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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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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2.12.14 17:15
조회
474
추천
9
글자
11쪽

89.

DUMMY

“다의검이 별호냐고 물었네.”

“예, 그렇습니다.”

“어떻게 얻게 됐나?”

“장안 무림대회 도중 얻게 됐습니다.”

“무슨 뜻이지?”

“제 검에 여러가지 성질의 공력이 담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리 불리게 된 것 같습니다.”

“허허. 다양한 성질의 공력을 운용한다니 좀 특이하긴 하군. 무림대회로 강호에 발을 디딘 것이고?”


서류를 보면서 동방욱이 질문했다.


“그렇습니다.”

“사문은 어딘가?”

“동검문이라고 무림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일인전승의 문파입니다.”

“···.”


서류를 보던 동방욱이 고개를 들고 봤다. 일시간 주시하던 그가 중얼거렸다.


“동검문? .. 일인전승이라···”


그가 삼순찰에게 물었다.


“몇 조지?”

“칠조에 배정됐습니다.”

“순찰당에 온 걸 환영하네. 궁금한 사항들은 칠조장에게 물어보고.”

“예, 알겠습니다.”

“그럼, 가서 일보게.”

“예.”


돌아서 막 집무실을 나가려던 위진성에게 동방욱이 말을 덧붙였다.


“아, 이따 저녁에 조촐한 연회가 있으니 참석하고. 사람들 익힐 기회니까 말이야.”

“그러겠습니다. 이따 뵙겠습니다.”





저녁에 순찰당에서 작은 연회가 있었다. 외부 일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당원들을 위해 동방욱이 여는 만찬이었다.


“··· 전략 ··· 해서 당주님 말씀을 듣겠습니다.”


“이번에 별탈 없이, 무사히 조사를 마치고 귀맹한 여러분들의 노고에 당주로서 감사를 표합니다. 나는 이번에도 우리 순찰당 여러분들의 능력과 책임감을 봤습니다. 책임자 입장에서 자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무림맹 순찰당원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행동하길 바랍니다.”


휘익~~


“당연합니다, 당주님.”

“전 대순찰당원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있습니다.”


저마다 한 마디씩 외치며 호응했다. 삼순찰이 동방욱을 살펴보다 얼른 끼어 들었다.


“그리고.. 여러분, 이번에 새로 우리 당에 들어온 신입이 있습니다. 자, 일어나게.”


“오, 예~!”

“얼마만에 신참이냐?”


“안녕하십니까? 이번에 새로 백삼 번 순찰당원이 된 위진성이라 합니다. 잘 부탁합니다.”


“자기 소개가 좀 부족한데?”

“그러게 말이야.”


“별호가 어찌 되는가?”


누군가 불쑥 물었는데 그 시기가 적절해서 모두의 귀에 쏙 들렸다.


“다의검입니다.”


“다의검? 처음 듣는데?”

“나도 처음 들어. 누구 들어본 사람 있나?”


“어디 출신인가?”

“섬서성에서 동검문이라는, 일인전승의 작은 문파에서 사사 받았습니다.”


웅성웅성


“그럼 어떻게 총단에 온 거지?”

“들어보니 장안 무림대회에서 순위에 들었다던데?”

“총단은 그렇다치고 순찰당엔?”


“자자, 개인적으로 궁금한 건 따로 물어보도록 하고, 당주님의 건배가 있겠습니다.”


삼순찰의 시선이 동방욱으로 향했다.


“본맹과 우리 당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백여 명이 일제히 외치자 우렁찼다.



연회는 가볍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당주 철선풍 동방욱이 권위적이거나 형식적인 걸 좋아하지 않기에 딱딱하지 않고 유쾌하게 흘러갔다. 다들 단숨에 들이키고 웃으며 말하니 장내는 금새 왁자지껄 해졌다.


허나 떠들썩한 분위기에서 위진성은 곤혹스러움을 느꼈다. 이쪽저쪽에서 말을 걸고 질문을 쏟아냈으니 자리가 점점 더 불편해졌다.


대답도 한, 두번이지 집요하게 사문을 묻거나 어떻게 순찰당에 왔냐고 던지는 물음은 그를 상당히 피곤하게 만들었다.


위진성관 달리 장내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었을 즈음, 동방욱이 자리에서 일어나 좌중을 돌아다녔다. 이번에 수고한 당원들을 격려하고 다독이는 것이다.


“수고들 했어.”

“감사합니다, 당주님.”


동방욱이 격려를 하면서 지나치자 어느새 위진성이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여기도 고생들 했고.”

“아-니, 아닙니다. 당주님, 고생이라뇨?”

“자네 말이 맞아. 내가 봤는데 자네는 하나도 고생하지 않더라고···”

“와하하하---”

“뭐라고?”

“클클클. 장철이가 제대로 한방 먹었구나!”


“하여튼 수고들 했고··· 자넨 얘기 좀 나눴나?”


동방욱이 위진성을 보며 물었다.


“예.”

“칠순찰 어딨나?”

“예, 당주님.”


그러자 저쪽에서 기운찬 소리가 들렸다. 자리에서 일어난 자는 상당히 덩치가 좋은 장한이었다. 고리눈을 부릅뜨고 밤송이처럼 억새 보이는 수염을 기른 모습이 꼭 삼국지의 장비를 보는 듯 했다.


그는 칠순찰 장사도 장진동이었다.



장사도 장진동


오랜시간 도 하나로 무림을 호령해온 하북 팽가의 방계 출신이다. 먼 방계이나 가문의 파황사모도법을 대성하자 장진동의 무공을 눈여겨 본 팽가에서 가까이 불러 들였다.


그의 도는 형태가 독특했다. 도인데도 도신이 구불구불 휘어져 있었다. 그 모양도 외모만큼이나 장비가 쓰던 장팔사모를 연상케 했다.


도가 구불거리기 때문인지 그의 도법은 상대의 왠만한 호신강기는 그냥 찢어 버린다. 생김새만큼 불같은 성격이나 맺고 끊는 것이 분명하고 사리분별이 정확하다.


능력도 출중해서 구대문파 출신이 주축인 순찰당에서 조장을 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걸 보여준다.



“자네 조원이니 신경 좀 쓰라고.”

“물론입니다, 걱정 마십시요. 칠조는 다른 건 몰라도 끈끈한 거 하난 최곱니다.”

“말은 그럴싸 하지? 거기서 웃고 떠들기만 하더구만.”

“에이~, 당주님. 제가 그러겠습니까? 이제 제 조원인데요. 부조장, 잘 하고 있지?”

“그럼요, 조장님. 이 친구 벌써 녹아 들었습니다. 위진성, 안 그런가?”


위진성 맞은 편에 앉은 부조장 신풍검 구진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위진성은 썩 내키지 않았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덕분에 많이 편해졌습니다.”

“거 보십시요, 당주님. 우리 칠조는 누구든 들어오면 형제가 됩니다.”


“맞습니다, 조장.”

“칠조야말로 최곱니다.”


칠조로 보이는 자들이 여기저기서 한 마디씩 거들었다.


‘쯥!’


그러나 위진성은 속으로 혀를 찼다. 비록 위계가 있는 조직이지만 ‘넌 이래야 한다, 우리가 남이가’ 를 들이대는 게 영 불편했다.


이는 어쩌면 그가 산에서 오랜 시간 혼자 지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위진성은 이 자리가 편치 않았다.


“허!, 장진동. 잘 하란 말이다. 말만 하지 말고.”

“걱정 마십시오, 당주님. 다음엔 실력으로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장진동의 자신만만한 말에 동방욱은 돌아서며 말을 붙였다.


“내 지켜보겠다. 자네는 혹시 불편한 점이나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 말하게.”

“예, 알겠습니다.”


위진성의 말을 들으며 끄덕이던 동방욱은 다른 자리로 이동했다.


“이봐, 진성이. 진짜로 애로 사항이나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라고.”


구진이 넌지시 말했다. 본인이 너스레를 떨었으니 빈말이라도 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언제든 말하란다. 위진성은 그저 담담하게 받아 넘겼다.


그는 지금 동방욱을 신경 쓰고 있었다. 적당하다 싶으면 일어나 그에게 가까이 갈 생각으로 말이다.



“···. 우리 순찰당은 주로 이런 일을 한단 말이야. 그러니-”

“잠시만, 죄송합니다.”


위진성이 얼른 일어났다. 동방욱이 다 돌았는지 다시 본인의 자리로 가는 게 눈에 잡혔다. 그는 바로 동방욱에게 다가갔다.


“당주님.”

“뭔가?”

“잠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나한테?”

“예.”

“말해 보게.”

“지금은 어수선한데 조용한 곳이 좋을 것 같습니다.”

“뭔데 조용한 곳이 필요하지?”

“좀 민감한 얘기입니다.”

“그래? ···”


동방욱이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자 위진성이 조용히 덧붙였다.


“이십 년 전 동주천에 관한 겁니다.”

“ !! ”


동방욱의 눈이 격렬하게 흔들렸다. 얼굴도 딱딱하게 굳었다. 그러나 그런 변화는 지극히 짧은 순간이었다. 동요하던 모습은 나타날 때보다 더 빠르게 사라졌다.


“그래, 따로 얘기를 나눠야 할 거 같군.”


알 수 없는 감정이 담긴 눈으로 보며 그가 수긍했다.


“이따 축시에 국화원 외곽에 있는 백선정에서 보세.”

“알겠습니다.”


동방욱은 여전히 뜻모를 눈으로 그를 보다가 몸을 돌렸다.


‘ ...! ’


위진성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자리로 돌아갔다. 이후로도 연회는 한참 동안 더 이어졌다.





엊그제 폭우가 내려서 그런가? 자시를 훌쩍 넘긴 시각에도 국화원 주변은 많은 꽃들이 싱그러움을 뽑내고 있었다. 꽃들의 아름다운 모습과 감미로운 향기가 더해지자 밤공기가 파릇파릇한 산뜻함으로 물들었다.


국화원의 좌측 외곽에는 작은 인공 호수와 가산이 있다. 가산은 호수 한가운데 있었고 구름다리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 가산 정상에 백선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축시가 가까워지는 야심한 시각이었지만 백선정에는 사람의 그림자가 져 있었다. 그림자를 따라 올라가자 시원스럽게 잘생긴 젊은이였다. 위진성이다.


그는 동방욱과 약속한 곳에 먼저 와 있었다. 위진성은 잔잔한 호수를 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아까 왜 그랬지?’


동방욱 말이다. 그는 진짜로 놀라는 모습이었다. 지어낸 건 아니었을 것이다. 위진성은 암중 세력을 생각하며 주부윤과 동방욱을 같이 놓고 생각했었다.


지금 의심스런 자들은 저 둘이다. 의심되는 세력도 둘. 마교와 군림맹.


이것들이 서로 어떻게 얽혀 있는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단지 그는 조심스럽게 추측을 해봤다.


주부윤과 동방욱이 마교나 군림맹 중 어느 쪽이든 같은 편일거라 생각했었다. 그래서 이건 함정일거라 생각했던 것이고.


그런데 아까 동방욱의 모습은 만든 표정이 아니었다. 찐으로 놀라는 기색이었다. 위진성이 보기엔 그랬다.


‘내가 잘못 생각했나?’


누가 군림맹이고 누가 마교인가?


주부윤과 동방욱은 몸담고 있는 곳이 다를 지도 모른다. 아니면 동방욱이 정말 연기를 잘 했던가.


어쩌면 마교와 군림맹이 한 몸일 수도 있다. 또는 둘은 전혀 얽히지 않았거나. 그리고 이럴 수도 있겠다. 그들이 마교나 군림맹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을 지도 말이다.


“흐음···”


머리가 아프다. 아는 게 적으니 생각해 봤자 복잡해지기만 했다.


‘그만 하자. 하다보면 알게 되겠지’


그는 머릿속을 비우기 위해 고개를 들어 하늘로 향했다. 거기에 달이 있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위진성은 복잡하거나 외롭다 생각하면 달을 보게 됐다.


그러면 달은 누군가의 얼굴이 되었고 그는 쉴 수 있었다. 지금도 달을 보고 있자 복잡한 심사가 차츰 가라앉고 편해졌다.


쏴아아아----


상쾌한 바람이 호수를 훑고 지나갔다. 시원했다. 위진성은 그렇게 환기된 몸으로 동방욱을 맞았다.


동방욱은 기척도 없이 다리 넘어 맞은 편에 나타났다. 보이는가 싶었는데 어느새 사라졌고 또 금새 정자에 나타났다.


“당주님을 뵙습니다.”


위진성이 포권하자 동방욱이 가볍게 손을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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