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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인h 님의 집필실 입니다.

강호 운명록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괴인h
작품등록일 :
2018.11.12 13:31
최근연재일 :
2019.04.01 11:20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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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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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0,746

작성
19.02.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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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글자
11쪽

64. 다시 만난 귀화자

강호




DUMMY

이전에 귀화자를 찾아 기양현으로 가던 때와는 느낌도 감회도 달랐다.

그 당시는 기양현까지의 이십여 리 거리를 주파하는데 반 시진 정도 걸렸었다.

그러나 지금은 내력도, 무월보의 성취도, 체력도 그 모든 것이 월등하게 올라간 상태다.

신오진이 예상하기에 지금의 그라면 이십여 리 정도는 반각도 걸리지 않아 주파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쩌면... 그보다 더 빨리 갈 수 있을지도.’

그가 신법이나 경공에 대한 조예가 더 깊었다면 거기서 더 시간을 단축할 수도 있었을 테지만, 아쉽게도 그가 익힌 무공은 기초적인 무공들이어서 그렇게까진 하지 못했다.

‘음...’

집을 나서 기양현으로 향한 지, 채 반각도 되지 않아 그는 거기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이미 한번 와봤던 길이기에 거칠 것이 없었다.

그는 곧바로 개방의 거지들이 머물던 곳으로 찾아갔다.

‘흠...’

여전히 개방의 거지들은 햇볕을 쐬려는 건지, 예의 빈집들의 안마당에서 누워 뒹굴거리고 있었다.

신오진은 바로 안으로 들어가서 귀화자를 찾을까 하다 이내 그만두었다.

‘아니야. 그건 좋지 않아.’

요즘 무림인들이 신경이 곤두서 있다고 했으니, 어설프게 들어가 말 한마디 잘못하면 괜한 시비가 일어날 가능성이 컸다.

그래서 그는 일단 자신에게 허신을 사용했다.

허신은 사용자가 살의와 적의의 대상이 되지 않게 하는 효과이니, 이런 식으로도 응용해서 써먹을 수 있었다.

신오진은 곧바로 예의 빈집으로 들어갔다.

“누구시오?”

누워서 뒹굴거리던 거지들이 심드렁한 어조로 물어왔다.

허신을 사용하지 않은 상태였다면, 저들은 분명 약간의 적의와 경계심을 담아 물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은 심드렁한 태도와 목소리였다.

“귀화자님을 만나고 싶습니다.”

“음...?”

“그는 왜 찾는 거요?”

신오진은 피식 웃었다.

“개방의 고수분을 찾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정보를 좀 얻을 수 있을까 싶어서 그런 거지요.”

“호오...”

그 소리를 다 들었는지, 건물의 안에서 귀화자가 걸어 나왔다.

“그거 무슨 일인지 참 궁금... 음?”

귀화자는 잠시 뚫어지게 신오진을 쳐다보더니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아는 얼굴이군. 그렇지만... 이렇게 다시 볼 거라 생각한 얼굴은 아닌데 예상외로군. 재미있어, 안으로 들어오게.”

어차피 그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온 것이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후...’

과거에 귀화자에게 심문당하던 그 방에 들어서자, 정말로 감회가 새로웠다.

그러나 그는 이내 감상을 뿌리치고 마음을 다잡았다.

‘무의미한 감상에 젖으려고 온 것이 아니야. 난 알아야 할 게 있어.’

그는 귀화자와 서로 탐색을 하며 간을 보거나 하지도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요새 무림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는 백귀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

귀화자는 그 말을 듣더니, 잠시 눈살을 찌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한참을 물끄러미 신오진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갸웃하며 입을 열었다.

“정말로 신기하군. 정말로 신기해. 이해할 수가 없어.”

“......?”

귀화자는 말했다.

“자네를 처음 때도 그랬어. 도저히 자네 같은 사람이 알 수 없는 것을 물었단 말이야? 그래도 그때는 긴가민가 했었지. 그런데 일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자네는 그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실력을 기른 것 같군.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 이해가 가지 않아.”

“......!”

“게다가 백귀에 대해서 묻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아. 불과 일여 년 전까지만 해도 점소이일을 하던 청년이 일여 년 만에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실력을 키워서 나타나더니, 백귀의 행방을 묻는다? 자네는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말이 되든 안 되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당신이 그 정보를 알고 있느냐? 그것입니다.”

“아니아니...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야. 생각해봐. 백귀에 대한 정보를 원하는 이들은 둘 중 하나지. 백귀를 상대하기 위해서거나, 백귀를 피하기 위해서거나. 그런데 명문대파의 소속도 아니고, 사부가 누구인지도 불분명한... 불과 일년 전까지 점소이일을 하던 청년이 백귀의 행방을 찾는다? 이게 자네는 이해가 가나?”

“이해가 가지 않는 일도 일어나는 것이 세상일이지요.”

“......!”

귀화자는 잠시 신오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믿어지지 않지만, 도대체 이 일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군. 파릇파릇하던 애송이가 제법 만만치 않은 패기를 뿜어내지 않나.”

그는 뭔가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짓더니, 계속 말했다.

“백귀에 대해 알고 싶다고? 미안하지만... 백귀에 대해 뭐라 말해줄 만한 내용은 없네. 그도 그럴 것이 놈들에 대해 뭔가 자세히 말해줄 수 있을 정도로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무림에 없어.”

“으음.”

“현재 백귀에 대해 어느 정도 알려진 것은 놈들은 놀라운 속도로 천하를 헤집고 있다는 것과 매일 밤이 되면 어느 곳의 문파든 습격을 한다는 것뿐이다. 그 외에 알려진 것은 거의 없다.”

“......!”

그러나 말은 그렇게 해도 귀화자는 뭔가를 더 알고 있을 거라고 신오진은 생각했다.

“하지만... 백귀를 찾아낼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

과연 생각대로였다.

귀화자는 기이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물론 그냥은 그걸 가르쳐줄 순 없지. 네가 백귀를 찾는 이유를 말해준다면 고려할 만하지만 말이야.”

신오진은 잠시 생각하다가 순순히 대답해주었다.

“그들을 처리하기 위해서입니다.”

“뭐?”

설마 했더니 진짜였네? 라는 표정을 지어 보인 귀화자는 이내 머리를 벅벅 긁었다.

“그렇단 말이지...”

그는 신오진을 보며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이 애송이의 실력이 좀 늘은 것 같긴 한데, 그래봐야 일년 남짓한 기간 동안 실력이 늘어봐야 얼마나 늘었을지 의심스럽단 말이야?’

귀화자 그가 신오진의 정확한 실력을 가늠하지 못한다는 것은 최소한 일류 고수 정도의 무공은 있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일 년도 채 안 되어서 일류 고수가 된다고?

‘무슨 마공이라도 익히지 않는 한 어림도 없는 소리지.’

그러나 마공을 익혔다고 볼 수도 없었다.

마공을 익혀서 일류 고수 수준이 되었다면, 한참 마기가 왕성하게 끓어오를 시기라 그냥 보기만 해도 마기가 뿜어져 나와서 마공을 익혔다는 티가 팍팍 난다.

그런데 귀화자가 볼 때 신오진에게서는 마기를 느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반박귀진 같은 것은 더 말도 안 되는 이야기고.’

아무리 생각해도 귀화자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었다.

‘뭔가 있어. 게다가 그 뭔가 있는 거 같은 애송이가 백귀를 찾는다? 이건 더욱 뭔가 있어.’

개방의 일원으로 오래 강호를 뒹굴며 갈고 닦아온 귀화자의 감이 그렇게 속삭였다.

‘이 녀석에 대해서 좀 더 조사해봐야겠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본론으로 들어갔다.

“백귀들을 처리하기 위해서라... 좋은 패기군. 하지만 혼자의 힘으론 무리야. 자네가 무슨 생각으로 그들을 상대하겠다고 하는 건지는 몰라도, 고작 일이 년 수준의 수련에 잡힐 놈들이면 그렇게 무림을 휘젓고 다니진 못했을 거다. 그러니 자네가 백귀를 상대하고 싶다면 결론은 하나지.”

“...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시죠.”

“그러지.”

귀화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무림맹에선 맹의 사활을 걸고 백귀를 추적하고 있네. 그리고 백귀의 이동 동선을 어느 정도 예측해서 그들을 모종의 장소에서 일망타진하려고 하고 있지.”

“......!”

“개방의 고수들이 연락을 맡고, 무림맹의 정예 고수들이 백귀를 상대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지. 한마디로 백귀를 상대하고 싶다면 결론적으로 그 요격 부대에 힘을 보태는 것이 최선이라는 이야기다.”

“요격 부대라...”

신오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고신교가 백귀라는 놈들을 천하에 풀어놓은 이유가 무언지는 모르겠지만, 무림맹도 그들을 그냥 놔둘 수는 없을 테지. 바로 그 요격 부대에 힘을 보태라...?’

이런 제안을 할 정도라면 귀화자가 신오진 그를 상당히 높게 봤다고 판단해야 했다.

무림맹의 일을 외부에게 말해주고, 힘을 보태보라고 은연중에 권유하는 것은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 요격 부대라는 것에 합류하고 싶은 생각이 조금도 들지 않았다.

신오진 그도 나름 어린 시절부터 점소이질을 하며 세상물정에 대해 듣고 겪은 몸이다.

든든한 배경도 없이, 아무런 인맥도 없이 그런 곳에 끼어봐야 잘해야 병풍이고 재수 없으면 칼받이다.

게다가 신오진 그 자신의 운신은 엄청나게 제약받을 건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 제안은 거절하겠습니다.”

신오진은 단칼에 그 요격 부대에 힘을 보태라는 제안을 잘랐다.

“그래? 그러면 어쩔 수 없지, 아쉽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인 걸로.”

귀화자가 그렇게 나올 것도 그는 예측했었다.

언제나 아쉬운 쪽이 매달리는 것이 세상의 이치, 아쉬운 건 귀화자가 아니라 그였고 그 사실은 귀화자도 잘 알고 있으니 이렇게 나오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신오진에게도 계획이 있었고 믿는 것이 있었다.

“뭐 좋습니다. 어차피 대단한 정보가 없다고 했는데 아쉬운 소리를 할 이유는 없죠. 그것보다 귀화자님에게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음?”

의아한 표정을 짓는 귀화자에게 신오진이 단호하게 선언했다.

“비무를 신청합니다.”

“뭐?”

어처구니없다는 듯 헛웃음 짓는 귀화자에게 신오진이 진지하게 말했다.

“만일 내가 이긴다면, 부탁을 하나 들어주시면 됩니다.”

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던 귀화자가 살짝 비아냥거렸다.

“그럼 내가 이기면?”

“역시 원하시는 것 하나를 들어드리죠,”

“......!”

귀화자는 어이가 없다는 듯 뚫어지게 신오진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정색을 했다.

“재미있군,”

그런 그를 바라보며 신오진은 살짝 눈을 빛냈다.

‘생각대로야.’

이런 내기는 귀화자의 입장에선 아무런 이득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보통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묵살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자부심을 건드리면 이야기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

불과 일여 년 전, 귀화자의 한수를 전혀 감당하지 못하고 제압당했던 사람이 신오진이다.

그런 그가 한판 붙자는 식으로 나오고, 당연히 이길 거라는 것처럼 자신이 이기면 원하는 것 하나를 들어달라는 식으로 말하면 그건 도발 외에 다르게 해석할 수가 없었다.

동시에 정보를 다루는 개방의 고수로서 호기심도 생길 것이다.

‘이 애송이가 얼마나 실력이 늘었기에 지금 이러는 거지?’

그리고 그걸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것으로 나 역시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고 말이야.’

무림인들의 무력에 대한 판단 기준을 세우고, 염화마법을 최소한으로 줄이거나 배제한 상황에서 신오진 그의 무공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운명록 임무 7도 같이 완료해버린다.’




운명록


작가의말

재밌게 읽어 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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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4. 다시 만난 귀화자 +2 19.02.01 1,463 21 11쪽
85 63. 다시 기양현으로 19.01.31 1,463 22 11쪽
84 62. 집으로의 귀환 19.01.30 1,533 25 12쪽
83 61. 염화마법 6단 +4 19.01.29 1,468 22 11쪽
82 60. 명옥미로를 마치고 +4 19.01.28 1,456 26 11쪽
81 59. 마도사 대 마도사(3) +2 19.01.27 1,430 25 12쪽
80 59. 마도사 대 마도사(2) +3 19.01.26 1,452 21 11쪽
79 59. 마도사 대 마도사 19.01.25 1,475 22 12쪽
78 58. 고신교의 다섯 마도사들 +1 19.01.24 1,515 25 12쪽
77 57. 강해지기 위한 연구 +2 19.01.23 1,531 22 12쪽
76 56. 염화마법 5단 +1 19.01.22 1,593 25 11쪽
75 55. 더 큰 성장의 실마리 +4 19.01.21 1,669 28 11쪽
74 54. 사막의 악마(4) +2 19.01.20 1,582 27 12쪽
73 54. 사막의 악마(3) +2 19.01.19 1,579 29 11쪽
72 54. 사막의 악마(2) +2 19.01.18 1,672 28 12쪽
71 54. 사막의 악마 +2 19.01.17 1,674 30 12쪽
70 53. 주문보험-의식상실 +4 19.01.16 1,697 34 12쪽
69 52. 염화마법 4단 +2 19.01.15 1,758 33 12쪽
68 51. 절정의 벽을 넘다. +3 19.01.14 1,807 32 11쪽
67 50. 교관의 시험- 적귀(2) +2 19.01.13 1,795 3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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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48. 교관과 만나다. +4 19.01.10 1,903 32 12쪽
63 47. 염화마법 3단 +3 19.01.09 1,932 31 12쪽
62 46. 명옥미로 2층 통과 +4 19.01.08 1,928 34 11쪽
61 45. 고신교의 변형체(2) +1 19.01.07 1,933 3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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