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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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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2.12.27 17:15
조회
501
추천
8
글자
12쪽

105.

DUMMY

‘아차-! 들켰나?’


“그럼 난 네 번째를 택하겠다. 필요한 자들만 살리고 나머진 남기지 않는다.”

“미친놈!”

“죽어서도 헛소리 하나 보자.”


주변을 포위한 마교도들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얼추 백여 명의 마교 고수들이 있는데 태연히 저런 소리를 하니 제정신이 아닌 것으로 보였다.


허나 고호법은 달랐다. 직접 손속을 겨뤄보니 전혀 미친놈으로만 보이진 않았다. 그가 재빨리 소리쳤다.


“모두 방심하지 마라. 예삿놈이 아니다.”


목조 건물 안에서 대치 중이라 실내에는 인원이 많지 않았다. 대, 여섯이 위진성을 가운데 두고 노려보고 있는 상황.


고호법의 경고를 듣고 마교도들이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허나 이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포위하던 자들이 일제히 그를 덮쳐갔다.


콰르르르


음한 장력과 양강진기가 실내를 거세게 할퀴며 가운데로 쏟아져 들었다. 묵묵히 지켜보던 위진성의 신형이 공중으로 떠오르고 비쾌하게 돌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의 모습은 사라지고 한줄기 돌풍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리고 여러 차례 섬광이 작렬했다.


버—번쩍


위진성이 금적보문검결의 선풍일검을 펼쳤다. 주변으로 십여 개의 검기가 폭사해 갔다.


콰콰콰콰쾅~~~


연속 폭음이 울렸다. 그 경력으로 목조 건물이 무너질 듯 들썩였다.


‘ ! ’


위진성은 일합을 겨뤄보고 솔직히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이들의 마공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강했기 때문이다.


방심해선 안 될 수준이었다. 음한 장력과 양강진력이 검기와 부딪히자 서로 상승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첫 격돌이 있고, 그 잠깐의 틈을 노리고 음습한 장력이 위진성에게 쏘아져왔다. 위진성은 거둬들이던 대정검을 재차 힘차게 휘둘렀다.


팟!

슈화아아아---


섬광일섬이 마령음장과 부딪히자, 바람을 가르는 거센 소리가 났다. 이는 고호법이 양강진기를 뺀 채로 은밀하게 장력을 내질렀기 때문이었다.


고호법은 번뜩이는 검기를 보자마자 그 즉시 자리를 피했다. 그리고 그의 판단은 옳았다. 섬광이 그가 있던 곳을 가르고 지나갔다.


콰드드득!


고호법 대신 그쪽 벽면이 자로 잰 듯 반듯하게 잘렸다. 그 틈으로 밖에서 포위한 자들이 보였다.


위진성은 이 일검에 익쾌결과 파석결 공력을 가득 담았었다. 그런데 고호법이란 자가 무얼 느꼈음인지, 아니면 싸움 감각이 좋은 건지 미리 피했다.


진한 아쉬운 감정이 들었다. 허나 그건 찰라였다. 다시 사방에서 음양의 경력들이 퍼부어졌다. 위진성의 눈이 단호해졌다.


그가 단전 밑에서부터 파석결과 압중결 공력을 가득 끌어올려 검에 주입했다. 그리고 솟구치며 일제히 검기를 사방으로 날렸다.


유풍만화가 펼쳐지자 검끝에서 불꽃 같은 검기, 수백 송이가 주변을 가득 메웠다. 충격에 굉음이 울리며 목조 건물의 벽면들이 모조리 터져 나갔다.


콰콰- 콰콰콰앙--------


위진성은 지붕을 뚫고 하늘로 솟구쳤다. 그 광경이 장관이었다.


건물 안에서 불꽃들이 밖으로 강렬한 빛을 발산하더니 사방벽이 터지고 지붕이 날아갔다. 이어서 목조 건물이 통째로 허물어지는 모습은 볼만했다.


그렇지만 주변에 있던 이백여 명의 마교도들은 마냥 감상할 순 없었다. 그들 중 발빠른 자들 몇몇은 벌써 하늘로 몸을 날리고 있었다.


산등성이에서 지켜보던 현수운과 엽비는 갑작스런 전개에 인접한 곳에 뛰어들려다 주춤거렸다. 신경을 집중해 상황을 보니, 마교도 몇 명이 솟구쳐 위진성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이런..”


현수운이 박차를 가하려던 순간이었다.


쾅~~


반대쪽 산등성이에 있던 목조 건물이 박살이 나며 무언가 튀어나왔다. 그리고는 깜깜한 밤하늘에 은색선이 쭈욱 생겨났다. 은색선은 순식간에 위진성이 있는 곳에 도달했다.


“아~!”


뭔가 지나가며 남긴 은색선을 보던 엽비는 절로 가벼운 탄성을 발했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은빛 가루들이 반짝이며 명멸해 갔다.


그 광경을 보면서 엽비는 꼭 밤하늘에 반짝이는 은하수 같다는 감상이 들었다. 옆을 보니 현수운도 넋 나간 표정으로 전방을 주시하고 있었다. 엽비도 함께 그쪽을 봤다.




진소군은 외따로 떨어진 목조 건물에서 군림맹도들을 제압하는 중이었다. 처음 침입한 곳에서 군림맹의 감시자들이 따로 머문다는 걸 알아냈었다.


그래서 그리로 움직여 감시자들을 제압해 막 혈도를 봉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밖에서 거대한 폭음이 들려왔던 것이다.


“진성!”


사형에 대한 그녀의 믿음은 굳건했다. 천하에서 사형을 상하게 할 수 있는 자는 몇 안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다. 세상 일이 무공으로만 다 되던가? 또한 돕고 싶었다. 받아 왔기에 주고 싶었다.


콰앙---


진소군은 은하천강주보를 펼치며 벼락처럼 쏘아졌다. 그녀의 뒤로 은빛 가루들이 흩날렸다.


보였다. 위진성은 하늘에 떠 있었다. 그를 포위한 수십 명 중에 대, 여섯이 날아오르며 그를 향해 손을 내뻗고 있었다. 그들의 경력은 빨간색이나 파란 기운을 띄고 있었다.


위진성이 공중에서 검을 떨치려다 고개를 돌려 자신을 보는 게 잡혔다.


‘저런, 바보같이!’


진소군의 우수가 허리춤을 스치고 지나가자 손에 검이 들렸다. 그녀는 검에 은하주천신공을 주입했다.


그리고 달리던 자세 그대로 전방에 검을 찔러 넣었다. 그러자 검기의 덩어리가 뭉쳐져 긴 꼬리를 만들면서 폭사됐다.


파파파 팟-


검기의 앞부분은 두껍고 끝으로 갈수록 얇고 길어지는 형태였다. 그 모습은 하늘의 유성이 흐르는 것 그대로였다. 은하성검 제일초 유성추혼이 펼쳐졌다.


어느새 유성추혼은 주변과는 다른 법칙이 적용되는 듯 홀로 빠르게 뻗어갔다. 찰라간에 위진성을 덮쳐가던 자들에 이르렀다.


그때, 진소군의 검끝이 몇차례 흔들렸다. 그러자 덩어리째 쏘아가던 검기가 순식간에 여섯 줄기로 갈라졌다.


검기가 살아있는 생명처럼 자연스럽다. 그리고 무엇보다 방향이 바꼈는데도 속도의 변화가 전혀 없었다.


퍼퍼퍼퍽


장내에 수박 터지는 소리가 여러 차례 났다. 막 날아오르던 여섯 마교도가 검기에 관통 당하는 소리였다.


느닷없이 닥친 검기가 불가사의한 변화를 보이며 날아오자 막기 힘들었다. 게다가 그 속도 그대로 쏘아지니 예측하기 더 힘들었을 것이다.


진소군이 은빛가루를 날리며 장내에 떨어져 내렸다. 그와 동시에 의식 떠난 여섯 몸뚱이들도 땅에 쳐박혔다.


쿵쿵 쿵

쿠웅~


잠시 사위가 조용했다. 그러는 와중에 위진성이 진소군 옆에 사뿐히 내려섰다.


“뭐예요? 저번에도 그러더니 싸우는 중에 왜 위험한 행동을 하는 거예요?”


진소군이 쌍심지를 키고 타박했다.


“사매를 믿은 거지. 어째서 내가 사매를 믿는 게 위험한 행동이지?”

“뭐라구요?”


눈을 흘기는 그녀에 앞서 고호법이 한 발 나섰다.


“네년은 또 뭐냐?”

“나? 본녀는 마교담당 저승사자다. 그러는 당신은 누구지?”


수십 명한테 포위 당했지만, 그녀에게선 위축된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 고호법 미간에 내천자가 그려졌다. 저놈만 해도 버거운데 저년은 또 뭐란 말인가?


그 은빛가루 날리는 무공은 또 뭐고? 고호법은 자꾸 불길한 기분이 들었다. 고개를 흔들고 그들을 봤다.


“너희들은 정체가 뭔데 본교를 해하려느냐?”

“염라가 그러더군. 가서 마교도들을 보내달라고.”


위진성은 말을 마치고 입을 굳게 닫았다.


[사형, 어찌 됐어요?]

[저기 있는 오교두란 자가 군림맹과 마교 간, 협력의 증거라던데?]

[그게 무슨 말이예요?]

[나도 몰라. 일단 생포해서 알아봐야지.]


그래서 위진성은 방금 유풍만화를 펼칠 때도 오교두 쪽으론 주의를 했었다.


[사매는 소득이 있었어?]

[딱히는요. 군림맹에서 파견한 감시자들이 있다는 말을 듣고 거기 있었어요.]


“고호법님, 저 두 연놈들 상대로 말이 무에 필요합니까? 갈기갈기 찢어 버리면 될 것을.”


오교두란 자가 나서며 불길을 토했다.


‘고수라 할만한 자들은 이 둘 말고는 더 없는 듯한데? 헌데 저놈들 무공이···’


“고호법님!”

“고호법.”


둘러선 마교도들이 들썩였다. 바로 달려들 기세다.


“저놈들을 잡아 아직 본교가 살아 있음을 천하에 알려라~”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마교도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건물 안이었던 좀 전과는 달리 지금은 밖이다. 수적인 우세를 가져갈 수 있다.


그걸 알고 그러는지 백 명이 넘는 수가 한꺼번에 덮쳐왔다.


츠팟


“으헉!”


대정검이 직단천월을 흩뿌리자 미처 피하지 못한 마교도 하나가 피를 뿜었다. 그러나 다른 자들은 동료의 죽음 따위 신경쓰지 않았다.


핏빛 광망을 번뜩이며 마공들을 퍼부었다. 위진성의 허리를 노리고 대도가 쓸어왔고 강철 같은 조법이 목을 할퀴어 왔다. 등으로는 솥뚜껑 같은 장력이 덮어왔다.


위진성은 주작신보를 밟으며 대도를 피했다. 그리고 검을 휘둘러 조공을 쳐내고 좌장의 풍뢰장으로 장력에 맞서갔다.


정신없이 근접전이 진행됐다. 한 수 삐끗하다가는 뼈도 추리기 힘들 상황이었다. 허나 겉보기완 달리 위진성은 여유가 있었다.


수는 많지만 진법도 아니고 마구 덤벼드는 저들에 고전할 그가 아니었다. 위진성은 오교두를 확인하고 진소군을 봤다.


그녀는 장기인 권, 장, 신법 대신 검을 쥐고 마교도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진소군이 검을 펼칠 때마다 은색의 검기들이 줄기줄기 뻗어나갔다.


큰 공력이 받쳐진 은검기는 겉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궤적과 달리 그 파괴력은 실로 대단했다. 화약 같이 맥동하고 팍팍 터지는 은하주천신공 다웠다.


도륙낼 것처럼 쏟아지던 마교도들에게 은하수 같은 검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거기에 그녀가 신묘하고 영활한 보법을 밟으며 은검기를 피워올리면 어김없이 쓰러졌다.


진소군은 사형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자신이 이런 검을, 무공을 펼칠 수 있다는 걸.


그녀는 물흐르는 듯한 보법으로, 또는 벼락치듯 전광석화 같은 움직임으로 몰아쳤다. 누구도 은검기를 받아내지 못했다.


그러자 제삼자가 보기엔 희안한 장면이 연출됐다. 숫적으로 월등한 마교도들이 단 두 명에게 오히려 몰이를 당하는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그런 생각은 엽비뿐만 아니라 현수운의 눈에도 그리 보였다.


‘저런 검기가 있다니···!’


평생을 검 한 자루에 의지해 살아온 현수운은 또 한 번 놀랐다. 위진성의 검에 자신이 만들어 논 한계나 고정관념이 깨져 나갔었다.


그런데 오늘, 그는 진소군의 검에서 아름다움과 정련되고 폭발적인 검기를 보았다.


위진성의 검은 형이 없고 자유롭다. 반면에 저 여인의 검은 무수한 하늘의 별들이 검에 담긴 듯 빈틈 없고 자연스럽고 순간순간 터지는 폭발력이 압권이었다.


‘아~~ 그렇다면 내 검은 무엇이었더란 말이냐?!’


일순간 현수운의 눈이 맑아졌다. 외부의 자극에 껍질을 깨고 나오는, 깨달음의 순간이 찾아 온 것이다. 평생에 걸친 노력이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자극을 받아 경계를 부셨다.


뭐가 뭔지도 모를 땐 그리 살았다. 하지만 뭐가 어떤지 문제를 직시하고 철견하자 벽을 넘는 건 한 순간이었다.


어느 쪽이든 하나를 통찰하자 바로 한계를 허물고 한 단계 올라섰다. 그는 맑고 깨끗해진 얼굴로 전장을 바라봤다. 엽비도 현수운의 변화를 알아챘는지 축하를 건넸다.


“벽을 돌파했구려. 현형, 축하하오.”


현수운은 편안한 모습으로 밝게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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