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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844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2.12.24 19:15
조회
508
추천
7
글자
11쪽

101.

DUMMY

“무슨 일이 생긴 겁니까?”

“당주님께 뭔가 심각한 일이 생겼나 봐. 서둘러.”


급히 가는 그를 따라 걷는 위진성은 저 앞에 있는 순찰본각을 바라봤다. 오후 햇빛을 받은 붉은 기와 지붕이 한 눈에 확 들어온다. 본각 앞에는 거리가 있는 이곳에서 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게 보였다.



“자, 다들 왔나? .. 조장들?”

“예, 일조 전원 집합했습니다.”

“이조···”

“삼조···”


순찰본각 앞에는 백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 앞에는 부당주인 일순찰이 진중한 모습으로 지휘를 하고 있었다. 위진성이 칠조에 합류하자 부조장 신풍검 구진이 외쳤다.


“칠조도 전원 집합했습니다.”


살짝 끄덕인 부당주 공동파 출신의 정양검 송병의가 무거운 낯빛으로 소리쳤다.


“자, 모두 주목!”


분위기가 무겁다. 백여 명의 순찰당원들은 숨소리조차 죽였다.


“오늘 우리 순찰당에 좋지 않은 일이 발생했다. 우선 여러분에게 그걸 말하기 전에··· 혹시 어제나 오늘, 당주님을 본 사람 있는가? 있으면 손을 들도록.”


수군수군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서로 눈치를 보던 당원들이 하나 둘 손들기 시작했다. 대략 백여 명 중 삼십 명 정도가 손을 들었다.


“좋아, 손 든 사람들은 저쪽으로 서도록.”


웅성웅성


이동이 있자 다소 어수선해졌다. 물론 위진성은 뒷자리에서 조용히 지켜봤다.


“더 없나? 어제, 오늘 당주님 본 사람이 이게 다야?”


송병의의 칼날섞인 외침에 움찔하더니 두 명이 더 움직였다. 그리고는 더 없자 송병의가 행정담당인 삼순찰, 종남파의 천성쾌검 구인태를 향해 고갯짓을 했다.


“여기 선 사람들은 모두 날 따라 본각 이 층으로 이동한다.”


구인태를 선두로 앞뒤로 두 명의 조장들이 붙었다. 이들이 모두 이동하자 송병의가 남은 사람들을 가까이 서게 했다.


“오늘, 당주님이 지금 이 시간까지 안 보이신다.”


수군수군


“다른 언질이나 표시도 없이 맹내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찾을 만한 곳은 다 찾은 겁니까?.. 내원 같은 곳도?”

“그렇다. 아침부터 지금까지 간부들이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맹내에선 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와글와글


소요가 커졌다. 무림맹의 당주가 맹내에서 실종이라니?


아직 섣부르지만 정말 그런다면 이는 초유의 사태다. 내심 예상했던 눈치 빠른 자들도 또는 전혀 이상함을 몰랐던 당원들도 아연실색했다.


“그럼, 우리가 어찌해야 합니까?”

“맹주전에서는 알고 있습니까?”


무리에서 질문들이 나왔다.


“자, 조용히-- 아직 반나절 밖에 안 되서 보고를 하진 않았다. 저녁 때까지 최대한 찾아보고 보고할 것이다.”


웅성웅성


“괜찮을까? 괜히 일을 더 키우는 거 아니야?”


위진성 앞에 있던 자가 옆사람과 소곤거렸다.


“아니지. 오히려 지금 보고하는 게 일을 키우는 걸 수도 있어.”

“왜?”

“당주님이 갑자기 오실 수 있거든. 이제 반나절 지났고 무슨 화급한 일이 있었을지도 모르잖나?”

“생각해보니 그렇네. 당주님 같은 무공 고수가 갑자기 신변에 이상이 생길리도 없고 말이야. 더구나 맹내에서···”

“그렇다니까!”


“주목~”


부당주 송병의가 소리쳤다.


“지금부터 여러분들은 한 사람씩 어제, 오늘 일을 간략히 진술할 것이다. 그게 끝난 사람들은 조를 짜서 맹 안팎을 수색할 것이고.”


좌에서 우로 쓸어보던 송병의가 손짓을 했다.


“나를 기준으로 좌측은 이순찰을 따라가고 우측은 사순찰을 따른다.”


진술은 일사분란하게 진행됐다. 위진성도 진술을 하고는 셋이 한 조가 되어 맹 밖으로 향했다.


‘흠~~. 왠지 서둘러야 할 거 같은데?’


그냥 그런 감이 들었다. 가능한 빨리 마교 산채를 덮쳐야 할 것 같은 직감이 든다. 대지급으로 이문회에 전하긴 했는데 진소군이 얼마나 빨리 올지는 알 수 없다.


빠를수록 좋겠는데···


당연한 말이지만 동방욱은 해가져 어두워질 때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자 전 순찰당원들이 깜깜한 유시경 다시 본각 앞으로 집합했다. 순찰당은 대낮처럼 환하게 불을 밝혀논 상태다.


백여 명의 인원들이 모였지만, 침 넘기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무거운 분위기 때문인지 누구도 입을 열거나 딴 짓을 하지 않았다. 오직 장작 타는 소리만 들렸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일단의 사람들이 순찰당으로 오는 게 보였다. 순찰본각 앞에 이십여 명이 추가됐다.


그들 중 앞에 있는 삼 인이 수뇌부로 보였다. 그 삼 인은 곧장 송병의에게 다가갔다.


“호법당주님, 오셨습니까?”

“흐~음.. 맹주전에서 듣고 바로 달려왔네.”

“···.”


송병의는 마치 자신 탓인 듯 고개를 약간 숙이는 모양으로 참담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는 양 옆에 있는 자들에게 눈인사를 했다.


방금 그와 말을 한 이는 호법당주인 무당파 청허태검 명진이었다. 그리고 양 옆으로는 비선당 부당주 비선두장 제갈군과 위진성도 익히 아는 형당 부당주 신학검 주부윤이었다. 이번 일의 주재는 호법당에서 맡았는가 보다.


“그래, 어디까지 진행했다고?”


선 채로 명진도장이 묻자 송병의가 한 발 물러서 차근차근 설명을 했다. 위진성의 눈에 명진도장은 전형적인 말코도사 모습이었다.


‘무당파 도장’ 하면 우선적으로 떠오르는 그 모습 그대로였다. 흑발을 묶고 빨간 볼에 까만 턱수염, 고지식할 것 같은 얼굴. 그는 도장 말고는 어울릴 만한 게 없을 듯했다.


그 옆에선 비선두장 제갈군.


위진성은 그를 찬찬히 뜯어봤다. 그가 비선당 부당주이기 때문이다.


제갈군은 무림맹에 파견 온 이래 비선당에서만 지낸 정보통이었다. 외길을 걸은 것이다. 그래서 별호도 비선두장이다. 비선당의 모든 일은 그의 손을 거치고 분류되기 때문이다.


제갈군을 보는데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위진성이 고개를 돌리자 주부윤과 마주쳤다. 주부윤은 빠르게 위진성을 훑더니 이내 고개를 돌려 얘기에 집중했다.


‘주부윤··· 가만히 있을 자가 아니다. 뭔가 꾸미고 있을 텐데?’


위진성이 서둘러야겠다는 생각이 든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주부윤이었다.


주부윤은 위진성을 이용해 두 마리 토끼를 손 안 대고 잡았다. 제거하려던 마교의 최고수를 손 봤고, 또 맹내 경쟁자를 넘어서 대적 상대가 된 동방욱을 없앴다.


만족스러웠을 것이다. 그러나 거기서 멈추려 하지는 않겠지··· 그는 남은 하나를 마무리 짓기 위해 수를 쓸 것이다. 뭔가를 꾸밀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날 함정으로 몬 다음, 무림맹을 이용해 제거하려 하겠지?’


위진성은 같이 온 다른 자들도 살펴봤다. 저들은 아마도 호법당, 형당, 비선당 인원들일 것이다. 그가 둘러보는 사이 얘기가 끝났나 보다. 명진도장이 나서서 진두지휘했다.


다시 동방욱을 본 자들을 따로 불렀고 남은 인원들은 둘씩 조를 짜 맹내 외원, 내원을 이잡듯이 수색하게 했다. 서로 구역을 나누고 사람들에게 탐문도 하라 지시했다. 명이 떨어지자 다들 신속히 움직였다.


위진성은 내, 외원을 철저히 수색하라는 말이 들리자 눈을 반짝였다.


‘내원에 갈 기회다’


그래서 그는 내원으로 가는 무리에 재빨리 껴들었다.


“어? 신참, 니가 왜 이리로 와?”

“저도 내원을 조사하고 싶습니다, 조장님.”

“뭐?, 왜?”

“지방 무림대회에서 우승을 못해서 맹주전에 가볼 수 없었습니다.”

“뭐라고? 뭔.. 쯧! 저 뒤로 서.”


‘휘유~’




위진성이 신입이기에 그는 칠조 부조장 신풍검 구진과 짝이 되어 천군단 건물 중 하나를 맡게 됐다.


“자, 가자!”

“예.”


구역이 정해지자 일제히 흩어졌다.


그 모습이 꼭 개미집을 파내자 개미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개미들 중 위진성도 있었다. 그 뒤를 누군가의 싸늘한 시선이 쫒고 있었고.



구진은 국화원을 지나 거침없이 내원에 발을 들였다. 이미 이야기가 된 듯 제지하는 이는 없었다.


내원은 밖에서 보는 것보다 더 넓었다. 그래서 건물이 꽤 있는데도 좁은 느낌 없이 여유가 있었다.


내원 중앙에 맹주전을 두고 좌, 우로 떨어져 원로원, 세가회가 있었다. 내원의 출입문과 가까운 곳에 있는 군사전은 맹주전 기준 전면 좌측 방향에 위치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천군단 건물이 다섯 개나 있었다. 맹주전 뒤에 천군단주가 머무는 주건물이 있고 그 뒤에 매원이라 부르는 아담한 장원이 있었다. 맹주와 가족들이 생활하는 곳이다.


남은 건물들은 내원의 사방위에 하나씩 있었다. 그래서 천군단이 내원을 감싸고 있는 형태다. 밖에서 보면 그런데 안에서 보면 포위한 형국이고.


위진성은 따라 들어가면서 면밀히 주변을 둘러봤다. 내원은 외원과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잘 가꿔져 있었고 여유 있는 가운데 엄밀한 기운이 감돌았다.


“이봐, 뭘 그리 두리번 거려? 이제부터 내원이니 정신 바짝 차리라고.”

“알겠습니다.”


구진은 성큼성큼 걸어 천군단 건물들 중 맹주전 뒤에 있는 좌측 건물로 향했다. 밝혀진 불빛 아래 청룡각이라 쓰여진 건물 앞에서 올려다보니 건물이 상당히 우람했다.


비교적 근자에 지은 티가 나는 삼 층 건물인데 무척이나 튼튼해 보였다. 고개를 젖히니 지붕 끝에 청룡기가 있고 좌우로 청기와 녹기가 펄럭인다.


“그럼, 일단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세.”

“예.”


구진은 성실한 자다. 횃불을 들고 청룡각 주변을 샅샅이 뒤지고 다녔다. 풀숲이나 나무들 사이사이를 꼼꼼하게 살펴봤다. 반면에 위진성은 주변을 돌며 건물 외관을 자세히 봤다.


‘건물이 일반적이진 않네’


청룡각은 단단해 보이는 외관에 밖으로 난 창이 거의 없었다. 있더라도 매우 작았다. 저항이 있다면 들어가기도, 나오기도 만만치 않은 건물 형태다.


요새 같다고 할까?


구진은 별다른 점이 없자 청룡각 안으로 발을 들였다. 육중한 문을 열고 들어서는 그의 모습이 거대한 육식동물 입속에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건 왜 였을까? 위진성도 뒤따라 안으로 향했다.



건물 안은 창이 없어도 어둡진 않았다. 벽에 팔뚝만한 황촉들이 곳곳에 달려 있어서다. 그러나 갑갑한 느낌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


그 위에 건물에서 더해지는 묵직함이 얹혀진 그런 분위기! 들어온 사람이 건물에 눌리는 모양새다.


‘청룡각보단 청룡성 같은데?’


건물 구조는 단순했다. 들어서면 넓은 공간이 바로 나왔고 그 뒤로 작은 문들이 이어져 있다. 한 쪽엔 이 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었다.


특이한 게 눈에 띄었는데, 계단 옆에 굵은 봉이 천정을 뚫고 바닥에 박혀 있었다. 가까이 가서 보자 봉이 이 층을 넘어 건물 꼭대기까지 박혀 있었다. 그 봉 주위로 동그랗게 구멍을 뚫어논 걸 보면 설계가 잘못 된 것 같지는 않다.


“신기한가? 이거 그걸 거야. 급할 때 위에서 한 번에 일층으로 떨어질 수 있는 거.”

“그런가요?”


위진성이 다시 건물을 주의해서 보자 단단하기 짝이 없는 박달나무로 지었다. 구멍을 왜 만들었는지 대충 이해는 갔다.


“거기 누구요?”


말 소릴 들었는지 가까운 문이 열리며 장한 하나가 나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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