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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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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87,322

작성
22.12.17 17:15
조회
497
추천
9
글자
11쪽

92.

DUMMY

쭈욱-


“크흐~~. 좋구나!”

“술을 원래 그리 좋아하오?”

“쩝쩝쩝. 아니, 꿀꺽. 산에서 내려오고 보림회에 든 이후 마시기 시작했소.”

“···.”


위진성은 가만히 현수운을 응시했다. 그의 모습에서 자신이 보인 것이다. 술에 의지하다 보니 늘었을 것이다.


“한 잔 더 합시다.”

“나야 좋지.”


둘은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기울였다.


“어허~~. 이제 좀 정신이 드는구나!”


현수운이 불콰해진 얼굴로 의자에 몸을 기대고 창밖을 바라봤다. 밖은 어둑어둑해지고 있다.


“분위기 깨서 미안한데··· 할 얘기가 있소.”

“미안하긴,··· 해야하는 일인데.”

“어제 철선풍 동방욱을 따로 만났소. 만나서··· 후략···”


위진성은 간략히 어제 일을 설명했다. 얘기가 끝나고 생각을 정리하던 현수운이 입을 열었다.


“역시 동방욱이 의심스럽군.”

“···.”

“이런저런 옛날 일들을 얘기하는데 그건 중요한 게 아니오.”

“그렇소?”

“동방욱이 은밀히 보림회와 만나자고 한 게 핵심이오. 그 자는 아마도 그걸 위해서 그리 길게 말했을 거요.”

“같은 생각이오.”

“그럼 함정이라는 걸 알면서 따라간다는 겁니까?”


으쓱


“이미 했던 얘기 아니오?”

“허, 참-! 뭐라 할 말이 없구려.”


현수운이 위진성의 일에 간섭할 수는 없다. 한 번 말해서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보다 현형, 천군단에 대해 어찌 생각하시오?”

“천군단? 그건 왜 묻는 거요?”

“순찰당주와 얘기 도중 천군단이 나왔는데 좀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았소.”

“내원에 있어서 조사까진 아니고··· 전에 사부님을 뵈러 몇 차례 원로원에 들르면서 천군단을 유심히 관찰하긴 했었소.”


내원은 아무래도 외원보다 경계가 삼엄했다. 고수들도 즐비했고. 그래서 현수운으로선 잠입해서 조사하는 게 아무래도 부담스러웠다.


“보니 어땠습니까?”

“생각보다 큰 규모에 좀 놀랐소이다. 내원에 상당한 크기의 건물들이 여럿 있었소.”

“천군단 규모나 조직에 대해선 아시오?”

“사부님께 듣긴 했었소. 천군단주와 사신룡의 수뇌부가 있고 그 밑에 호위십기를 뒀다 하더이다.”


호위십기는 청기, 황기, 녹기, 백기, 흑기, 자기, 회기, 적기, 금기, 은기를 일컫는다. 사신룡들이 각 두 기씩 맡고 금기와 은기는 단주가 지휘한다.


‘친위대치곤 좀 크긴하군’


“하후맹주가 대문파들의 반대에도 강하게 밀어부쳐서 그리 크게 만들었다고 들었소.”

“그런 친위대가 전부 내원에 있다면 규모가 클 수 밖에 없겠소이다. 그럼-, 큰 것 말고는 더 없습니까?”

“그 외에라고 한다면··· 좀 배타적인 느낌? 자신들 외에는 매우 경계하는 모습이었소.”


‘특별한 소득은 없었나 보군’


“위형은 천군단을 군림맹으로 보는 것이오?”

“그런지 아닌진 모르겠지만 뭔가 의심스럽소.”

“나도 그런 생각으로 여러번 관찰했었는데 별다른 건 없었소. 여타 다른 부서와 다를 게 없었소이다. 그리고 군림맹이 맞다쳐도 일부라면 모를까 설마 천군단 전체가 그러겠소?”


보통은 현수운의 지적이 맞을 것이다. 음모를 꾸미는 암중세력이 무림맹 총단에 그들의 상당한 전력을 통으로 머물게 하겠는가?


만약 발각이라도 된다면 바로 몰살이다. 더구나 천군단이 있는 곳은 내원이었다. 무림 최고수들인 원로원과 세가회 장로들이 거주하는 곳.


그러니 천군단 전체가 군림맹 아닐까라는 추측은 일반적으로 떠올리긴 힘든 생각이었다.


“그냥 의심해 본 것이오.”


위진성이 건배를 제의했다.


채앵~~


“큽~! 그냥 먹기엔 나쁘지 않은데 뒤에 올라오는 맛이 영~ 그렇군요.”


현수운이 미간을 찌푸리며 백건아를 혹평했다. 의외로 까다롭다.


“근데 실례지만 현형의 사부님은 누구시오?”

“육합고검 신첨이 내 사부님이시오.”



육합고검 신첨은 화산파의 장로로 무림맹에 장기간 파견 중이다. 그는 매화검법보다 육합검법을 장기로 한다.


옛날엔 두 검법 모두 화산파를 대표하는 검법이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지 육합검법은 쇠퇴했고 매화검법이 화산검의 대명사처럼 되었다. 신첨은 과거 육합검의 위력을 재현했다 해서 육합고검이란 별호를 얻게 됐다.



“그렇구려. 그럼 현형도 주로 육합검법을 펼칩니까?”

“내 자질이 부족해 사부님의 육합검 오의를 깨닫지 못했소. 그래서 매화이십사수와 육합검 모두 사용한다오.”


그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위진성은 이미 현수운이 상승검학을 펼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지나치게 겸손하구려. 강호 어디를 가도 모자람이 없을 검객이면서 말이오.”

“오~, 이거 위형 같은 절대고수에게 그런 말을 들으니 기쁘구려.”

“···.”


위진성은 별 말 없이 희미하게 웃어보였다.


“나도 하나 물어봅시다. 위형의 사문은 어디요?”

“난 이름 없는 작은 문파에서 사사 받았소.”

“혹시 월하장 아니오?”

“··· 그곳은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곳이지 내 사문은 아니오.”

“그럼 어떻게 월하장에 들어가게 됐소?”

“그건 사문과 관계가 있소이다. 내 사문과 월하장이 서로 특별한 관계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월하장 사람이 된 것이오.”

“그렇군··· !. 그럼 혹시, 저 번에 말한, 같이 여행하고 싶은 여인이 월하장 사람이오?”


현수운은 술맛이 까다로운 대신 감이 좋았다.


“허허, 현형의 검이 날카로운 이유가 있었구려.”

“그럼, 더 해볼까요? 음~~. 위형은 강호초출이면서도 절대고수요. 이는 일반적이지 않고 상식적이지도 않소. 잘 알다시피 무림에서 절대고수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지 않소. 특히나 젊다면 더 그렇고.

그렇다면 당금 강호에서 위형 같은 검의 고수를 키울 수 있는 곳이 어느 정도나 될까? 대문파들 빼고 말이오.”


위진성은 입을 다물고 가만히 쳐다봤다.


“얼핏 생각해도 몇 손가락 되지 않소. 그런데 위형은 내가 떠올린 그 몇 군데 출신은 아닌 거 같단 말이지. 자, 그러면 어디- 일까?”

“···.”

“남은 곳이 한 군데 있소. 바로 비. 천.”


빙긋


“재밌는 추측이었소.”

“내가 기억히기론 비천에 검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던데··· 위형도 그곳 사람이 맞지 않소?”


이 자의 감이 보통이 아니다. 아니, 바로 검을 놓고 돗자리를 깔면 더 성공할 사람이다.


“비천이라니.. 꿈 같은 얘기요. 그래도 기분은 좋구려. 현형이 날 그렇게 본다는 것이니.”

“우음···”


현수운은 그가 아니라고 하는데 계속 너 맞지? 할 수가 없었다.


“자, 술도 이게 막잔이군.”


위진성은 남은 술을 두 잔에 모두 따랐다.


“현형, 언제 순찰당주가 호출할지 모르오. 그러니 이제부턴 날 주시할 수 있는 정도의 거리가 어떻소?”

“그럴 생각이었소. 엽형한테도 말해 두리다.”

“내 생각엔 엽형은 현형과 움직이는 게 좋을 거 같구려.”


위진성은 현수운의 호의를 정중히 거절했다.


‘그래. 이런 고수에겐 그게 나을지도’


“위형의 뜻이 그렇다면 알겠소.”

“그리고··· 너무 무리하진 마시오. 이번에 왠지 쉽지만은 않을 꺼 같으니까.”

“그러리다.”

“자, 건배!”

“건배.”




“크으~~ 아, 아무래도 백건아는 좀 ···”

“현형, 거 너무한 거 아니오? 내가 준비한 건데 나도 영 맛이 그렇구려!”

“큭! .. 크하하하”

“껄껄껄”


둘은 모처럼 입을 한껏 벌리고 시원스레 웃었다. 듣는 사람도 덩달아 기분 좋아지는 구김살 없는 웃음이었다. 그 날은 그렇게 좋게 마무리 됐다.





확실히 새 숙소는 그전보다 조용하고 쾌적했다. 위진성은 전 숙소에서 주변의 소음 때문에 깼던 기억이 났다. 그러나 여기서는 새소리에 깨어났다.


‘좋다는 게 괜히 좋은 게 아니구나!’


그는 누운 채 창으로 보이는 한 그루 나무를 보고 있었다. 주변의 몇 그루 중 지금 그가 보는 나무 가지에서 종달새가 지저귀고 있었다.


짹. 뾰로롱~


오전의 생동감 있는 햇살을 받아서인가? 유달리 새소리가 영롱하고 기운차다.


‘어째 서둘 것처럼 하더니 아직인가?’


동방욱 말이다. 위진성도 이래저래 신경이 많이 쓰였다.


“그러면... 오늘은 주변을 더 둘러 볼까나?”


힘차게 혼잣말하며 침상에서 내려왔다. 위진성은 우선 인생 일대사를 해결하기로 했다.



식당 안엔 늦은 아침을, 또는 이른 점심을 하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앉아 있었다. 위진성은 습관처럼 창가자리를 둘러봤다. 그쪽은 빈 좌석이 없어서 고개를 돌리려던 중에 익숙한 모습의 장한이 잡혔다.


곰처럼 커다란 덩치, 큼직한 코, 큰 입의 장한. 그는 바로 소뇌제 언지군이었다.


“언형 아니오?”

“어? 위형! 우하하하”


언지군은 부르는 소리에 고리눈으로 돌아보다 위진성을 발견하고 웃기부터 했다.


“반갑군요, 언형.”

“와하하하. 나도 반갑소, 반가워!”


입이 함지박만 해지며 언지군이 격하게 반겼다.


“언형은 맹에 언제 왔습니까?”

“사흘 정도 됐소. 위형은?”

“나도 비슷하오.”

“하하하. 일단 앉으시오, 여기. 주문부터 합시다. 점소이?”


위진성은 점소이에게 간단한 식사를 주문하고 언지군을 봤다. 그의 앞에는 너, 댓개의 빈 접시가 있었다. 덩치만큼 많이 먹는가 보다.


“언형은 거의 다 했군요?”

“흐흐흐. 여기 음식이 생각보다 괜찮소. 하나씩 추가하다 보니··· 그 보다 위형은 지금 어디 있소?”

“나는 순찰당에 있소이다.”

“오호~~ 순찰당! 괜찮은 곳이라 들었소. 잘 됐구려.”

“언형은?”

“난 비선당에 가려하오.”

“그럼 아직이요?”

“음.. 어제 입당 서류를 냈으니 오늘, 내일 중으로 통보가 올 것이오.”

“그럼 앞으로 자주 볼 수도 있겠군요.”

“비선당에 들어가게 되면 그러겠지요.”

“언형이면 들어간 거 아니오?”


비선당은 팔대세가 영향력이 큰 곳이다. 그래서 위진성이 그리 말한 것이고.


현재 오당 중 집객당, 비선당은 팔대세가가 그리고 형당, 순찰당, 호법당은 구대문파가 장악하고 있었다.


“그랬던 곳인데 요새는 분위기가 많이 바꼈나 봅니다.”

“어떻게 바꼈다는 말인가요?”

“남궁당주가 대문파 출신이 아닌 자들도 많이 입당시켰다고 하더이다. 뭐, 사해동도? 이러면서 말이오.”

“그러면 팔대세가에서 제지 하지 않았소?”

“얘기가 있었는데 흐지부지 됐다는군요.”


팔대세가에서 말이 나오자 남궁기가 그러면 세가의 후기지수를 보내라 받아쳤다.


각 세가에서는 본가 보다는 방계의 젊은 무인들을 발굴해 무림맹으로 보내왔다. 원래는 안 그랬었는데 이십여 년 전부터 관심이 줄어들며 본가에서는 안 보내게 되었다.


그러자 남궁기는 사해동도를 외치며 그전과 다르게 비대문파 출신들을 대거 비선당으로 받아 들였다. 그래서 지금 비선당은 대문파 출신들이 오히려 소수가 됐다.


남궁세가 입장에서도 비대문파 출신들을 영입하면 남궁가의 우호세력이 그만큼 느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남궁기를 제지하지 않았다.


그런 분위기에서 비선당은 현재 빈자리가 없기 때문에 언지군이 결과를 기다린다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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