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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839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2.12.26 17:15
조회
519
추천
7
글자
11쪽

104.

DUMMY

둘은 소리없이 내려선 뒤 계곡 안으로 이동했다. 예상과 달리 경계가 그리 삼엄하진 않았다. 계곡 밖에서는 완벽하게 볼 수 없는 깊은 곳에 이르자 삼십여 채 규모의 산채가 나타났다.


이렇게 봐선 인원이 얼마나 될지 가늠이 안 됐지만, 건물 수만 놓고 보면 작은 산채는 아니었다. 규모는 그런데 건물 형태나 위치, 풍기는 분위기로 봐서는 일반적인 녹림 같지가 않았다.


“···.”


무엇보다 소천심공이 마기에 반응해 저절로 운기됐다.


[사매, 저기와 저곳이 중요한 건물 같아.]

[예, 사형이 가면 내가 남은 곳을 맡을게요.]

[그리고 발각 되면 말이야 ··· ···]


위진성은 그녀에게 싱긋 웃어 주었다. 그리고 중앙에 있는 큰 목조 건물로 스며들었다. 그 즉시 진소군도 그 옆의 건물로 향했다. 건물 주위로 경계가 있었지만 위진성과 진소군을 막을 순 없었다.




제법 커다란 목조 건물 안에 위진성이 흐릿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대들보를 밟고 어두컴컴한 실내를 내려다봤다. 침상 위에서 잠들어 있는 이 말고는 다른 기척은 없었다.


쌔액 쌔액


곤히 잠든 숨소리.


위진성이 침상 옆으로 이동했다. 가까이서 보니 여인이었다. 얇은 나삼만 걸친 젊은 여인이 커다란 침상에 홀로 잠들어 있었다.


‘여기가 혈수마존이 머무는 곳일까?’


그가 거칠게 여인의 완맥을 낚아챘다.


“헉?!”


무공을 익힌 흔적은 없다.


“누, 누구세요?”

“쉿!”


위진성이 검지를 입에 댔다.


“누구···”


‘이곳 사람은 아니겠는데?’


갑작스런 상황에서 두려움에 위축되고 떠는 걸 보니 외부에서 납치되었을 것 같다.


“묻는 말에 곧이 곧대로 대답하면 별일은 없을 것이다. 허나 허튼 수를 쓰면 지옥의 고통을 맛보게 해주마. 알겠느냐?”

“예, 예,예. 알겠습니다.”


여인이 남은 한 손으로 입을 틀어 막고 빠르게 끄덕거렸다.


“왜 혼자 있지? 여기 있던 자는 어딨고?”

“어르신 말씀인가요?”


여인이 빳빳하게 경직되어 대답했다.


“어르신?”

“예, 예.”

“다른 자들은 뭐라 부르더냐?”

“마, 마존이라 불렀습니다.”

“혈수마존?”

“그랬던 거 같습니다. 어르신은 어제 출곡하신 후 아직 안 돌아오셨습니다.”

“마존만 그러더냐?”

“소, 소녀는 잘 모릅니다. 대부분을 이 안에서 지내기에···”

“모른다고?”

“정말입니다. 단지 저녁쯤 밖에서 하는 소리를 들었는데 안 돌아온 이들이 여럿인 거 같았습니다.”


‘그럼, 여기 말고 다른 근거지는 없겠구나!’


“그래서 네가 느끼기에 남겨진 자들이 무엇을 하더냐?”

“무슨 맹이란 말을 하면서 연락을 기다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 밖에는?”

“그리고.. 아, 내일까지 연락이 없으면 직접 나가서 찾아보자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 ? ’


위진성은 대답에서 이상한 부분을 찝었다.


“내일 연락 없으면 직접 나간다가 무슨 말 같으냐?”

“.. 소, 소녀는 실내에서만 지내서 정말 아무것도 모릅니다. 정말입니다. 단지 그동안 보면 여기 있는 분들은 자유롭게 곡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듯했습니다.”

“그럼?”

“제가 모시는 어르신이 허락해야 나갈 수 있었습니다.”

“혈수마존이 여기 우두머리인가?”

“소녀 눈에는 그래 보였습니다.”

“여기 인원은 대략 얼마나 되는가?”

“자, 잘 모릅니다. 밖에 나가질 못해서··· 죄송합니다.”

“혈수마존이 이 안에 중요한 것을 따로 보관하는 곳이 있느냐?”

“그, 그런 건 모르겠습니다.”

“여기 잡혀온 것이냐?”

“그렇습니다.”

“얼마나 됐지?”

“반 년은 더 되는 거 같습니다.”


그녀는 떨기 시작했다. 이야기가 끝나간다고 직감한 것이다.


“두려워 하지 않아도 된다. 널 해치지 않을 테니.”


위진성이 수혈을 짚자 그녀는 침상에 쓰러졌다. 깊은 잠에 빠진 여인은 놔두고 그는 잠시 실내를 서성였다. 따로 금고 같은 게 있는지 찾아보았다. 허나 곧 단념하고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진소군은 보이지 않았다.


‘증거가 필요한데···’


산채에 있는 자들을 생포한다고 해서 군림맹과의 관계가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 군림맹에서 부인하면 서로의 주장만 맞설 뿐이다.


그러니 일이 잘 돼도 군림맹이라는 곳을 세상에 밝히는 것이 다일 것이다. 이러면 동방욱의 죽음과 관련해서 유리하게 국면을 전환시킬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증거가 필요한 거다, 증거가···


위진성은 입을 한 일자로 꾹 닫고 주변을 살폈다. 그러더니 옆 건물로 스며들었다.


실내는 어두컴컴하고 스산한 한기가 감돌았다. 동굴에 들어온 듯 차갑고 음침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위진성은 단번에 원인을 알아챘다.


이는 침상에 누운 자에게서 나오는 한기였다. 잠든 채로 스산한 음기를 피워 내는자!


‘마교 고수다’


직감했다. 같은 냄새가 났다.


그동안 여러 차례 싸워왔던 마교 장로들과 동질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실내를 빠르게 훑어본 위진성이 순식간에 침상을 덮쳐갔다.


“헛!”


눈을 번쩍 뜬 목조 건물 주인이 다급히 일장을 쳐냈다.


흐우웅----


역시나 마교는 달랐다. 엉겹결에 쳐낸 장력이었지만 충분히 음험하고 위험한 일장이었다. 격돌하면 큰 소리가 날 것을 우려한 것일까?


위진성은 공력을 끌어올려 주작신보를 펼치며 금나수법으로 바꿨다.


파바박--


잠깐 사이에 수십 차례의 격돌이 있었다. 둘은 보이지도 않을 빠르기로 공방을 주고 받았다. 그러나 초식이 계속되자 마교도가 점점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합!”


그러자 손해를 감수한 마교도가 금나수를 거두고 장력을 날렸다.


콰직

쾅----


묵직한 타격음과 충돌음이 동시에 났다.


위진성은 장력이 덮쳐오자 펼치던 금나수로 상대의 곡지혈을 잡고 비틀었다. 동시에 좌수로는 풍뢰장을 날려 받아쳤다.


“왠 놈이냐?”


상대는 왼팔을 부여잡고 고통에 찡그리며 말했다. 왼팔이 기이한 각도로 돌아가 있다.


삐이익- 삑~~


밖에서 호각소리가 연이어 들렸다.


‘들켰나?’


“네놈은 무슨 목적으로 노부를 공격했느냐?”


그자는 위진성의 무공을 경계하면서 가까운 창가를 힐끔거렸다.


“군림맹에서 나왔다.”

“뭐? 군림맹이라고?”


믿기지 않는 듯 그가 눈을 부릅뜨며 경악성을 발했다.


“그렇다.”

“군림맹에서 왜 우릴 공격하는 거지?”

“혈수마존은 무림맹에 죽고 다른 자들은 잡혀갔다.”

“뭐라?”


대경실색하는 그를 두고 위진성이 빠르게 말했다.


“우선 수하들을 멈춰라.”


콰 쾅----


말이 끝나자마자 창과 문이 박살이 났다. 그리고 대, 여섯 명이 쇄도해 들었다.


“모두 멈춰라, 멈춰!”


그가 외치자 돌진하던 자들이 급급히 신형을 세웠다.


“고호법님, 괜찮으십니까?”

“이 자는 누굽니까?”


거칠게 들이친 자들이 재빨리 위진성을 포위한 상태로 분분히 입을 열었다.


“조용! 다들 입 다물어라.”


갑자기 조용해지자 외부의 상황이 들려왔다.


“여기다.”

“뭐야? 무슨 일이야?”


산채에 있는 자들이 모두 이쪽으로 몰려 오는가 보다.


‘사매는?’


“방금 전 한 말이 사실이냐?”

“물론.”

“그럼 네놈도 군림맹이냐?”

“그러니 이렇게 맹주령으로 오지 않았는가?”

“신패를 보여라.”


‘신패? ··· !’


위진성은 품속을 더듬었다.


‘아! 있다’


그의 손에 표행을 할 때, 군림맹도로부터 뺏은 패가 잡혔다.


“여기 있다.”


그가 신패를 던지자 허공을 둥둥 떠서 고호법이란 자에게 갔다.




“··· 이건 일반패이지 않느냐?”

“?... 난 맹주 직속 비밀조직이다. 오직 맹주의 명으로만 움직이고 주로 이런 뒤처리를 하지. 그래서 일반패를 갖고 다닌다. 평소엔 그런 신분이니까.”

“···.”


패와 위진성을 번갈아 노려보던 고호법이 입을 떼었다.


“일단 그건 그렇고, .. 아까 마존이 죽고 다른 이들은 포로가 됐다 했느냐?”

“그렇다.”


장내에 잠깐 동요가 일었다.


“마존께서 그럴리가 없다. 헛소리 하는 네놈 목적이 뭐냐?”


고호법 옆에 있는 자가 낮게 으르렁 거렸다. 그 기세가 꼭 늑대가 물기전 내는 소리 같았다.


“그러기엔 내 말의 정황이 맞지 않나?”


‘신패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더 들어 볼 필요가 있다’


생각을 마친 고호법이 재차 물어왔다.


“그럼 왜 기습을 했지? 맹주가 살인멸구라도 하라더냐?”

“맹주의 명은 두 가지였다. 우선 우리 군림맹과 마교가 손을 잡았다는 증거를 없애거나 아니면 지우거나···.”

“그런데 왜 나한테 살수를 쓴 거지?”

“이런 일을 하다보면, 힘이 더 들어도 깨끗이 처리하는 게 좋다라는 걸 알게 되지.”

“그렇다면 왜 갑자기 말이 길어졌지?”

“당신이 생각보다 무공이 높아. 더 힘들겠어. 그러니 증거만 없애겠다.”

“···.”


고호법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쏘아보았다.


“맹주는 군림지약이 여전히 유효하다 말씀하셨다.”


갈등하는 듯해 위진성은 한 마디를 덧붙였다.


“나더러 식구를 죽이란 말이냐?”


‘이건 또 무슨 말??’


“난 두 가지를 다 알려줬다. 선택은 당신들 몫이지···”

“···.”


“고호법님, 그렇다고 오교두님을 그리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저놈 말만 듣고 그럴 순 없습니다.”

“그러니 이놈을 죽이고 일단 지긋지긋한 이곳을 뜨시죠.”

“차라리 그게-”


“갈~!”


고호법이 느닷없이 일갈했다.


“멍청한 놈들. 군림맹에서 저놈 하나만 보냈겠느냐?”


그러자 좌중이 조용해졌다. 소리친 고호법의 얼굴이 팔의 고통에 일그러졌다. 그는 돌아간 팔을 잡고 단번에 비틀어 뼈를 맞췄다. 신음소리 하나 내지 않는 걸 보니 독한 자다.


허나 그런 모습들을 보는 위진성은 한결 느긋해진 모습으로 지켜 보기만 했다.


“고호법님, 무슨 일입니까?”


누군가 말을 하며 안으로 들어섰다.


“오교두, 안 좋은 소식들이 있어.”


‘오교두면.. 저 자가 증거라는 자인가?’


“안 좋다니.. 어제 일입니까?”

“음, 그래. 무림맹에 마존은 죽고 다른 이들은 잡혀갔다고 하네.”

“··· 이 자가 한 말입니까?”

“맞아, 날 죽이려하더군.”

“지금 이 말이 사실이냐?”

“같은 얘기를 몇 번을 하게 하지?”

“마존이 무림맹의 손에 쓰러졌다고? 그게 정말이라고?”


믿지 못하겠다는 듯 오교두가 거듭 물었다.


“당신들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살인멸구 되거나 맹과 마교가 손을 잡은 증거를 없애거나···”

“뭐라?”


오교두가 위진성을 보다 고호법으로 시선을 돌렸다. 고호법은 생각하느라 머리가 아파왔다.


‘어찌한다? ··· 잠깐!!’


“방금 했던 말 다시 읊어봐라.”

“도대체 같은 말을 얼마나 해야겠는가? 살인멸구, 맹과 마교가 손잡은 증거 제거. 시간이 많지 않다. 이제 선택하라.”

“그래, 선택했다. 세 번째로.”

“ ? ”

“네놈을 갈기갈기 찢어 죽이는 게 세 번째다.”

“뭔 소리지?”

“크흐흐흐. 네놈한테 깜빡 속을 뻔 했구나. 군림맹은 우리를 마교라 부르지 않는다. 항상 혈곡이라 부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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