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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864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2.12.21 17:15
조회
484
추천
9
글자
12쪽

97.

DUMMY

그러자 위진성은 나아가던 힘 그대로 신형을 가속해 더 빠르게 전진했다. 동시에 검결지를 만들어 뒤로 향했다.


슈우-확


풍백검기를 운기해 선인지로를 뒤로 펼쳐낸다. 그의 몸이 쾌속무비하게 공간을 지나쳐 갔다.


쾅!


대정검이 섭선과 부딪히자 비스듬히 날아가며 커다란 충돌음이 발생했다. 뒤이어 큰 바람이 위진성을 덮쳤다. 펼친 섭선에서 생겨난 바람이 검과 충돌 후 쏘아진 화살처럼 나아간 것이다.


파라라락


위진성이 몸을 비틀며 착지했다. 공력을 다리로 내리자 뿌리 깊은 거목처럼 굳센 모습이 됐다.


옷이 찢어질 듯 펄럭이는 와중에 그는 검결지를 당겼다. 그러자 줄이라도 당긴 듯 날아가던 대정검이 허공에서 동방욱에게 떨어져 내렸다.


그러나 동방욱은 아랑곳 없이 섭선을 앞세워 덮쳐왔다. 덮쳐 오는 동방욱의 눈이 섬뜩했다.


‘음?’


위진성은 바람 속에서 다른 날카로운 기운을 감지했다. 그건 뾰족하고 길죽한 물체였다. 그가 알아차렸을 땐, 그것은 이미 왼 가슴 부위 반 치 앞이었다.


위진성은 다급히 신형을 왼쪽으로 젖혔다.


퍽!


길죽한 물체가 호신풍백기를 뚫고 들어와 왼 어깨죽지를 강타했다. 조금만 반응이 늦었으면 심장 부위에 맞았을 것이다.


하지만 위진성은 몸을 돌볼 여유가 없었다. 정면에서 동방욱이 덮쳐왔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동방욱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비스듬한 사선으로 검이 떨어져 내렸으니···


쾅~~


위진성은 크게 한 걸음 거리를 벌렸다. 검객의 거리를 만든 그는 왼쪽을 내려다봤다. 옷이 찢어져 있고 살이 베였다. 투명하고 길쭉한 물체가 그의 호신풍백기를 헤집고 들어와 심장을 꿰뚫으려 했었다.


그는 혈도를 봉하면서 그 물체가 떨어진 곳을 봤다. 의식해 보지 않으면 모를 만큼 투명하고 길쭉한 물체였다.


촤륵


동방욱이 섭선을 펼쳐 바닥에 누운 검을 대비했다. 헌데 지금보니 펼친 철선 안에 부채살이 보이지 않았다. 산수화가 그려진 그림과 끝트머리에 두꺼운 철대 두 개가 다였다.


위진성이 안력을 돋구자 산수화 중간중간에 투명한 부채살을 볼 수 있었다. 좀전에 동방욱은 섭선을 편 채로 횡으로 쓸면서 부채살 하나를 발출했었다.


이 투명한 부채살은 희귀한 곤륜한빙옥을 특수 제작한 것으로 살대 하나가 장원 한 채 가격과 맞먹을 정도로 값비싼 물건이었다.


이것 하나가 바람에 묻힌 채 날아와 호신풍백기를 찢고 상처를 입혔다. 호신강기를 전문적으로 파괴하는 것이리라.


그나마 호신풍백기였기에 이 정도로 그친 것이다. 아니었다면 왼팔이 너덜너덜해졌을 터.


“과연 풍백비검이군! 내가 깜빡했어.”


동방욱은 사십 년 전 5차 정마대전을 직접 겪은 자다. 풍백비검에 대한 경험이 있었다.



‘흐음···’


위진성은 조급했었다. 지금 상황도 그렇고 사부의 복수만 머릿속에 가득 했으니. 이는 자연스럽게 그를 서두르게 했고 상대를 살피지 않게 했다.


철선풍 동방욱은 마교로 치면 장로급 고수였다. 결코 가볍게 상대할 수 있는 자가 아니다.


“섭선에서 암기가 쏘아질 줄은 미처 생각치 못했소.”


위진성은 정파 명숙인 자가 암기를 사용한 것을 꼬집었다.


“암기가 어때서 그러느냐? 그리 말하면 사천 당문은 정파가 아니란 말이냐?”

“글쎄··· 그들과 당신이 같은가?”


‘조금 더···’


위진성은 말을 하면서도 운공을 해 공력을 점검했다. 소천심공의 공능으로 그는 말하면서 얕게나마 운공을 할 수 있었다.


“헛소리 하는 걸 보니 상황이 안 좋은가 보구나.”


동방욱은 잔인해 보이는, 차가운 미소를 띄우고 혈수마존에게 제안했다.


“마존, 그만 손을 합치는 게 어떻소?”

“나보고 지금 너와 함께 저놈을 합공하자는 거냐?”


혈수마존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쏘아부쳤다.


“그러면 안 되는 법이라도 있소?”


어째 동방욱보다 마존이 더 정파인 같다.


“왜? 네놈 혼자선 못 이기겠느냐?”

“그것보단.. 확실히 하자는 말이지. 아까 보지 않았소?”

“큭큭큭. 그럼 도와달라 하지 뭔 법을 찾아?”



‘이거.. 안 좋다’


분위기가 위진성에게 불리하게 흘러간다.


“혈수마존, 언제까지 군림맹에 이용만 당할 거요?”

“이건 또 뭔 개소리야?”


마존이 눈을 치켜뜨며 위진성을 노려봤다.


“당신은 지금 동방욱이 이끄는대로 하려하지 않소?”

“놈! 본존이 너를 공격하는 것과 그게 뭔 상관이지?”

“오늘 당신들이 이곳에 온 것 자체부터가 저들의 뜻이지. 군림맹은 당신들을 이용해 나와 싸우게 하고 양패구상하면 한 번에 처치할 요량으로 말이오.”

“아까도 말했지만 난 동주천을 처리하러 온 것 뿐이다. 또 지금 여기 동방욱 말고 누가 있느냐? 누가 있어 감히 날 처치한단 말이냐?”

“과연 동방욱이 그럴까?”


방금 전에 위진성은 현수운으로부터 전음을 받았다. 상당히 멀리서 보냈는지 희미하고 중간중간 끊겼었다.


ㅡ [위형, 도주하던 자는 처리했소. 헌데 안 좋은 소식이 있소. 멀리 정찰하던 엽형이 인근에 정파쪽 고수들이 다수 있는 걸 발견했소. 절대 고수들인 것 같다하니 조심하시오. 난 더 물러나 있겠소. 미안하오.] ㅡ



“뭐가 어째?”


마존이 눈에 붉은 기를 띄고 외쳤다. 둘 중 하난 아작을 내겠단 기세다.


“좀 전에 도주한 자가 어디로 갔을 것 같소?”

“···!”


혈수마존이 오른쪽 눈썹을 밀어 올렸다. 그 자세로 눈알만 굴려 동방욱을 쳐다본다.


“핫핫하-, 마존. 헛소리이니 그냥 무시하시오. 우리들이 맹주와 마존의 군림지약을 어찌 무시할 수 있단 말이오? 사십 년 세월이 증명하는데 설마 저놈 말만 듣고 그리 생각하진 않을 거라 믿소.”

“난, 널 믿지 않는다.”

“···. 그럼 지금 어찌하겠단 말인가?”


동방욱의 말투가 딱딱해졌다.


“어떻하긴. 네놈과 저놈이 싸우고 나면 그때 내가 나서는 것이지.”


그러니까 자신이 아니라 동방욱을 이용하고 자신은 어부지리를 노리겠단 말이다.


“아하하하----. 혈수마존, 어리석구나. 저 동주천, 검왕문을 상대로 우리 중 하나가 단독으로 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가?”


동방욱이 확연히 달라진 기세로 말했다.


“이놈이.. 미쳤나?!”

“혼자 흑마진, 심마진을 격파할 수 있는가?”

“···.”

“정~ 원한다면 손잡고 검왕문부터 처리하고 나와 결판을 내면 되는 거 아니냔 말이다.”

“흐음~!”


이쯤되니 뭔가 복잡하다. 손으로 턱을 쓸던 마존은 옆에 물었다.


“백사, 어찌 생각하느냐?”

“제가 동방욱에게 하나 물어 보겠습니다.”


끄덕


“동방욱, 아까 도주했던 자가 왜, 어디로 간 것인가?”

“군림맹으로 갔다.”


동방욱은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이런 상황이니 알려야 되지 않겠는가?”


백사는 의심스런 눈으로 동방욱을 쏘아봤다.



“마존, 간단하오. 먼저 동방욱을 처치하고 그 사이 당신 수하들이 주변을 정찰하는 것이오. 그래서 문제 없다면 나와 생사결 하면 되잖소?”


마존이 힐끗 위진성을 봤다. 뭔가 들어 먹히는 것 같다. 복잡한 상황에서 둘 사이의 신뢰를 건드려 마존을 중심으로 결정하게 하니 바로 반응했다. 다시 한번 판 흔들기가 성공한 듯하다.


아무래도 혈수마존 입장에선 지금 위진성보다는 군림맹이 더 위협적이었으니까. 아무리 고수고 동주천이래도 이쪽은 한 명이다. 저쪽은 거대 맹이고.


만약 군림맹이 자신을 제거하고자 하면 맹주가 갖고 있는 천지혈고를 안 쓰고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마존은 단순하게 상황을 정리했다. 먼저 동방욱을 싸우게 하고 주변에 맹의 고수들이 없으면 동주천을 쓰러뜨리고 가면 그만이다.


만약 정말 매복이 있다면 그건 나중에 맹주에게 따져 그만한 댓가를 받아내면 된다. 천지혈고를 빼내면 최상이고···



천지혈고


‘고’ 라는 것은 한 쌍의 암수가 한몸인 작은 벌레다. 그러니까 암수동체이고 남만의 깊은 밀림에서 서식한다. 이걸 인위적으로 암, 수 분리하면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한 놈이 죽으면 다른 쪽도 발광하다 죽는다.


그래서 하나를 사람 몸에 심으면 다른 쪽으로 그 자를 수족처럼 부릴 수가 있게 된다. 또 이 고라는 놈은 고약해서 심장 안에 기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수라 해도 한 번 몸에 들인 고를 내공으로도 어쩌지 못하는 것이다.


천지혈고는 ‘고’ 중에서도 가장 강하고 지독한 놈이다. 하늘과 땅끝에 떨어져 있어도 상대에게 교감할 수 있다해서 천지혈고라 불린다.



“둘이 싸워라. 난 지켜보지.”


결정을 내린 마존이 고개를 돌려 까딱였다. 그러자 음양흑사, 백사들이 주변으로 흩어졌다.


“허어~.. 이거 내가 자네에게 한 방 먹었구만!”


동방욱이 멀어져 가는 흑사, 백사를 보면서 머리를 가로 저었다. 이어 씁쓰름하게 웃었다.



‘최대한 빠르게 승부를 본다’


위진성은 일단 동방욱을 쓰러 뜨리고 볼 생각이었다. 여하간 동방욱을 오늘 끝장낼 것이다.


스르르


대정검이 손위로 떠올랐다.


“풍백비검···”


지켜보던 마존이 그답지 않게 중얼거렸다. 그도 사십 년 전 풍백비검을 본 적이 있었다. 쌍천마가의 장로들과 싸우던 검왕문 고수가 그때 저 비검법을 썼었다. 대단히 인상적이라 기억이 난다.


그런데 저 애송이 놈은 어떻게 된 일인지 그 흰수염 날리던 노고수 보다 더 상승의 풍백비검을 펼친다. 잘 봐둬야 했다.


촤라락 촤락 촤라락


동방욱이 섭선을 접었다 폈다 반복했다. 위진성이 대정검을 날리려는데 소천심공이 거세게 일어났다.


‘ ? ’


내공이 얼굴로 폭주했다. 그 중에서도 코에 집중됐다.


파팟 팟팟


코안에서 비릿한 냄새가 났다. 그만 맡을 수 있는 것이었다.


‘이건?!’


스르르르


위진성이 그 자리에서 뒤로 오 장여 물러났다.


“동방욱, 이젠 독인가?”


동방욱은 방금 섭선을 접었다 폈다 하면서 안에 내장된 무색무미무취의 독을 하독했었다. 그게 위진성의 코안에서 소천심공에 타버린 것이다.


혈수마존이 ‘뭐 이런 쓰레기가 다 있지?’ 하는 표정으로 동방욱을 쓸어 보았다.


“계속 놀라게 하는구나! 감탄했다, 감탄했어. 헛허허-”


동방욱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단지 걸린 게 아쉽고 놀라울 뿐이란 태도였다.


“네놈은 마교보다 더 하군.”


위진성은 싸늘하게 내뱉고 대정검을 공중에 띄웠다. 동방욱은 무감정한 모습으로 철선을 움켜 쥐고 있었다.


대정검이 검결지 바로 위에서 세로로 똑바로 섰다. 풍백파산을 펼칠 때 모습이다. 검날에 하얀 광휘가 맺혔다. 밤 깊은데 빛을 머금은 검이 홀로 공중에 세워져 있으니 뭔가 장엄하다.


동방욱은 침중한 눈으로 검을 쏘아보았다. 직감적으로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그가 섭선을 활짝 펴 가슴 앞으로 올렸다. 그러자 그의 모습이 섭선 뒤로 가려졌다.


까딱


위진성의 검결지가 전방을 가리켰다. 그러자,


후- 웅 우웅 우 웅 웅----


빛나는 검이 허공을 밀도 있게 밀어내며 빠른 속도로 나아갔다.


빛나는 검을 본 동방욱은 마른 침을 삼켰다. 평생을 단신으로 섭선 하나에 의지해 도산검림을 헤쳐온 그다.


그는 어떤 경우에 놓이더라도 당황치 않아왔었다. 그만큼 경험이 풍부했고 또한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깊었다.


헌데 똑바로 세워진 상태로 빛을 뿜어내며 다가오는 검을 보니 뭔가 아득해 지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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