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로덴킹 님의 서재입니다.

mpia에 놀러간 will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로덴킹
작품등록일 :
2018.08.04 15:21
최근연재일 :
2018.10.12 15:09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11,361
추천수 :
277
글자수 :
295,594

작성
18.09.10 17:05
조회
144
추천
5
글자
9쪽

윌(will)의 강연(1)

DUMMY

그것은 다름 아닌 강과장이었다. 앞서 여러분은 이미 강과장이 암에 걸렸다가 교주인 윌을 통해 치료를 받고 이미 나았다는 것을 들은 바 있다. 윌은 잠을 자는 동안 연구소에서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온 것일까?


"네, 안녕하세요! 그래 몸은 괜찮으십니까?"


윌은 강과장이 암에 걸렸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이런 인사를 하게 된 것이다.


"네?"


강과장은 화들짝 놀라서 잠시 새파랗게 질린 듯한 얼굴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윌을 쳐다 보더니, 이내 진정을 되찾고 대답했다.


"아...네, 괜찮습니다."


사실은 이랬다. 강과장은 위암 초기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기 위해 휴직계를 제출했었고, 얼마 전 복귀한 상태였지만 직장에서는 아무도 이에 대해 알지 못했다. 그래서 윌이 몸이 괜찮냐고 물었을 때 강과장이 놀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강과장은 약간은 미심쩍은 듯한 눈초리로 윌을 쳐다보며 말했다.


"이따가 10분 후에 이사님의 강의가 예정되어 있는 것 알고 계시죠? 직원들이 모두 모여 있는데, 이사님께서 아침부터 보이지 않으신다는 얘기를 듣고 이렇게 찾으러 온 겁니다. 얼른 준비하시고, 강당으로 오십시오."


강과장은 말을 마치고, 뒤통수를 누가 잡아 당기기라도 하는 양 부리나케 사라져 버렸다.


'내 강의가 예정되어 있다고? 그리고 이사라니?'


윌은 강의라든가 자신이 이사가 되었다는 말보다 강의가 10분 후라는 얘기만 자신의 머리 속에 맴돌고 있었으므로 마치 군대의 훈련병들이 30초 만에 샤워를 마치듯이 후다닥 씻은 다음 강의실로 뛰어 올라갔다.


엘리베이터가 이미 강의실이 있는 층에 머물고 있었고, 3층에 마련된 강의실로 뛰어 올라가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순간적으로 했기 때문이다.


윌이 강의실의 육중한 문을 열고 들어가니 100명 남짓한 직원들과 다른 이사들 그리고 사장과 사장 부인의 얼굴도 보였다. 사회자인 강과장은 윌이 들어서자, 안도의 한숨을 아무도 몰래 내쉬고 있었고, 윌은 자신을 위해 마련된 강단으로 안내를 받고 올라섰다.


단상 뒤에는 '인간의 의지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강연자로 윌의 이름이 올라 있었는데 직함이 이사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하지만, 윌은 이사라는 직함보다 현수막에 적혀 있는 날짜를 보고 다시 한 번 더 놀라고 말았다. 자신이 꿀벌이 되어 차원 여행을 다녀왔을 때 이미 한 달의 시간이 지나 있었는데, 이번의 연구소로의 여행은 그로부터 또 10일이 지나 있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그 10일 사이에는 또 어떤 일이 있었을까?'


윌은 혼자 조심스레 이런 질문을 던졌다가 지금 중요한 것은 일단 강연을 해야 하는 것이었으므로 여기에 집중하기로 하고 청중을 향해 인사를 했다.


직원들은 모두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내며 윌을 환영하였고, 사장과 사장 부인은 얼굴에 미소를 가득 품고 고개를 끄덕이며 윌을 향해 박수를 치고 있었다.


'인간의 의지라......'


윌은 강연 준비를 자신이 미리 해 두었는지 알 수 없었으므로 일단 자신의 머리 속에 있는 내용들을 어떻게든 짜집기하여 인간의 의지에 대한 강연을 해야만 했다.


좌중을 천천히 훑어보며, 뭔가 얘기를 시작하기 위한 꺼리를 찾는 윌의 눈에 어떤 이사의 얼굴이 들어 왔다.


그는 나이가 무척 많았지만, 여전히 현직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이었는데 그의 아들이 윌과 나이가 같았고 윌의 이름 가운데 글자와 그의 글자가 같은 사람이었다. 윌은 일단 이사의 얼굴을 보고 자신의 머리 속에 떠오른 이야기로 강연을 먼저 시작하기로 했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 여러분께 '인간의 의지'에 관한 강연을 하기로 했는데요. 이에 앞서 사람들의 심리 중 한 가지에 관해 먼저 말씀 드릴까 합니다.


우리 사회가 학연이나 지연 그리고 혈연 관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은 모두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이에 대해 일일이 여러분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좋겠지만, 오늘은 귀하신 분들도 많이 와 계시고 하니 제 강연 위주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이미 최초 생명체의 출현에 관한 얘기를 들었는데, 윌도 이에 대한 얘기를 청중들에게 함으로써 그들의 흥미를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모두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윌에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에너지를 통해 윌에게 전달되었으므로 윌은 더없이 흐뭇한 표정으로 강연에 임하고 있었다.


"이미 말씀드렸듯이 최초의 생명체가 그러한 환경 속에서 어떠한 요인에 의해 생성되었고, 또 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다세포체로 진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단세포체로서는 다른 생명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것은 마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끼리끼리 문화와 비슷하다고 보여 집니다. 일종의 편가르기죠.


자신들과 친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무리 혹은 집단을 형성하여 다른 개인이나 집단에 대항하는 겁니다.


이러한 현상은 학교나 회사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서 활동하는 어떠한 집단을 들여다 보아도 쉽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최초의 원시 생명체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사용하였던 습성을 현재에도 여전히 가지고 있는 것이죠.


이것은 인간 세계에서만 관찰되는 것이 아니라, 동물들의 세계에서도 쉽게 관찰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집단 내의 우두머리가 되기 위해 혼자 활동하는 사자 같은 동물도 있지만, 침팬지는 우두 머리를 내쫓고 자신이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다른 동료들과 힘을 합치기도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윌은 인간이나 동물들이 무리를 이루는 습성에 대한 원인을 간략하게 청중들에게 소개를 하고는 잠시 한숨을 돌리기 위해 단상 위에 놓인 물을 마시며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벌었다.


그리고 윌은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가는 한 줄기 바람에 담긴 생각의 씨앗을 거머쥐고는 물잔을 내려 놓고 청중을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조금 전에 말씀드린 요소와 함께 서두에 말씀 드린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연, 지연 그리고 혈연 관계에 집착하는 경향에 관한 요인 중 또 다른 하나로 인식의 과정을 살펴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외부로부터 어떠한 사실이나 사물 등에 대해 인식을 하게 될 때 자신이 기존에 가지고 있거나 알고 있던 사실들로부터 새로이 입수되는 정보를 받아들이고 판단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의 예로 하늘에 있는 하얀 구름을 보며 그것이 사람의 형상을 닮았다든지 아니면 다른 동물이나 사물을 닮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또는 어떤 사람의 말을 듣거나 글을 읽을 때에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지식을 가지고 그에 대해 판단을 하게 되죠. 이것은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판단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한 윌은 아까 강연을 시작할 때 자신이 청중들을 둘러보다가 자신에게 생각의 단초를 제기했던 이사의 예를 들었다. 물론 그를 직접적으로 거론하는 것을 그에게 실례가 되는 일이었으므로 다른 표현을 사용한 것은 물론이다.


윌은 낯선 두 사람의 만남을 예로 들었다. 그들이 남자고 나이 차이가 날 경우 무의식 중에 악수로 인사를 나누면서 이들은 상대에 대해 탐색을 시작한다.


그리고 이들이 서로 상대방으로부터 어떤 이익을 추구하고자 하지 않더라도 일단 상대가 어떤 대상인지 자신의 인식의 회로에 집어 넣기 위해 고향이나 출신 학교 그리고 이름 등을 묻게 된다.


아까도 말했지만, 윌의 가운데 이름과 그 이사의 이름 가운데 글자가 같다는 것은 그들이 서로의 이름을 쉽게 기억하게 하는 수단이 됨과 동시에, 무의식적으로 서로를 적군보다 아군에 가깝게 인식하게 된다.


또한 윌의 나이와 그 이사의 아들이 나이가 같다는 것을 통해 그들은 똑같은 이사임에도 나이에 따라 보이지 않는 위계를 가지게 된다.


윌은 그 이사의 아들과 나이가 같다는 것을 들은 순간 그 이사를 대하면서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관계나 인상 등을 떠올리게 될 것이고, 이사 또한 윌을 대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자신과 아들과의 관계 등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똑같은 이사임에도 대등한 관계가 아닌 마치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와 같은 연결이 그들의 무의식 속에서 의식에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이 윌이 청중들에게 말한 요지이다.


여기까지 얘기한 윌은 청중들의 반응이 무척 흥미롭다는 표정이 많았으므로 그들의 에너지에 힘입어 다시 인간의 의지에 대한 다른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청중들이 모두 윌의 이야기에 집중한 것은 아니다.그들 중에는 어제 늦게까지 술을 마셔서 꾸벅꾸벅 졸거나 눈치없게도 방구나 나와서 그것을 억지로 참느라 얼굴이 벌개진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윌은 이런 소수의 반응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여겼기 때문에 쉽게 다음의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작가의말

*재밌어요* 추천과 선호작 버튼을 눌러 주면 작가에게 힘을 주는 멋진 여러분이 됩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mpia에 놀러간 will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1 하늘과 땅의 질서 18.09.13 161 4 12쪽
40 적의 공격 18.09.12 170 5 13쪽
39 대제사장의 딸 +2 18.09.11 155 5 10쪽
38 38. 또 다른 여행 18.09.11 139 5 11쪽
37 윌(will)의 강연(2) 18.09.10 140 3 9쪽
» 윌(will)의 강연(1) 18.09.10 145 5 9쪽
35 윌(will)과 연구소 18.09.08 142 5 8쪽
34 연구소 18.09.07 138 5 10쪽
33 피닉스 재단 +2 18.09.06 150 4 9쪽
32 제니와 비프의 능력 18.09.05 138 4 9쪽
31 31. 사장 부인의 첫사랑 18.09.04 135 4 8쪽
30 30. 강과장의 위암 18.09.03 148 5 8쪽
29 29. 교주가 된 윌(will) +2 18.09.03 145 5 9쪽
28 28. 윌(will) 다시 돌아오다 18.08.31 143 5 8쪽
27 잠자리, 윌(will)을 구해주다 +2 18.08.25 156 4 9쪽
26 제니가 윌(will)에게 설명하다 18.08.25 138 5 8쪽
25 윌(will) 비프에게 조언하다 18.08.23 141 5 7쪽
24 꿀벌 윌(will), 꿀벌을 만나다 18.08.23 140 5 7쪽
23 꿀벌이 된 윌(will) 18.08.23 135 5 6쪽
22 윌(will)의 주장(3) +2 18.08.17 151 5 8쪽
21 윌(will)의 주장(2) 18.08.17 140 5 5쪽
20 윌(will)의 주장(1) 18.08.17 140 4 7쪽
19 윌(will)의 가정 18.08.16 139 5 6쪽
18 윌(will)의 계획 18.08.15 142 5 6쪽
17 돈을 벌기로 한 윌(will) +2 18.08.15 155 4 6쪽
16 윌(will) 젊어지다 +2 18.08.13 139 3 5쪽
15 사람이 된 윌(will) +2 18.08.13 146 4 5쪽
14 여인과 파리 18.08.10 147 4 6쪽
13 윌(will), 고양이 윌을 만나다 +2 18.08.08 147 3 6쪽
12 마녀를 피하다 개가 된 윌(will) +2 18.08.08 163 4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