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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인h 님의 집필실 입니다.

강호 운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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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인h
작품등록일 :
2018.11.12 13:31
최근연재일 :
2019.04.01 11:20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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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0,746

작성
19.01.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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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4. 사막의 악마(3)

강호




DUMMY

그는 일단 사막의 악마에게 상태창 탐색을 사용해보았다.

미지의 적과 싸울 때, 정보가 얼마나 있느냐는 전투의 전개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그리고 상태창 탐색이 저 거대한 괴물의 정보를 허공에 띄웠다.


이름: 사막의 악마

종족: 변형체

직업: 불명

사명: 고신교에서 사막을 초토화하기 위해 풀어 놓은 변형체입니다. 고신교의 손길은 사막조차도 피해가지 않습니다.

위험도: 초귀급


‘쓸만한 정보가 없군. 제길. 역시 안목 수치를 더 올려야 하나.’

그는 그렇게 투덜거린 다음, 즉각 사막의 악마를 대상으로 일단 역풍을 사용해보았다.

이렇게 거대한 적을 상대로도 역풍이 먹힐지 솔직히 자신은 없었지만, 저런 괴물에게 한 대라도 맞으면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테니 적을 약화시킬 수 있는 건 모조리 사용해둬야 했다.

신오진은 역풍을 괴물에게 사용한 다음, 곧바로 사혼도 사용했다.

‘먹힌 느낌은 들었다. 사혼은 걱정 없어, 문제는 역풍이다.’

표풍이나 역풍은 일종의 추력이 대상자의 움직임을 지원하느냐, 방해하느냐의 차이다.

문제는 대상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그 힘이, 저런 괴물의 움직임을 방해하는데 어느 정도나 효과가 있을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염화마법 2단의 박지(縛地)도 힘이 강하면 억지로 떼어낼 수 있다. 역풍도 그러지 않을까?’

그리고 그런 신오진의 걱정은 단순한 기우가 아니었다.

“쿠에에에에에-!”

사막의 악마가 괴성을 지르더니, 갑자기 무서운 속도로 돌진해왔다.

그 속도는 역풍이 걸린 대상이라곤 생각할 수 없는 속도였다.

분명 힘으로 역풍의 반발력을 상쇄하며 움직이는 것이 분명했다.

그것은 마치 독사가 잔뜩 움츠렸다가 팍! 하고 튀어 나가는 모습을 연상케 하는 동작이었다.

단순하기 짝이 없는, 그저 몸 전체로 부딪쳐가는 직선적인 공격.

문제는 사막의 악마가 무려 육장 가까이 되는 거대한 괴물이란 점이었다.

그만한 거구가 그 속도로 기습하는 건, 당하는 입장에선 산사태가 밀려오는 것과 다를 것이 없는 무시무시한 공격이었다.

“......!”

너무 급작스러운 기습이라 무월보로는 완전한 회피를 할 여유가 없었다.

그는 필사적으로 옆으로 몸을 날려 이 무자비한 돌진 공격의 정면 예봉을 피하는 동시에, 순간적으로 염화마법 3단의 공허장을 생성해서 괴물의 돌진에 맞섰다.

콰아앙-!

폭음과 함께 공격을 막아낸 공허장이 부서지고, 공허장으로도 완전히 상쇄하지 못한 여력에 의해 신오진의 몸이 공중으로 부웅 날아갔다.

“크윽...!”

그는 허공에서 한 바퀴 공중제비를 돌아, 신형을 가다듬은 후 어렵게 바닥에 내려섰다.

입안에 짙은 피 맛이 느껴지고, 충격의 여파로 전신이 삐걱거리는 느낌이었다.

‘뭐 이런 괴물이...!’

육장에 달하는 그 압도적인 거체(巨體)의 질량은 그 자체로 범접할 수 없는 가공할 무기였다.

신오진의 도 따위는 저런 괴물에게 이쑤시개만도 못할 것이다.

적어도 도로 저런 괴물을 어찌하려면, 무림에서 손에 꼽는 초고수 정도가 되어야 할 거라고 신오진은 생각했다.

‘강기 정도를 자유자재로 사용하지 않고서야... 도로 저런 괴물을 어떻게 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쿠에에...”

괴물은 자신의 공격에도 그가 살아있는 것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나직하게 예의 괴성을 내지르며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눈이라고 말할 만한 부위가 보이지 않았지만, 신오진은 분명 괴물이 엄청난 적개심을 가지고 그를 바라보는 것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괴물은 연신 꿈틀거리면서, 다시 몸을 돌려 그를 노리기 시작했다.

물론 그도 그 꼴을 구경만 하진 않았다.

신오진은 일단 빠르게 화시를 사막의 악마에게 날려보았다.

괴물의 압도적인 거체는 무서운 무기이기도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그만큼 피격, 피탄 면적이 넓어서 맞추기가 쉽다는 약점도 있었다.

화시가 무서운 속도로 날아가, 사막의 악마의 옆구리에 꽂혔다.

우웅-!

한 점으로 가공할 열기가 집중되면서, 화시의 열기가 적중한 지점을 태웠다.

그런데 그뿐이었다.

괴물의 외피가 어찌나 단단하고 튼튼한지, 화시가 적중한 부위가 검게 그을린 것으로 끝이었다.

‘미친...!’

신오진의 안색이 순간 심각하게 변했다.

‘지금... 내가 저 괴물을 쓰러뜨릴 공격이 있을까?’

그가 사용할 수 있는 염화마법 4단까지의 마법 중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을 마법은 풍권, 화시, 뇌수, 염옥, 독수, 뇌영, 수사, 굉뢰 정도가 떠올랐다.

문제는 그것들이 저 사막의 악마에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풍권은 다 좋은데, 기본적으로 공격력이 약한 것이 가장 큰 약점이다.

당연히 저 압도적인 거체를 가진 괴물에겐 써봐야 속된 말로 간지럽지도 않을 거다.

화시는 그을린 흔적 정도만 남았고, 뇌수는 근접해서 직접 접촉을 해야 하는 마법인데 과연 저 거대한 몸체에 얼마나 충격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염옥은 아직 써보지 않았지만, 화시의 경우를 보아 결정타를 날릴지 장담할 수 없었고, 독수도 그걸로 만든 독이 저런 거대한 놈에게도 먹힐지 알 수가 없었다.

뇌영도, 수사도, 굉뢰도... 결국 문제점은 하나로 귀결되었다.

저렇게 거대한 괴물에게 유효하게 먹힐 위력이 있는가?

고신교의 변형체들은 특정한 속성이 잘 먹히지 않는 내성이 있는 경우도 많아서, 더더욱 확신이 서지 않았다.

‘어떡한다?’

그런데 그때 신오진의 뇌리에 어떤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가만? 그런데 저 괴물이 왜 공격을 안 하고 있지?’

조금 전의 돌진 공격 같은 걸 마구 몰아쳐 오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텐데 괴물은 꿈틀거리며 몸을 돌렸는데도 공격을 하지 않고 있었다.

‘아...! 그렇군!’

분명 저 사막의 악마는 땅속을 고속으로 이동해 갑자기 지면으로 솟구치며 기습을 가하고 난 다음엔 소모한 체력과 기력을 회복하려고 휴식을 취한다고 했다.

‘이미 말했지만, 저렇게 거대한 몸을 움직이는 거니, 그만큼 막대한 체력을 소모하는 것이 당연하지.’

좀 전에 그가 괴물의 기습적인 공격을 버텨낸 것이 괴물의 경각심을 돋군 것이 분명했다.

공격을 해도 제대로 먹히지 않아서 몇 번이고 반복하다 보면, 소모되는 힘을 감당할 수 없다고 놈은 본능적으로 느끼고 신중해진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신오진은 그 순간, 막막하게만 느껴졌던 사막의 악마도 충분히 이길 방법이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런 그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걸까?

사막의 악마가 흉성을 드러내며, 다시 한 번 괴성을 토해냈다.

“쿠에에에에에에-!”

동시에 괴물이 입을 벌리더니, 갑자기 엄청난 흙먼지를 토해냈다.

삽시간에 모래폭풍이라도 불어온 것처럼, 흙먼지가 자욱해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

위협을 느낀 신오진이 즉각 염화마법 2단의 농무(弄霧)를 사용하는 순간, 그는 사막의 악마의 존재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놈이 사라졌다!’

그 순간, 신오진의 머릿속에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위험해!’

그는 반사적으로 몸을 날리며 발밑을 향해 다시 공허장을 사용했다.

그와 동시에 그의 발밑 땅을 가르며, 무서운 속도로 사막의 악마가 솟구쳐올랐다.

콰아앙-!

공허장이 부서지면서, 신오진의 몸이 마치 공기돌처럼 하늘 높이 튕겨 나갔다.

“끄아악!”

토벌대가 있던 건물을 박살 내며, 그들을 궤멸시켰던 예의 솟구치기 공격이었다.

흙먼지를 토해 시야를 가린 그 짧은 시간에, 큰 소리도 없이 고속으로 땅을 파고 들어가 순식간에 신오진의 발밑에서 솟구치기 공격을 한 것은 완전히 그의 예상을 벗어난 공격이었다.

저런 거대한 괴물이 그렇게 빨리, 그렇게 조용하게 땅을 파고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조금 전의 일격으로 신오진이 피떡이 되어 산산조각이 났어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난 아직 멀쩡하다.’

밑의 흙먼지가 완전히 걷히진 않았지만, 그 사이로 괴물의 윤곽이 보였다.

농무를 통해, 괴물의 존재가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욱 강하게 느껴졌다.

‘이번엔 내 차례다!’

바닥으로 추락하기 전 풍보를 사용해 허공에서 멈춘 신오진은 사막의 악마에게 염화마법 2단의 사환을 사용해보았다.

대상을 공황 상태에 빠뜨려 얼어붙거나 도망 다니게 하는 이 마법이 먹히면, 그렇게 움직이고 날뛰면서 추가로 괴물이 힘을 더 소모할 거란 판단이었다.

사악한 기운이 괴물의 앞에 모여들며, 투명한 해골이 허공에 나타나며 소름끼치는 광소를 터뜨렸다.

하지만 사막의 악마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공황에 내성이 있는 건가?’

사환이 별 효과를 내지 못했지만, 그는 좌절하지도 화를 내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는 웃고 있었다.

괴물이 강하다는 그 사실이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 뜨거운 것을 솟구치게 했다.

마음 깊은 곳에서 무언가 치밀어 오르고, 몸이 오싹오싹했다.

그것은 투지와 강렬한 고양감이었다.

과거엔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평범한 점소이였던 그가 불과 일 년 반 정도의 시간으로 저런 괴물과 싸울 수 있다는 사실이 주는 고양감에 그는 몸을 떨었다.

‘이길 수 있다. 죽일 수 있어.’

투지와 고양감이 그의 투쟁본능을 자극해서일까?

신오진의 머릿속에 저 괴물을 상대할 수많은 방법이 마구 떠올랐다.

“죽여주마!”

그는 곧바로 땅으로 활강하며, 사막의 악마에게 염옥을 투하했다.

퍼엉-!

염옥의 불길이 사방으로 터지며, 사막의 악마가 그 불길에 완전히 휩쓸렸다.

“쿠에에에에-!”

괴물은 통구이가 되거나 하진 않았지만, 적잖은 고통을 느끼는 모양이었다.

그렇게 꿈틀거리는 괴물에게 신오진은 즉각 굉뢰를 사용했다.

섬광과 함께 허공을 가르며 한줄기 벼락이 사막의 악마에게 작렬했다.

“쿠에에엑!”

지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괴물의 거체가 무섭게 흔들리고 경련했다.

고통에 찬 괴성을 내지르는 괴물의 입에서 괴이한 체액이 터져 나오고, 사막의 악마가 미친 듯 몸부림을 쳤다.

그러나 심한 고통을 느끼는 것 같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괴물의 외피는 염옥의 불길도, 굉뢰의 전격도 모두 버텨냈다.

‘지독한 놈!’

하긴 생각해보면 저게 당연한 걸지도 몰랐다.

땅밑을 고속으로 파면서 이동하면, 그 과정에서 저 거대한 몸에 실리는 압력과 충격이 어느 정도겠으며, 그 마찰열 따위는 어떻겠는가.

괴물의 외피가 가진 저 방어력이 충분히 이해가 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게 무적이란 건 아니지.’

위협을 느꼈는지, 괴물이 마구 발광을 하고 있었다.

꼬리와 몸통을 휘두르며 날뛰었지만, 허공에 풍보를 펼쳐 떠 있는 신오진에겐 무의미한 공격이었다.

솟구치기 공격을 하면 혹시 닿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공격이 소모하는 막대한 체력을 생각하면 그리 걱정할 것은 못 되었다.

약이 올랐는지, 괴물은 사막에 널려 있는 돌이나 자갈을 후욱 빨아들이더니 그것을 입으로 토해내어서 신오진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운명록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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