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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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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87,322

작성
23.01.01 17:15
조회
523
추천
7
글자
12쪽

110.

DUMMY

“그렇구려. 그런데 계속 서서 이러기도 그러니 일단 자리를 옮기도록 합시다. ··· 그리고 젊은 시주도 같이 가는 게 어떻겠소?”


원통대사가 돌아보며 물었다.


“그리하겠습니다.”

“옆의 처자는 누구시오?”

“제 사문과 동문처럼 가까이 지내는 곳의 제자입니다. 그러니까 저에겐 사매가 됩니다.”

“오~, 그러시오?”

“처음 인사드립니다. 은월장의 진소군입니다.”


진소군이 포권을 쥐었다.


“선재, 선재! 실로 한 쌍의 용봉이로다. 우리 정파의 앞날이 밝으니 이는 무림의 큰 홍복이요.”

“과분한 말씀에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위진성은 느끼는대로 말했다. 원통대사는 아이 같은 웃음을 지으며 흐뭇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자, 그럼 자리를 옮깁시다.”


원통대사의 말에 모두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호법당은 시신을 옮기고 형당은 마교도들을 압송했다. 도열해 있던 맹도들도 흩어졌다.


그리고 위진성과 진소군도 장로들을 따라 자리를 옮겼다.




용호각


원로회는 내원 깊숙한 곳에 있다. 왼편에 원로원, 우측에 세가회 건물이 있고 그 가운데에 용호각이란 전각이 있다.


용호각은 양측의 원로들이 모여서 의견을 나누고 중요한 결정을 하는 일종의 회의청이다.




“흑명단이오.”

“인원은 어찌되오? 면면은?”


위진성은 용호각내의 회의실인 천봉실에 앉아 있었다. 천봉실 안에는 중앙에 거대한 원형탁자가 놓여 있었다.


그 원탁을 중심으로 해서 출입구 방향에 긴 탁자가 놓였고, 그 옆에 따로 의자 두 개가 있었다. 위진성은 진소군과 그 의자에 앉아 돌아가는 상황을 주시하는 중이다.


원탁에는 원로들이 앉아 있고 길죽한 탁자엔 맹주와 군사, 비선당주가 착석했다. 이외에도 몇몇 관계자들이 문이 있는 벽 앞에 앉아 있다.


장로들은 원탁에 앉자마자 저들을 몰아붙였다. 제갈세가는 평소와 달리 제갈주야를 옹호하지 않았다. 그건 남궁세가도 마찬가지.


이십년 동안 재가 없이 맹내에 흑명단이란 비밀 조직을 운용해 온 것은 그 취지가 뭐든 있어선 안 될 일이었다. 그래서 한 시진째 맹주를 질타하고 있는 중이다.


그나마 맹주 입장에서 다행인 건, 군사가 옆에 있다는 점이다. 장로들의 날카로운 질문을 제갈주야는 잠깐의 머뭇거림도 없이 바로바로 대답을 했다.


예를들면, 천군단과 흑명단의 연관성에 관한 질문이라던지 조직의 규모와 운영 자금의 출처등 복잡하거나 껄끄러운 송곳 질문들을 막힘없이 답했다.


‘낭중지추’


위진성은 그런 제갈주야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특징 없는 평범한 외모 안에 천년 묵은 두꺼비가 들어앉은 느낌이었다.


“ ···. 그건 앞으로 그렇게 하기로 합시다.”


우림도장이 말을 맺자 맹주 측은 묵묵히 끄덕일 뿐이었다. 하후영은 표정 변화가 심했던 좀 전과 달리 순순히 받아 들이는 모습이었다.


“위진성이라 했나?”

“예, 그렇습니다.”


실내의 눈들이 위진성에게로 쏠렸다.


‘이제 나인가?’


“동검문이라 하던데 사문이 맞나?”

“그렇습니다.”

“여기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정말인가?”

“일인전승 문파고 사부님께선 강호 활동이 없으셨습니다.”

“그런가? 그건 그렇고··· 자네가 의뢰를 받고 군림맹 조사를 위해 총단에 왔다고?”

“예, 맞습니다. 무림에 있는 비밀 조직에서 군림맹을 조사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허어~! ··· 군림맹 말고 또 비밀 단체라···”


“그곳이 어디인가?”

“죄송합니다. 사정이 있기에 말씀 못 드리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자넨 온통 비밀이군.”


점창파 장로, 백사일검 조진문이 못마땅한지 타박조로 말했다.


“자네는 무림맹도네. 사실대로 말하지 않는다면, 우리를 회의실이 아닌 형당에서 볼 수도 있단 말이야.”


사천당문의 장로 독비팔응 당진효가 압박을 가했다. 위진성은 난감했다.


‘내가 실수했구나! 어떻해서든 이런 일이 없도록 잘 했어야 했는데···’


내심 자책하는 그와 달리 진소군은 부아가 치밀었다. 이 미친 노인네들이 자신들은 편히 있으면서 동분서주 뛰어다닌 사형을 죄인 다루 듯하니 말이다.


그녀가 참지 못하고 입을 열려는 순간이었다.


벌컥


회의실의 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섰다.


“마교가 잡혔다고? 그리고 군림맹은 또 무슨 소리요?”

“응? 신장로 아닌가? 좀 걸릴 거라더니 벌써 오는가?”


들어선 사람은 화산파의 장로 육합고검 신첨이었다.


“생각보다 일찍 왔네. 그나저나 오다 들었는데 그게 무슨 말인가?”

“일단 와서 앉게나.”


신첨이 평소완 다르게 부산을 떠느라 분위기가 깨졌다. 허나 그러거나 말거나 신첨은 원탁으로 가면서도 정신없게 했다.


“신장로, 지금 설명할 순 없으니 차후에 들으시오.”


팽도원이 못마땅 한지 불쑥 한 마디 했다.


“그 무슨 말이오, 팽장로? 내가 알아서 할 일을, 왜 팽장로가 지시하듯 말하는 거요?”

“뭐요? 지금 뭘 하는지 몰라서 그리 시끄럽게 구는 거요-?”

“말이 심하잖소, 팽장로~!”


신첨이 버럭 소릴 질렀다.


“아니, 뭘 잘했다고-”


쾅!


“그만, 그만들 하시오.”


산동 악가의 초류창 악정진이 탁자를 내리쳤다.


“뭣들 하는 게요? 장로라는 사람들이 부끄럽지도 않소?”


악정진의 신랄한 외침에 잠시 정적이 찾아들었다.


“아미타불! 마침 소승이 해우소를 가야 하는데 쉬어가는 건 어떻습니까?”

“그럽시다.”

“좋소이다.”




느닷없이 들이닥친 신첨 때문에 정회가 됐다. 그러자 장로들은 삼삼오오 모여 서로 의견들을 나눴다.


위진성으로선 대답이 궁한 순간에 공교롭게도 신첨이 들어와서 한숨 돌리게 됐다. 다행이다.


“사형, 바람 좀 쐴까요?”

“그럴까?”


용호각 밖으로 나오니 속이 후련해졌다. 회의실은 공간이 넉넉한 곳임에도 상당히 답답했었다.


“후~~ 와! 좋네.”


싱긋


“저도 기분 전환이 되네요.”

“사매도 답답했지?”

“예. 답답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저 사람들 태도에 화가 나더라고요. 뭔가요? 저들은 가만히 앉아서 고생한 사형을 심문하듯 하다니···”


그녀는 아직도 분한 듯 씩씩 거렸다.


“후후, 그러게. 원통대사가 말할 때 괜히 따라간다고 했나?”


그가 말은 이렇게 해도 내심 알고 있었다. 안 그랬으면 강제로 불려 갔을 걸?


“사형, 뭐라 대답할 거예요?”

“글쎄에···”


아까는 정말 대답이 궁했었다. 그래도 누가(?) 분위기를 헝클어 놔서 생각할 시간이 생겨 다행이었다.


위진성이 그렇게 누군가에게 감사하단 생각을 하는 동안, 그 누군가가 가까이 왔다.


“자네가 위진성인가?”

“제가 위진성입니다. 육합고검 신첨대협이십니까?”

“그렇네.”


위진성과 진소군은 주먹을 포개 보였다.


“제자의 급한 연락을 받고 서둘러 귀맹했네. 늦진 않았나 모르겠군. 그런데 회의실에 들기 전에 자네를 추궁하는 듯 하던데 무슨 일인가?”


급했기에 자세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나 보다. 위진성은 최대한 간추려서 들려줬다.


“흠~. 저들이 대신 우리 보림회를 치겠다라··· 문제긴 문제구나!”


신첨도 뾰족한 수가 없는지 미간이 깊게 패였다.


“이대로 두면 신기대는 무림맹에 쫓기게 됩니다.”

“그래, 그러겠지.”

“복안이 있으십니까?”

“어렵군. 이 참에 보림회를 밝히는 것도 방법이긴 할 텐데···”

“···.”


방법이긴 하나 좋아 보이진 않는다. 맹주와 군사가 군림맹이 맞다면 보림회는 밀릴 것이 뻔하다. 증거 없이 맞서면 말이다. 그걸 알기에 신첨도 말끝을 흐린 것일 테고.


그럼 다른 수가 없을까?


‘아! 그렇지’


“신대협, 이러면 어떻습니까? ...”





“모두 천봉실로 모이십시요. 용호회가 재개됩니다. 모두 천봉실로 모이십시요.”


사람들이 다시 자리를 찾아 착석했다.


끼이익


천봉실 문이 닫히고 회의가 재개됐다.


“··· ··· 그래서 원로회는 맹주, 군사, 비선당주가 조직한 흑명단을 오늘부터 점검하기로 했소. 그러니 여러분들의 원만한 협조를 바랍니다.”


무당파의 우림도장이 맹주쪽을 보고 말했다.


“알겠소이다.”


하후영은 한결 차분해진 모습이었다. 대답하고 담담히 앉아 있는 모습은 확실히 아까보단 침착했다.


“그리고···. 정회전에 하던 얘기를 마무리 짓겠소. 순찰당의 위진성?”

“예.”

“자네는 군림맹이란 곳이 자네에게 누명을 씌웠다고 했었네. 그 증거로 마교도들을 압송했고.”

“그렇습니다.”

“앞에서 경고를 들어 알겠지만, 질문에 대답을 하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먼저 마교도들은 언제, 누가, 어디서, 어떻게 제압한 거지?”

“이틀 전, 저와 여기 소저와 그 문도들이 함께 북쪽의 한 야산 계곡에서 기습을 해 제압했습니다.”

“어찌 알고?”

“그건 동방욱 당주가 알려줬습니다.”


“뭐라?”

“순찰당주가?”


“그렇습니다. 동방욱 당주가 상당히 고민하는 모습으로 알려줬습니다.”

“왜 당주가 자네에게 그런 말을 한 거지?”

“제가 당주님께는 말씀드렸습니다. 군림맹이란 곳이 있고 그곳을 조사하려 한다 했더니 동방욱 당주는 저를 일과에서 뺏습니다.”


우림도장이 순찰당 부당주 정양검 송병의를 바라봤다.


“예-, 그렇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 그런 대화가 있었는진 모르지만, 위진성은 당주의 지시로 확실히 일과에서 빠졌었습니다.”


송병의에게 확인한 우림도장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과정을 자세히 말해보게.”

“그런데 하루는 동방욱 당주가 매우 복잡한 표정으로 저를 찾아와 말하더군요. 본인도 군림맹의 존재를 알고 있고 또 마교도들이 있는 곳도 알고 있다고요.”


그는 잠시 호흡을 골랐다.


“왜 맹에 알리지 않느냐 물었더니, 당주는 번민이 가득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습니다. 당주는 뭔가를 아는 눈치였습니다.”

“당주가 왜 자넬 믿은 거지? 이제 막 알게 된 사이가 아닌가?”

“아마도 번민이 심했는데 같은 걸 알고 조사한다는 저에게 말하게 된 것 같습니다. 본인 손으론 하기 힘들지만, 이제 막 총단에 온 저를 통해 하려던 거 아닌가 싶습니다.”

“당주가 뭘 아는 것 같던가?”

“본인이 잘 아는 인물이 군림맹도여서 갈등하는 듯 보였습니다.”

“말하진 않았고?”

“그렇습니다.”


우림도장이 주변과 의견을 주고 받느라 잠시 얘기가 끊어졌다. 위진성은 맹주쪽을 봤다. 맹주는 눈쌀을 찌푸리고 있었고 남궁기는 내심은 모르지만 겉으로는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제갈주야는 눈을 반개하고 팔짱을 끼고 있었다. 위진성의 답변이 예상치 못한 곳으로 향하니 생각에 잠긴 것 같았다.


“정회전에 자네에게 조사를 부탁한 곳이 있다고 했는데 어디인가?”


우림도장의 낮지만 의지가 느껴지는 목소리였다.


“그곳은 청룡장입니다.”

“청룡장은 어찌 알고, 또 왜 자네에게 그런 부탁을 한 거지?”

“설명을 할려면 장안에서 이곳으로 오는 과정을 말해야 합니다. 저는 ··· 청룡장의 표행 ··· 녹림 마두들의 습격 ··· 그중 하나가 군림맹도였습니다. ··· 그래서 야심이 큰 이공자 이신이 청룡장의 후계자가 된 후 무림맹에 입지를 넓히기 위해 부탁한 겁니다.”


“허어~, 이건 뭐···”


세가회에서 혀차는 소리가 났다. 믿기 힘든 것이다.


“그중 하나가 군림맹도라는 건 어찌 알았나?”

“자기 입으로 말하더군요. 그리고 품에서 이게 나왔습니다.”


위진성은 군림신패를 건넸다.


“군림이라 써 있군.”

“이게 맹도를 나타내는 신패란 말인가?”


장로들이 신패를 보는 동안, 맹주는 가라앉은 눈으로 위진성을 쏘아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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