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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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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2.12.16 17:15
조회
483
추천
9
글자
12쪽

91.

DUMMY

“열화대제가 현 맹주에 오른 뒤 사십 년이 흘렀습니다. 당주님이 보시기엔 초기 모습과 현재가 어떻습니까? 많이 다른가요?”

“그런 건 왜 묻나?”

“금기는 아니잖습니까?”

“내 말은, .. 순찰당원이 왜 그런 걸 묻느냔 말이야.”


당자량은 날카로운 눈으로 빤히 쳐다봤다.


“···. 청룡장과 관계가 있습니다.”

“청룡장?”

“청룡장 이공자 이신은 야망이 큰 사람입니다. 형과 경쟁에서 이기고 장주가 되는 것으로 만족할 사람은 아닙니다. 무림맹에도 더 신경을 쓰고 싶어 하죠.”

“그래서 ··· 자네가 지금 이런 걸 묻는 거다?”

“그리 생각하시면 됩니다.”


당자량은 묵묵히 쳐다봤다. 반신반의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어찌 됐든 그의 질문에 대답은 된 것이다.


“이공자는 지객당주가 성의껏 알려줄 거라 했는데 실제로 보니 두 사람 간에 온도차가 있는 것 같습니다.”

“허어~~. 이런 맹랑한···”


당자량은 미간을 좁히며 거칠게 말을 내뱉다가 삼켰다.


‘하룻 강아지 같은 놈이 천방지축으로 날뛰는구나! 감히 청룡장 따위를 믿고 까부는가?’


허나 당자량은 노련한 인물답게 흥분을 가라 앉혔다. 시대가 바뀐 지금, 당문의 번영을 생각해서 참은 것이다. 청룡장 같은 우군을 잃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금 외적으로 봐도 그렇다.


“어디까지 물어봤지?”

“맹주가 초기와 지금이 달라졌는지 물었습니다.”

“흐음··· 초기라! .. 글쎄, 난 별 차이를 모르겠는데?”

“그렇습니까?”

“그는 시종일관 불 같은 자였어. 사십 년 전에 듣기로도 그랬고 이십 년 전, 그리고 지금도 똑같이 열화 같지.”

“그렇군요.”

“단지··· 군사나 비선당주와 회동이 잦은 거 말고는 특별히 달라진 점이 없을 거야.”

“그 셋은 원래 그래왔습니까?”

“그렇지는 않았을 거야.”

“다른 두 사람은 어떻습니까?”

“휘유~ . 청룡장이 이렇게 막 나갈 줄이야···”

“···.”

“좋아, 좋아. 단, 이건 이신한테 짚고 넘어가야겠어. 주제 파악을 못하면 하게 해줘야지.

지금 군사인 제갈주야는 5차 정마대전이 끝나고 이, 삼 년 후에 군사가 됐네. 그리고 사실 내가 맹에 온 이십 년 넘어는 나도 잘 몰라.

내가 맹에 왔을 때만 해도 둘은 공식적인 자리 말고는 그리 만나는 횟수가 없었어. 내 기억에 칠, 팔 년? 그때부터 자주 접촉하더군.

비선당주 일검혼 남궁기는 당주 중에 가장 오래 하고 있는 자야. 비선당주가 된지 삼십 년 정도 됐으니. 이 자도 마찬가지로 칠 년 정도 전부터 자주 만나더군.”


‘제갈주야, 남궁기.. 둘 다 팔대세가인가?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거지?’


위진성은 일순 정리가 안 됐다.


“저렇게 남궁세가와 제갈세가에서 딱 붙어 감시하고 있는데 맹주 혼자 뭘 할 수 있겠나?”

“그건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뭐가 이상한가?”

“맹주가 바보도 아니고 저들이 팔대세가 출신인 걸 아는데 본인 힘을 키우기 위해 함께 한다고 볼 순 없잖습니까?”

“흐흐흐. 팔대세가가 바보인가? 그럴 듯한 구실을 만들어 제갈주야와 남궁기를 세가에서 내치거나 왕래를 끊었어.”

“ ? ”

“그리고 세가회에서 저 둘을 다른 자로 바꾸려 했지. 물론 보여주기식으로 말이야. 그랬더니 맹주가 덥썩 물더군. 불길을 토하며 반대하더란 말이지.”


‘그래서 대문파들이 맹주에게 더 신경 안 썼구나!’


“뭐, 그래도 맹주가 대단하긴 해. 이런 상황에서도 천군단을 키워 제법 힘을 갖췄으니까. 수완은 있는 사람이야. 배포도 그렇고···”


‘뭔가 이상하다’


그렇다. 사부가 습격을 받은 이십 년 전과 당자량이 말한 칠, 팔 년은 큰 시간차가 있다. 무언가 위화감이 들었다.


“제갈군사나 남궁당주는 어떤 사람입니까?”

“제갈주야는 방계 출신인데 자질이 뛰어나서 본가로 불렀고 또 무림맹 군사가 됐지. 군사가 되기엔 지나치게 젊은 삼십대 초반에 됐을 정도로 뛰어난 자야.

남궁기는 남궁세가 직계손이네. 자존심 강하고 굶힐 줄 모르는 자야. 특히나 남궁세가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지.”


‘천군단?’


“천군단은 맹주 직속 친위대로 아는데 맹주전 근처에 상주합니까?”

“천군대였을 땐 그랬지. 천군단이 되면서 내원 곳곳에 흩어져 있네.”

“내원엔 원로원과 세가회, 군사전 이렇게만 있습니까?”

“그렇네. 평소엔 원로원, 세가회 둘 다 빈 자리들이 많아.”

“무림맹 인근에서 십여 명 정도의 싸움이 있었다면 보통 맹의 대처는 어떻게 진행됩니까?”

“우선 비선당이 먼저 알게 될 것이고.. 곧바로 군사전에 알릴 걸세.”

“그럼 군사전에서 맹주에게 알리고 대응을 하는 식인가요?”

“그렇네.”

“그럼 맹의 다른 조직들은 비선당이나 군사전, 또는 맹주가 알리지 않으면 모르겠군요?”

“아마도 그럴 테지. 왜 인근에서 싸움이 있었던가?”

“아닙니다. 무림맹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궁금해서 한 번 물어본 겁니다.”

“희안하군. 아까부터 맹주와 군사전, 비선당만 물어보니 말이야.”


당자량이 눈을 번뜩이며 쏘아 보았다.


“정보를 다루고 해석을 하는 곳이니 청룡장 입장에서 본다면 이곳들을 파악하는 게 중요해집니다.”


위진성은 계속 교묘히 청룡장을 끌어다 쓰고 있었다. 충분친 않지만 대답은 되기에 당자량도 더 언급하기 애매했다.


“무림맹엔 많은 문파와 인원들이 있습니다. 설마 진짜 비선당이 아니면 인근의 정보에 대해서 모릅니까?”

“음,.. 아마도 그럴 테지? 내가 있는 지객당에서 무슨 수로 인근에서 발생하는 싸움을 알게 된단 말인가?”

“대문파들이 그럴 것이라곤 생각되지 않습니다만?”

“아까도 말했지만 대문파들은 맹에 대해서 관심이 멀어진 상태야. 예전이라면 모를까 굳이 현재 맹에 정보 조직을 둘 이유가 있을까? 더구나 가만 있어도 비선당에서 정보가 다 올라오는데.

비선당 자체가 세가회 것이니 말이네. 뭐, 혹시 구대문파 입장에선 신경 쓰일지도 모르지만 어찌됐든 맹에 쏟는 관심이 그전 같진 않으니까···”

“말씀 중에 예전이라 하셨는데 그 시기는 언제를 말하는 건가요?”

“대충 이십 오 년? 이십 년 전? 그 정도.”


‘그럼, 그때 비선당이나 군사전이 입을 다물면 다른 곳들은 정말 몰랐겠구나!’


무림맹이 전통 있는 큰 조직인데도 의외로 취약한 부분을 볼 수 있었다. 흐르는 시간 앞에 버틸 수 있는 게 있을까?


무림맹도 아직 마교와의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며 고삐를 쥐던 사십 년 전의 모습은 어디 가고 느슨하게 풀어지게 됐다. 이는 나태해졌다기 보단 자연스럽다고 해야 할 것이다.


‘천군단. 이게 의심스럽다’


보아하니 지객당주도 천군단에 대해서 잘은 모르는 거로 보인다.


“군사전이나 비선당엔 따로 무력부대가 있습니까?”

“무력부대랄 건 없고 자체 방어 인력이야 있지. 이각이 있는데 왜 그곳들에 따로 두겠나?”

“천군단의 움직임은 맹주와 비선당만 알겠군요?”

“맹주 직속이지만 움직이려면 원로원과 세가회에 통보를 해야 하네.”


‘그거야 말 안하고 움직이면 어찌 안단 말인가?’


“장시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무림맹을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위진성이 감사를 표하자 당자량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자네, 앞으로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지금 이런 걸 나한테 물었다는 건, 앞으로 당문의 주시를 받는다는 것이니까.”

“새겨 두겠습니다.”

“그리고.. 자네가 청룡장과 무슨 관계인지 모르지만 자네로 인해서 청룡장도 위태로울 수 있어. 우리 당문은 그럴 힘이 있으니 말이야.”


흔히 들을 수 있는 경고의 말이었지만 그 말이 당자량의 입에서 나오자 무게감이 달랐다.


“오늘 들려주신 모든 말씀, 감사합니다.”


위진성은 일어나 포권을 하고는 뒤돌아 나왔다. 그가 안 보일 때까지 당자량은 쏘아보았다.





“··· ..”


위진성은 숙소로 돌아가며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그는 당주의 명으로 당분간 순찰당 임무에서 배제된 상태였다.


‘예상대로 맹주와 군사전, 비선당에 뭔가가 있어’


그는 이십 년 전 일에 대해 생각하면서, 이 일이 무림맹 전체에 알려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가를 추측했었다.


그 결과 사안을 결정하는 맹주와 정보를 수집하는 비선당 그리고 판단하는 군사전이 개입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 왔다.


그래서 당자량을 통해서 들어보니 그 추측이 맞아 들어갔다.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장애물이 있다. 그건 바로,


‘남궁기, 제갈주야이지’


저 둘은 팔대세가 인물들이다. 그런데 과연 맹주와 손을 잡고 뭔가 음모를 꾸몄을까? 세가에 칼을 겨눴을까?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 무슨 사연일지는 모르지만 절대 벌어지지 않을 일은 아니란 말이다. 허나 일반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긴 어렵다.


‘일단 두 사람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봐야겠다’


그 길로 위진성은 이문회를 찾아갔다. 그리고 제갈주야, 남궁기에 대한 어렸을 때부터의 소상한 정보를 요청했다.


‘그리고 천군단을 조사해 봐야겠는데?’


돌아오는 길에 이런 생각이 들자 그는 개방에 들러 현수운을 찾아달라 의뢰했다. 그리고는 천봉객잔으로 향했다.




개봉 시가지는 사람이 많은데도 넉넉하고 여유가 느껴져서 편했다. 장안의 활력이나 규모, 웅장함과 화려함에는 못 미치지만 개봉은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그런 분위기를 즐기며 천봉객잔 삼 층에 올랐다. 점소이를 불러 도삭면과 고삼장육 그리고 백건아를 주문했다. 그런 후 느긋하게 의자에 등을 붙이고 개봉 시내를 내려다봤다.


산에서 단순한 삶을 살던 그에겐 무림맹과 같은 곳은 불편하고 힘든 곳이다. 많은 사람들과 단체, 무리들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 음모, 계략, 힘겨루기 등등.


왜 그렇게들 살아 갈까? 사람들은 그런 것들이 좋은가?


잘 자고 배불리 먹고 땀흘려 일하고 만나고 대화하고 헤어지고 보이는대로 웃고 울고 화내고 즐기는 이런 삶보다 그런 것들이 더 좋을까?


위진성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알기 싫은 건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누가 죽었다는 부고라도 들었소?”

“응? 어-, 현형. 언제 왔소?”

“허허.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고 있소?”

“그냥··· 이것저것. 앉으시오.”

“무슨 걱정거리가 생긴 거요?”

“아니오. 잠시 생각에 빠진 것뿐이오. 식사는?”

“별 생각없소. 난 식사보단”

“그래서 술과 안주를 시켰소.”

“오~!. 큭큭큭. 좋아, 좋아!”

“푸후후-!”


둘이 바람 빠진 풍선처럼 피식거릴 때 점소이가 음식을 들고 왔다.


킁, 킁!


“오 예~. 냄새가 좋구려!”

“고삼장육이오. 술과 먹으면 더 괜찮소. 많이 드시오.”


위진성이 술을 들어 잔에 따랐다.


고롱고롱


술냄새를 맡던 현수운이 실망한 듯 중얼거렸다.


“백건아군요. 흐음~. 안주랑 차이가 큰데?”

“현형, 백건아가 어때서 그러시오? 비록 소흥주, 죽엽청은 아니지만 나름 괜찮은데.”

“아무렴 어떻소?! 뱃속의 술벌레들이 요동치는데···”


‘허어— 화산파 진산제자였고 돌아간다는 사람이 이리 술을 좋아해서야···’


화산파는 문규가 엄격하기로 소문난 곳이다. 문파 내에서 허락없이 술을 마시는 것은 절대 금기사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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