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857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2.12.15 17:15
조회
506
추천
9
글자
12쪽

90.

DUMMY

“일찍 왔는가?”

“좀 전에 왔습니다.”

“순찰당을 경험해 보니 어떤가?”

“잘 조직된 곳인 것 같습니다.”

“그래.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나름 애를 써왔지. 아직 마교와의 싸움이 끝난 게 아니잖은가? 그러니 우리 무림맹은 동주천처럼 손 놓고 물러서 있을 수 없었네.”

“···.”

“그건 그렇고 아까 얘기를 계속할까?”

“저는 동주천 사람입니다.”

“흐음~··· 예상했었네.”


끄덕끄덕


“이십 년 전 제 사부님이 무림맹에 왔다가 암습을 당하셨습니다.”

“그랬었지.”

“그때 사부님이 누구랑 접촉했는지 아십니까?”


피식


“나 아닌가?”

“그렇습니다.”


위진성은 지그시 동방욱을 쏘아 보았다.


“휴우~~. 어떻게 된 건지 자초지종을 설명하지.”


잠시 과거를 회상하던 그가 입을 열었다.


“그날 나는 약속 장소로 출발했네. 극도로 조심을 하면서 말이야. 그런데 어떻게 알았는지 마교도들이 날 암습을 했어. 그들의 마공은 놀라울 정도였었지. 아마도 살아남은 마가의 고수들이었겠지? 장로던가 말이야.

난 간신히 빠져 나왔네. 싸우는 중에 일부가 서둘러 사라져서 그나마 큰 부상없이 도주할 수 있었어. 그리고 ···.”



동방욱은 맹에 복귀해서 급히 맹주전으로 향했다. 연락해온 여율형을 구해야 했다. 어디서 샜는지 모르지만 자신만 암습을 당한 건 아닐 것이다.


그가 다급히 맹주전에 들어서는 순간, 그의 뇌리에 번갯불처럼 번뜩이는 생각이 지나갔다.


동방욱은 워낙 중대한 일이라 맹주에게만 알리고 움직였었다. 그런데 정보가 샜다? 그럼 누가 유력한가? 자신 말고 맹주만 알고 있을 텐데.


그래서 그는 기척을 숨기고 맹주 집무실로 다가갔다. 그는 그곳에서 놀라운 대화를 엿들었다.


집무실에서 맹주와 군사 제갈주야의 은밀한 대화가 단편적으로 들렸는데 “마교와 동방욱 그리고 동주천을 제거” 와 같은 단어가 공력이 집중된 그의 귀에 들린 것이다.


동방욱은 거대한 충격을 받고 멍한 상태로 한참을 있었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맹주가 누군가?


5차 정마대전에서 마교를 상대로 눈부신 활약을 펼쳐 맹주직에 오른 이가 아닌가 말이다. 그런 맹주가 이런 일에 관계되어 있다니···


그는 숙소로 돌아온 뒤로도 한동안 넋 놓고 있었다. 허나 곧 정신을 차리고 아는 몇몇 지인들과 약속 장소로 달려갔다.


그러나 그곳엔 격돌한 흔적만 있었다. 맹에 돌아온 그는 생각을 정리한 후 맹주에게 가서 자신이 암습당한 사실만 보고했다.


그리고 마교에 대해서 말하자 맹주는 자신이 군사와 비선당주와 함께 은밀히 수색하겠으니 함구하라는 엄명을 내렸다. 그래야 마교를 추적하고 무림맹내 간자들을 찾아내는데 유리하다는 말이었다.


또 천하에 사실을 알려봐야 별다른 수도 없다는 것이다. 마교를 어디가서 찾을 것인가? 자칫 타초경사로 오히려 마교의 잔당들이 꼭꼭 숨어버릴 수 있다.


그래서 동방욱은 함구하는 척했고 여율형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그러면 동방욱은 그동안 뭘 했는가?


그는 이십 년 동안 무림맹내 자신과 뜻을 같이 할 동지를 모았다. 세가 점점 커지자 보림회라는 비밀 세력을 세웠다.


보림회가 조직된 이후 지금까지 은밀히 무림맹을 주시해오며 간자들을 색출해 왔고 맹주와 비선당을 견제하는 역할도 해오고 있다.


그리고 지금 당장 증거 없이 이 사실을 구대문파와 팔대세가에 알리는 것은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그래서 우선 암중으로 확실한 물증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단다.



“그러면 당주님이 보림회주입니까?”

“아닐세. 난 보림회를 세우고 초기에 봉공으로 있다가 나왔다네.”

“ ? ”

“맹주가 비선당과 비밀 조직을 만드는데 나도 함께 하자더군. 그래서 맹주가 만든 곳에 가담하고 보림회는 나왔지. 만약 내가 들통나 고문을 받더라도 그리하면 보림회는 안전할 테니까.”

“맹주가 만든 단체는 무엇입니까?”

“흑명단이라 하네.”

“흑명단?”


‘군림맹이 아니고?’


“그곳에선 겉으론 마교를 추적하는 척하네. 내 눈을 속이는 거지. 저들은 아직도 내가 자신들을 모른다 생각할 거야.”


동방욱은 긴 얘기를 끝내고 숨을 고르고 있었다. 위진성은 잠시 생각을 정리했다.


‘어디까지 사실인가?’


들으면 정리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복잡해졌다.


‘그러면 왜 주부윤은 동방욱을 의심하듯 했지?’


보림회란 끈으로 이어져 있다면 서로 모를리가 없다.


“그 이후 보림회하곤 쭉 연락해 오고 계십니까?”

“일 년에 몇 차례정도 회주하고만 연락하지. 극비사항이니까.”


‘그러면 회주와 몇몇만 알테니 주부윤은 모를 수 있겠구나. 더구나 주부윤이 이번 일은 독단적으로 한다고 했으니’


“이제 자네 얘기를 해보게.”

“···저는··· 사부님은··· 후략···”



위진성은 각색해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가 검왕문의 후예란 말을 듣고 동방욱은 놀라워했다. 무엇보다 검왕문이 마교의 습격에 불탔다는 이야기에는 쉽사리 믿으려 하지 않았다.


위진성은 은하성부나 현천문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냥 따로 흩어져 서로 연락이 안 된다 둘러댔을 뿐이다.



“하나 궁금한 게 있는데, 자네는 어떻게 순찰당에 오게 됐나?”

“무림대회를 치르며 장안의 청룡장과 가까워졌습니다. 그곳에서 힘을 써줬습니다.”

“그렇군 그래.”


잠시 시간을 두던 동방욱이 다시 입을 열었다.


“앞으로 어찌할 생각인가?”

“글쎄요. 아직 뭔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생각만 해서 답이 쉬이 나오진 않지. 이러면 어떻겠나? 자네가 보림회와 만나보는 거야.”

“보림회와 말입니까?”

“그렇네. 일이란 게 만나고 부대끼다보면 방법이 생기니까 말이야.”

“···.”

“어려울 건 없어. 한 번 만나만 보는 거니. 한다면 내가 연결해 주겠네.”

“당주님이 하신다고요?”

“뭐 어려울 거 있나? 자네가 부담되면 내가 보자고 연락하고 자네는 날 따라 나서기만 하면 되지. 안 그런가?”

“좋습니다. 그럼 보림회와 만나보겠습니다.”

“허허. 그래, 좋은 생각이야.”

“부탁 하나 드린다면 저에 대해선 말하지 말아 주십시오.”

“그러지. 어려운 일도 아니니.”


동방욱이 빙긋 웃었다. 그러자 이곳 백선정의 분위기와 너무나 잘 어울렸다.


그의 잡티 하나 없는 얼굴에 머리 앞쪽만 눈처럼 하얀 백발이 어우러져 고고해 보였다. 산수화 속의 신선 같은 모습이랄까?


허나 위진성은 그의 미소를 대하자 왜인지 불쾌한 감정이 일었다. 위진성의 시선은 백발을 지나 그 뒤의 시커먼 흑발로 향했다.


“내가 따로 연락하겠네.”

“예.”

“그리고 잘 알겠지만 이건 극비사항이니 누구에게도 말해선 안 되네.”

“물론입니다.”

“그럼 그렇게 하기로 하고.. 이제 가세나.”

“예.”

“자네 먼저 가. 난 더 바람 쐬고 갈 테니.”

“알겠습니다. 그럼.”


위진성이 정자에서 멀어져 갔다.


“···.”


동방욱은 안 보일 때까지 위진성을 지켜보다가 고개 들어 밤하늘을 바라봤다. 그곳에 답이라도 있는지 그는 한참을 그렇게 보냈다.





“날 보자고 했다고?”


지객당주 당자량이 날카로운 눈매로 쏘아봤다.


“예, 그렇습니다.”



천수백타 당자량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사천당문 출신으로 그들이 자랑하는 당문 오걸 중 일인이다. 당자량은 어려서부터 독보단 암기에 특출난 재능을 보였다. 약관도 안 된 나이에 연미표라는 기존의 암기를 개량해 추혼연미표를 만들어 주위를 놀라게 할 정도로 암기에 재능이 타고났다.


당자량은 암기술을 위해 당문인들이 가장 많이 익히는 도반삼양귀원공 대신 영석심공을 익혔다. 영석심공이 암기술만 놓고 본다면 더 좋기에 그런 선택을 한 것이다. 대신에 영석심공은 독엔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비서장법을 주로 구사하고 암기는 구환살, 폭우이화침, 구독갈미, 추혼연미표, 배심정, 자모표, 단혼사에 귀왕령까지 모두 능수능란하게 다룬다.



“무슨 일인가?”


당자량은 재차 딱딱하게 물었다. 장삼관이 당자량에게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나 보다.


“당주님께 무림맹에 대해서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뭐라? 무림맹을 묻는다고?”


당자량이 잘못 들었나 생각하는 표정을 보였다.


“그렇습니다.”

“허어~~, 어이가 없군. 어이가··· 이제 막 입맹한 자가 당주한테 무림맹에 대해서 묻겠다니?”


당자량은 기가 막힌 듯 상대를 노려 보았다. 그러나 위진성은 표정 변화 없이 담담하게 받아냈다. 마치 눈싸움 하는 듯한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장부원주가 간곡히 부탁하길래 만났더니 이런 경우를 보게 되는군 그래···!”


허나 어쩌겠는가? 받은 게 있는데···


“좋아, 말해주지. 궁금한 게 뭔가?”


위진성은 마치 큰 선심 쓰는 듯한 당자량의 태도가 마음에 거슬렸다. 그러나 그와 싸우려고 온 건 아니다.


“당주님은 총단에 온 지 얼마나 되셨습니까?”

“여기 온 건 대충··· 한 이십 년 정도 됐지.”

“그동안 쭈욱 총단에만 계신 겁니까?”

“중간중간 너, 댓 차례 빼곤 그랬네.”


대문파들은 보통 자기 문파인을 너무 오랫동안 외부로 파견 보내지 않는다. 당주 같은 직위가 아니라면 삼, 사 년에 한 번씩은 불러 들이는 것이다.


“여기 무림맹의 중요한 의사결정은 어떻게 이뤄집니까?”


당자량은 질문이 더 종잡을 수 없다는 내색을 보였다.


“일반적인 사항은 맹주와 군사 그리고 오당 당주들이 의논해서 결정하네.”

“일반적이지 않은 건 뭡니까?”

“왜 그런 일들 있잖나?! 맹내 조직 개편을 한다거나 주요 인사에 관한 것이나··· 또 외부 세력과 큰 싸움이 벌어지거나 하는 이런 것들 말이야. 이런 경우엔 대부분 원로원과 세가회에서 결정하네.”


이제 당자량은 불퉁거림 없이 대답하기 시작했다.


“그럼 맹주는 그런 자리에서 빠짐니까?”

“그건 중요한 사항이 아니네. 끼든 아니든 무림맹은 대문파들이 운영하는 조직이니까. ··· 하지만 십오 년? 정도 전부턴 맹주도 그런 자리에서 제 목소릴 내기 시작했어. 현 맹주가 워낙 강성이라 말이야.”


위진성도 현 맹주 열화대제 하후영의 불같은 성격은 들어 알고 있었다. 오죽하면 사람들이 별호를 철혈대제라 바꿔 부르겠는가? 열화나 철혈이나 매한가지지만.


“맹주가 강하게 요구하니 대문파들이 떠밀린 겁니까?”

“허허허. 그럴리가 있나? 천년 넘게 무림을 받치고 있는 곳들인데. 이제 시대가 변했다 생각들 하는 걸세.”

“시대가 변했다고요?”

“그래. 마교가 무너진 이후 맹에서 개개의 문파로 분화되는 시대라 본 거지. 그래서 대문파들은 그전처럼 무림맹에 신경을 쓰지 않아. 그 대신 자파의 세를 키우기 위해 힘을 쏟고 있지.”

“그렇군요.”

“그러나 대문파들이 맹에 덜 신경쓴다고 해서 아주 손 놓고 있는 건 아니야. 다 주시하고 있단 말이지. 대문파들이 원하면 무림맹은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네. 그러니 맹주가 아무리 용을 써도 해 봤자야.”

“그럼 대문파들은 맹주의 움직임에 대해선 어느 정도까지 알고 있을까요?”

“그가 무슨 생각인지 자기 세력을 열심히 키우고 있다는 정도는 우리처럼 다들 알고 있겠지.”

“음···.”


위진성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런 그를 당자량은 신기하다는 듯 보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교 종결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6 116. 23.01.06 482 8 12쪽
115 115. 23.01.05 494 7 12쪽
114 114. 23.01.04 499 7 11쪽
113 113. 23.01.03 503 6 12쪽
112 112. 23.01.02 523 7 12쪽
111 111. 23.01.01 522 7 11쪽
110 110. 23.01.01 524 7 12쪽
109 109. 22.12.31 508 6 12쪽
108 108. 22.12.30 496 9 12쪽
107 107. 22.12.29 508 8 12쪽
106 106. 22.12.28 504 7 11쪽
105 105. 22.12.27 502 8 12쪽
104 104. 22.12.26 520 7 11쪽
103 103. 22.12.25 511 7 12쪽
102 102. 22.12.25 510 6 12쪽
101 101. 22.12.24 509 7 11쪽
100 100. 22.12.24 536 9 12쪽
99 99. 22.12.23 505 9 12쪽
98 98. 22.12.22 495 7 11쪽
97 97. 22.12.21 484 9 12쪽
96 96. 22.12.20 505 11 11쪽
95 95. 22.12.19 495 9 13쪽
94 94. 22.12.18 483 9 12쪽
93 93. 22.12.18 487 8 12쪽
92 92. 22.12.17 497 9 11쪽
91 91. 22.12.16 484 9 12쪽
» 90. 22.12.15 507 9 12쪽
89 89. 22.12.14 475 9 11쪽
88 88. 22.12.13 485 10 11쪽
87 87. 22.12.12 496 8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