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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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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87,322

작성
23.01.0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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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1
추천
7
글자
11쪽

111.

DUMMY

“그러니까 청룡장의 이신은 야심가라 장주가 된 후 무림맹에서의 입지를 넓히기 위해 군림맹을 조사해 달라 부탁했다?”

“그렇습니다.”

“···.”


말을 멈추고 생각에 잠긴 우림도장에게 혁련세가 장로 금검일패 혁련웅이 불쑥 말했다.


“도장, 총단에 청룡장 사람들이 있으니 그건 확인하면 될 것이오.”

“그건 그렇지요. 단지 쉬이 믿기진 않는구려-.”


답변이 그대로 받아들일 만큼 믿음직스럽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딱히 허점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아미타불-. 우림도장, 시주의 말이 그렇다하니 청룡장에 확인하는 것으로 마무리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또 노납이 따로 만나 얘기를 나눠보겠소이다.”

“원통 도우께서 그리 하신다면 그렇게 하지요. ··· 아까 붙잡혔다는 그 채주가 누구라고?”

“광룡채주 마경일입니다.”

“표국에서 압송했다면 청룡장에 있겠구만?”

“중간에 헤어져서 어찌 됐는지 모릅니다.”

“그거야 알아보면 되고··· 자, 자네들은 이제 그만 나가 보게.”

“더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뭐가 남았다고?”

“그렇습니다.”


“남은 이야기가 뭔지 시주의 말을 들어 봅시다.”


위진성은 기회를 얻자 재빨리 입을 열었다.


“아까 군림맹 얘기 중에 신기대가 거론됐었는데 더 확실하고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말해 보게.”

“신속기동대는 머물지 않고 움직이는 곳일 겁니다. 그러니 그곳보다는 표행을 공격했던 그 녹림을 공략하는 겁니다.”


“녹림?”

“그러나 그러면 점조직이라 소용이 없다잖은가?”


“그 산채가 위험하다는 소식을 들으면 신기대는 달려올 겁니다.”


“오호~, 굳이 찾으러 수고할 필요 없이 오길 기다린다?”

“좋군, 좋아!”


“대룡채에서 군림맹에 대한 정보를 얻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지, 의외의 수확이 있을 수도 있겠지.”


점점 위진성이 의도한대로 분위기가 잡혀갔다. 그러자 맹주의 안색이 한층 더 침중해져 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보안입니다. 지금 무림맹내 숨어있는 군림맹을 잡기 위한 것이니, 얘기가 세 나가면 안 됩니다. 그러니 지금 이 자리에 계신 분들만으로 한정하는 게 좋은 방안일 겁니다.”

“만약 얘기가 세어 나간다면.. 이 안에 군림맹이 있을 거란 말이군그래.”

“맞습니다. 그러니 속도도 중요합니다.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실행하는 게 좋겠지요.”


위진성은 저쪽에 기회를 주지않기 위해 빠르게 말을 마쳤다.


“자네에 대한 처분은 따로 있을 것이니 그만 나가보게.”


포권을 하고 돌아서는데 진소군의 입술이 삐죽이는 게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용호각 밖으로 나가자마자 속사포를 퍼부어댔다.


“ ‘자네에 대한 처분은 따로 있을 것이네’ 뭐죠? 상이 아니라 처분이라니?"

“헛헛-. 그 사람들 입장에선 그럴 수도 있지.”

“그래도 너무한 거 아닌가요? 자기들이 누구 때문에 군림맹에 대해서 알게 됐는데? 숨어있던 마교도들을 제압한 것도 사형이 다하고···.”


그녀는 분이 안 풀리는지 씩씩 거렸다.


‘쩝! 세상 일이니···’


듣고 보니 그도 입맛이 썼다.


‘그래도 내 할 일은 다했다’


이제 저들에게 넘겼으니 군림맹은 대문파들이 맡을 것이다. 본인은 마교에 집중하면 될 터. 이 정도면 보림회에도 뭔가 부탁할 정도는 한 것이다.


홀가분했다. 경쾌한 기분에 옆을 보니 진소군이 뾰루퉁하니 있다가 마주 보았다.


“왜요?”


자신을 빤히 보는 위진성이 눈부신 듯 그녀의 동공이 풀렸다. 표정도 부드럽게 녹으며 홍조를 띠어갔다.


“누가 그러던데?”

“뭘요?”

“우리 잘 어울린다고.”

“호호호, 사형도 참~!”


그녀가 여성스럽게 웃으며 환하게 웃자 주변이 밝아졌다. 넘치는 기쁨에 빨개진 옥용으로 주변을 밝히는 그녀의 모습은 그대로 위진성의 눈에 들어왔다.


‘아름답다!’


진소군이 처음으로 호호호 하며 웃었다. 항상 깔깔대거나 큭큭 하며 주위 의식치 않고 시원하게 웃던 그녀다.


그랬던 진소군이 호호 하며 웃다니 이게 사랑의 힘인가? 월하장 사람들이 본다면 놀라 자빠질 일이었다. 선머슴 같던 그녀가 여성스런 모습을 보이자 매력 한가득이다.


위진성은 빤히 보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진소군도 흥분한 듯 도화 빛으로 물든 얼굴로 마주 보았다.


‘별빛!’


그녀의 눈은 별처럼 총총히 반짝였다.


“사매.”

“? 아까부터 왜요?”

“그때 말 걸어줘서 고마워.”

“으응-? 아, 훗! 그때 말하는 거군요? 청룡장에서 내가 잘못 알고 말 건거-.”

“그래. 그게 첫 시작이었잖아. 고마워. 다음엔 내가 먼저 아는 체 할게.”

“피이~~!”


그녀는 싫지 않은지 눈을 흘겼지만 좋아했다.


“차 한잔 할까?”

“고민해 보고요.”

“응? 고민?”

“예에~. 저 쉽지 않거든요? 킥!”


자기가 해놓고 웃긴가 보다.


“하하. 진소저, 나중에 내 꽃놀이 배로 모시겠소. 순서가 있으니 오늘은 차를 듭시다.”

“흐응~~ 배는 있군요? 좋아요. 그럼, 앞장 서세요. 깔깔깔”





국화원 한쪽에 아담한 건물 하나가 있다.


<백화루>


총단에 있는 다루다. 이곳의 특색은 국화원에서 자란 꽃들로 차를 만든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부드럽고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게 장점이었다. 그래서인지 다루에 들어서는 진소군은 흡족해했다.


“국화차 둘 주시오.”


위진성도 처음 와본다. 창이 많아 내부에서 넓게 펼쳐진 밖의 화원을 볼 수 있었다. 꽃밭 사이에 다루가 있으니 건물 안팎이 상당히 운치 있었다.


“와-아~! 사형, 여기 분위기 좋네요.”

“그렇네-.”


‘이렇게 빨리 사매와 국화원에 올 줄은 몰랐는데?’


일전에 그는 장삼관을 만나러 가던 중, 국화원 풍경에 감탄하며 다음엔 사매와 함께 오고자 했었다.


그런데 그 바람이 이렇게 빨리 이뤄질 줄은 몰랐다. 좋은 곳에서 그녀와 있는 이 시간이 소중하게 다가왔다. 즐겁다.


“그런데 사형, 지금 이러고 있어도 돼요?”

“응. 그 동안 난 일과에서 열외였거든.”

“그래요? 그럼 앞으로는요?”

“나도 모르지.”

“언제까지 여기 있을 건가요?”

“글쎄~. 아직은 모르겠어. 때가 되면 알게 되겠지.”


후룩-


“흐음~! 꽃차라 그런지 약하긴 하지만 부담 없고 좋네요.”

“사매가 좋아할 줄 알았어.”

“얼마전에 사형이 장으로 연락을 줘서 거처를 인근의 다른 곳으로 옮겼어요.”

“그래? 대곡현 말고?”

“아니-, 그대로요. 멀리 옮기진 않았어요. 가까운 곳에 있는 정무관이란 곳으로 옮겼어요.”

“그래? 각주님이 잘 대처 하셨겠지.”


후루룩


“그런데 군림맹이 밝혀졌으니 한동안 무림이 시끄럽겠어요.”

“그러겠지?”

“예. 오랫동안 강호가 평온했어서 좀 충격이 있을 거예요.”

“그럼 어찌 될 거 같아? 그러니까··· ···”


차를 마시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눴다. 맑은 날 꽃향기 맡으며 단 둘이 이야기를 하니 더 할 나위 없었다.



그런 깨알 같은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은성단원 하나가 그녀를 찾아왔다.


“단주님, 지시하신 사항은 처리했습니다.”

“수고했어, 마영.”


그녀는 용호각에서 나오자마자 마영에게 국화원 부원주인 장삼관을 만나라 했다. 위진성이 회의실에서 한 발언을 전해 말을 맞추기 위해서.


“그리고.. 비천각에서 전갈이 왔습니다.”

“연락?”


그녀는 비천각의 비문을 확인하고 건네 받은 봉투를 열었다. 서한 두 통이 들어 있다.


“이건 이문회에서 사형에게 보내는 거네요.”


뜯어보니 남궁기, 제갈주야에 대한 서한이었다. 의뢰했던 게 이제야 도착한 것이다. 위진성은 빠르게 읽어 나갔다.



남궁기는 듣던대로 세가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것으로 분석됐다. 적혀 있는 몇몇 일화들을 보더라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자부심 높고 자존심도 강해서 다른 세가와 꽤 자주 부딪혔던 것으로 적혀 있었다.


제갈주야는 남궁기에 비해서 기본적인 정보가 많지 않았다. 남궁기야 세가 직계이니 어려서부터 여러 정보들이 있지만, 제갈주야는 먼 방계 출신이란다. 대부분의 정보가 제갈 성을 받고 난 후의 것이었다.



‘본가로 들인 후 그 전 정보는 다 지운 건가?’


이문회가 조사한 서한을 읽었지만 특별히 건진 건 없었다. 남궁기는 자부심 높고 지기 싫어하고 자기 주장이 매우 강하다 써 있었다. 반면에 제갈주야는 타고난 두뇌로 어려운 일들을 척척해온 자였다.


‘이 둘은 팔대세가 출신인데 정말 군림맹에 들었을까?’


이걸 알기 위해서 조사를 요청한 건데 딱히 소득은 없었다. 그 둘이 세가를 배신하고 군림맹에 가입할 만한 이유를 찾을 순 없었다.


단지 지금으로선 그렇다 여기는 게 여러모로 낫기에 그리 생각하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하던 그는 문득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들었다.


“왜?”

“사형 생각이 끝나길 기다렸어요. 여기.”


진소군은 읽던 서한을 내밀었다.


“ ? ”


편지는 비천각주 나종회가 보낸 것이었다. 거기엔 그동안 쫓던 무림맹행 천마표국 표행에 관한 것이 적혀 있었다.


표행은 바로 총단으로 오지 않고 혁련세가가 있는 호남성으로 향했다. 멀리 도는 이유는 그쪽에서 필요한 걸 조달하기 위해서란다.


현재는 동정호 근처 악양에 있었다. 그리고 만일을 대비해 진소군과 은성단이 필요하다 쓰여 있었고.


“가봐야 하지?”

“예. 각주님이 이렇게 쓴 걸 보면, 급박한 상황이 있을지도 모르니 바로 가야할 듯해요.”

“흠··· 나도 같이 가고 싶긴 한데···”


위진성은 표차에 무막이 탔을 거라 확신했기 때문에 꽤나 신경 쓰였다. 그 규모를 봤지 않았는가? 그게 삼분의 일이었다.


“사형은 여기서 해야할 일이 있잖아요.”

“그래야겠지? 사매한테 부탁해야겠네. 가면 각주님과 다른 분들께도 안부 전해 드리고.”

“그럴게요. 그쪽 일은 신경쓰지 말고 이곳에 전념하세요.”

“그래. 사매가 있으니.. 혹시 악양에 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면 바로 달려갈게.”

“호호. 사형 원하는 대로 하세요.”


진소군이 여인이 돼가고 있다. 소녀가 한 남자를 가슴 깊이 품으니 여인으로 변하고 있다. 처음 봤을 땐 ‘하하’ 하고 웃던 게 지금은 달라졌다.


그래서인지 위진성은 자신의 앞에 성숙한 한 여인이 앉아있는 걸로 보였다. 그 전과 외모는 같지만, 더 큰 사람으로 느껴졌다.


그녀는 확실히 성장했다. 그래서 길을 나서는 진소군에게 가벼운 마음으로 인사할 수 있었다.





위진성이 숙소로 돌아온지 한 시진 후.


노을이 질 때쯤 소림승려가 문을 두드렸다. 곧바로 위진성은 소림승을 따라 그를 보고자 하는 사람에게 갔다.


“원통대사님, 절 찾으셨다고요?”

“허허. 위시주, 식전인데 차 괜찮으시오?”

“예, 주십시요.”


쪼로록


담백한 향이 방 안을 은은히 맴돈다. 향을 따라 실내를 둘러보면, 이 승려가 차향만큼 담백한 사람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충분히 넓은 방 안엔 세간 살이가 별로 없었다. 침상, 탁자, 의자 그리고 불상. 이게 다였다. 흔한 시, 서화 한 폭 없었다.


하지만 왠지 방 안이 썰렁 하거나 허전하기 보단 단촐하고 청결하게 다가왔다. 방도 거기 머무는 사람 따라가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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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104. 22.12.26 520 7 11쪽
103 103. 22.12.25 511 7 12쪽
102 102. 22.12.25 510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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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100. 22.12.24 536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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