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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메의 불쏘시개 공방

요수전기 키리아

웹소설 > 일반연재 > 공포·미스테리, 판타지

냐메
작품등록일 :
2021.05.12 14:52
최근연재일 :
2021.06.25 23:40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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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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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9,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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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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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요조 로크(2)

DUMMY

5.

한밤중의 침입자.

아둔한 인간은 몰라도 요괴인 키리아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새··· 같은 게 아냐.’

‘당연한 소릴! 이 세계에··· 하늘을 나는 생물 중에 이렇게 큰 놈은 없다!’


두 요괴는 확신했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바람소리의 정체는···.

키리아 자신과 같은 요괴가 틀림없었다.


‘대체 무슨 속셈이지. 어째서 여기로 곧장···.’


무슨 이유에서인진 몰라도 한가지만은 확실했다.

바로 적의 목적은 자신이라는 것.


이 망설임 없는 하강은 흉포하기 짝이 없는 악의 그 자체.

바람의 비명소리를 보아 하늘의 적은 얼마 지나지 않아 키리아가 있는 방의 지붕까지 도달할 것이 분명해보였다.


‘멈추지 않아?’

‘설마··· 그대로 부딪힐 생각인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어째서인지 키리아의 뇌리에 넬의 존재가 스쳐지나갔다.


“칫!”


키리아는 갑자기 초조해졌어.

이 사태에서 벗어날 대책을 생각해보지만, 여유가 턱 없이 부족했다.


‘우선 움직여라! 일단 성당 밖으로 나가는 거다. 놈의 시선을 다른 데로 돌려야···.’


그때였다.

갑자기 키리아의 귓가에 맴돌던 소리가 멈추었다.


‘뭐···.’


기분 나쁜 정적.

조금 전까지만 해도 기세 좋게 낙하하던 소리가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렸다.

끔찍할 정도로 뒤틀리던 공기의 떨림마저도 자취를 감춘 것이다.


키리아는 순간 넋을 잃었다.

예상대로라면 이미 충돌했어야 할 시간.

하지만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이 주위는 고요하기만 했다.


“아니야, 이건···.”

“뭐?”

“···뒤다!”


콰쾅!

갑자기 등 뒤에서 충격음이 들려왔다.


키리아의 몸은 반사적으로 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향해 움직였다.

그러나 키리아는 적의 모습을 확인하지 못했다.

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무언가가 키리아의 왼쪽 어깨를 강타했기 때문이다.


“크···읏!”


가공할 압력.

엄청난 힘에 떠밀려진 키리아는 바닥을 한 바퀴 구르고서야 가까스로 자세를 바로 잡았을 수 있었다.


‘뭐에 맞은 거지?’

‘모른다. 워낙 순식간이라 나조차 확인하지 못했어. 이놈은 보통이 아니다. 긴장해라, 키리아.’

‘···드디어 그 이름을 제대로 물러줬네?’

‘시끄러. 집중해라.’

‘흥, 걱정하지 마. 같은 수엔 안 당해. 놈은 실수했다. 날 일격에 처지하지 못했으니.’


덕분에 키리아는 냉정해질 수 있었다.

통각으로 그간 잊고 있었던 야생의 감을 찾은 것이다.


요괴의 신경계는 특별해.

단지 마음먹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전투에 적합한 상태로 정신 상태를 조율할 수 있었다.


“하지만···.”


키리아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방이 엉망진창으로 변해있었다.

조금 전까지 자신이 서있던 자리부터 시작해서 일직선으로 벽면이 찢겨나간 상태였다.

건물이 무너지지는 않은 것은 천만다행.

그래도 위험하긴 마찬가지였다.


“···여기선 제대로 싸울 수 없어.”


전략적인 문제였다.

상하좌우가 모조리 폐쇄된 건물 안에서는 적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소리와 기척만으로 공격을 피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상황은 키리아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했다.


“키리아 양!”


갑자기 넬이 급하게 문을 열며 들어왔다.

앞서 방이 박살날 때 들렸을 큰소리에 깬 모양이었다.


사제는 일어나자마자 소녀의 신변부터 걱정하고 들이닥쳤다.

숙녀의 방이니 어쩌고 하는 교리는 이런 비상상태에서까지 지켜질 이유가 없어.

그는 박살난 벽에 잠시 시선을 두더니 당장 키리아의 손목을 붙잡고서 끌어당겼다.


“지진입니다! 당장 도망쳐야···!”


이 멍청이가!


‘지금 도망쳐야 내가 아니라···!’


키리아를 억지로 밖으로 끌어내는 넬의 힘은 의외로 강했다.

키리아는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그것을 뿌리칠 수 있었지만, 그랬다간 넬이 다칠지도 모를 일이었다.


정체불명의 적이 언제 다시 공격해올지 모르는 상황···.

사제의 등장은 그야말로 상황을 최악으로 몰아넣었다.



6.

···큰 소리에 깨어난 사제는 당장에 소녀에게 위험이 닥쳤다는 것을 알아챘다.

파열음이 2층에서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넬의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키리아의 방에 달려가 보니 벽면이 가로로 갈라져 있었고, 주위가 온통 어질러져 있었다.

한밤중의 지진인가?

벼락이라도 떨어진 것일까?

뜻밖의 상황에 넬은 어안이 벙벙했다.


하지만 사제는 곧 정신을 가다듬고서 소녀의 손을 낚아챘다.

넬은 당장 정황을 파악하는 것보다 당장 키리아를 대피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어서!”


키리아를 제촉하는 넬의 목소리가 커졌다.

소녀가 자신을 바로 따르지 않고 버티자 초조해진 것이다.

하지만 키리아도 막막하긴 마찬가지였다.


‘놈은 이 커다란 성당에서 유독 우리가가 있는 방만을 노려 공격했다. 역시 의심의 여지가 없어, 이건 처음부터 너를 표적으로 삼은 거다.’

‘···거기다 녀석은 아직 내 목숨을 끊지 못했다는 걸 알아.’

‘조심해. 놈은 아직 주변에 있으니까.’

‘알고 있어.’


적이 다음 공격을 감행할 것은 틀림없었다.

이대로라면 옆에 있는 넬에게 위험이 닥치고 말 것이다.


‘그 사제 놈에겐 신경 쓰지 꺼. 우선은 집중해.’

‘시끄러워! 알아서 할 테니까!’

‘알아서 하긴 개뿔! 네 심박수가 흐트러지는 게 느껴진다고! 너, 지금 갈팡질팡하고 있잖아?’

‘닥쳐!’


그때였다.


“키리아!”


참다못한 넬이 소리친 것은.


“대체 뭘 하고 있는 겁니까?!”


노기를 띈 그의 목소리에 키리아는 놀라서 움찔했다.

지금껏 온화한 어조로만 말을 걸어오던 사제가 화를 냈다.

평소와 전혀 다른 모습의 넬.

어리숙해 보이기만 하던 그는 어느새 진지한 얼굴로 키리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부탁입니다! 제발··· 제발 저를 따라와 주세요.”


그 목소리에는 어떻게든 소녀를 보호해야 한다는 의지가 담겨있었다.

사제의 고동색 눈동자가 소녀에게 호소했다.

넬은 키리아가 무슨 말을 하던지 억지로라도 밖으로 끌고 나갈 셈이었다.


“읏!”


콰직···.

쿠궁!

요란한 소리와 함께 지붕의 모서리부터 금이 갔다.

적이 다시 공격을 시작한 것이었다.

이제는 고민할 여유조차 없어졌다.


건물이 심하게 흔들리자 벌어진 천장 틈으로 파편이 떨어졌다.

이대로라면 곧 성당이 무너질지도 몰랐다.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넬은 물론··· 이제 요괴 자신도 위험해진다.


키리아는 결국 자신의 의지를 꺾고서 넬에게 몸을 맡겼다.

소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맡기자, 넬은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너··· 설마 사제 녀석을 구할 셈이냐?’

‘나, 나는 아직 이 놀이를 그만둔 게 아니니까.’

‘이 지경이 되고서도 끝까지 괜한 고집을··· 쳇, 어쩔 수 없나!’


키리아는 넬을 따라 문 밖으로 나가는 사이, 미묘한 공기의 흐름을 눈치 챘다.


콰아앙.

미지의 적이 다시금 공격을 감행했다.

이번에는 지붕과 함께 벽이 완전히 허물어져버렸다.

건물을 이루고 있던 벽돌과 나무판자가 여기저기로 튀어 오를 정도의 가공할 위력.

이 성당은 마을에서 가장 견고한 건물이었음에도 고작 서넛 번의 충돌만으로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다.


‘영악한 놈!’


이 시점에서 키리아는 적이 무작위로 들이박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깨달았다.

최초의 충돌로 기둥을 뒤흔들었어.

두 번째 공격으로 지붕을 확실하게 작살내버렸다.

이는 구조를 이해해야만 가능한 장난···.


‘운이 좋았군. 만일 조금이라도 문을 나서는 것이 늦었더라면 우리와 넬 녀석은 그대로 휩쓸렸을 거다.’


불행 중 다행으로 무너진 것은 위층 뿐.

아래층의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다.

건물을 세운 장인의 능력이 무너지는 순간에서야 증명되었다는 사실이 다소 우스울 따름.

허나 그 덕분에 두 사람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키리아 양, 어서!”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직도 희미하게 진동이 울리고 있어.

아래층이 언제까지고 안전할 것이란 보장은 없었다.


넬은 안심한 숨 돌릴 겨를도 없이 키리아를 끌어당겼다.

그들은 곧 아래의 예배당으로 향하는 층계에 다다랐다.

무지막지한 충격에 버텨낸 계단이 그들을 맞이했다.


“이럴··· 수가!”


하지만 사제의 입에서 세어 나온 목소리는 탈출의 환희가 아닌 절망의 탄식이었다.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커다란 바위에 묻혀버린 입구였다.

아마도 방금 전의 충격 때문에 위층에서 떨어진 파편들이 문을 막아버린 모양이었다.


예배당에는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창문이 없었다.

넬은 입술을 깨물며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

뒤로는 미지의 적이.

앞에는 막혀버린 탈출구.


넬과 키리아는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건물에 갇혀버렸다.


‘야, 이제 방법은 하나뿐이다.’

‘···큭!’


더는 물러날 길이 없었다.

공생하는 요괴의 말처럼 해답은 정해져있었다.


‘껍질을 벗어던져라! 이걸로 인간의 놀이는 끝이다!’


정체를 드러내야 해.

넬만을 신경 쓰고서 끝내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요괴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생존.

나머지는 부차적인 문제에 불과했기에.


‘뭘 하는 거냐!’


하지만 키리아는 그러지 않았다.

그럴 수가 없었다.

어쩐지 가슴언저리에서 느껴지는 저릿한 무언가가 키리아로 하여금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만들었다.

어째서일까?

키리아는 갑자기 넬에게 자신의 정체를 보이고 싶지 않아졌다.


‘알고 있어! 하지만··· 왜? 어째서? 몸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는데, 신경도 모두 연결되어 있어. 어서 신체 재구축을··· 몸을 변형시켜야···.’


키리아는 혼란에 빠졌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본체로 돌아갈 수 있으면서도 그러지 않는다.

그것은 키리아가 이 세계에 흘러들어오고서 처음 겪는 망설임이었다.


“키리아 양···.”


머뭇거리고는 있는 키리아의 모습은 넬에게 불안감에 안절부절 못하는 것처럼 비춰졌다.

사제는 소녀의 어깨 위에 살며시 손을 얹었다.


“···어?”

“걱정할 필요 없어요. 제가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


넬은 갑자기 자리를 박차 일어나더니 입구를 막고 있는 파편을 집어 들었다.


···문이 완전히 매몰되어버릴 정도로 커다란 벽이다.

넬 혼자만의 힘으로 들어 올리는 것이 가능할 리 없었다.

그리고 그건 당연히 넬 자신도 잘 알고 있을 터였다.


하지만 넬의 행동에 망설임은 없었다.

그는 필사적으로 출구를 찾으려한다.


어이가 없어.

저절로 웃음이 터져 나올 정도로 황당한 행동.

그것은 아무리 보아도 발악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키리아 양,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줘요.”


소녀의 시선을 눈치 챈 넬이 미소를 지어보였다.

키리아는 어이가 없어 표정이 굳어버렸다.


‘이 자식, 설마··· 내가 무서워한다고 생각해서 지금···.’


그랬다.

사제가 이런 무모한 일을 하고 있는 이유는 단지 눈앞의 소녀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고작 인간 따위에게 위로 받다니.

키리아는 너무 기가 막혀서 오히려 화까지 났다.


“읏···!”


뿌득.

무리하게 들어 올리려다 파편 모서리에 긁혔는지.

사제의 손등을 타고 피가 흘러나왔다.

손톱이 부러져있었다.


“···괜찮아요. 아무 것도 아닙니다. 키리아 양은 위험하니까 살짝 뒤로 물어나 있으세요.”


이 순간까지도 자신보다는 키리아의 안전을 염려하고 있다.

이제 키리아는 넬을 바보라고 놀릴 기력도 없어졌다.


‘이러는 순간까지도 적은 이 건물을 부수고 있다고! 도대체 뭘 망설이는 거야?’

‘날 안심시켜서 뭘 어쩌겠다는 거야, 사실은 이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무서워서 떨고 있는 주제에. 왜 나를···.’

‘야! 내 말 듣고 있냐?’


공생하는 요괴의 호통과 넬의 행동이 키리아의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눈치 볼 필요 없다고! 나쁜 건 사제 녀석이다! 저 놈은 시작부터가 문제였어! 너를 데리러오지 않고서 혼자 도망쳤더라면 이런 위험에 빠지는 일은 없었을 거다!’


하지만 넬은 키리아를 구하기 위해 나섰다.


‘나를··· 위해서···.’


키리아는 떠올리고 말았다.

위기의 상황에서 문을 열고서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순간적이나마 키리아는 기뻤다.

그 행위가 키리아를 도리어 곤란하게 만들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그 행동은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


‘그만, 이제 그만해!’


키리아는 감정이 흐트러지고 말았다.

넬의 헛수고가 눈에 서려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무모한 짓거리에 성질이 나.

약해빠진 주제에.

힘도 없는 주제에 자길 돌보지 않는 넬의 행동이 미치도록 마음에 안 들었다.


‘···알겠어. 이제 놀이는 끝이야! 고작 인간 따위한테 내가 위로 받을 것 같아? 너 따위 멍청이에게 도움을 받을 거 같아?!’

‘큭큭큭, 그래. 우리는 요괴다. 인간 따위에겐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지. 방해되는 건 모조리 죽여 버리면 그만이다.’


요괴는 결심했다.

밤의 마물로 돌아가기로.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비명을 지르는 어둠의 모습을 넬의 앞에서 보이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

‘야?’


끝내 할 수 없다.

요괴의 모습으로 되돌아갈 수 없었다.

변해버린 자신을 보고서도 넬이 미소를 지어줄 리가 없다.

갑자기 넬이 어떤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볼 지가 걱정되었다.


걱정이 몰려와.

무서워하고 있었다.


키리아는 고작 인간의 시선이 두려워 몸을 변화시키지 못했던 것이었다.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망설이는 와중에도 넬은 집요하게 파편 조각들을 파내고 있으니.


그의 양손은 조각에 찔리고 긁혀서 피로 흥건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넬이, 저 멍청한 사제가 아직도 실실 웃고 있었기 때문에.


‘···그만!’


키리아는 인간에게 무엇 하나 베풀어 준 것이 없었다.


‘그만해!’


키리아는 인간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다.


“조금만, 조금만 더···.”


키리아는 인간에게 어떤 도움을 바라지 않았다.


“괜찮아요, 키리아 양. 제가 반드시···.”


그런데도 이 인간은 요괴를 위해 무모한 희생을 이어가고 있었다.


키리아의 가슴이 욱신거렸다.

마음이 답답해져 견딜 수가 없었다.

그때였다.

이런 사제의 필사적인 노력에 하늘이 감동하기라도 한 것일까?


콰직!

넬과 키리아에게 구원의 손길이 내려졌다.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예배당 측면의 벽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이봐, 사제 형씨! 무사해? 살아있으면 대답 좀 해달라고!”


이어서 입구와 갈라진 벽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고··· 씨?”


그랬다.

그 특유의 호쾌한 음성은 다른 누구도 아닌 유고의 것이었다.


“오오, 조금만 기다려! 당장 꺼내 줄테니!”

“다행이야!”

“어, 어서 사제님을···!”


이어서 다른 목소리들도 들려온다.

한 둘이 아니야.

모두가 키리아와 넬을 구하기 위해 찾아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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