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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838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1.04 17:15
조회
498
추천
7
글자
11쪽

114.

DUMMY

“사형, 회의 결과가 어떻게 됐나요?”

“사매가 가고 좀 있으니 소림승이 왔었어. ··· 중략 ··· 그렇게 됐어.”


“기회일수도 있는데 소림사엔 왜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느냐?”

“음.. 중요한 일이기에 의논이 필요하다 생각했습니다.”


“각주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소림사에 말하고 협력을 이끌어 낼 수도 있을 텐데···”

“난 진성이가 잘 한 거 같군. 저쪽이 그렇게 적극적이면 굳이 지금 말하지 않아도 언제든 손을 잡을 수 있을 거네.”


끄덕끄덕


“그럼 진성인 바로 녹림 쪽으로 가야 하는 거 아닌가?”

“아닙니다. 원통대사한테 늦지 않게 간다고 했습니다. 맹에서도 인원 추리는데 좀 걸릴 거라 했고요.”

“보림회에선 뭐라던가?”

“서둘러 오느라 만나 볼 수가 없었습니다. 단지 원로회의에 육합고검 신대협이 있었는데 상당히 만족했습니다.”

“불만이 있을 수가 없지.”


나종회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식사가 들어왔다.





벌써 일각(15분)째 침묵이 흐르고 있다. 실내에 그들이 들어 왔는데도 사마륜은 의자에 앉은 채 무반응이었다.


그러자 혁련율도 테르하도 맞은편에서 묵묵히 있었다. 삼인 중 누구도 소리내지 않았다. 숨소리 조차 들리지 않았고 오직 정적만이 내려 앉았다.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마치 얇은 유리 위를 걷듯 뭔가 조마조마했다. 조금만 힘을 주면 와장창 깨질 듯한 분위기.


“크흠~, 큼-.”


테르하가 못 참고 소리를 냈다. 초원을 달리며 거침없고 거칠게 살아온 그에게 이런 공기는 생소하고 참기 힘들다.


“사마군사, 어찌 말이 없는 것인가?”


들어서며 건넨 말도 무시한 그에게 고운 말이 나갈리 없다.


“···.”


사마륜은 고개를 들어 둘을 번갈아 바라봤다.


“막주, 생각보다 늦었소.”

“무슨 말이지? 사마륜?”


말소리에 감정이 듬뿍 담겼다.


“그리고.. 이곳에 머무는 걸로 장총호법과 이야기된 걸로 아는데 어찌 아직도 혁련가의 고장원에 있는 것이오?”


쾅~!


“사마륜! 말을 가려서 하라. 지금 날 추궁하는 것이냐?”

“추궁이라니. 묻는 거지. 나는, 나름 대막의 형제들을 위해 신경을 썼는데 이리 나오니 황당해서 묻는 거요.”

“막주-, 잠깐. 사마군사, 당신들이 원하는 대로 대막에서 무막이 왔고 우리도 약속대로 그들을 무사히 악양으로 데려 왔소. 그런데 뭐가 문제라는 건지 모르겠군.”


사마륜은 빤히 혁련율을 쳐다봤다.


“그런가? 그렇군, 그래··· 그럼 무막은 먼 길 오느라 수고했소. 오늘 거처를 이곳으로 옮기시오. 준비는 다 되어 있소.”

“사마륜. 나랑 싸우고 싶은가?”


테르하가 으르렁 거렸다.


“난 거처를 옮기라 했는데 싸우자라니···?”


푸스스스


테르하가 오른손으로 잡은 두꺼운 자단목 탁자의 끝부분이 가루가 되어 바닥에 쌓였다.


“난 신교와 협력하기 위해 온 것이지, 명령을 받기 위해 온 게 아니다. 이 이상 날 자극하면 전쟁이다.”


그의 성격상 놀랄 정도로 많이 참았다. 막는 건 부시고 거치적 거리면 짓밟고 지나가는 게 무막이다. 그런 그가 이럴 정도로 참는 건 마교의 힘일 것이다.


대막도 마교의 혈겁에서 피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마찬가지로 대막인들 또한 마음 속에 마교에 대한 공포심이 잠재해 있다. 그것이 테르하의 인내심을 끌어냈다.


“사마군사, 무막이 고장원에 있던 여기 있던 무슨 차이지? 어짜피 뭘하든 밖으로 나와야 하는데?”

“··· ..슨 차이냐고?”


사마륜이 작게 중얼거려서 앞에는 잘 안 들렸다. 그리고 다시 이어진 침묵.


좀 전의 침묵까지 도화선이 되어 폭발할 듯한 살벌함이 실내를 가득 채웠다. 작은 불꽃만 튀어도 폭발할 것이다.


일촉즉발의 순간.


문이 열리고 그가 나타났다.





후루룩

달그락 달그락


“경사숙, 드실만 하십니까?”

“허허, 늙은이가 나각주 때문에 호사하는구만. 천하에 안 가본대가 없는데 전망 좋은 곳에서 이런 값비싼 요리를 먹어보는 건 처음인 것 같은데?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겠어.”

“하하하. 경노선배가 좋다고 하면 그건 진짜일 겁니다.”


탁석산도 즐거운지 추임새를 넣었다.


“걱정 마세요, 각주님. 제가 모시고 좋은 곳 구경시켜 드릴게요.”

“예끼, 녀석아. 진성이랑 가야지 나랑 간다고?”

“셋이 다니면 되죠. 안 그래요, 사형?”

“물론! 일 끝나면.”

“예, 일 끝나면요.”


진소군이 작게 말을 받았다.


“왜 안 드십니까? 각주님?”


위진성이 나종회를 보고 물었다.


“신경을 좀 썼더니 입맛이 없네.”

“그럼 술을 드시겠습니까?”

“아니, 괜찮네. 이당주도 많이 들게나.”


나종회는 식사 대신 전망을 만끽했다. 창밖 동정호를 보며 풍광을 눈에 담았다. 아름다운 곳이다.


“각주님, 물어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뭔가?”

“먼저 이거···”

“음? 뭐지?”

“이문회에서 군사 제갈주야와 비선당주 남궁기에 대해서 조사한 겁니다.”

“그래?”


이문회 얘기가 나오자 탁석산이 흥미를 보였다. 그들이 서한을 다 읽기를 기다린 위진성은 입을 열었다.


“팔대세가 출신인 두 사람이 군림맹 소속이 될만한 이유를 찾기 위해 의뢰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읽어봐도 이유를 찾을 수 없다?”

“예, 그렇습니다.”

“글쎄.. 나도 딱히 짚이는 건 없는데? 탁선생은 어떻소?”

“위공자는 이 둘이 군림맹이라고 확신하는데 팔대세가 출신이란 게 걸리는 거 아니오? 그래서 그럴만한 이유를 찾으려 하는 것이고···”

“정확하게 보셨습니다.”

“내가 볼 때는··· 이렇게 신상 조사해서 결정적인 뭔가를 찾겠다는 건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만큼 힘들 것이오.”

“탁선생 말이 내 생각과 같군.”

“이 두 사람만 그런게 아니라 대개의 경우 그렇다오. 해서 이런 경우는 주어진 자료를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추측하는 것이오. 그런데 이게 상당히 어렵소. 위험하기도 하고.”

“그렇군요.”


총이문인 귀소문 탁석산의 말이니 듣는 쪽에선 받아 들이는 게 다를 수 밖에 없었다.


“너무 조급해 말게. 잘 하고 있으니··· 자, 다 드셨습니까? 내일 저녁 다시 표차를 공략할 것이니 오늘은 각자 만반의 준비를 해주십시오.”

“나각주, 내 자리 하나도 비워두게.”

“··· 예, 경사숙. 그럼 건배할까요? 잔을 드십시오.”


일행들이 일제히 잔을 높이 들었다.


“내일을 위하여, 승리를 위하여!”

“위하여!”





그는 평범한 모습으로 보통으로 걸어와 빈자리에 앉았다. 특이할 만한 건 없었다. 헌데 그를 보는 혁련율과 테르하는 옴짝달싹 할 수 없었다. 방금전 터질 듯 하던 분위기는 만 근 거석에 눌려 지하 깊숙히 매몰됐다.


검버섯과 주름살 가득한 얼굴. 한 치 정도로 짧은 백발. 노인답지 않은 곧은 자세.


지극히 평범한 외모였지만 그가 있는 곳은 그가 장악한다. 마치 자신이 만든 세상에 주인으로서 있듯이.


그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데 다른 이들은 옥죄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런데 그게 당연하고 너무도 자연스럽다.


꿀—꺽


“교주..님을 뵈오.”


테르하가 대막식 인사를 했다. 그가 고개를 움직여 혁련율을 봤다.


“ ! ”


혁련율은 숨을 먹었다. 몸이 급격히 수축해 딱딱하게 굳어졌다. 식은 땀이 난다.


‘내가 왜 이러지?’


그날의 악몽 때문일까?


“교주를 뵈오.”


혁련율이 짜내는 듯한 소리로 포권을 했다.


이 두 사람이 교주라 부른 사람.


실내를 지배하고 있는 그는 천마신교 교주 척군영이었다. 과거 패천신검 척군영으로 불렸던 자.


“네가 무막주인가?”

“그렇..소입니다.”

“광군은?”

“아버님은 여전하십니다.”

“이곳에서 최선을 다하라.”

“···.”


그리고는 그가 옆의 사마륜을 봤다.


“문제가 있느냐?”


갈라지는 듯한 탁성이었다.


“그리 문제랄 건 없습니다.”

“계획은 어찌 돼가느냐?”

“여기 무막도 왔으니 슬슬 시작해 볼까 합니다.”

“사대 마인은?”

“그게··· 쉽지 않습니다. 둘은 됐고 하나 정도 더 가능할지도, 흡!”


사마륜의 얼굴이 터질 듯 빨갛게 달아올랐다. 척군영은 그 모습 그대로 앉아 있었다. 그러니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갑자기 사마륜이 발작을 일으켰다 생각할 것이다.


“너에게 실망할지도 모르겠구나.”

“컥”


부들부들


괴로운지 사마륜이 일어나 목을 쥐었다.


“큭”


주르륵


사타구니 사이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하혈?!


“오늘은 몸 추스리고 할 일을 하거라.”

“푸화악! 헉헉헉---.”


사마륜은 숨통이 트였는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척군영은 실내에 없었다. 평범하게 들어왔고 그 모습으로 실내를 나갔다.


뚝 뚝


사마륜의 하의가 피로 물들었다.


“이.. 이게 뭐야?!”


테르하가 불신의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는 여태 사마륜이 남자라 생각했었다, 눈으로 본 대로.


그런데 저건 하혈과 비슷하잖은가? 생리날 심한 충격이나 폭행으로 하혈을 하는 모습이었다. 피에서 철분 냄새가 난다.


“쳇! 하필 오늘···”


가슴 부위를 자세히 보니 솟아 있다. 옆에서 보니 뭔가로 압박했지만 분명 가슴이 있다. 목에는 목젖이 튀어나와 있고.


“뭐, 뭐냐고···?”


난감한 듯 아래를 보던 사마륜이 몸을 돌리며 힐끗 테르하를 노려봤다.


“헛!”


시선을 따라 피 묻은 하체를 보던 테르하는 봤다. 피에 젖어 달라 붙은 옷에 툭 튀어나와 있는 우람한 그것. 그건 남성의 성기였다. 그리고 생리혈.


사마륜이 오늘 까칠했던 이유가 있었다.


‘이거 어떻게 돌아가는 거지?’


연속된 충격에 테르하는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여기 정말 좋네요.”

“그지?”

“예. 뭔가 신나고 활기차서 좋아요.”


진소군은 신나 하는 표정으로 연신 주변을 둘러봤다. 들떠 보이는 모습을 보니 위진성도 덩달아 유쾌해졌다.


호변을 따라 늘어선 임시 천막들은 음식만 파는 게 아니었다. 마작이나 주사위 같은 작은 도박들이나 술을 파는 주점들 그리고 한 쪽에는 인형극까지 있었다.


거기에 가희들이 금, 비파, 퉁소 등을 연주하며 호객을 하니 축제를 방불케 했다. 이런 곳에 어찌 피끓는 청춘들이 모여들지 않겠는가?


곳곳에 젊은 남녀들의 웃음 소리들이 넘쳐났다. 이런 건 처음 보는 진소군이나 위진성도 눈을 휘둥그레 뜨고 구경에 여념이 없었다.


“사형, 이리로 와봐요.”


진소군이 그의 손을 잡고 한쪽으로 끌었다. 그곳엔 군것질거리를 파는 천막이 있었다.


달콤한 냄새가 어디서 나나 했더니 여기가 범인이었구만.


“우리 이거 먹어요.”


그녀가 환하게 웃으며 당과를 가리켰다.


하나씩 손에 든 그들은 서로 든 걸 가리키며 낄낄 거렸다.


“깔깔깔. 사형, 그거 먹어 봤어요?”

“아니, 난 당과가 처음이야.”

“어쩜.. 그럼 어렸을 때도 먹어본 적이 없는 거예요?”

“그렇지. 난 산 속에서 지냈으니.”

“아웅--!”


어린애들한테 당과는 달달한 군것질 이상의 의미가 있다. 새로운 입맛에 대한 달콤한 기억과 그것과 버무려진 추억들이 있기 마련.


진소군만 해도 여러가지 즐거웠던 추억들이 있었다. 그녀가 위진성이 든 당과를 가리키며 웃은 것도 그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고.


그런데 사형은 하나도 없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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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90. 22.12.15 506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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