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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851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2.12.12 17:15
조회
495
추천
8
글자
11쪽

87.

DUMMY

“신학검의 제안을 수락했는데 무슨 복안이 있소?”

“복안 같은 건 없소. 오는 대로 상대할 것이오.”


‘허어~. 좀 지나친 자신감 아닌가?’


현수운은 일전에 위진성의 무공을 봤고 그가 절대고수란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혼자 상대가 준비한 함정에 대책도 없이 간다는 건 위험해 보였다.


“아마도 함정이 맞다면 저들은 준비를 철저히 할 텐데 정말 괜찮겠소?”

“괜찮소. 대신 내가 저들을 맞을 동안 현소협이 주변을 조사해 주시오.”


저들 여럿이 움직일 때, 배후에서 좀 더 정보를 캐란 말이다.


“알겠소. 그리고 ··· 초일도 엽형한테 위형이 움직이는 대로 은밀히 뒤따르라 부탁하겠소.”


아무래도 마음에 걸리는가 보다. 위진성은 그에 대해선 더 말하지 않고 다른 걸 물었다.


“그런데 현형이 보기엔 저들이 왜 나를 함정에 빠뜨릴려는 것 같소?”

“음··· 아무래도 위형을 의심하는 거 아니겠소?”

“난 이제 막 강호에 나왔소. 그리고 장안 무림대회에 참여한 게 다요.”

“며칠 전에 군림맹의 일을 방해하지 않았소? 아마도 저들은 위형에 대해서 철저하게 조사했을 거요.”


‘일리가 있다. 내 장안에서의 행적까지 조사 했을 테고.. 아, 그렇지. 보림회이니 마교와의 싸움들을 잘 알겠군’


이제 조금 이해가 됐다. 저들은 낙양행 표물 탈취가 실패하고 위진성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아봤을 것이다. 그러자 보림회 장안지부에서 마교와의 격전들에 대해서 알려줬을 것이고.


‘날 비천으로 의심할 수도 있겠다. 아니라면 그것대로 상관 없을 테고. 단지 날 해치는 게 원하는 것이겠지?’


그렇다면 함정이 생각보다 더 험난할 것이다. 위진성의 무공 수위에 대해서 가늠하면서 함정을 팠을 테니 말이다.


‘더 조심해야겠구나’


이번 일이 쉽지 않을 거란 예감이 들었다. 하지만 아직 오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는 건 그의 방식이 아니었다. 대처를 미리 생각하는 건 필요하지만 걱정은 불필요하다.



사부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었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그는 우려를 걷어내고 현수운에게 비문을 보여줬다. 비천각이 사용하는 비문을 그가 다르게 변형시킨 것이다. 위진성은 잔을 들어 건배 자세를 취했다.


째앵~~


얼추 나눠야 할 얘기들은 다 한 듯하다.


“현형, 보림회에 관해서 하나 물어봐도 되겠소?”

“뭐가 궁금한 거요?”

“보림회 회원들은 모두 무림맹 총단 사람들이오?”

“허허, 흠.. 꼭 그렇진 않소.”

“그럼, 보림회가 하고자 하는 게 정확히 뭡니까?”


무림맹에 있는 암중 세력을 색출하고 격파하는 것이 다냐고 묻는 것이다.


“일단은··· 맹에 있는 모종의 세력을 찾아내서 세상에 드러내고 그들을 막아내는 것이오.”

“그리고요?”

“난 거기까지요. 그렇게 되면 다시 사문으로 돌아갈 것이오. 마교를 부시든 뭐든 남은 일들은 알아서들 하겠지.”


‘자유롭게 살다가 다시 엄격한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더구나 나이가 든 상태에서?’


“위형은 마교를 뿌리 뽑는 게 목표요?”

“그렇소.”

“이유를 물어봐도 되겠소?”

“이유라··· 그들이 흥하게 되면 천하가 도탄에 빠지고 사람들의 삶은 피폐해질 것이오. 시체는 산을 이루고 피는 바다처럼 흐르겠지. 그래서 마교를 끝장내고 싶소라고 말하고 싶지만.”

“오잉?”

“내가 크니 그게 해야만 하는 게 되어 있었소. 자연스럽게···”


‘뭔가 큰 곡절이 있구나’


현수운은 잠깐 동안 조용히 위진성을 바라봤다.


“나도 월하장에 관해서 하나 물어봐도 되겠소?”

“물어 보시구려.”

“월하장이 마교를 섬멸해야 하는 이유가 있소?”


위진성은 운명적으로 그렇게 됐다 해도 월하장은 무슨 이유냐 묻는 것이다.


“훗후-. 내가 속해 있는 곳이니 비슷하게 보면 될 것이오.”


쭈욱


위진성은 술을 넘기고 다시 자신의 잔에 따랐다.


“같이 듭시다.”


쨍~

쭈욱


“크으~~”


분위기가 어색한지 현수운이 소리를 냈다.


“그 뒤엔 뭘 할 것이오?”

“일단은··· 여행을 떠날 것이오. 같이 하고픈 사람과 저 먼 동쪽으로 멀리 여행을 갈 것이오.”

“뭔가 낭만적이군. 왠지 부럽소이다.”

“그럼 현형도 같이 할 사람을 만나 가면 되잖소?”

“생각해 보리다.”

“자아, 이만 가봐야겠소. 첫날인데 너무 오래 숙소를 비웠으니···”

“앞으로 성공적인 무림맹 생활이 되길 빌겠소. 또 봅시다.”

“그럽시다.”


위진성은 개봉의 밤정취를 만끽하며 무림맹으로 향했다.





웅성 웅성


“···.!”


위진성은 여러 사람들이 움직이며 내는 생활 소음에 잠에서 깼다.


‘? ··· 아, 무림맹이지?!’


낯설음에 상황 파악을 하던 그가 자신이 지금 무림맹 총단에 있음을 떠올렸다. 이곳은 통로 양쪽으로 방들이 빼곡히 있어서 그런지 주변의 소음들이 꽤 많이 들렸다.


웅얼 웅얼


“이봐, 이거 가져가야지?”

“늦었어, 늦었다고!”


다들 하루 일과가 시작됐나보다. 부산스러웠다.


“으웃~~ 짜—아!”


위진성은 침상에 누운 채 팔다리를 길게 늘였다.


“아다다다---- 으-으~~”


기분 좋게 찌부두둥하다. 방 밖은 부산스러운데 자신은 침상에 누워 듣고 있으니 뭔가 더 편한 것 같았다. 심지어 달콤하기까지 했다.


‘이것도 부자들이 누리는 향락 중 하난가?’


누구한테 들었더라?


자신이 아는 부자가 있는데, 그 사람은 항상 아침 일찍 대청에 앉아 하인이나 일꾼들이 부지런히 왔다갔다 하는 모습 보는 걸 좋아한다고 했었다. 당시엔 이해가 안 갔었는데 이제는 알겠다.


‘나도 내일부턴 저래야 되나?’


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편하다는 게 이렇게 중독성 있다는 걸 새삼 인식하게 되었다. 그런데 내일부터가 아닌가 보다.


똑똑


“위소협, 안에 있소?”

“누굽니까?”

“서림각에서 나왔습니다.”


문을 여니 서림각 복장의 사내가 서 있었다.


“위소협이시죠? 다름이 아니라 위소협 소속이 정해 졌습니다.”

“어디입니까?”

“순찰당입니다.”


서림각원은 말하면서 위아래로 훌터봤다.


“왜 그러시오?”

“아, 아닙니다. 위소협은 지금 순찰당으로 가면 됩니다.”

“알겠소.”


서림각원은 붉은 실이 달린 목각패를 건넸다.


“혹시.. 구대문파 이십니까?”


‘구대문파? 거기 출신이냐고 묻는 건가?’


“아니오. 근데 그건 왜 묻습니까?”

“팔대세가도 아닌가요?”


위진성은 느릿하게 고개를 저었다.


“오해하지 마십시요. 그냥.. 단지 궁금해서 물어본 겁니다.”


무슨 호기심으로 초면에 그런 걸 묻지?


“하하하. 이곳에 숙소가 배정됐다는 건 대문파 출신이 아니라는 걸텐데 순찰당으로 배속됐다해서 물어본 겁니다. 하하.”


본인도 물어본 게 어색한지 실없이 웃어댔다.


“뭐가 잘못됐소?”

“아니, 그게 아니라··· 보통 여기로 숙소가 배정되면 전투훈련대로 가는데 당으로 배속이 되서 그냥 물어본 겁니다. 나는 전했으니 이만 가보겠습니다.”


서림각원은 뒷걸음질 치며 말했다.


‘전투훈련대? 당?’


아마도 이 숙소에는 배경이 없거나 실력이 출중하지 않은 사람들이 오게 되는가 보다.


‘주부윤인가? 빠르긴 하군’


사, 오일 걸린다는 일이 하루도 안 돼 처리됐다. 주부윤의 수완이 좋은가 보다. 아니면 형당 부당주의 영향력이 상당하던가···


‘근데 뭔가 서두는 느낌인데?’


하지만 위진성은 그가 일을 서두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그렇다면 여기서는 느긋하게 행동하면 된다. 괜히 저쪽의 장단에 맞춰줄 이유가 없다.


위진성은 다시 침상에 몸을 던졌다.


‘뭘 준비한 걸까? “마교 교주가 와도 빠져 나가지 못할 테니” ···’


그는 주부윤이 한 말을 곱씹었다.


무공으로 위진성을 곤란에 빠뜨린다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상대가 소수마녀 정도 되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런데 주부윤은 왜 그렇게 자신 있게 말했을까? 위진성을 얕봐서? 왠지 이건 아닐 것 같다.


현수운 말마따나 저들은 표행을 탈취하는 일이 위진성으로 인해 실패하고 나서 장안에서의 행적도 자세히 알아봤을 것이다.


그의 무공 수위를 짐작하면서도 일을 서두르는 것으로 봐선 뭔가 일을 꾸미다가 마침 위진성을 집어넣기 좋은 상황이 된 거 아닌가 싶다.


계속 뇌리에 주부윤이 장담한 말이 떠올랐다.


“흐음~. 음?”


몸을 뒤척이던 위진성이 가슴팍이 뭔가에 눌리는 불편함을 느꼈다.


부스럭


품에 손을 넣고 꺼내자 작은 행낭이 나왔다. 그 행낭이 침상에 몸을 던질 때 안에서 접혔었나 보다.


위진성은 행낭을 열어보고 다시 품에 넣었다. 안엔 난다까 존자가 지니던 보리수잎 몇 장이 들어 있었다.




위진성은 점심을 먹고 순찰당으로 향했다. 부지가 넓어서 그런가? 총단 내에 많은 사람들이 있을텐데 가면서 생각보다 사람을 마주치지 않았다.


‘저 건물 뒤인가?’


눈앞에 있는 붉은 기와 전각을 돌아가자 <순찰당> 이라 쓰인 건물이 보였다. 순찰당 건물들은 기와가 붉은 색으로 되어 있다한다. 주변을 둘러보니 붉은 기와 건물이 한, 두개가 아니었다. 생각보다 순찰당 규모가 큰 듯하다.


위진성은 머뭇거림 없이 순찰당에 들어갔다. 그는 그곳에서 행정을 담당하는 삼순찰에게 목각패를 보였다.


“순찰당에 온 걸 환영하네. 자네는 순찰당 칠순찰 조에 배치됐어. 순찰번호는 백삼 번이고. 그리고 지금 당주님과 칠순찰이 외부 조사를 나가서 없으니 입당식은 나중에 해야겠네.”


그가 <순찰 백삼> 이라고 적힌 옥패를 건넸다. 앞면에는 무림맹이라 쓰여 있다.


“무슨 일이 있습니까?”

“별건 아니야. 어떤 간 큰 놈들인지 본맹의 표물을 털려 했었나 봐. 그일 때문에 출장 중이시네. 마무리 하고 돌아오고 있다 하니 조금 기다리게.”

“알겠습니다.”

“그리고 숙소를 이리로 옮기고. 여기 이 친구가 새 숙소를 알려줄 거야.”

“예.”


일은 일사천리였다. 위진성은 출신문파나 대표 무공, 사용하는 병기명 같은 기초적인 것을 기입하고 순찰본각을 나와 새 숙소를 배정받았다.


본각에서 가장 바깥쪽에 있는 건물이었다. 그는 그 건물 일층 입구쪽 침실을 쓰게 됐다.


숙소가 참 깨끗하고 넓었다. 앞전의 침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좋았다. 침실들이 다닥 다닥 붙어 있지도 않았다.


“좋긴 좋네.”


위진성은 칠순찰조가 모두 출장 중이라 딱히 할 일이 없었다. 실내를 둘러보다 침상에 앉아 운기조식을 하기 시작했다.


호흡이 깊고 안정적으로 쉬어졌다. 진기가 부드럽고 밀밀하게 몸 구석구석을 돌았다.


‘이제 공력이 백 년에 거의 다다랐구나!’


며칠 사이에 또 내공이 늘었다. 소천심공은 익히면 익힐수록 신비한 면이 있었다. 환신단을 찰떡같이 흡수하면서 여러 공능들이 생겨났다.


‘소천심공이 깊어지면 원래 이런 건가?’


그도 궁금했다. 본인 정도의 수준이면 다 이런 공능을 얻게 되는 걸까? 확인해 볼 다른 검왕문도가 없으니 알 수 없다.


월하장주와 당주들에게 물어보니 그건 아니라는 식으로 말했었다. 경일기도 비슷한 말을 했었다.


그럼 왜 자신에겐 이런 공능들이 생겼을까? 혹시 소천심공이 아니라 환신단의 효능일까?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그때 미세한 인기척이 느껴졌다. 누군가 문 앞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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