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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인h 님의 집필실 입니다.

강호 운명록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괴인h
작품등록일 :
2018.11.12 13:31
최근연재일 :
2019.04.0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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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0,746

작성
19.01.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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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글자
12쪽

45. 고신교의 변형체

강호




DUMMY

그의 부르짖음에 호응해서, 추교가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사용자야. 명옥미로 2층서는 조언 안 한다고 했잖냐.”

‘조언이 아니라, 질문이거든!’

“그게 그거지!”

추교가 새 주제에 특유의 인상을 팍 썼다.

그는 죽으라 달리는 신오진의 머리 위에서 날며, 따다닥 쏘아붙였다.

“아니아니아니다. 사용자야. 그래, 뭐, 니가 하는 짓이 다 그렇지. 좋다. 자비로운 이 추교님이 다 설명해주마.”

‘... 그래.’

아쉬운 건 신오진이라, 그는 일단 고개를 끄덕이고 보았다.

다행히 허신의 효과가 유지되는 한, 아미르에게 선공을 당할 일은 없다.

그러니 그사이에 상태창 탐색으로 얻은 정보를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아미르를 상대할 전술을 구상하려는 것이 신오진의 의도였다.

“사용자야. 네가 얻은 천상의 머리띠는 착용자를 세뇌와 현혹 효과에서 면역시켜주는 힘이 있다. 하지만 그건 환각에선 사용자를 보호하지 못하지.”

‘음.’

“그런데 고신교 놈들 중에는 환각이나 환상을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며, 상대를 미혹하고 교란하고 유혹하는 것들이 있단 말이다. 그럼 그런 놈들을 운명록의 사용자가 어떻게 상대하는 걸까?”

‘아, 그게 신안이란 거군!’

“그렇다. 사용자야. 운명록 특전의 신안 능력은 신안을 얻어 사용자가 한번 당한 공격을 다시 당하면 해당 공격의 요체를 파악하게 해준다는 능력이지만, 그 본질은 다르게 말하면 대상의 요체를 간파하게 해주는 것이다. 그렇기에 적절한 안목의 수치가 뒷받침되면, 신안 능력은 환각을 꿰뚫어보고 해제하는 환각 파해의 능력을 개방하게 되는 거다.”

‘아. 그렇군. 알았다. 짭새야. 그럼 변형체라는 것은?’

추교는 계속 설명했다.

“변형체라는 것은 고신교에서 사악한 비술 따위를 이용해 만들어 낸 존재들로써, 마력으로 탄생시킨 사악한 인공 생명체나 혹은 기존의 생명체를 마력으로 변이시켜 만든 괴물을 의미한다. 네가 형산에서 싸웠던 것들도 변형체 찌끄레기지”

‘아!’

신오진의 뇌리에 형산에서 싸웠던 가면을 썼던 괴물들이 떠올랐다.

죽여도 죽지 않는 재생력과 끝을 모를 지구력에, 불에 닿자 기름종이를 태우듯 화르륵 타버리던 그 괴물들도 변형체의 한 종류였다니, 신오진은 자신도 모르게 고신교에 대해 치를 떨었다.

그런 그를 보며 추교가 계속 말을 이었다.

“환혹술사란 마법사의 종류 중 하나다. 전 세계의 마법이란 것이 사용자 네가 얻은 염화마법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건 알 거다. 환혹술사란 주로 환영이나 환각 위주의 마법 따위로 사람을 속이거나 해치고 타락시키는 놈들이지. 변형체가 환혹술사라니... 저것이 환상을 통해 무슨 짓을 했을지 능히 상상이 간다.”

사실 신오진도 상상이 갔다.

오성을 크게 올려 무섭게 좋아진 그의 머리가 여러 가지 단서와 추교의 이야기를 종합해서 이 마을에 일어난 일이 무엇인지 능히 짐작하게 해주었다.

그는 이를 악물며, 다시 한 번 신안을 사용해서 예의 보이지 않는 이들을 보았다.

눈이 다시 화끈해지며 뜨거운 기운이 눈에 몰리는 순간, 그가 보던 세상의 모습이 확 바뀌었다.

“......!”

짐작하고 있었지만, 환상이 파해되며 드러난 광경들은 신오진의 등골을 서늘하게 했다.

온통 부서진 폐허로 보이던 마을은 부서진 곳 하나 없는 멀쩡한 마을이었다.

게다가 놀랍게도 그가 투명 괴물이라고 생각하던 이들은 보호구 같은 것을 차고 창 같은 것을 든 사내들이었다.

경비병으로 보이는 그들은, 필사적으로 창을 찌르고 휘두르며,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결사적인 그 모습을 보니, 아마도 아미르의 환각에 말려 신오진 그나 아미르를 괴물로 인식하고 공격하는 것 같았다.

‘이... 이거...!’

만일 그가 보이는 것만 보고 경솔하게 움직였다면, 무고한 이들을 엄청나게 살해하는 대혈겁을 일으켰을 수도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자, 신오진의 등골을 타고 서늘한 한기가 흘렀다.

‘만일 신안의 능력이 없었다면...!’

운명록 특전으로 신안을 택하지 않고, 이곳 명옥미로 2층에 왔다면 분명 환각을 눈치채지 못하고 놀아났을 것이다.

“뭐 그런 경우도 큰 문제는 안 된다. 명옥미로의 사건들은 과거의 사건을 구현한 것이지, 현실이 아니거든. 간파하지 못하고 걸려들어도, 이 경험으로 나중에 이런 함정에 다시 걸려드는 일은 없게 되겠지.”

명옥미로에서 구현되어 있는 사건들은 과거의 사건이고 현실은 아니라고 했지만, 신오진에겐 그다지 위로가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과거에 고신교는 지금 내게 한 짓을 어딘가에서 했었다는 얘기잖아.’

신오진이 화가 나서 아미르를 바라보자, 그의 가슴에 착 달라붙은 아미르가 기괴한 표정으로 웃었다.

“왜 그래 오빠아? 아미르는 무서워~ 키히히히히히히.”

가엾고 순진해 보이던 귀여운 아이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엄청나게 일그러지더니 상상도 할 수 없는 기괴한 표정으로 웃어대는 모습은 혐오스럽기 짝이 없었다.

신오진은 순간 격분해서 이 괴물을 공격할 뻔하다가, 간신히 참았다.

‘안 돼. 참아라, 오진아. 허신 덕분에 선공을 당하지 않고, 먼저 선공을 할 수 있는 상황. 충분한 준비를 하고 선공을 해야지.’

크게 높아진 오성의 수치가 아니었다면, 여기서 이성을 되찾고 화를 누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그를 칭찬하듯 추교가 한마디 거들었다.

“잘 생각했다. 사용자야. 저 아미르란 변형체의 위험도는 초인급. 사용자 지금 네 수준에서는 아직 만만한 적이 아니야. 전술을 잘 준비해야 한다.”

‘위험도?’

“뭐 무림인들 경지랑 비슷한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변형체의 등급 같은 거지, 인(人)급이 젤 밑이고, 그 위가 초인(超人)급, 그 위가 귀(鬼)급, 그 위가 초귀(超鬼)급, 그 위가 신(神)급, 그 위가 초신(超神)급이다.”

신오진은 대충 어떤 개념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아아. 이해했다. 그럼 저 변형체가 초인급이라는 것은 밑에서 두 번째로 위험하다는 이야기군.’

무림인으로 치면 한 이류 정도 된다고 생각하니, 충분히 상대할 만하다 생각이 들었다.

일단 신오진 그도 지금 격 29이니, 수준을 따지자면 비슷했다.

‘그래. 죽여주마.’

아미르라는 변형체가 귀여운 아이의 모습인 것이 오히려 더 혐오스럽고 화가 나 신오진은 살기를 품었다.

‘좋아. 신오진아, 신중하자.’

허신은 상대가 적의나 살의를 일으키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 아미르는 그의 모든 행동을 눈으로 보고 있고 그에 대응하는 판단도 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선공의 기회를 살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미르가 여전히 신오진의 품에 안겨서 미동도 하지 않는 건, 허신이 효과가 다하거나, 혹은 그가 공격을 시작해서 허신의 효과가 사라지려는 순간을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는 것일 터, 여기서 어설프게 공격을 시도하면 오히려 역습을 당하기 딱 좋았다.

‘첫 공격이 중요하다. 공격으로 인지되면서 허신의 효과가 사라지는 순간, 저 괴물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다면 가장 최선이다. 그렇다면...’

신오진은 염화마법 2단의 뇌수(雷手)를 떠올렸다.

일단 이 마법을 발동하며, 손으로 상대를 접촉하면 상대는 강렬한 전기충격으로 감전되어 일시 마비된다.

아미르에게 손을 댄 상태로, 뇌수를 사용해서 마비시키고 그대로 떼어내는 동시에 도를 휘둘러서 벤다.

신오진는 바로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이 끔찍한 괴물을 그는 1초라도 더 가슴에 달고 있기 싫었던 것이다.

그는 손을 뻗어 아미르를 잡자마자, 곧바로 뇌수를 사용했다.

“키아아악!”

강렬한 전기충격에 아미르가 찢어지는 듯한 비명을 지르는 순간, 괴물을 떼어내며 신오진은 바로 도를 휘둘렀다.

퍼억-!

마치 푸줏간에서 고개를 패는 듯한 파육음과 함께 그의 도가 아미르의 옆구리에 박혔다.

그 순간, 신오진은 도를 잡은 손에서 뭔가 기이한 반탄력 같은 것을 느꼈다.

뭔가 알 수 없는 저항이 그가 베는 힘을 상당히 경감시킨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뭐지, 이 느낌은?’

그러나 신오진은 그 기묘한 느낌에 대해 차분히 생각할 틈이 없었다.

“키아아아아아아아악!”

머리카락이 절로 쭈뼛 설듯한 괴성과 함께 아미르가 몸을 뒤집더니 거리를 벌렸다.

거리를 벌리고 선 아미르의 몸에선 끈적한 액체가 흘러내리고, 괴물의 눈에선 무서운 광채가 뿜어져 나왔다.

‘완전히 베지 못했다. 베이는 것에 저항하는 저 기묘한 힘은 대체 뭐지?’

아미르는 기본적으로 어린아이의 외양을 하고 있다.

그런 작은 몸에게 작정하고 도를 휘둘렀는데도, 완전히 베지 못했다는 사실에 신오진은 내심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놀라운 일은 이제 시작이었다.

‘엇? 상처가...!’

아미르의 옆구리에 난 상처가 빠른 속도로 아물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래, 이상한 일도 아니지.’

형산에서 만났던 고신교의 괴물들은 아예 몸통이 토막이 난 상태에서도 재생해서 부활했었다.

오히려 그들에 비하면, 아미르의 재생력은 한참 부족한 느낌이었다.

‘그보다 도로 베는 것에 저항하는 것 같던 그 묘한 힘이 더 신경 쓰인다.’

그것이 단순한 착각인지, 아니면 아미르의 외형 때문에 아이를 베는 것 같아 심리적인 저항 때문에 제대로 도를 휘두르지 못한 건지 그는 바로 판단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신오진이 생각에 잠길 여유 따위는 없었다.

“키히히히. 아프잖아, 오빠아-!”

아미르가 기괴하게 웃으며, 즉각 반격에 나섰던 것이다.

변형체의 손가락 끝에서 무언가 번쩍인다 싶더니, 신오진은 가슴에서 극통을 느꼈다.

“크윽!”

고통을 참으며 도를 들어 우선 방어자세를 취한 신오진은 힐끗 극통을 느낀 부위를 살폈다.

그곳엔 무언가가 박혀 있었다.

‘... 손톱?’

그것은 손톱이었다.

아미르의 손톱은 마치 칼날처럼 신오진의 가슴에 박혀 있었는데, 그 속도가 어찌나 빨랐는지 그는 미처 제대로 반응하지도 못했다.

‘헉. 이거 경화가 아니었다면...!’

염화마법의 경화의 효과가 아니었다면, 이 한 수로 제대로 반응조차 못 하고 가슴을 관통당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입안이 바싹 말라 갔다.

신오진은 이를 악물고 박힌 손톱을 뽑아낸 다음, 상처를 지혈하기 위해 식조로 환약을 만들어 입에 털어 넣었다.

“어라? 안 죽었네? 오빠아, 대단한데?”

아미르가 히죽거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 그래도 상관없지 말이야. 키히히힉. 그런데 몸은 괜찮아?”

“......?”

처음에는 조롱하려는 말이라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신오진의 가슴을 중심으로 화끈한 느낌이 퍼져가면서, 동시에 호흡이 가빠지고 전신에 경련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독...!’

아마 신녀공의 수련을 성공해, 내력이 크게 늘지 않았다면 즉사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독은 강력했다.

그래도 그는 한편으론 독이라서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내겐 독에도 대응할 방법이 있잖아?’

그는 즉각 염화마법 2단의 해독을 사용했다.

그저 독을 해독한다는 간단한 효과만 있는 마법이었지만, 그만큼 효과는 확실하고 즉각적이었다.

전신으로 퍼져가던 화끈한 느낌도, 경련도 해독을 사용하는 순간 씻은 듯이 사라졌다.

그는 즉각 아미르를 향해 염화마법 1단의 풍권을 사용한 다음, 그 뒤를 따르듯 쇄도했다.

풍권은 일단 사용하면 필중(必中)!

퍼퍼퍼퍼퍼퍽 소리와 함께 풍권이 아미르에게 적중하는 순간, 뒤이어 쇄도한 신오진이 도를 휘둘렀다.

“끼아아악!”




운명록


작가의말

재밌게 읽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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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60. 명옥미로를 마치고 +4 19.01.28 1,457 2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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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59. 마도사 대 마도사 19.01.25 1,475 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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