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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 운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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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인h
작품등록일 :
2018.11.12 13:31
최근연재일 :
2019.04.0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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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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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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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0. 교관의 시험- 적귀

강호




DUMMY

신오진은 교관의 말에 깊이 동의했다.

추교의 말도 그렇고, 교관의 말도 그렇고... 마법은 써먹기 나름이라는 그 가르침을 그는 몸으로 많이 체감하고 있었다.

‘염화마법도 분명 그 이치를 고려해서 만들어졌음이 분명해.’

격이 오를수록 사용횟수가 많아지는 염화마법 저단의 마법들은 전형적인 공격이나 방어 마법보다 유용 계열의 마법이 더 많다.

그중에는 이걸 어디에 쓰라고? 하는 굴착 같은 마법도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도 써먹기에 따라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걸 그는 이미 경험했었다.

‘이 마법은 어떤 식으로 응용할 수 있을까? 이런 식으로 써보는 건? 이런 건 가능할까?’

염화마법의 개별 주문들을 살피며, 그것을 창의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궁리하는 것은 중독이 될 정도로 재미가 있는 일이었다.

그렇게 교관의 가르침을 받으며 사흘이 지나갔다.

그 사흘째 되던 날, 교관은 엄숙하게 신오진에게 마지막 가르침이라며 몇 가지 이야기를 해주었다.

“애송이, 지금 네게 가르칠 수 있는 것은 다 가르쳤다. 그 이상의 것들은 지금의 네게 가르쳐봐야 오히려 해가 될 것들, 그것들은 애송이 네가 더 강해지고 깊은 경지에 도달하면 자연스럽게 알 게 될 것이다.

“아, 네!”

“자, 이제 네가 마지막 가르침을 내리겠다. 이 가르침을 받은 후에 너는 이 훈련 과정을 졸업할 자격을 얻었는지를 시험받게 될 것이다. 알겠나!”

“네. 알겠습니다.”

교관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신중한 어조로 말하기 시작했다.

“지금부터 가르쳐 줄 것은 대단한 것들은 아니지만, 잘 기억하고 그대로 행동한다면 목숨을 몇 번은 구해줄 것이다.”

“......!”

“하나. 고신교 놈들을 상대할 때는 추호라도 어설픈 자비를 보여선 안 된다. 놈들을 상대할 때 단호하지 못하면 죽게 될 것이다.”

“네!”

“둘. 진정한 마도사는 언제나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준비를 해둔다. 아무리 강한 마도사도 만에 하나 패할 수 있는 법, 그러나 그때를 대비해 유사시 몸을 피할 수 있는 준비를 해둔 자와 그러지 못한 자는 그 안이함을 목숨으로 보상하게 된다. 절대 잊지 마라. 진정한 마도사는 항상 최악의 경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준비를 평소에 해둔다는 것을...!”

“... 명심하겠습니다.”

신오진은 이 말은 깊이 새겨들어야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패배하더라도 목숨을 건져 퇴각할 수만 있다면, 염화마법의 힘으로 다시 전열을 정비하고 역전의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죽어버리면 거기서 끝장, 그런 의미에서 교관의 이 가르침은 깊이 새겨둘 가치가 있었다.

“마지막 셋. 정보가 승패를 좌우한다. 상대에 대해 많은 것을 알수록 그만큼 승리를 위한 전술을 짜기가 쉬워진다. 당연히 상대도 애송이 너를 살피려고 할 것이다. 네 정보는 최대한 주지 않으면서, 상대의 정보는 최대한 확보하는 것. 그것이 싸움에 임하는 마도사의 기본이다. 그렇게 얻어낸 정보의 우위가 마도사의 폭넓은 전술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명심해라.”

그 가르침을 마지막으로 교관의 가르침은 끝났다.

그리고 남은 것은 명옥미로 3층을 통과하는 마지막 시험뿐이었다.

교관은 엄숙한 표정으로 신오진에게 선언했다.

“훈련소를 통과하는 시험은 고신교의 귀급 변형체 수준을 가진 소환수와 싸워 쓰러뜨리는 것이다.”

“......!”

처음 훈련소에서 염화마법을 사용해보라며 쇠로 된 허수아비 같은 것을 소환하더니, 그런 식으로 유사 변형체 같은 걸 소환해 싸우게 하려는 모양이었다.

‘귀급이란 말이지?’

명옥미로 2층에서 싸운 아미르보다 한 등급 더 강한 수준이다.

분명 만만치 않을 것이었다.

신오진은 교관이 문제의 소환수를 부르는 사이에 곧바로 전투준비에 들어갔다.

그는 즉각 자신에게 경화, 표풍을 걸고 도를 뽑아들었다.

그리고 교관의 소환이 끝나며, 문제의 소환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크다.’

두 발로 우뚝 선 곰을 보는 것 같은 거대한 체구였다.

온통 근육으로 가득 찬 육체는 짧은 털이 가득 나 있었고, 머리는 몸에 바싹 붙은 것이 목이 없다시피 했다.

그 머리엔 커다란 외눈이 흉악한 빛을 뿜어내며, 신오진을 노려보고 있었다.

전신에 난 짧은 털은 피처럼 붉고, 가시처럼 억세게 느껴졌다.

“크르릉.”

야수가 그르렁거리는 것 같은 소리와 함께, 괴물이 상체를 숙이고 당장에라도 돌진할 듯한 자세를 잡았다.

“적귀라는 녀석이다. 애송이. 그럼 건투를 빈다.”

“......!”

첫인상에서 느껴지는 광포함과는 달리, 바로 덤벼들지 않고 신중한 모습만 봐도 만만한 놈이 아니었다.

신오진은 일단 즉각 적귀에게 상태창 탐색을 시도했다.


이름: 적귀

종족: 소환수

직업: 격투사.

사명: 푸른용 마도사단의 단원을 키워내기 위한 훈련소의 졸업 시험을 위해 만들어진 존재입니다.

위험도: 귀급


‘쳇, 쓸만한 정보가 별로 없군.’

그래도 그나마 하나 건진 정보가 있다면, 격투사라는 직업이다.

그 하나로 신오진은 적귀란 괴물이 어떤 유형의 괴물인지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었다.

‘저 체구와 근육들, 격투사라는 정보, 거기에 신중하게 상대를 살피는 모습을 종합하면...’

분명 대단한 힘과 맷집을 바탕으로, 위협적인 근접 격투를 걸어올 것이고 머리도 좋아, 나름의 전술, 전략을 세워 싸움에 임하지 않을까 싶었다.

‘우선 놈의 기동성을 낮춘다.’

그 순간, 적귀가 신오진보다 한 박자 먼저 움직였다.

“크어엉!”

포효와 함께 괴물이 가공할 기세로 쇄도해왔다.

마치 커다란 바윗덩어리가 굴러오는 것 같은 무서운 기세였다.

신오진은 즉각 무월보를 펼쳐 거리를 벌리며, 일단 적귀에게 염화마법 1단의 사혼과 역풍을 연달아 사용했다.

두 마법의 효과를 받은 적귀의 돌진 속도가 현저하게 느려지는 것이 보였다.

그 순간, 신오진은 바로 적귀의 옆으로 돌아가며 괴물의 옆구리를 향해 도를 휘둘렀다.

퍼억-!

둔탁한 파육음과 함께 신오진의 도가 적귀의 옆구리에 얕게 박혔다.

‘헛!’

도는 괴물의 옆구리에 박힌 채, 더 베고 들어가지도 뽑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

그건 괴물의 옆구리 근육이 도를 움켜잡은 듯한 모양새였다.

‘......!’

신오진은 순간적으로 등에 소름이 돋았다.

너무 쉽게 옆구리를 내주는 것 같더니, 그것이 일종의 살을 주고 뼈를 부수는 전술의 일환이었던 것이다!

괴물이 전투가 시작하자마자 설마 이런 전술을 구사할 줄 예측하지 못한 신오진은 정통으로 걸려들었다.

부웅-!

무서운 파공성과 함께 리권(裏拳)을 괴물이 철퇴처럼 휘둘렀다.

그 일격을 신오진이 아슬아슬하게라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사혼과 역풍의 효과로 적귀의 행동이 느려져서였다.

그렇게 간신히 적귀가 휘두른 주먹을 피했지만, 공격은 당연히 단발성이 아니었다.

그 일격을 피하느라 급격히 자세가 무너진 신오진에게, 적귀의 반대쪽 주먹이 불을 뿜었다.

“커억!”

그동안의 실전 경험과 수련이 헛되지 않았는지, 그 와중에도 도를 비스듬히 세워 공격을 흘려낼 순 있었지만, 적귀의 공격은 그걸로 해결될 수준의 위력이 아니었다.

신오진은 신음을 토하며, 비틀거리며 연신 물러서야 했다.

그런 그를 따라붙으며, 갑자기 적귀가 흉악한 기세로 포효했다.

“크와아아아-!”

무서운 힘이 실린 포효였다.

괴물의 흉폭함과 야성이 그대로 살아 있는 포효에 실린 힘에 훈련장에 깔린 잔디에 파장이 일며 멀리 물결쳤다.

그러나 이 포효의 진짜 위력은 그 정도가 아니었다.

적귀의 포효를 듣는 순간, 신오진은 순간적으로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며 공황 상태에 빠졌다.

그가 겁쟁이거나 용기가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적귀의 포효에는 상대를 일시적으로 공황 상태에 빠뜨리는 힘이 있었다.

그런 정보를 모르는 상태로 이렇게 근접한 상황에서 기습적으로 적귀의 포효를 맞으면, 미리 마법적인 대비를 하거나 부동심을 얻어 공포와 공황에 면역이 된 사람이 아니라면 백발백중 걸려들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순간적으로 공황에 빠진 신오진은 천지분간을 못하고 허우적거리며, 우왕좌왕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런 그에게 적귀의 주먹이 무서운 속도로 날아들었다.

빠악-!

적귀의 주먹이 정통으로 신오진의 머리에 꽂혔다.

“끄억!”

그 위력이 어찌나 강했는지, 신오진은 눈앞에 별이 번쩍하고 귓속이 우웅거렸다.

‘위... 위험하다.’

등골을 서늘하게 하는 죽음의 예감에 그는 일단 체면불구하고 뇌려타곤을 펼치며 바닥을 굴렀다.

정신이 없어서 그런지, 적귀의 공격을 피했는지 어땠는지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그는 일단 구르고 또 굴렀다.

‘우... 우웩!’

그렇게 바닥을 몇 번 구르자, 받은 충격이 적지 않았는지 갑자기 구토가 일어 신오진은 자신도 모르게 구토를 해야 했다.

그 모습은 정말 낭패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적귀의 일격에 머리가 날아가거나 목이 꺾이거나 하지 않은 것이 다행인 상황이라, 이 정도는 정말 양호한 상황이었다.

‘경화와 사혼, 역풍이 아니었다면, 그 한 방에 끝났을 거다.’

바닥을 구르며 구토를 하고 나자, 신오진은 조금 정신이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적귀는 기회를 잡았을 때 끝장을 내겠다는 듯, 무서운 기세로 구르는 그를 추격하며 연신 바닥을 주먹으로 내리찍고 있었다.

‘쳇!’

일단 몸을 일으키지 않으면, 이대로 바닥을 구르다 아차하는 순간 납작해질 위기였다.

신오진은 추격하는 적귀에게 염화마법 2단의 박지를 사용하여 발을 묶은 후, 구르는 기세를 이용해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그는 일어나자마자, 그대로 적귀를 향해 염화마법 3단의 염옥을 사용했다.

구슬 형태로 압축된 불길이 적귀에게 날아가는 순간, 신오진은 의지로 그것을 곧바로 기폭했다.

콰앙-!

폭발음과 함께 염옥이 터지며 불길의 소용돌이가 거세게 적귀를 휘감았다.

“크오오오오오!”

불길의 여파로 훈련장의 잔디가 타오르고, 땅이 시커멓게 타들어 간다.

후끈한 열풍이 소용돌이치며 모이고, 거리가 좀 있음에도 후끈하게 느껴지는 열기는 그 열기만으로도 화상을 입을 것 같았다.

‘뭐가 이렇게 쎄!’

그 위력에 놀란 신오진이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자 침에서 피 맛이 느껴져 그는 인상을 썼다.

그러고 보면 코에서 코피도 터져 줄줄 흐르고 있는 것 같았다.

신오진은 급히 팔을 들어 피를 대충 닦고, 지혈을 위해 품속에서 식조로 만든 환약을 꺼내 삼켰다.

식조환은 곧바로 효과를 발휘해, 흐르던 코피가 뚝 멎었다.

그렇게 태세를 빠르게 정비한 그는 타오르는 불길을 바라보며 내심 중얼거렸다.

‘저 정도면 충분히 끝장났겠지?’

그러나 그것은 섣부른 판단이었다.

“뭐야, 저거!”

놀랍게도 불길이 사그라들자, 거기엔 문제의 적귀가 우뚝 서 있었다.

전신에 엉망으로 타고 짓무른 흔적이 역력했지만, 염옥의 불길이 방금 보여준 위력을 생각하면 그 정도는 피해랄 것도 없었다.

‘이게 말이 돼?’





운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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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64. 다시 만난 귀화자 +2 19.02.01 1,462 21 11쪽
85 63. 다시 기양현으로 19.01.31 1,463 22 11쪽
84 62. 집으로의 귀환 19.01.30 1,533 25 12쪽
83 61. 염화마법 6단 +4 19.01.29 1,468 22 11쪽
82 60. 명옥미로를 마치고 +4 19.01.28 1,456 26 11쪽
81 59. 마도사 대 마도사(3) +2 19.01.27 1,430 25 12쪽
80 59. 마도사 대 마도사(2) +3 19.01.26 1,452 21 11쪽
79 59. 마도사 대 마도사 19.01.25 1,475 22 12쪽
78 58. 고신교의 다섯 마도사들 +1 19.01.24 1,515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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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56. 염화마법 5단 +1 19.01.22 1,593 25 11쪽
75 55. 더 큰 성장의 실마리 +4 19.01.21 1,668 28 11쪽
74 54. 사막의 악마(4) +2 19.01.20 1,581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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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54. 사막의 악마(2) +2 19.01.18 1,672 28 12쪽
71 54. 사막의 악마 +2 19.01.17 1,674 30 12쪽
70 53. 주문보험-의식상실 +4 19.01.16 1,697 3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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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51. 절정의 벽을 넘다. +3 19.01.14 1,807 32 11쪽
67 50. 교관의 시험- 적귀(2) +2 19.01.13 1,795 31 11쪽
» 50. 교관의 시험- 적귀 +1 19.01.12 1,781 3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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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48. 교관과 만나다. +4 19.01.10 1,903 32 12쪽
63 47. 염화마법 3단 +3 19.01.09 1,932 3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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