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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메의 불쏘시개 공방

요수전기 키리아

웹소설 > 일반연재 > 공포·미스테리, 판타지

냐메
작품등록일 :
2021.05.12 14:52
최근연재일 :
2021.06.25 23:40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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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9,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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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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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축제(2)

DUMMY

4.

“키리아 양, 일어나셨나요?”


방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넬의 목소리에 키리아는 인상을 찌푸렸다.

랑페르에서 흘러온 자에게 수면 따위는 불필요한 것.

요괴인 키리아는 잠을 자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날 필요도 없었다.


허나 키리아가 미간을 일그러뜨린 이유는 잠의 유무 따위가 아니야.


‘오늘도 어김없이 짜증나는 녀석이 왔어.’


단지 심성 자체가 배배 꼬인 연유에서 사제의 등장 자체가 싫은 것뿐이었다.


“축제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어서 준비하셔야죠?”


부름을 무시한 채, 키리아는 침대 위에서 쥐의 꼬리를 질겅질겅 씹어대며 이를 갈고 있었다.


‘흥, 뭐가 축제의 아침이야? 멍청한 인간 놈들···.’

‘킥킥킥, 그렇게 말해도 꽤 기대하고 있지?’

“키리아 양? 곧 축제가 시작될 겁니다. 서두르셔야 해요. 준비를 위해 네프리티나도 찾아와주셨습니다.”


축제.

전날 밤에는 가볍게 생각했지만 막상 일이 닥치자 키리아는 갈등되기 시작했다.


귀찮다.

번거로운 일은 질색이다.

굳이 나가야할 필요가 있나?

그냥 옷만 받고 여기 틀어박혀 있으면 괜찮지 않을까?


그때였다.

키리아가 나태한 고민을 이어가는 중에 전혀 예상치 못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깨어있죠, 아가씨?”


나긋하고 부드러운 어조.

질문하듯 말하고 있지만 분명한 확신이 찬 어조였다.

키리아는 기억해냈다.

그것은 이틀 전 성당을 방문했던 여자의 목소리였다.


“저는 네프리티나예요. 오늘은 무서운 언니 대신 제가 왔답니다. 아가씨의 몸단장을 도와드릴 거예요.”

“무서운 언니라니요?”


안 왔어?

레렌 계집이 안 왔다고?


키리아는 한순간이나마 레렌의 부제에 안심하는 자신이 싫어졌다.

자신은 자신이 인간을 겁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그래도 레렌의 강요와 횡포는 분명 키리아에게 알 수 없는 거부감을 주고 있었다.

방해꾼이 없다는 것이 용기를 주었던 것일까?

키리아는 슬쩍 자리에서 일어나 손잡이를 돌렸다.


“좋은 아침입니다. 키리아 양.”


얼빠진 표정의 넬.

뭐가 좋아서 히죽 거리고 있는 네프리티나를 본 키리아는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하지만 이 영악한 요괴는 겉으론 연약한 소녀를 연기하며 벌어진 틈 너머로 초췌한 얼굴을 드러냈다.


“죄송해요, 사제님. 이제 막 일어나서···,”


콜록.

키리아가 손을 말아 쥐고 기침하는 것으로 완벽한 마무리.

키리아는 동정심을 인간이 가진 감정 중에서 가장 어리석은 것이라 생각했다.

요괴들의 세계에서는 강한 개체가 약한 개체 위에 강림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약하다는 것은 수치이며 드러내선 안 되는 것이다.


하나, 인간은 약한 개체에게 관심을 가지며 연민어린 눈으로 애처롭게 바라보는 둥 이해할 수 없는 짓을 하는 생물.

허약한 개체가 있다면 죽어가도록 내버려두면 그만일 텐데도 어째서인지 인간들은 그럴수록 자신의 것을 나누어주는 것이다.


‘야, 갑자기 뭣 하러 괜히 아픈 척을 하는 거냐?’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야.’

‘하? 약점을 보이는 게 왜 주도권을 잡아?’

‘언니는 보고만 있어.’


연약한 주제에 대접받고 돌봄을 받는다.

요괴는 지금 그런 인간의 습성을 이용하려 했다.

그리고 그것은 성공적이었다.

힐끗 눈길을 돌리니 역시나 사제와 금발 여자의 얼굴에는 당혹감이 서려있었다.


“어머, 정말 아가씨 안색이···.”


키리아는 살짝 힘없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키리아 양···.”


넬의 눈에 비친 키리아는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 억지웃음을 짓는 것처럼 보였다.

꽤 여러 험한 꼴을 많이 겪긴 했지만 요괴도 그간 당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조금만 요령을 부리면 그것을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차렸다.


“···저는 괜찮아요. 오늘은 축제잖아요? 레렌 언니도 예쁜 옷을 준다고 했고··· 보세요, 오늘은 이렇게나 하늘이 맑아요.”


문에 기댄 모습이 힘겨워 보이는 것도.

한껏 밝은 얼굴로 창밖을 가리키는 모습도 모두 연기.

이 청조한 소녀의 얼굴 속에서 요괴는 인간들을 비웃고 있었다.


“부탁드릴게요. 저를 축제에··· 사제님, 괜찮을까요?”


보호자인 넬에게 동의를 구하는 네프리티나.

하지만 사제는 지금 키리아의 몸 상태를 걱정하며 머뭇거리고 있었다.

창백한 안색에 힘겨워 보이는 표정.

미약하나마 의학지식은 가진 넬로서는 당장 섣부른 판단을 할 수 없었다.


무엇이 최선일까?

아픈 것이 뻔히 보이는 키리아를 축제에 내보내는 것과 희망을 만류하고 요양시키는 것.

어느 것이 더 잔혹한 처사일까?


“키리아 양.”


넬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뭔가를 결심한 모양이었다.

평소와는 다르게 사뭇 늠름한 사제의 얼굴에 키리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축제에··· 나가고 싶으세요?”


키리아는 조금 망설였다.

아픈 연기에 이만큼이나 속아 넘어갔다면 굳이 꼭 나갈 필요가 없을지 몰라.

하지만 묘하게 기대되는 것도 있었다.

정확히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막연한 기대감.


어쩌면 키리아는 레렌의 들뜬 모습과 더불어 활기 넘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에 마음이 끌렸는지도 몰랐다.


잠시 후.

소녀의 모습을 한 요괴는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넬은 그것으로 얼굴에 다시 미소를 띄어보였다.


“···알겠습니다. 키리아 양이 원하신다면.”


짝.

네프리티나도 기쁜 듯 박수를 쳤다.


“좋아요, 아가씨. 제가 아름답게 꾸며드릴게요.”


네프리티나의 장담에 키리아는 살짝 기분이 좋아졌다.

사실 레렌이 옷을 입혀준 것이 미숙해빠진데다 무책임했던 탓에 요괴는 여자아이의 몸단장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네프리티나는 성인여성인데다 태도도 나쁘지 않아.

요괴는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치장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았다.


“부탁드립니다, 네프리티나.”

“걱정 마시길. 변방의 여인들은 정이 깊어요. 모두 언니 동생이랍니다. 특히나 고향이 같다면 더욱 마음이 가죠.”


같은 출신이라는 말에 키리아가 반응하자 넬은 이때다 싶어 당장 설명을 건넸다.


“아, 그렇지. 여기 네프리티나도 키리아 양과 같은 서쪽 출신이시랍니다. 어쩌면 키리아 양의 고향을 찾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지 몰라요.”


일순간 키리아와 공생하는 다른 요괴가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큭큭큭··· 이 녀석들, 멍청하긴 하지만 꽤 흥미로운 생각을 하네. 내가 뒤집어쓴 인간의 가죽을 보고 서국 축신이라 생각하는 건가?’

‘후후, 서쪽이라고? 그래, 확실히 우리는 서쪽 대륙에서 건너오긴 했지. 그런데 언니. 예전엔 그곳에서 꽤 날뛰었다고 했었지 않아?’

‘···그래. 나름대로 악명이 높았지.’

‘서쪽의 붉은 마수. 주홍의 키사였던가?’

‘킥킥킥, 그래. 그땐 즐거웠지. 동족이고 뭐고 가릴 필요 없이 모조리 죽이고 다녔으니.’

‘궁금한 걸? 언니는 옛날이야기를 거의 해주지 않으니까.’

‘아서라. 난 과거엔 연연하지 않거든.’

‘치사하네.’

‘쓸데없는 데 관심 끄고 표정관리나 해. 지금 네 얼굴은 못된 속이 그대로 들여다보이거든?’


아차.

키리아는 하마터면 생각한 그대로의 마음이 나타날까 얼른 감정을 지웠다.


···넬과 네프리티나의 눈치를 본다.

다행히 두 사람은 알아차리지 못한 모양인지 서로 이야기만 하고 있었다.


“음, 이것저것 준비해오긴 했는데 말이죠. 가져올 땐 몰랐는데 이렇게 키리아 아가씨를 앞에 두니 옷이 맞을 지 어떨지···.”

“네프리티나. 옷은 어제 레렌이 가져다 준 게 있습니다. 조금만 매무새를 정리하면 키리아 양도 입을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어머나, 그거 잘됐군요. 자, 이제 아가씨는 절 따라와요. 이제 시간이 얼마 없답니다.”


손짓하는 네프리티나를 따라 키리아는 발걸음을 옮겼다.


“키리아 양, 걷기 힘드시다면 저에게 기대세요.”

“괜찮아요. 혼자 걸을 수 있어요.”


키리아는 얌전히 고개를 저었다.

사제는 나름대로 소녀를 걱정한 것이었겠지만 정작 요괴는 거추장스러울 뿐이었다.

넬은 아파보이던 키리아가 멀쩡히 계단을 내려가는 것에 조금 놀라긴 했지만.

곧 소녀가 건강한 모습을 보이려고 애써 노력하는 것이라 받아들여버렸다.


부디 무리하지 않길.

키리아를 바라보는 넬의 시선에는 걱정이 담겨있었다.


이윽고 소녀의 왼발이 마지막 층계를 내려왔다.

그리고 그 순간 익숙한 누군가가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성당 문을 열어젖혔다.

누군지 말할 필요도 없어.

이 마을에 이렇게 힘이 넘치는 손님은 단 한명 밖에 없었다.


“네프 언니이이이!”


그 목소리에 키리아는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제기랄, 역시 오늘도 왔구나, 이 재수 없는 계집애! 그런데··· 뭐야, 저 모습?’

‘호? 너는 저런 꾸밈새를 좋아하지 않았던가? 이제 겨우 먹음직한 모습이 되었으니.’

‘흐응··· 그러네. 저 계집애도 꾸며놓으니 나쁘지 않은 걸?’


순풍에 은은히 펄럭이는 하늘색 치맛자락.

자그마한 키 너머로 비춰지는 햇살이 금발을 더욱 빛나게 만든다.

지켜보고 있으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질 것만 같은 명랑함.

그 생기 넘치는 모습은 싱그러운 봄 그 자체였다.

말 그대로 소녀는 봄을 닮아있었다.


“어머나. 못써. 레렌. 다 큰 처녀가 아침부터 그렇게 소리를 지르면···.”

“못 됐어! 내가 어떤 기분인지 잘 아시면서!”


네프리티나가 장난스럽게 귀를 막는 시늉을 하자 소녀는 볼을 부풀리며 눈썹을 치켜세웠다.


“연장자를 상대로 막말이라니, 말버릇이 안 좋은 아가씨구나? 그렇죠, 사제님?”

“우, 으씨···.”


한눈에 보아도 무언가 따질 말이 많아 보이는 표정.

하지만 레렌은 그러지 못했다.

그 이유는 당연히 소녀가 사모하는 어느 둔감한 사제 때문이었다.


“안녕하세요, 레렌. 오늘도 씩씩하네요.”


성난 얼굴조차 귀엽다고 말한다면 소녀에겐 실례가 되었을까?

넬은 오늘도 뒤늦게 성당을 방문한 순진한 요정에게 인사를 건넸다.


“아, 아아아아안녕하세요, 사제님.”


마법이란 정말로 존재하는 것이었다.


신기한 일.

소녀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화가 나 있었어.

네프리티나에게 뭐라고 퍼부어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넬이 살갑게 대한 것만으로 레렌의 화는 풀어졌다.

심지어 말까지 더듬어버렸다.

보름간 매일 아침마다 봤으면서도 또 이런 인사를 받은 것이 처음도 아니면서 소녀의 마음은 여전히 쿵쾅거렸다.


“옷이 잘 어울려요. 아주 아름답습니다, 레렌.”

“아, 아이 참···.”


이쯤 되어서 레렌은 성당에 열을 내며 찾아온 목적도 완전히 망각해버렸다.

네프리티나는 뿌듯한 얼굴로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다 키리아에게 속삭였다.


“자, 우리는 잠깐 무대에서 빠져주도록 해요.”


그리곤 키리아의 어깨를 잡고 조심스레 떠밀었다. 만지지 마, 하고 말하고 싶었지만 강제로 이끌어서 상대의 의도대로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


“사제님, 레렌. 두 사람은 먼저 광장에 가세요. 저는 이 아가씨를 치장해줘야 하니까.”

“네프리티나, 제가 도울 일은···.”

“어머나, 사제님도 엉큼하셔라. 소녀의 몸단장을 훔쳐보시게요?”


네프리티나의 농담에 넬은 당황하며.


“그, 그런 일은 신에게 맹세코···.”

“후후, 알고 있어요. 걱정 마시고 어서 나가보세요. 약속 잊으신 건 아니죠? 장작 기둥에 불붙이기 전에 마을을 축복해주시기로 하셨잖아요?”

“아, 예에. 분명 그랬었죠. 잊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어서요. 꾸물거리시면 축제가 시작 될 거라고요. 아가씨는 제가 돌볼 테니 걱정마시구요.”


네프리티나는 능청스럽게 말을 이어가다 레렌에게 살짝 윙크를 보냈다.

레렌은 그제야 네프리티나의 의도를 깨달을 수 있었다.


‘얄미워··· 처음부터 이렇게 할 생각이었으면서.’


레렌은 놀리는 것 같으면서도 어느새 자신을 챙겨주는 네프리티나의 짓궂음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지금도 네프리티나는 여우같은 표정으로 레렌을 바라보고 있어.

이쯤 되면 고맙다는 말을 꺼내기도 어려워서 레렌은 또 네프리티나의 계획대로 놀아나는 기분이 들었다.


휘둘린 것이 조금 약이 올랐지만, 그래도 결과적으로 넬과 함께 할 수 있게 되어 다행.

어차피 평소 이정도 악의 없는 놀림엔 익숙해.

네프리티나는 레렌이 어릴 적부터 자주 이런 장난을 치곤했다.

표현은 엇나갔지만 그것은 네프리티나 나름의 애정이었던 것이다.


키리아를 못 꾸며주는 건 아쉽다.

그래도 사제님을 독차지 할 수 있어.

레렌은 기분이 급격하게 들뜨기 시작했다.


“그럼 저희끼리 먼저 가요, 사제님! 나머진 네프언니가 알아서 할 거에요.”

“어, 어어어?”


소녀는 사제의 손을 잡고 끌었다.

넬은 레렌이 이끄는 대로 문 밖으로 나섰다.

소녀는 자신의 대범한 행동에 스스로도 놀랐다.

사실 무언가 용기 같은 것이 깃든 건 아니었다.


오기.

단지 레렌은 왠지 네프리티나의 앞에선 머뭇거리거나 주눅 든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던 것뿐이었다.

이것마저도 예상했던 것일까?

네프리티나는 멀찍이서 그런 레렌을 바라보며 흡족하게 웃었다.


‘흥, 얼렁 나가버려라. 그건 그렇고 이 년은 또 뭐가 좋아서 실실거리는 거야? 기분 나쁘게.’


키리아는 넬과 레렌.

그리고 네프리티나 사이에서 오간 대화의 맥락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그저 짜증나는 사제와 싫은 꼬맹이가 나간 것을 기뻐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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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붉은 마수(4) +2 21.06.22 53 7 19쪽
38 붉은 마수(3) +2 21.06.20 35 8 12쪽
37 붉은 마수(2) 21.06.20 33 7 17쪽
36 붉은 마수(1) +2 21.06.10 44 7 19쪽
35 요조 로크(8) +3 21.06.09 47 9 12쪽
34 요조 로크(7) +2 21.06.08 44 10 14쪽
33 요조 로크(6) +2 21.06.03 51 8 13쪽
32 요조 로크(5) +3 21.06.01 41 8 17쪽
31 요조 로크(4) +3 21.05.31 44 8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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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요조 로크(1) +4 21.05.27 48 8 13쪽
27 축제(8) +2 21.05.26 40 7 24쪽
26 축제(7) +2 21.05.25 48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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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축제(3) +2 21.05.21 57 11 17쪽
» 축제(2) +2 21.05.20 66 10 14쪽
20 축제(1) +4 21.05.19 72 12 19쪽
19 전야제(5) 21.05.19 46 11 15쪽
18 전야제(4) +2 21.05.18 58 13 12쪽
17 전야제(3) +5 21.05.18 54 11 17쪽
16 전야제(2) +3 21.05.17 71 12 23쪽
15 전야제(1) 21.05.17 57 12 18쪽
14 키리아(6) +3 21.05.16 69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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