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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덴킹 님의 서재입니다.

mpia에 놀러간 w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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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로덴킹
작품등록일 :
2018.08.04 15:21
최근연재일 :
2018.10.12 15:09
연재수 :
70 회
조회수 :
11,350
추천수 :
277
글자수 :
295,594

작성
18.09.03 22:59
조회
147
추천
5
글자
8쪽

30. 강과장의 위암

DUMMY

"저는 유년 시절 술에 쩔어서 매일 폭행을 일삼는 아버지 밑에서 자랐습니다. 다른 형제들도 있었지만, 모두 아버지를 피해 도망쳤고, 저는 그래도 엄마를 보호하기 위해 도망치지 않고 술에 취해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를 감당해야만 했습니다."


강과장은 잠시 목이 메이는 듯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아버지는 늘 술에 취해 폭행을 일삼는 것 뿐만 아니라, 집에는 생활비를 한 푼도 가져다 주지 않아 어머니는 늘 보따리 장사로 저희를 힘들게 키우셔야만 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아버지는 자신이 번 돈을 술과 여자에 모두 탕진하기를 일삼다가 결국 어머니마저 병으로 돌아가시게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 집에는 거의 들어오지 않고 몇 년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저는 그 기간 동안 어린 여동생을 위해 신문 배달이나 다른 허드렛 일을 도와 끼니를 간신히 이어갈 수 있었지요. 들리는 얘기로 아버지는 저희 4형제 그러니까 저의 위로 누나와 형이 한 명씩 더 있는데, 자식들을 내팽개친 채로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렸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에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 왔고, 강과장은 잠시 목을 축인 후 다시 말을 이어 나갔다.


"새살림을 차린 아버지는 정신을 차리셨는지 저희 형제들을 찾아왔지만, 어느 덧 성인이 된 누나와 형은 아버지를 피해 멀리 떠나버렸고 저와 여동생은 둘이 서로 의지하기로 약속하고 자신을 따라오라는 아버지의 말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들리는 소문에 새로 자식을 낳았다는 얘기까지 들었지만, 이미 저는 그 때부터 '내 아버지가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살기 시작했기 때문에 별로 개의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장성한 후 남 밑에서 시작한 장사가 잘 되었고 이를 계기로 독립하여 가게를 차리고 점차 안정되기 시작하자 어느 날 아버지가 어떻게 소문을 들었는지 저를 찾아왔습니다. 아버지라고 부르고 싶지도 않았지만, 몰골이 말이 아닌 상태로 저를 찾아와서 한다는 얘기가 작은 어머니가 위암에 걸려 죽게 생겼다고 치료비를 좀 보태달라고 하는 겁니다. 저는 작은 어머니라고 부르고 싶지도 않아서 그냥 내 어머니도 아닌 사람한테 내가 왜 치료비를 보태주어야 하냐고 막 소리를 질렀지요. 그런데, 그렇게 폭력을 휘두르고 엄하기만 하던 아버지가 제게 무릎을 꿇고 사정을 하는 겁니다."


강과장은 차마 뒷말을 잇지 못하고 갑자기 흐느끼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이런 강과장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는 듯 모두 조용히 강과장의 반응을 살피고 있었다. 이윽고 강과장은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저는 솔직히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생각하지 않고 살기로 했었지만, 제게는 너무도 크고 무서운 존재였기 때문에 아버지가 자신의 새로운 아내를 위해 제게 그렇게 무릎을 꿇고 애원한 사실이 너무나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렇게도 술을 먹고 어머니를 못살게 괴롭히던 인간이 다른 여자를 위해 저렇게 자신의 자존심조차 모두 버리고 자식인 제게 이럴 수 있느냐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저는 홧김에 '내일 다시 오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가게와 있는 재산을 다 처분해서 다음 날 더 불쌍한 몰골로 찾아온 아버지께 다 드렸지요. 이건 제가 아버지의 새 여자를 동정해서가 아니라, 저런 아버지를 제가 그나마 부모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에 화가 났기 때문이었습니다."


윌은 평소 알고 있던 강과장의 모습과 너무도 다른 지금의 강과장이 무척 낯설게 느껴져서 그를 맞은 편에서 계속 바라보고 있었고, 어느 덧 강과장의 눈에 한맺힌 눈물이 글썽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저는 그 길로 나와 정처없이 걷다 보니 처음 장사를 배운 집이더군요. 그 사장님은 영문도 모르고 제가 술 한잔 사달라고 말하자 가게 문을 닫고 저를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가 저의 한이 담긴 얘기를 다 들어주었습니다. 정말 감사한 분이죠. 그리고, 저는 다시 사장님 밑에서 장사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가슴 속에 쌓인 울분은 그 때부터 저를 괴롭히더군요. 때때로 가슴 속에서 화가 치솟아오르면 이것이 감당이 안되는 겁니다. 술이나 담배로 아무리 삭히려고 애를 써도 불쑥 불쑥 찾아오는 이 울분 때문에 잠을 못 이룬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강과장은 말을 하다 말고, 자신의 가슴을 주먹으로 쾅쾅 내리쳤지만, 아무도 그런 강과장에게 뭐라 하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장날이었습니다. 장날은 평소보다 훨씬 손님이 많아 너무 바빠서 끼니를 거를 때가 많았는데, 그날 따라 점심 시간이 지나도 손님이 끊이질 않아 오후에 너무 허기가 져서 가게 근처에서 파는 호떡을 하나 사먹었습니다. 평소 장사가 잘 안되던 집이었는데, 그날따라 호떡 가게가 잘 되는 것 같았기에 호떡 가게 사장님한테


'오늘은 호떡이 인기가 많네요~!'


라고 하니까 평소 우리 사장님 가게가 잘 되는 것을 시기하던 호떡 가게 사장님은 입을 삐죽거리면서 그냥 '오늘따라 장사가 좀 되네.'라고 했던 게 지금도 기억납니다.


빈속에 그 호떡을 먹어서 그런지 아니면 그 사장님의 질투심이 그 호떡에 담겨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걸 먹고 급체를 해서 병원에 갔다가 위암인 걸 알게 되었죠."


위암이라는 말이 나오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저런 쯧쯧...."


"아이고...어찌 그런 일이..."


강과장은 이런 탄성도 마다하고 자신의 말을 이어나갔다.


"위암, 그것도 말기여서 채 3개월도 살지 못할 거라고 담당 의사가 말했을 때 저는 속으로 차라리 '잘됐다' 싶었습니다. 어차피 어머니도 안 계시고, 아버지라는 인간은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저를 이토록 괴롭게 만들고 있으니 차라리 그냥 안 사는 게 낫겠다 싶은 생각이 제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길로 병원을 나왔습니다. 그런데, 저희 가게 사장님이 지금 여기 교주님을 소개해주셨고, 교주님께서 제 하소연을 다 들어주시며 저를 위로하던 게 기억납니다."


여기까지 말을 하고 나서 강과장은 교주님 그러니까 윌을 향해 다시 한 번 90도로 인사를 하고 한참을 있더니 허리를 펴고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교주님과 저는 이 건물 앞에서 처음 만났는데, 교주님을 뵌 순간 저는 마음 속에 있던 모든 감정들을 저도 모르게 다 쏟아내었습니다. 3시간 동안 그것도 서서 제 하소연을 들으시며 저를 위로해주시던 교주님의 모습을 저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일하던 가게 사장님도 제게 무척 인자하고 잘해주셨지만, 교주님은 제가 태어나서 한번도 받아보지 못했던 아버지의 사랑을 순간이나마 느끼게 해주셨던 분입니다. 비록 저와 나이 차이가 그렇게 많이 나지 않음에도 저는 그 순간부터 교주님을 저는 마음 속의 아버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강과장이 말을 마치자, 사장실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모두 윌과 강과장을 바라보며 박수를 쳤지만, 무엇 때문에 박수를 치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냥 강과장의 사연이 딱하기도 했고, 그런 강과장의 병을 치료해준 것 뿐만 아니라 그를 위로해 준 교주님이 대단해 보이기도 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윌은 자신도 모르는 일들에 대해 모두들 얘기하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지금 자신에게 사람들의 몸과 마음의 병을 고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인지 무척 의심스럽기도 했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겁이 덜컥 나는 것을 박수를 치면서 느끼고 있었다.


이 때 사장 부인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서며 자신도 할 말이 있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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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하늘과 땅의 질서 18.09.13 160 4 12쪽
40 적의 공격 18.09.12 169 5 13쪽
39 대제사장의 딸 +2 18.09.11 154 5 10쪽
38 38. 또 다른 여행 18.09.11 138 5 11쪽
37 윌(will)의 강연(2) 18.09.10 139 3 9쪽
36 윌(will)의 강연(1) 18.09.10 144 5 9쪽
35 윌(will)과 연구소 18.09.08 142 5 8쪽
34 연구소 18.09.07 137 5 10쪽
33 피닉스 재단 +2 18.09.06 150 4 9쪽
32 제니와 비프의 능력 18.09.05 138 4 9쪽
31 31. 사장 부인의 첫사랑 18.09.04 135 4 8쪽
» 30. 강과장의 위암 18.09.03 148 5 8쪽
29 29. 교주가 된 윌(will) +2 18.09.03 145 5 9쪽
28 28. 윌(will) 다시 돌아오다 18.08.31 143 5 8쪽
27 잠자리, 윌(will)을 구해주다 +2 18.08.25 156 4 9쪽
26 제니가 윌(will)에게 설명하다 18.08.25 138 5 8쪽
25 윌(will) 비프에게 조언하다 18.08.23 141 5 7쪽
24 꿀벌 윌(will), 꿀벌을 만나다 18.08.23 140 5 7쪽
23 꿀벌이 된 윌(will) 18.08.23 135 5 6쪽
22 윌(will)의 주장(3) +2 18.08.17 151 5 8쪽
21 윌(will)의 주장(2) 18.08.17 140 5 5쪽
20 윌(will)의 주장(1) 18.08.17 139 4 7쪽
19 윌(will)의 가정 18.08.16 139 5 6쪽
18 윌(will)의 계획 18.08.15 142 5 6쪽
17 돈을 벌기로 한 윌(will) +2 18.08.15 154 4 6쪽
16 윌(will) 젊어지다 +2 18.08.13 139 3 5쪽
15 사람이 된 윌(will) +2 18.08.13 146 4 5쪽
14 여인과 파리 18.08.10 147 4 6쪽
13 윌(will), 고양이 윌을 만나다 +2 18.08.08 146 3 6쪽
12 마녀를 피하다 개가 된 윌(will) +2 18.08.08 163 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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