤칠한 주부윤이 있었다.


“들어 오십시오.”

“새 숙소는 마음에 드는가?”


안에 들어선 그는 방안을 휘휘 둘러보며 물었다.


“조용하니 좋습니다.”

“그전보다 확실히 조용하지? 이 정도면 불편하진 않을 게야.”


생색을 내는 거 보니 그가 말해서 신입치곤 좋은 숙소로 배정됐나 보다.


“그리고 순찰당이 전투훈련대 보다 나을 거고.”


주부윤은 의자에 앉으며 고개를 좌우로 돌려 주위를 보면서 말했다.


“만족합니다. 신경 써주신 거 감사합니다.”

“하하. 뭘, 이런 거 갖고 그러나? 우리와 월하장은 서로 돕기로 했잖은가 말이야. 마교를 뿌리 뽑을 때까지 말일세.”


마교를 강조하며 말하는 그를 위진성이 잠시 쳐다봤다.


“그렇지요. 그래도 고마운 건 고마운 겁니다.”

“뭐, 그렇게 말해주면 나로선 기분 좋고.”

“···.”

“들었나 모르겠는데 지금 순찰당주와 당원들이 외부에서 사건 조사 중이네.”

“알고 있습니다.”

“얼추 조사를 마무리 하고 돌아오는 중이라니 빠르면 내일 도착할 거야. 그러면 다음날 자네 입당 절차가 있을 거고.”

“예에.”

“그때 기회를 봐서 당주에게 슬쩍 말해보게. 이십 년 전 사건을 말하며 비천을 언급하는 거지.”

“좀 빠른 것 아닐까요?”

“빠르다? 자네가 그리 생각할 수도 있겠구만. 헌데 그때가 시의적절해. 순찰당은 외부 조사하고 막 돌아왔고 정비와 보고를 해야 하는데 그런 말을 들으면 당황하고 서둘게 마련이지. 충분히 시간을 갖고 대비할 시간이 없을 거야. 아, 동방욱 선배가 아니라 그 마교의 잔당들 말이야.”

“주대협께선 그 시간 안에 준비가 다 됩니까?”

“내 준비? 그건 걱정말게. 저들을 일망타진할 촘촘한 그물이 준비될 테니.”

“지금 말씀은 마치 미리 준비되어 있던 것 같습니다?”

“맞아. 계획은 이미 되어 있었고 적절한 시기와 적합한 사람을 찾고 있었는데 한꺼번에 해결이 됐어. 어찌 이 기회를 놓치겠나?”

“··· 알겠습니다. 그리 해보겠습니다.”

“하하. 잘해 보자고. 어쩌면 이번에 마교 잔당들을 뿌리 뽑을지 누가 알겠나?”

“그리되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나도 마찬가질세. 그리고 접촉은 지금처럼 내쪽에서 할 테니 꼭 할말이 있으면 형당으로 연락하게나.”

“알겠습니다.”

“그럼 서로 차질 없이 진행하자고.”

“그러시지요.”


주부윤은 그렇게 짧게 말하고는 침실을 나갔다.



‘확실히 서두는 거 같지?’


두 번째이지만 얘길 나눠보니 주부윤은 상당히 노련한 사람 같다. 그런데 어울리지 않게 서두는 걸 보면 뭔가 다른 곡절이 있을 것이다.


그게 뭘까?


‘하다보면 알게 되겠지’


위진성은 단순하게 생각했다. 꼬아 생각해 봤자 그게 실재에선 도움 안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지금 중요한 건 무슨 함정이 준비됐는가? 그리고 본인이 감당할 수 있나 아니겠는가?


위진성은 자신 있었다. 그리고 해야 한다. 사부님이 이십 년 전 이 함정에 빠져 치명상을 입으셨다. 또한 진소군의 아버지와 은하성부 사람들이 쓰러졌다.


그는 정면으로 맞닥뜨려 되돌려 주고 싶었다. 그들을 생각하며···





순찰당은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비워서 그런지 조용했다. 덕분에 위진성은 방해받지 않고 행공과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 아직 지정된 업무가 없으니 그는 다음날도 침상에 편한 자세로 있었다.


‘주변도 둘러보고 배도 채우고 할까?’


무료함을 느낀 위진성은 일어나 창가로 다가갔다. 날은 비가 올 것처럼 잔뜩 흐렸다.


‘한바탕 쏟아지려나?’


침실을 나서며 비가 올까 중얼거린 그는 곧바로 식당으로 향했다. 날이 이래서 주변을 둘러볼 마음이 싹 달아났다. 오당 사람들이 사용하는 식당은 지객당 쪽에 있었다.


그가 막 입구에 들어서자 결국 빗방울이 한, 두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식당엔 이른 오전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진 않았다. 위진성은 창가에 앉아 간단한 소면을 주문했다.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자 비가 점점 굵어져 갔다. 소면이 나왔을 땐 장대비가 되어 내렸다.


쏴아아아----

타닥 타닥


빗소리를 들으며 따뜻한 국물 음식을 먹으니 임금의 수라상이 부럽지 않았다. 소박한 면 하나였지만 이걸로 충분했다.


후룩


“크햐아~~”


국물을 쭉 들이키자 시원했다. 가슴이 뻥 뚫리는 듯했다.


‘산에선 비가 오면 꼼작 없이 집에만 있었는데···’


사부가 직접 통나무로 지은 집은 아늑했지만 온기가 부족했었다. 많은 시간을 혼자 보내서 그랬었을까? 이렇게 비가 오면 건량으로 대충 끼니를 떼웠던 게 기억났다.


그때가 있어서 그런지 따뜻한 소면 한 그릇이 참 좋다. 그가 만족감을 즐기고 있을 때 문이 열리고 서림각원과 비슷한 복장의 인영이 들어왔다. 그는 옷에 묻은 물기를 떨어내고 누굴 찾는지 주변을 둘러봤다.


‘설마 난가?’


이럴 때 오는 예감은 빗나간 적이 없다. 거의가 맞는다.


그래서 산자락에 살고 똘똘하던 마피가 그랬던가? 이런 걸 두고 마피의 법칙이라고 지 이름을 붙여 불렀었다.


그 자는 위진성 쪽으로 다가왔다.


“저기, 혹시 위진성, 위소협 아닙니까?”

“맞소.”

“아, 제대로 찾아 왔군요. 저는 총무각에서 나왔습니다.”

“총무각이요?”

“예. 국화원 장삼관 부원주님이 뵙자고 하십니다.”


하필이면 장대비가 내리는 지금이라니···


“음.. 알겠소. 어디로 가면 됩니까?”

“이곳 지리를 아직 모를 테니 절 따라 오시면 됩니다.”


총무각원은 빗속을 뚫고 앞장섰다.



국화원은 맹주전과 원로원, 세가회, 군사전이 있는 내원 앞에 있었다. 주변에 커다란 꽃밭들이 한 면적씩 무리지어 여러 개가 있었다.


그 중간에 아담한 이 층 건물이 있었는데 그게 국화원이었다. 오면서 설명을 들으니 국화원은 총단의 꽃과 수목들을 관리하는 곳이라 한다.


‘참, 그 양반. 복은 타고났나 보네’


위진성이 그답지 않게 투덜 거렸다. 그는 꽃엔 관심 없었지만 이 일이 좋은 일이란 건 알고 있다.위진성은 국화원 이 층으로 안내됐다. 국화원답게 건물 안에도 온통 꽃밭이었다.


‘다음엔 사매와 같이 와야겠어’


그녀가 얼마나 좋아할지 눈에 선했다. 꽃들 때문일까? 위진성은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부원주님, 위소협을 데려 왔습니다.”

“으응~ 수고했다.”


드르륵


문이 열리자 중키에 알맞게 살집이 있는 오십대 장년인이 그를 맞이했다. 입고 있는 의복도 그렇고 머리에서 발끝까지 고급스런 윤기가 흘렀다.


“어서 오시오, 위소협. 내가 장삼관이오.”


그가 풍성하게 웃으며 반겼다.


“반갑습니다, 장부총관님. 위진성입니다.”


위진성은 그를 장부총관이라고 불렀다.


“ !. 하하하, 알고 있소. 아무튼 반갑소. 이리로 앉으시오.”


장삼관의 집무실도 사방이 꽃이었다. 탁자에도 처음 보는 꽃이 은은한 향을 풍기고 있었다.


“꽃이 참 많군요.”

“이곳이 국화원이니 당연한 일 아니겠소? 여기 국화차가 괜찮다오. 국화차 어떻소?”

“아무거나 좋습니다.”


장삼관은 시비에게 차를 내오게 했다.


“내 이공자께 들었소이다. 집객당주를 만나고 싶다 했소?”

“그렇습니다.”

“이유를 알려줄 수 있소?”

“당주직에 있는 사람에게 무림맹에 대해서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그게 뭐지요?”

“별건 아닙니다. 예를 들면 맹주에 대해서, 또는 비선당이나 군사전에 대해서 소소하게 물어보려 합니다.”

“허허허.. 위소협, 그건 소소한 게 아니외다.”

“이공자는 조건부라는 말은 없었는데 이상하군요.”

“허허. 젊은 사람답게 급하구려. 위소협. 난 무림맹에 파견 나온 청룡장 사람이오. 무림맹에도 청룡장에도 내 할 일과 자리가 있다오. 둘 중 어느 곳도 나로 인해서 피해가 발생하면 곤란하단 말이외다.”


이때 시비가 차를 내왔다. 은은한 국화향이 탁자 주위에 더해졌다.


“해서··· 확인차 물어보는 것이니 오해가 없었으면 하오.”


후룩


국화차는 썩 훌륭했다. 향뿐만 아니라 담백하게 다가오는 맛도 마음에 들었다.


‘장삼관 입장에선 그럴 수도 있겠네’


“아까 말한 게 다니 딱히 곤란을 일으킬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런데 위소협이 맹주나 군사전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것이 뭔지 말해 줄 수 있소? 내가 대답할 수 있는 건 지금 해주리다.”

“장부총관은 언제 무림맹에 왔습니까?”

“오 년 정도 됐소.”

“내가 물어볼려는 건 훨씬 이전의 무림맹에서 지금까지의 모습입니다.”


‘이 자가 그걸 뭐하러 알려 하는가? 더구나 지객당주를 통해서?’


말없이 쳐다보던 장삼관은 이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내 지객당주에게 부탁하리다.”

“그럼 기다리겠습니다.”


일어설 것 같은 위진성을 보며 장삼관이 서둘러 말을 덧붙였다.


“이공자께서 본인 대신 위소협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해달라 하셨소.”

“하겠다 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위소협처럼 여기 사람들도 그러면 얼마나 좋겠소?”

“다른 사람이야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없으니 자신한테 노력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허허. 그렇지, 그래. 조만간 연락이 갈 거요.”

“알겠습니다.”


일어나 돌아서려던 그에게 장삼관이 한마디를 더했다.


“위소협. 여기서 머물 땐 말이나 행동을 함에 한 번 더 생각해보고 행하는 게 좋소이다. 이곳이 겉보기완 다르게 복마전 같은 곳이라오.”

“생각해 두겠습니다.”


위진성은 윤기나는 미소를 짓는 장삼관을 일별하곤 집무실에서 나왔다.





동방욱 등의 순찰당은 이틀 후 늦은 시간에 총단에 도착했다. 전날 쏟아진 폭우에 발이 묶였었다 한다. 자연스럽게 위진성의 입당식은 그 다음날이 되었다.



“위진성이라고?”

“···.”


위진성은 그를 자세히 주시하고만 있었다.


“다의검?이 별호인가?”

“···.”


옆에서 지켜보던 삼순찰이 안절부절 못했다.


“이봐~! 위진성.”

“예?”

“자네 지금 뭐하나? 당주님이 묻잖는가?”

“아---, 죄송합니다. 실수를 했습니다.”

“입당식 중에 정신을 어따 두는 건가?”


삼순찰이 재차 엄하게 타박했다.


“그만하게. 잠시 딴 생각을 했나 보군.”


이렇게 말한 이는 철선풍 동방욱이었다. 현 순찰당주이자 이십 년 전 사부를 위험에 빠뜨렸을 것으로 생각되는 자.


위진성은 동방욱을 보는 것에 빠져서 미처 질문을 듣지 못했었다.


“자네 뭘 그렇게 나를 빤히 보나?”


동방욱이 신기하다는 듯 갸웃거리며 물었다.


“제가 어렸을 때 아는 분과 많이 닮으셔서 생각에 빠졌었습니다. 죄송합니다.”

“허허, 그런가?”


가벼이 웃어 넘기는 동방욱은 육십대의 나이에 맞지 않게, 젊어 보이는 외모를 하고 있었다.


윤기나는 머리는 단정히 묶어 넘겼고 얼굴은 잔주름이 보였지만 잡티 하나 없이 탄력있고 깨끗했다. 짙은 눈썹과 아직 빛을 발하는 눈동자는 그를 사십대로 보이게 했다.


그의 외모에서 시선을 끄는 건 머리카락이었다. 그는 나이에 맞지 않게 전체적으로 윤기나는 새까만 흑발이었는데 희안하게도 앞부분만 눈처럼 하얀 백발이었다. 이마부분과 이어진 옆얼굴 앞부분만 백발이라서 만년설을 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동방욱··· 드디어 만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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