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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인h 님의 집필실 입니다.

강호 운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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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인h
작품등록일 :
2018.11.12 13:31
최근연재일 :
2019.04.01 11:20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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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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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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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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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4. 사막의 악마

강호




DUMMY

일단 상황에 맞춰 그는 적당한 질문을 던져 보았다.

“하이고, 말도 마십시오. 괴물이 하루가 멀다하고 난리라... 토벌대도 많은 사람이 당해서 이제 몇 명 남지도 않은 상황입니다.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죠.”

“......!”

“그래도 이렇게 푸른용 마도사단의 마도사님이 지원을 와주셨으니, 천군만마와 같습니다.”

자칫하면 그를 붙잡고 하루종일 하소연을 늘어놓을 기세라, 신오진은 일단 말을 끊고 안내를 해달라고 말했다.

“여깁니다.”

일단 그의 뒤를 따르면서, 신오진은 슬쩍 그에게 상태창 탐색을 사용해보았다.

명옥미로 2층의 아미르 같은 경우가 또 있을 수 있으니 대비하는 차원의 일이었다.


이름: 자르단

종족: 인간

직업: 안내인

사명: 사막을 찾아온 푸른용 마도사단의 마도사를 안내하고 편의를 제공하는 일이 그의 사명입니다.

위험도: 인급


‘음, 이상없군.’

아미르와 같은 경우는 확실히 아니었다.

“......!”

자르단을 따라 조금 걷자, 모래바람 속에서 저 멀리 어떤 건물의 윤곽이 보였다.

“저곳이 바로 토벌대가 모여 있는 곳입니다. 마도사님. 일단 저곳으로 가서...”

모래바람 속에 희미하게 보이는 건물을 가리키며, 그가 신오진을 돌아보는 바로 그 순간, 갑자기 그 건물이 굉음과 함께 산산조각으로 터져나갔다.

퍼어엉-!

그와 동시에 무언가가 건물을 종잇장처럼 부수며 솟아올랐다가 무서운 속도로 땅으로 내리꽂히더니, 순식간에 땅속으로 사라져버렸다.

‘저... 저게 뭐지?’

모래바람으로 시야가 워낙 좋지 않아, 건물을 부순 것이 뭔지는 자세히 보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이 무언지 자르단은 잘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아... 안 돼! 아... 악마가 또!”

자르단은 머리를 감싸며 절규하더니, 순간 어찌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저게 바로 사막의 악마인가!”

운명록 특별 임무에서 처치하라는 그 사막의 악마가 저것이라고 신오진은 직관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그는 즉각 경화와 표풍 등을 자신에게 사용하며, 부서진 건물을 향해 달렸다.

‘분명 운명록 특별 임무의 내용은 동료들과 함께 처리하라고 했어.’

그 동료들이 누군지는 확실히 몰라도, 토벌대라는 이들이 무관할 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생존자가 얼마나 있는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부서진 건물과 그 일대를 살펴야 했다.

빠르게 건물의 잔해로 다가간 신오진은 주변을 살펴보며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엉망이군. 이건 정말...!’

괴물의 습격에 의해 건물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지는 과정에서, 건물 안에 있던 토벌대들도 대부분 박살이 난 모양이었다.

피와 엉망인 시체들이 부서진 건물의 잔해에 뒤엉켜 마치 지옥도를 연상케 했다.

그래도 생존자가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꿈틀거리며 바닥에서 몸을 일으키려고 애쓰는 피투성이인 사내 한 명과 몸이 절반 정도 부서진 건물의 잔해에 깔려 죽어가는 여자 한 명을 신오진은 찾아낼 수 있었다.

“......!”

이들이 운명록 특별 임무에서 말한 동료들이 아닐까 싶어, 그는 급히 이들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그러나 의술의 지식이 부족한 그로서는 그들이 어떤 상태인지 정확히 진단해낼 방법이 없었다.

무림인의 기본 소양이라며 응급 치료 방법들을 배우긴 했지만, 응급 치료는 어디까지나 응급 치료에 불과했다.

‘그래도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

식조로 만들어 낸 비상식량을 먹이면 일단 출혈을 잡고, 쇠약해진 원기도 어느 정도는 보강이 된다.

그리고 염화마법 4단의 치유를 사용하면, 외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그는 피투성이로 쓰러진 남자에게 식조로 만들어 낸 환약을 먹인 후, 건물 잔해에 깔린 여자에게 다가갔다.

“흐읍...!”

여자가 깔린 건물 잔해의 무게는 족히 사백 근 이상은 나갈 것 같았지만, 신오진의 체질 수치가 수치인지라 못 들 정도는 아니었다.

그는 기합과 함께 여자를 깔고 있던 돌덩어리를 들어 옆으로 굴려버린 후, 여자에게 일단 예의 환약을 먹였다.

‘이 식조환이 그러고 보면 참 유용하단 말이야?’

단순한 식량 대용을 넘어서 출혈을 멈추게 하고 기력도 돋군다는 점이 아주 유용했다.

일단 식조환을 먹여 그들의 출혈을 다스린 다음, 신오진은 치유를 그 둘에게 각자 사용했다.

‘오...!’

실전에서 처음 써본 치유의 위력은 생각 이상이었다.

외상과 골절 들이 눈에 확연히 보일 정도의 속도로 원래의 형태로 수복되었다.

모든 상처를 씻은 듯이 낫게 한 것은 아니었지만, 입은 부상과 골절 등의 육할 정도는 수복된 것 같았다.

‘그렇군. 입은 부상이나 상처를 치유 한 번으로 완전히 낫게 할 정도의 위력은 아니구나.’

그래도 이 정도가 어디인가.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중상을 입은 이들을 경상 정도로 회복시킨 것만 해도 대단히 유용한 효과였다.

‘치유를 한 번씩 더 사용하면, 마저 나을까?’

물론 실제로 그렇게 하기는 어려웠다.

현재 그의 격인 41에서 염화마법 4단의 사용 횟수는 다섯 번이다.

사막의 악마라는 괴물을 처치해야 하는 상황에서, 현재 그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위력적인 마법인 염화마법 4단의 사용 횟수를 그렇게 마구 소모할 순 없었다.

‘실제 사람이면 얘기가 조금 다를지 모르지만 말야.’

어쨌든 치유의 효과 덕분인지 그들은 위급한 상황은 넘긴 것 같았다.

“으아아아. 이걸 어째. 어길 어째!”

공황에 빠져 있던 자르단이 그새 달려와 처참한 장내의 모습을 보고 발을 동동 굴렀다.

“진정하세요! 당황해봐야 아무 도움 안 됩니다!”

하지만 신오진의 말은 자르단을 진정시키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으아아아! 어떡하지. 어떡해!”

급기야 자르단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때였다.

“뭐가... 이리 시끄러워.”

“아윽... 도대체 뭐야, 이거...!”

자르단과 신오진의 목소리에 두 남녀가 정신을 차린 모양이었다.

그들은 신음과 함께 몸을 일으키며, 욕설을 내뱉었다.

“괘... 괜찮은 거요?”

자르단이 두 남녀에게 달려가 묻자, 그들이 투덜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크윽... 더럽게 아프네.”

“죽을 지경이오. 도대체 뭐가 뭔지....”

신오진이 그 물음에 대답했다.

“사막의 악마에게 습격당한 거요. 살아 있는 사람이 없었는데, 그나마 당신들 둘이 살아 있어 내가 나름대로 치료를 했소.”

“......!”

이건 또 누구야? 라는 표정으로 신오진을 바라보는 두 사내에게 자르단이 허겁지겁 그를 소개했다.

“푸른용 마도사단에서 오신 마도사님이오. 사막의 악마를 상대하기 위해 오신...”

마도사라는 단어에 두 남녀의 태도가 확 달라졌다.

“아.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쿠라고 불러주십시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윤이라고 해요.”

신오진은 고개를 끄덕인 다음,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자잘한 이야기는 생략합시다. 그보다 사막의 악마에 대해 알고 싶소.”

그들도 본론으로 바로 넘어가자는 말에 반대하지 않았다.

“하긴, 시시한 이야기 나누는 것보다는 그 망할 악마를 작살 낼 방도부터 이야기하는 것이 맞지.”

그리고 안내인인 자르단이 먼저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의 이야기는 대강 이러했다.

이곳 붉은 사막에 어느 날, 고신교에서 보낸 변형체 하나가 출몰하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막의 악마라 불리며 사막을 초토화시켰다는 것이었다.

“놈은 땅 밑으로 다니다 갑작스럽게 땅속에서 솟구쳐 나와 기습을 하고, 다시 땅속으로 파고들어서 어디론가 사라져버립니다.”

사막의 악마를 처치하기 위한 토벌대가 조직되어 이 붉은 사막으로 몰려들었지만, 괴물이 토벌대를 기습하고 사라지는 것을 반복하는 동안 변변한 전과도 없이 토벌대가 거의 궤멸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 자르단의 설명이었다.

‘그리고 좀 전의 그 공격으로 이 두 사람만 빼고 그나마 남은 토벌대도 싹 죽었다는 거군.’

자르단의 이야기로 대충 상황은 파악한 신오진은 이제 어쩔 것인지 생각에 잠겼다.

운명록 특별 임무의 핵심은 결국 사막의 악마를 잡으라는 것이다.

‘문제는 땅속에 저렇게 숨어 있다가 기습을 가하는 괴물을 어떻게 잡느냐는 건데...’

어쩌면 동료를 이용하라는 운명록 특별 임무의 내용이 바로 그 점과 상관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오진은 즉각 문제의 두 남녀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았다.

“혹시 괴물을 찾아낼 방법을 알고 있소?”

운명록 특별 임무의 내용이 내용이라 혹시나 해서 물어보았는데, 역시나였다.

“제가 고신교의 변형체를 찾아내는 기술을 가지고 있어요.”

자신을 윤이라고 했던 여자였다.

“그것이 뭐요?”

“고신교의 변형체를 전문적으로 추적하는 추적 마법이예요. 전 그 능력 덕분에 토벌대에 합류할 수 있었답니다.”

“음...”

그녀가 전투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전력이 될지는 확실치 않지만, 고신교의 변형체... 그러니까 저 사막의 악마란 놈을 찾아낼 수 있으면 그건 토벌대의 입장에선 정말 필수적인 존재다.

일단 괴물을 찾아내질 않으면, 토벌이고 뭐고 말짱 헛일이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이 여자가 좀 전에 괴물의 습격에서 안 죽고 살아남은 것은 운이 좋았다.’

뭐 토벌대에 고신교의 변형체를 찾아내는 마법이나 수단을 가진 사람이 이 윤이라는 여자만 있진 않았겠지만, 어쨌든 단 두 명뿐인 생존자 중에 이 여자가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그럼 당신은 특기가 뭡니까?”

일단 윤이라는 여자의 능력은 알았으니, 신오진은 쿠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자에게 시선을 돌렸다.

“저는 포효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포효(咆哮)?”

그게 뭔가 싶어 신오진이 멀뚱거리자, 쿠가 그것도 모르냐는 식의 표정을 살짝 지으며 설명해주었다.

“고신교의 변형체들은 특정한 파동의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 습성을 이용해 크게 포효하여 고신교의 변형체가 위협적이라 느끼게 하는 기술이 포효입니다.”

“아...!”

“보통 그렇게 전사들이 시선을 끌어주면 토벌대의 다른 이들이 그 틈을 타서 공격을 하는 식으로 변형체들을 상대합니다. 마도사가 아닌 한은 그렇게 무리를 짓지 않으면, 고신교의 변형체를 상대하기가 너무나 버겁습니다.”

신오진은 순간적으로 전(前) 세계의 사정을 대강이나마 추측할 수 있었다.

‘그렇군.’

고신교가 전 세계를 멸망시키고 새로운 세계를 열었지만, 마법을 독점하고 지식을 독점하려는 시도로 인해 정체되고 고여버려서 결국 힘을 기른 무림에 의해 어둠 속으로 쫓겨났듯이 마법이란 것의 본질은 기본적으로 독점적인 것이었다.

‘하긴 그건 저 세계만 그런 건 아니지.’

마법이란 단어를 무공으로 치환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진짜 고급 무공, 절세의 무공이나 신공이라 불릴 그런 무공은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마법을 무공으로 치환해서 생각하면, 저들의 상황이나 수준도 빠르게 이해가 갔다.

‘저 윤이라는 여자는 강호에서 말하는 추종술 같은 걸 익히고, 무공으로 치면 이, 삼류 정도의 무공 같은 걸 익힌 수준이겠지. 그리고 그건 저 쿠라는 사내도 비슷할 거다.’

마도사란 고급 무공을 익힌 고수라고 생각하면, 사정을 이해하기가 아주 쉬웠다.

추적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자가 변형체를 찾아내면, 포효를 사용할 수 있는 전사가 변형체를 위협해 주의를 끌고, 토벌대가 공격한다.

그러나 그게 지지부진하자, 사막의 악마를 처리할 결정적인 지원이 필요했고 거기서 마도사가 등장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마도사가 등장하는 그 시점에, 고신교의 변형체가 선제공격을 가해서 토벌대가 초토화되었다... 는 것이 현 상황이었다.

‘좋아. 이걸로 상황을 모두 이해했어.’

그럼 결론은 다시 생각해도 하나였다.

‘쓸데없는 잡설은 그만 치우고, 괴물을 찾아낸 다음 곧바로 처치한다!’




운명록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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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60. 명옥미로를 마치고 +4 19.01.28 1,457 2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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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59. 마도사 대 마도사(2) +3 19.01.26 1,452 21 11쪽
79 59. 마도사 대 마도사 19.01.25 1,475 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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