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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인h 님의 집필실 입니다.

강호 운명록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괴인h
작품등록일 :
2018.11.12 13:31
최근연재일 :
2019.04.01 11:20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82,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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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42
글자수 :
590,746

작성
19.01.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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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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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글자
12쪽

62. 집으로의 귀환

강호




DUMMY

단, 가고 싶다고 아무 데나 갈 수 있는 건 아니고 사용자가 한 번이라도 직접 가본 적이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제약이 있었다.

‘이 점은 좀 아쉽군.’

이곳 명옥미로에 오는 여정이 십 개월이 넘게 걸렸듯이, 천하는 정말로 넓다.

고신교를 상대하기 위해 움직이다 보면, 천하의 어디까지 다닐지 모르는 일... 그런 의미에서 차원문 마법은 그런 거리를 이동하는데 드는 시간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금만 생각해도 엄청난 쓰임새가 있었다.

‘당장 이걸 써서 단숨에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

십 개월이 넘는 시간을 들여 지나온 길을 단 한 순간에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유용함은 더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만일 한번은 직접 가본 곳이어야만 차원문 마법으로 갈 수 있다는 제약이 없었다면, 염화마법의 다른 어떤 마법과 비교해도 더 우월한 최고의 마법이었을지도 모를 수준이었다.

‘자... 그러면 마지막 사(邪) 속성의 마법은?’

신오진은 염화마법 6단 사속성의 마법을 살펴보고 응? 하고 약간의 충격을 받았다.

‘정수 탈취?’

원래부터 사속성의 마법은 속성이 속성인만큼, 좀 사악하거나 악랄하다는 느낌의 효과를 가진 마법들이 포진해 있었다.

무공으로 치자면 절대로 정파의 무공이라 할 수 없는 그런 것들만 있는 것이 사속성이라고 할까?

그런데 그런 사속성의 마법에서도 이 정수 탈취라는 마법은 유독 더 사이한 마법이었다.

먼저 이 마법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상대에게 사용해도 상대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하고, 자신이 받는 이득도 없어 보여서 그 자체만으로는 무의미해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염화마법 6단에 속한 강력한 마법이자 저주다.

이 정수 탈취에 걸린 적이 그것을 해제하거나 혹은 정수 탈취의 효과에서 벗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사용자에 의해 살해당하면 사용자는 즉시 죽은 상대에게서 영혼의 정수를 흡수한다.

그리고 그렇게 흡수되는 영혼의 정수의 총량이 일정 이상이 되면 사용자는 영혼의 힘을 각성해서 임의의 능력이나 기술을 하나 영구적으로 얻게 된다는 것이 이 마법의 핵심이었다.

‘임의의 능력이나 기술을 얻는다고?’

뭔가 좀 미묘하다... 라고 신오진은 생각했다.

염화마법은 8속성 6단으로 총 48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있는 기술을 완벽하게 활용하는 것도 만만한 일이 아닌데, 새로운 능력이나 기술을 얻어봐야 아주 유용하거나 강력한 능력이 아니면 그게 의미가 있나? 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게 무의미한 건 아니야.’

운명록의 항목에는 습득한 전문 기술,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나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항목이 존재했다.

만일 정수 탈취의 효과로 각성하는 기술이나 능력이 여기에 해당하는 거라면...?

‘그건 그 나름대로 충분히 유용하지!’

더구나 그 능력이라는 것에 만일 운명록의 보정 항목도 포함된다면...?

‘그것이 어떤 종류이든 그런 것들이 모이면 모일수록 나는 더 강해진다.’

그래도 그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정수 탈취는 염화마법 6단의 마법이다.

고위의 마법이니만큼, 기본적으로 6단의 사용횟수는 가장 적다.

주르반의 수호 쌍반지로 추가 사용 횟수를 얻고, 방랑자의 여행 신발로 사실상 사용 횟수 하나를 더 가지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사용 횟수가 부족한 건 변하지 않는다.

그 부족한 횟수 중 하나를 소모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였다.

정수 탈취는 기본적으로 그것에 걸린 대상이 죽지 않는 한,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이다.

가뜩이나 사용 횟수가 적어서 신중하게 사용해야 할 고위마법의 사용 횟수를 죽이기 전까진 아무런 효과도 없는 마법을 사용하는데 써버리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적이 강적이라면 정수 탈취를 사용하고 적을 살해할 정도의 여유가 나올지 장담할 수 없고, 적이 너무 약하면 정수 탈취를 사용한다고 해도 빼앗는 영혼의 정수가 대단한 양은 아닐 것이다.

더구나 일단 정수 탈취를 성공하면 무조건 능력이나 기술을 얻는 것도 아니다.

일정한 수준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인지는 몰라도 여러 번 그 짓을 해야 한다는 것은 그만큼 난이도를 더 올리는 일이었다.

‘그래도 다르게 생각하면 그 정도 제약은 대단한 것도 아니야.’

어떤 기술을 하나 배우고 익히는 데는 짧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몇 년이 걸린다.

그리고 그건 능력도 마찬가지다.

그런 것을 운이 좋으면 며칠 내로 확정적으로 하나 얻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니... 이 정도의 제약이란 건 따지고 보면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란 생각도 들었다.

‘결국엔 다른 염화마법들과 마찬가지로 다 써먹기 나름이란 것인가...’

그렇게 염화마법 6단을 살피는 것을 마친 신오진은 뭔가 감개무량한 것을 느꼈다.

운명록을 얻은 다음 어머니와의 내기를 통과하기 위한 육 개월, 그리고 명옥미로에의 여정을 따져보면 그 기간은 대략 일 년이 좀 못 된다.

길어야 고작 일 년 육 개월만에 초절정으로 간주되는 수준의 격을 달성했다는 것은 그에게 묘한 감회를 느끼게 했다.

‘돌아가자.’

신오진은 그가 느끼는 감회를 털어내듯 고개를 저었다.

‘이제부터가 진짜다. 감상에 젖어 있을 시간은 없어.’

운명록 사용자로서 진정한 여정은 이제 시작이었다.

집으로!

신오진은 방랑자의 여행 신발의 능력을 사용해, 집으로 향하는 차원문을 열었다.

허공에 검은 구멍이 하나 생겨나고, 추교가 포르륵 날아와 그의 어깨에 앉았다.

그리고 그는 곧장 예의 검은 구멍으로 뛰어들었다.

신오진이 사라진 명옥미로는 다시 어둠과 침묵에 잠겨 들었다.


* * *


‘돌아왔다.’

집의 뒤뜰에 서서 신오진은 벅차는 가슴을 누를 수가 없었다.

차원문 마법의 힘은 정말 대단해서, 허공에 연 차원문 마법의 검은 구멍을 통과하는 순간 그는 집의 뒤뜰에 서 있었다.

명옥미로로 갈 때처럼 다시 걸어서 돌아왔다면, 아무리 시간을 단축해도 몇 달은 걸렸을 길이었다.

“......!”

어쨌든 집에 돌아오자, 그는 가족들이 매우 그립고 보고 싶었다.

‘어머니, 오준아, 오연아.’

어머니와 동생들을 떠올리자, 그리움은 더욱 커졌다.

특히 이제는 어머니의 오랜 내상을 낫게 해줄 수 있기에, 그는 당장에라도 어머니를 만나고 싶었다.

“어머니! 오준아, 오연아!”

신오진은 즉시 한달음에 그들을 부르며 집의 마당으로 달려나갔다.

그의 부름을 들었는지, 안에서 동생들이 쪼르르 튀어나왔다.

“형!”

“오빠아-!”

동생인 신오준의 나이는 이제 열넷이라 좀 사정이 덜했지만, 막내 동생인 신오연은 이제 나이가 아홉 살이라 오랜만에 본 큰 오빠에게 마구 재롱을 떨었다.

“오빠! 선물 사 왔어?”

“하하하하.”

신오진은 웃으며 여동생을 안아 들고, 오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동안 잘 지냈지? 어머니는?”

이미 명옥미로로 여정을 떠나기 전에 만일을 대비해서 운명록 삼대 기능 중 하나인 요인 지정을 가족들에게 지정해두었던 그다.

그래서 그동안 집에 별일 없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는 그렇게 묻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말을 듣기라도 한 듯, 방에서 어머니 하수수가 천천히 걸어나왔다.

“아들... 왔느냐?”

여전히 안색이 좋지 못한 것을 보면, 고질적인 내상 문제가 더 심해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녀는 뭔가 걱정되지만 그래도 꼭 물어야겠다는 표정으로 주저하며 입을 열었다.

“그런데... 갔던 일은 잘 되었...니?”

명옥미로로 갈 때, 자세한 사정은 이야기하지 않았으니 그녀는 아들이 더 강해지기 위한 경험을 쌓기 위해 무림에 출도했다는 식으로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갑자기 소식도 없이 돌아온 아들을 보자, 그녀는 혹시 아들이 좌절하고 돌아온 것이 아닌지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아...!’

하긴 어머니 하수수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어머니의 걱정을 덜게 급히 한마디 하려던 신오진이 무언가를 감지하고 휙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거기엔 의백부인 조균이 서 있었다.

“호오...”

조균이 기특하다는 듯, 웃으며 입을 열었다.

“오진이가 그동안 상당한 성취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제수씨. 제 기척을 바로 잡아내는군요.”

“아...!”

조균의 말에 조금 안심한 듯, 하수수의 표정이 눈에 띄게 풀렸다.

‘음...’

신오진은 조균에게서 순간 눈을 떼지 못했다.

명옥미로로 여정을 떠나기 전, 그에게서 중요하다면 중요한 가르침을 받았었다.

그러나 그때는 그가 어느 정도의 고수인지 신오진 그의 능력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기감이 크게 늘었고 그도 강해졌기에 비로소 조균의 수준을 재어볼 수 있게 되었다.

‘음...’

그래도 신오진은 무림인들과 격전을 치러본 경험이 아직 적은 편이라 조균의 수준이 정확히 어떻다고 명확하게 파악하지는 못했다.

그가 만나본 최고의 무림 고수는 암혼객이다.

그러나 그 당시는 사실상 일반인이나 다를 바가 없었기에, 정확히 그 수준을 체감하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조균과 처음 만났을 때는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인다는 것은 그가 그만큼 발전했다는 증거기도 했다.

그 당시도 신녀공의 공력을 막 연성했던 시기가 아닌가!

일단 신오진은 조균에게서 느껴지는 느낌이나 기도를 기억해두었다.

아직 무림의 고수들과 엮인 경험이 적은 그에게 있어, 일종의 기준선 같은 개념이었다.

“어쨌든 이럴 것 없이 일단 안으로 들어가서 이야기하자꾸나.”

하수수가 일단 마당에 이렇게 서서 떠들 것이 아니라, 방 안으로 들어가자고 말하자 신오진은 그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생각났다.

“어머니. 잠시만요. 그 전에 일단 어머니와 단둘이 할 말이 있습니다.”

“......?”

하수수는 의아해하는 눈치였지만, 큰아들이 채근하자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방으로 들어가자, 신오진은 거두절미하고 바로 말했다.

“어머니. 어머니의 내상을 제가 고칠 수 있습니다.”

“음?”

전혀 생각지도 못한 소리를 들었다는 듯이 하수수가 흠칫했다.

“너 설마...?”

그러더니 그녀는 무얼 생각했는지, 안색이 심각해졌다.

“무슨 무림의 영약이라도 구한 것이냐? 그런 걸 대체 어떻게...!”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아들아. 네가 도대체 어떻게 그런 걸 얻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설마 네가 그것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없겠지? 보물은 그걸 지킬 능력이 없는 자에겐 언제나 재앙의 근원이 된다!”

“그...”

어머니 하수수의 반응이 답답해진 신오진이었지만, 생각해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무림의 상식으로 볼 때, 그녀의 오랜 내상을 고치려면 영약을 구하고 거기에 무림인들의 내상을 전문적으로 치료할 줄 아는 의원의 도움이나, 혹은 그저 그런 내공심법이 아닌 절학급의 내공심법을 익혀 그에 따른 요상결로 영약의 기운을 다스려 내상을 치료하거나 해야 했다.

그러니 신오진이 그녀의 내상을 낫게 할 방법이 있다는 소리가 그녀의 귀엔 그럴만한 영약을 가지고 있다는 소리로 들리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물론... 실상은 전혀 다르다.




운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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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64. 다시 만난 귀화자(2) +2 19.02.02 1,469 24 11쪽
86 64. 다시 만난 귀화자 +2 19.02.01 1,463 21 11쪽
85 63. 다시 기양현으로 19.01.31 1,464 22 11쪽
» 62. 집으로의 귀환 19.01.30 1,534 25 12쪽
83 61. 염화마법 6단 +4 19.01.29 1,468 22 11쪽
82 60. 명옥미로를 마치고 +4 19.01.28 1,457 26 11쪽
81 59. 마도사 대 마도사(3) +2 19.01.27 1,431 25 12쪽
80 59. 마도사 대 마도사(2) +3 19.01.26 1,453 21 11쪽
79 59. 마도사 대 마도사 19.01.25 1,476 22 12쪽
78 58. 고신교의 다섯 마도사들 +1 19.01.24 1,515 25 12쪽
77 57. 강해지기 위한 연구 +2 19.01.23 1,531 22 12쪽
76 56. 염화마법 5단 +1 19.01.22 1,594 25 11쪽
75 55. 더 큰 성장의 실마리 +4 19.01.21 1,669 28 11쪽
74 54. 사막의 악마(4) +2 19.01.20 1,582 27 12쪽
73 54. 사막의 악마(3) +2 19.01.19 1,579 29 11쪽
72 54. 사막의 악마(2) +2 19.01.18 1,673 28 12쪽
71 54. 사막의 악마 +2 19.01.17 1,675 30 12쪽
70 53. 주문보험-의식상실 +4 19.01.16 1,698 34 12쪽
69 52. 염화마법 4단 +2 19.01.15 1,759 33 12쪽
68 51. 절정의 벽을 넘다. +3 19.01.14 1,808 32 11쪽
67 50. 교관의 시험- 적귀(2) +2 19.01.13 1,796 31 11쪽
66 50. 교관의 시험- 적귀 +1 19.01.12 1,782 30 11쪽
65 49. 교관의 가르침 +3 19.01.11 1,833 27 11쪽
64 48. 교관과 만나다. +4 19.01.10 1,904 32 12쪽
63 47. 염화마법 3단 +3 19.01.09 1,933 31 12쪽
62 46. 명옥미로 2층 통과 +4 19.01.08 1,928 34 11쪽
61 45. 고신교의 변형체(2) +1 19.01.07 1,934 32 11쪽
60 45. 고신교의 변형체 +4 19.01.06 2,092 3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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