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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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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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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87,322

작성
22.12.2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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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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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2쪽

102.

DUMMY

“난 순찰당의 신풍검 구진이오.”


그 장한이 한 걸음 다가오며 일행을 유심히 봤다.


“그렇습니까? 전 청룡각원입니다. 혹시 실종 때문에 조사하는 겁니까?”

“그렇소. 우리는 청룡각을 조사하는 중이오. 왜 문제 있소?”

“아, 아닙니다. 전 밖에서만 조사하는지 알았습니다. 그럼 건물 전체를 둘러 볼 겁니까?”


이 말에는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그래야 하지 않겠소? 철저히 다 조사하라는 명을 받았으니···”

“음~”


청룡각원이 ‘음-’ 소리를 낼 때였다.


“무슨 일이냐?”


이 층 계단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내려오는 소리였다. 그러자 순식간에 청룡각원이 기합이 팍! 들어갔다.


“각주님, 순찰당주 실종 건으로 각 내를 조사한다고 합니다.”

“내부를?”


그 자가 다가오면서 이방인(?) 둘을 빤히 봤다.


“천군단 청룡각주 이청운이오.”

“순찰당 칠순찰 부조장 구진이오.”


‘이 자, 상당한 고수다’


위진성은 사신룡 중 하나인 이청운이란 자가 고수라는 걸 단박에 알아챘다. 지금의 위진성에게 고수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는 것은 범상치 않은 고수라는 뜻이다.


위진성은 모르지만 이청운은 천하에 알려진, 쟁쟁한 검객이었다. 순분광검이라는 별호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굉장한 쾌검을 장기로 한다.


그뿐만 아니라 나머지 삼신룡들도 이청운 못지 않은 고수로 강호무림에 명성이 높았다.


백룡각주 웅패권 백산, 적룡각주 홍적룡 홍장원, 흑룡각주 대마부 손소인. 그리고 청룡각주 순분광검 이청운까지.


이들이 천하에 명성을 떨쳐울리는, 무림맹 천군단의 사신룡들이었다. 이들 개개인의 무공은 각자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천군단은 이들, 사신룡들과 단주 철심투혼 이두창이 핵심이었다.


천군단주 이두창은 강호에 알려진 게 많지 않았다. 명성만 놓고 보면, 그보다 사신룡이 더 높은 게 사실이었으니까.


이두창은 맹주에 의해 천군단주가 된 이후,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경우였다. 그만큼 의문에 쌓인 인물이란 뜻이다.


이두창은 십오년 전에 있었던 녹림대전 때의 활약으로, 맹주가 왜 그를 천군단주로 삼았는지 증명했었다. ‘철심투혼’ 이라는 별호도 그때 얻게 된 것이고.



“난 각 내부까지 조사한다는 말은 듣지 못했소. 외부라면 적극 협조하겠소만···”

“나는 철저하게 조사하라는 명을 받아 이행하는 것뿐이오.”

“누구의 명이오?”

“호법당주요.”

“···.”


이청운의 입장에서도 호법당주 청허태검 명진도장을 무시하긴 힘든 모양이다.


“좋소. 헌데 밤이 깊어가니 살살 조사해 주시오. 각내에 순찰당주의 흔적이 있을리 만무하지만.”

“알겠소이다.”


일층 안쪽 문들 쪽으로 가는 구진이 낮게 중얼거렸다.


“근본도 없는 것들이···”


천군단은 단주부터 사신룡, 십기장들까지 대문파 출신이 없다. 모두 맹주로 인해 맹에 들어온 자들이니 구진 같은 구대문파 출신들은 못마땅해 했다.


위진성이 슬쩍 보니 이청운의 표정이 살짝 굳어지는 듯했다. 말한 것과 달리 구진은 삼 층까지 샅샅이 살폈다.


심지어는 청룡각주가 머무는 곳도 조사하려 했다. 막아서던 각원과 실랑이를 하다 안엔 안 들어가고 밖에서 보는 것으로 대신했다.


구진이 부산을 떤 덕에(?) 위진성은 청룡각을 자세하게 살펴 볼 수 있었다. 각 안에는 생각보다 많은 인원들이 있었다. 방도 많고 회의청도 층마다 있었다.


‘작게 잡아도 백 명은 훨씬 더 될 것 같은데?’


대외적으로 알려져 있는 천군단의 인원은 오백 명이었다. 이것도 맹주 친위대로써 꽤 과하다 할 수 있다.


허나 맴도는 분위기를 봐서는, 그 수가 알려진 것보다 한참 많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이게 청룡각 건물과 내부를 자세히 본 후 그에게 든 직감이었다.


직감이 맞다면, 과연 이를 맹주의 친위대라 칭하는 게 맞을까? 그러기엔 누가 보더라도 인원이 지나치게 많았다.


그렇다면 맹주는 왜 그렇게 대문파들과 싸워가며 친위대를 키웠을까? 이 평화로운 시대에 말이다.


본인이 몰락한 명문세가 출신이라 그런가? 은퇴하고 천군단을 데리고 그대로 방파라도 만들려고?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곤 하던데 위진성은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뭔가 다른···



하여튼 청룡각에서는 별다른 것을 찾을 수 없었다. 구진은 돌아가려다 위진성을 돌아봤다.


“뭘 그렇게 생각하나?”

“아~, 아까 각주가 머무는 곳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게 왜? 뭐 걸리는 게 있었나?”

“··· 집무실 바닥이 좀 일반적이지 않아 보였습니다.”

“그러니까 뭐냐고? 뜸들이지 말고 말해봐.”

“다른 곳과 달리 한쪽에만 양탄자가 깔려 있는 게 특이했습니다. 부조화스럽다고 해야 하나?”

“그랬다고? ..”


몸돌려 청룡각을 올려다보던 구진이 잠깐 갈등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이내 몸을 바로 하고 다시 앞으로 걸었다. 충분히 깐깐하게 굴어서 이만하면 됐다 생각한 듯하다.


“그럴 수도 있지. 집무실에 양탄자가 있는 게 이상한 건 아니니까. ··· 맹주전이 궁금하다고?”

“··· 예, 그렇습니다.”

“그럼, 따라와.”


구진은 성큼성큼 가운데 있는 건물로 걸어갔다. 좀 전에 청룡각에서 꼬장부린 게 흡족했는지 내딛는 걸음이 가벼웠다.





천룡전


맹주전의 정식명이다. 사람들이 통상 맹주전이라 해서 그렇게 불렸을 뿐, 당연히 정식 이름은 아니었다.


웅혼한 필체로 쓰인 현판 앞에서 위진성은 올려다보고 있었다. 몇백 년 세월이 느껴지는 현판이고 건물이었다. 고풍스러움이 진하게 났다.


천룡전은 주변 건물들보다 크지 않았다. 그러나 오래 되고 작았지만, 그 존재감 만큼은 확실했다. 건물도 머무는 집주인 따라 가는가? 천룡전은 단번에 사람의 이목을 끌었다.


구진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위진성도 더 기세를 갈무리 하고 안으로 향했다. 안에 들어서니 꽤 넓직한 공간이 나타났다. 정면에는 중문이 있고 우측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다.


구진도 오랫만에 오는지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그는 앞에 있는 중문으로 가서 문을 밀어 보았다. 잠겨 있다.


“여기가 대회의실이야. 무림맹의 대소사가 여기서 논의 되지. 맹주 집무실은 이 층에 있고.”

“그렇군요.”

“그래서 보니까 어떤가?”


구진이 히죽 웃으며 물었다.


“고풍스럽고 좋습니다.”

“하하하. 그러니 자네도 수련을 게을리 하지 말란 말이야. 몇 위라고?”

“사 위입니다.”

“그래도 장안대회 사 위면 괜찮구만. 다른 지방대회 우승에 못지 않는 성적이니 너무 아쉬워 말게나.”


구진은 위진성이 무림대회 성적에 미련이 남은 줄 아는가 보다.


“열심히 해, 열심히. 나떼는 말이야~”


그가 라떼 신공을 시전하려는 순간이었다.


웅얼웅얼


이 층에서 여럿이 내는 소음이 났다.


" ? "

"?..."


“··· ··· 이렇게 돼서 할 수 있는 건 다할 생각입니다.”

“그래, 그리 해보게. 필요한 것 있으면 말하고.”

“예, 알겠습니다.”


일단의 사람들이 말하면서 계단을 밟았다. 위진성이 올려다보니 순찰부당주 정양검 송병의가 내려오고 있고 그 뒤로 강렬한 인상의 노인이 보였다.


그런데, ..


위진성의 눈에 순간적으로 노인이 크게 잡혔다. 마치 그와 노인 사이의 거리가 지워지고, 노인을 바로 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보였다. 얼굴 모공의 솜털 하나하나까지 또렷이 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전체 얼굴을 보는 게 가능했다. 살면서 여태껏 경험했던 방식이 아니었다. 시공간이 다르게 체험된다.


그 노인도 기이함을 느꼈음인가? 순간, 고개를 돌려 위진성을 봤다.


위진성은 노인의 눈을 통해 여러가지를 볼 수 있었다. 궁금, 의혹, 당혹, 흔들림, 분노 같은 감정들 너머 그가 느껴졌다. 보였다.


영겁 같은 찰라가 지나고 유리잔 깨지듯 다시 현실 감각이 돌아왔다.


“맹주님?”


송병의가 갑자기 멈춰선 열화대제 하후영을 보고 불렀다.


“맹주님??”

“어,. 어?.. 왜? 날 불렀나?”


‘? 이 용암 같은 자에게 이런 모습도 있었나?’


“갑자기 멈추셔서 무슨 일인가 해서 말입니다.”

“어? 아-, 아무것도 아니야. 나이를 먹으니 가끔 정신을 놓고 그런다네. 껄껄껄-”


하후영이 만든 웃음을 지으며 대여섯 명과 함께 일층으로 내려왔다.


“응? 자네가 왜 여기 있지?”


송병의가 구진을 보며 물었다.


“예, 부당주님. 맡았던 청룡각을 철저히 조사하고 가던 중, 아직 조사 중인 것 같아 도와드리려고 달려 왔습니다.”

“뭘, 그렇게까지···”


“자네는 누군가?”


걸걸한 목소리로 하후영이 물어왔다.


“옙! 저는 순찰당 칠순찰 부조장 신풍검 구진입니다.”


복명하듯 구진이 포권을 하며 외쳤다.


“허허, 귀 떨어지겠구만.”

“죄송합니다.”


긴장한 구진이 송병의의 굳어지는 얼굴을 보자 더 위축됐다. 옆에서 그 장면을 보는 위진성은 갑자기 궁금증이 일었다.


송병의가 못마땅해 하는 게 구진이 맹주 앞에서 경망스레 굴어서인지 아니면 구대문파 출신이 맹주라고 얼어서 경박하게 굴어서인지...


“그 옆에는 누군가?”


하후영이 착 가라앉고 심유한 눈으로 위진성을 쳐다봤다.


“칠순찰조원 다의검 위진성입니다.”


여유를 갖고 절도 있게 포권하는 위진성의 모습이 방금 전 누구와 대비되어 도드라져 보였다.


“칠순찰조원?”

“아, 이 친구는 입맹한지 며칠 안 됐습니다.”

“얼마 안 됐다고?”

“그렇습니다. 금번 장안 지방대회에서 순위에 들어서 맹에 오게 됐습니다.”


송병의가 대신 설명을 이어갔다.


“어-, 그래? 그럼 이번 환영식과 천하 영웅대회에 나오겠구만?”

“아, 그게 이 친구는 사 위를 했습니다. 맞나?”

“그렇습니다.”

“사 위라고? 허허허. 아쉽구만!”


하후영이 뭔가 이상하다는 듯 갸웃하더니 만든 웃음을 지었다. 위진성은 송병의 때문에 편하게(?) 하후영을 볼 수 있었다. 그의 외모에서 우선 눈에 띄는 건 머리카락이었다.


사람 머리칼이 이럴 수도 있나? 무슨 철사처럼 빳빳이 서 있었다. 그냥 봐도 굉장히 억세 보였다. 강인해 보이는 사각눈에 큼직한 코, 굵고 길어 집념이 느껴지는 꽉 다문 입!


거기에 긴 채로 나둔 억센 머리카락이 마구 뻗쳐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보면 누구나 떠올리는 동물이 있다.


바로 숫사자


갈기를 날리는 위맹한 숫사자가 자연스레 연상됐다.


어울리게 덩치도 컸다. 칠십이 넘었을 나이에도 저런 기세를 뿜어내다니 역시 보통 사람은 아니다. 그가 젊었을 적엔 어땠을지 상상이 안 간다.


“맹주님, 그럼 이만 가겠습니다.”

“이곳은 수색을 다 했나?”

“예, 그럼.”


송병의가 포권을 해보였다. 구진과 위진성이 차례로 쥐자 하후영이 답례를 했다.


“송부당주, 수고 하게나. 그리고 위진성이라고 했나? 기억해 두지.”


하후영이 마지막에 위진성을 응시하며 말했다.


“아-, 참! 자네는 어느 문파 출신인가?”

“동검문입니다.”

“동검문?”

“일인전승 문파입니다.”


하후영이 흥미롭다는 듯 턱을 쓸며 허공을 보다 위진성을 봤다.


“왠지 자네하고는 조만간 다시 볼 거 같군. 오늘 반가웠네.”


위진성은 가볍게 고개를 숙여 보였다.


“쉬십시요.”


송병의는 인사를 건네고 일행들과 천룡전을 빠져 나갔다. 하후영은 그들이 안 보일 때까지 지켜 보았다.


“동검문을 알아 보거라.”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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