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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841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2.12.20 17:25
조회
504
추천
11
글자
11쪽

96.

DUMMY

극도의 탈진한 모습으로 위진성은 입에 문 보리수잎을 손바닥 위에 올렸다. 잎이 누렇게 바래었다.


‘고맙구나! 네가 아니었다면 어둠에 묻혔을 것이다’


그가 풀린 눈으로 주변을 쓸어봤다. 팔문삼색심마진은 파괴됐다. 아니, 없어졌다.


서른여섯 개의 바위들은 자잘한 돌조각이 됐고 사람들은 통으로 사라졌다. 그 경계 밖의 사람들만이 숨죽이고 있었다.


이것이, 자신들이 방금 본 광경이 정녕 있었던 일인가? 깜박하고 졸았던 건 아니고?


모두 믿기 힘든 광경을 보고 경악을 넘어선 채 그저 멍하니 있었다. 그건 혈수마존도 동방욱도 마찬가지.


경험 많은 그들도 이런 것은 처음 본다. 그 옛날 5차 정마대전 때 대단했던 동주천 고수들이 이 정도였었나? 하지만 그들이 기억하는 한 이 정도는 아니었다.


휘이이잉----


거대한 푹발 후에 후폭풍인가? 분지 위로 강한 바람이 한바탕 휩쓸고 갔다. 덕분에 환기가 됐는지 경악에서 하나, 둘 깨어나기 시작했다.


“와우! 이런 일이···”


동방욱이 먼저였다.


“이건.. 실로 놀랍구나!”


혈수마존이 받았다. 그러고 보니 사십여 명이 넘던 저들은 갑자기 다섯으로 줄었다. 그러나 그 다섯도 결코 평범치 않았다.


“검왕문이라더니··· 이게 무슨 무공이더냐?”


동방욱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위진성을 쏘아봤다.


‘저놈은 분명 지금 정상이 아닐거야’


역시나 주도면밀하다. 동방욱은 이런 순간에도 상대의 상태를 가늠키 위해 말을 걸었다. 그러나 위진성은 깔끔하게 무시했다. 대신에 빠르게 내부를 살폈다.


‘좋진 않구나’


흑마진과 심마진의 파괴력은 실로 대단했다. 특히나 심마진은 상대를 심마의 감옥에 빠뜨린다는 점에서 무시무시했다. 위진성의 무공으로도 힘들었으니 말해 무엇 하겠는가?


그곳에선 물리력은 별 소용이 없으니 말이다. 그 보리수잎이 아니었다면 결과를 예측하기가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검왕문에 이런 무공이 있더냐?”


동방욱이 눈을 가늘게 뜨며 재차 물었다. 위진성은 조용히 운공해 봤다. 공력이 부족하다. 충분히 모이지 않는다. 전력으로 풍백군림을 펼쳤기 때문에 얼마간 회복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럼 어디 무공이라 생각 하는가?”


위진성이 담담한 표정으로 입을 떼었다.


“··· 동주천만이 하늘이고 나머진 다 밑이라 보는 거냐?”

“해석을 이상하게 하는군.”

“천하는 넓고 절학은 도처에 있다. 여기 마교만 봐도 너희, 동주천에 못지 않느냐?”


동방욱이 말하면서 고개를 혈수마존으로 돌렸다.


“흥, 동방욱. 본교가 동주천에 못지 않다니 무슨 뜻이냐?”


혈수마존의 싸늘한 음성이 동방욱을 향했다.


“별 뜻을 두고 그리 말한 것은 아니오. 단지 저놈이 오만하게 굴기에 마교도 있다라고 알려준 것 뿐이오.”

“감히 본교와 동주천을 같은 곳에 놓는다고?”


으쓱


동방욱은 눈은 마존을 보고 몸은 으쓱이며 위진성을 가리켰다.


“여기 있는 자들은 잘 듣거라. 하늘 아래 본교와 비교할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동주천? 그들은 무림맹과 힘을 합쳐 본교를 상대해 오지 않았더냐? 감히 단독으로 본교와 맞설 수 있다고 보느냐?”


마존의 마지막 말은 위진성에게 와서 꽂혔다. 이리 되면 위진성이 뭐라도 말해야 할 판이다.


‘좀 더···’


“우리와 마교는 오랜기간 상대해 왔소. 한 번 칼을 겨누면 격렬하게 싸워 왔소. 허나 긴 시간에 비해 실제 싸운 건 몇 차례 되지 않소. 그리고··· 그 몇 차례 대전에서 술수나 음모를 썼다는 건 들어보지 못했소. 헌데···”


위진성이 동방욱을 보며 말끝을 흐렸다.


“헌데? 내가 음모라도 쓴다는 것이냐?”


동방욱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런 건 모르겠고 일단 마교에게 먼저 손을 쓰라고 부추기고는 있지.”


위진성의 입장에선 저들이 협공하지 않고 각개로 먼저 동방욱을 상대하는 게 바람직했다.


지금 운공되는 공력을 봐도 그렇고 또 동방욱은 마존과의 싸움 양상에 따라 도중에 자리를 피할 수도 있다.


그래서 둘의 협공을 막고 동방욱을 먼저 상대하려고 그리 말한 것이었다. 물론 마존이 정파인물과 협공을 하진 않을 것이다.


그리고 현수운과 엽비가 어딘가에 있을 테지만 상대는 철선풍 동방욱이다. 왠만한 고수가 아니다. 또한 사부와의 은원도 있으니 자신의 손으로 상대하고 싶었다.


“어린 놈이 사갈 같구나. 본맹과 마교의 협력에 금을 내려 하느냐? 허허~, 말 몇 마디에 그런다면 예까지 함께 올 수도 없었을 터. 그러니 헛수고 말거라.”


지금까진 성공이다. 위진성의 의도대로 되고 있다. 지금 그에겐 공력을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지금의 판을 깨기 위해 약한 고리를 건드려 봤는데 효과가 있다. 마교와 군림맹 간의 신뢰는 역시 허약했다.


상황 설명을 혈수마존 중심으로 하고, 결정을 혈수마존에게 하게 하니 협력이 깨졌다. 마존 같은 자는 술수나 이런 것에 바로 반응할 거란 예상이 적중했다.



“그렇다. 그러니 동방욱, 나서라.”


혈수마존이 팔짱을 끼며 묵직하게 말했다.


“마존, 오늘 일의 주재는 본맹에 있소. 그러니-”

“그러니 본존더러 네 명령을 들으란 말이냐?”

“혈수마존! 어린 놈의 말 몇 마디에 이러는 이유가 뭔가?”

“귀를 씻고 잘 들어라. 우리는 군림맹과 협력한다고 했지 수하가 된다고 한 적은 없다. 잘난 네놈들이 그동안 약속과 다르게 우릴 대해온 것을 바로 잡으려는 것뿐이다.”


‘일이 꼬이기만 하는구나’


동방욱은 짜증이 밀려왔다. 자신 옆에 서 있는 자를 힐끗 봤다. 그 자는 신법과 은신술에 특화된 자다. 연락책으로 데려왔다.


“혈수마존. 마지막으로 묻겠다. 내 말이 아니라 저놈 말을 들을 것인가?”

“갈!”


우르릉


마존의 대갈일성에 대기가 요동쳤고 먼지가 풀풀 날렸다.


“동방욱, 감히 본존에게 누구의 명에 따르라 하는 것이냐?”


동방욱은 무감정한 얼굴로 그저 보기만 했다. 이미 깨진 판을 이어 붙이기 힘들다 판단한 듯했다.


“본존은 지약을 지킬 뿐이다. 맹주와 맺은 군림지약 말이다. 맹주가 요구하고 우리가 그리 한다면, 그 댓가로 그것을 약속하겠다는 지약 말이다!”


‘좀 더 일찍 제거했어야 했나? 마공이 경지에 이르더니 이젠 제멋대로군.. 쩝! 맹주만 아니었다면···’


마교는, 혈수마존은 도에 지나친 행동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혈수마존이 고분고분 굴다가 갑자기 이런 게 아니었다. 그 전부터 맹주와 군사를 제외하곤 누구도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하자 군림맹에서 활용하기 불편하니 제거하자는 얘기들은 계속 있어 왔다. 그러나 그때마다 맹주와 군사의 반대에 번번이 무산되곤 했었다.


그래서 이렇게 이용하고 제거하려는 것이다. 그 준비하는 와중에 위진성이 나타났고 그들은 급히 계획을 수정해 위진성을 껴넣은 것이다.


그들에게 가장 좋은 건 동주천과 싸우다가 동귀어진 하는 거다. 그런데 지금 전개가 반대로 되니 동방욱이 왜 열불이 안 나겠는가?


그는 옆에선 자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몸을 돌려 위진성을 마주 봤다.


일단 이곳을 피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그리 쉽지도 않을 것이다. 아까부터 위진성이 자신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니···



‘드디어···!’


“철선풍 동방욱. 내가 사부님 대신 혈채를 받겠다.”

“가져갈 수 있으면 와서 가져가라”


동방욱이 양팔을 벌리며 도발했다. 그의 오른손엔 예의 철섭선이 들려 있었다.


츠팟!


분지 위에 검광이 번뜩였다.


까앙~


얼마나 빠른지 격타음은 한참 뒤에 들렸다. 익쾌결의 섬광일섬이었다. 동방욱은 놀란 기색으로 머리를 쓸었다. 바닥엔 몇 가닥 머리카락이 떨어져 있다.


팟 팟 팟


세 번의 섬광과,


따다당!


세 번의 쇳소리. 그리고,


서걱


허공에 동방욱의 잘린 옷자락이 펄럭였다. 그럼 동방욱은?


파라라락


동방욱은 어느새 위진성에게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거리를 좁히고 선공을 선택했다. 그는 철선을 단검처럼 다뤘다. 철선을 내지르자 허공에 아홉 개의 날카로운 경기가 생성됐다.


대정검이 움직이자 열십자 검기가 전방으로 쏘아져 나갔다. 위진성도 지체없이 검을 휘두름과 동시에 몸을 날렸다.


따다다당~~


아홉 개의 경기가 십자탄두에 막히거나 틀어져 뒤로 지나갔다. 위진성이 십자 검기에 몸을 숨겼기에 순식간에 동방욱 전면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리고,


후우웅----


허공에 반달이 떴다. 그가 파석결로 직단천월을 펼쳤다. 검에 얼마나 힘이 들어 갔는지 검주변에서 육중한 파공성이 났다.


이를 본 동방욱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검의 거리를 주지 않기 위해 몸을 날렸다. 그런데 상대는 자신의 구풍타선을 최단 거리로 뚫고 들어와 검을 휘둘렀다.


척봐도 엄청난 역도가 담긴 저 반달 검기를 허공에서 철선으로 쳐내는 건 힘들어 보인다. 동방욱은 회전을 택했다. 공중에서 오른 발로 왼 발등을 찍으며 빠르게 돌기 시작했다.


휘류류류


이는 실로 경험과 공력의 수발이 돋보이는 한 수였다. 지금처럼 앞으로 나아가다 공중에서 멈추고 갑자기 빠르게 회전하는 것은 고수라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실로 고절한 한 수! 가히 철선풍 동방욱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임기응변이라 할까?


갸드득


검기와 충돌한 철선은 힘을 감당치 못하고 튕겨졌다. 회전하던 동방욱도 철선을 따라 포물선을 그리며 뒤로 날아갔다.



위진성은 궤적을 따라 달려갔다.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려 왔던가? 수많은 시간 동안 상상하고 바라왔던 그 순간이 지금 펼져졌다.


그는 현재 몸 상태로는 부하가 걸리지만 다시금 십자탄두를 펼쳤다. 환상 같은 십자 검기가 동방욱에게 쭈욱- 쏘아졌다.


동시에 한쪽에서 희미하게 옷자락 펄럭이는 소리가 들렸다. 동방욱 옆에 있던 자가 신법을 펼쳐 분지에서 사라져 갔다. 위진성은 검에 집중했다. 어짜피 저 자는 멀리가지 못할 것이다.


동방욱으로선 절체절명의 순간,


촤르륵


철섭선이 펴지며 허공에서 어지러이 춤을 췄다. 그러자 수십 개의 다양한 형태의 철선들이 나타났다. 어떤 철선은 활짝 펼쳐져 있고 어떤 것은 절반 쯤 펴진 채 허공을 뒤덮었다.


동방욱의 성명절기인 청매덕선 중 구명절초인 난화정선이었다. 삽시간에 수십 개의 철선들이 십자 검기에 쏟아졌다.


콰콰콰콰쾅~~!

휘청


충격으로 지면에 내려선 동방욱이 두, 세 걸음 뒷걸음질 쳤다.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모습이었다.


위진성은 이를 악 물었다. 공격을 늦출 생각이 없었다. 다시 한 번 십자탄두가 펼쳐진다. 그가 즐겨 쓰는 압중결이나 파석결 공력 이후 태유결로 뒤이어 공격하는 방식이었다.


파아아----


동방욱은 흘러내린 머리카락 사이로 눈을 번뜩이며 십자 검기와 그 너머 위진성을 봤다. 이어진 동작은 어지러히 영화비운보를 밡으며 펼쳐 든 섭선으로 우에서 좌로 쓸어가는 것이었다.


부우웅----


그의 보법은 절묘해서 십자탄두를 옆으로 비켜냈고 곧바로 측면에서 상대를 가격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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