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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인h 님의 집필실 입니다.

강호 운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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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인h
작품등록일 :
2018.11.12 13:31
최근연재일 :
2019.04.01 11:20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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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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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90,746

작성
19.01.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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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글자
12쪽

54. 사막의 악마(2)

강호




DUMMY

사막의 악마라 불리는 고신교의 변형체는 그 기습적인 공격 한 번으로 토벌대를 거의 궤멸시켰다.

그건 한마디로 놈이 공격을 하게 하면 안 된다는 소리다.

무조건 놈이 움직이기 전에 먼저 공격해야 했다.

신오진은 즉시 윤이라는 여자에게 사막의 악마를 찾아내 달라고 부탁했다.

“알겠습니다. 마도사님.”

그녀는 양손을 벌리더니, 뭐라고 잘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빠르게 웅얼거리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양손에서 희미한 파란빛이 어리더니, 그것들이 갑자기 폭포수처럼 바닥으로 쏟아져 내렸다.

“음?”

그것은 옅은 푸른빛으로 빛나는 쥐 비슷한 형체를 가진 무엇이었다.

“찾아라!”

윤이 단호하게 외치자, 그 푸른 쥐(?)들은 무서운 기세로 사막의 악마가 공격하며 뚫어놓은 구멍으로 달려가더니 그 안으로 뛰어들었다.

‘그렇군!’

신오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막의 악마란 놈이 비록 땅 밑에서 이동해도, 이동하면서 땅굴을 파는 건 어쩔 수가 없겠지. 그 땅굴 속을 추적해서 사막의 악마를 찾아낸다 이거지?’

시간이 얼마가 걸릴지는 몰라도, 결국에 찾아낼 순 있을 것이다.

‘변수라면 그 시간이 어느 정도나 걸릴지 가늠이 안 간다는 점인데, 운이 좀 따라주길 바라야 하나?’

사막의 악마라는 그 변형체가 얼마나 땅속에서 움직이고 다녔는지, 지금 확실히 알 방법은 없었다.

최악의 경우, 땅속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종횡무진 놈이 판 땅굴이 펼쳐져 있을 가능성도 있었다.

‘만일 그렇다면, 지반이 무너져버리는 참변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런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도, 사막의 악마를 추적하는 일에 시간이 오래 걸려서 좋을 것이 없었다.

그 사이, 고신교의 변형체가 다시 공격에 나선다면 큰 위험이 닥치는 것이다.

‘... 운이 좀 따라주길 빌 수밖에 없나.’

불안한 예감은 언제나 틀리지 않는다고 했던가.

추적은 역시나 시간이 많이 걸렸다.

‘좋지 않아.’

안내인인 자르단과 쿠는 모두 윤이 뭔가 알아내기만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어서, 어서 뭔가 좀 걸려라. 시간 더 길어지면 위험해.’

신오진은 초조해지려는 마음을 다잡으며, 연신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런 기원이 효과가 있었던 걸까?

차 한잔 정도 더 마실 시간이 지난 다음, 갑자기 윤이 움찔하고 몸을 떨었다.

“찾았습니다!”

“......!”

“놈은 어디에 있소!”

“괴물은 어디 있습니까?”

윤은 땀을 뻘뻘 흘리며 대답했다.

“... 사막입니다. 놈은 사막의 땅 밑에 웅크리고 있습니다.”

‘좋았어!’

신오진은 운이 따라준다고 생각했다.

사막의 악마가 여기저기 막 이동하고 있었다면, 찾아내는 것이 몇 배는 어려웠을 것이다.

얌전하게 사막의 땅 밑에 웅크리고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또한, 놈이 재차 공격해오지 않은 것도 아주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크게 발달한 그의 오성이 그것이 단순한 운만은 아니라고 속삭였다.

‘아...!’

신오진은 머리에 벼락을 맞은 듯한 충격에 순간적으로 흠칫 몸을 떨었다.

어서 놈을 찾아내야 한다는 일종의 초조함 때문에 바로 떠올리지 못했던 사실인데, 그는 고신교의 변형체도 따지고 보면 일종의 생물이란 점을 간과하고 있었다.

사막의 모래란 것이 암석이나, 흙보다는 파고 다니기가 좀 나을지 몰라도 어쨌든 땅밑으로 파면서 고속으로 이동하는 행위에 드는 힘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고신교의 변형체가 아무리 상식을 초월하는 놈들이라고 해도, 체력이 무한하지는 않을 터... 그렇게 땅밑을 고속이동하며 큰 힘을 소모하고 나면 휴식을 취하며 힘을 비축해야 할 것이다.

‘토벌대가 머무는 건물을 기습해서 박살을 냈으니, 소모한 힘을 비축하려 휴식을 취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순서지!’

설마 무한한 체력을 저 사막의 악마란 놈이 가지진 않았을 것 아닌가!

“갑시다!”

어쨌든, 놈의 위치를 찾아낸 이상 더 볼 것도 없었다.

신오진은 쿠와 윤을 자르단과 함께 사막으로 향했다.

“으아아아...!”

자르단은 두려운 기색이 역력했지만, 안내인이라는 직분에 충실하게 신오진을 안내했다.

어차피 도망가봐야 안전하단 보장이 없어서 그럴지도 몰랐지만, 사막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던 신오진의 입장에서 자르단의 존재는 큰 힘이 되었다.

‘황량하다.’

명옥미로로 오는 여정을 통해 많은 경험을 하고 여러 지역을 거쳤던 신오진이지만, 사막을 경험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황량한 대지와 흙먼지를 일으키는 바람만이 가득한 그곳은, 사방에 작은 자갈과 바람에 갈려 부서진 돌 따위가 바닥에 잔뜩 깔려 있었다.

‘흠...’

신오진은 슬쩍 무릎을 굽혀 손으로 땅을 만져보았다.

‘이건 모래인가?’

모래와 말라버린 흙 따위로 이루어진 황량한 땅, 그리고 강하게 부는 바람과 사방에 널린 작은 자갈이나 암석 따위가 보이는 풍경의 전부였다.

‘이건 정말 까다롭겠는데.’

전투란 건 전력만이 아니라, 환경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신오진은 알고 있었다.

이런 지형에서 전투가 벌어지면, 저런 자갈이나 암석 따위가 걸리적거려 움직임이 방해받을 공산이 컸다.

급박한 전투의 와중에 작은 돌 따위를 잘못 밟아서 균형을 잃거나, 혹은 움직이다 암석에 발을 찧거나 한다면...!

그러나 사막의 환경에 불평을 늘어놓거나, 주변을 정리하거나 할 시간은 없었다.

윤이 지목한 장소는 생각보다 사막의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위치였고, 사막의 악마가 다시 움직이기 전에 먼저 가려면 시간이 촉박해서였다.

신오진은 좀 더 서두르고 싶었지만, 자르단이 그걸 만류했다.

“사막을 우습게 보면 안 됩니다. 우리는 서둘러 사막으로 들어오느라 별다른 준비도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괜히 서두르다간 탈수가 오기 십상입니다. 아... 적어도 식수와 햇빛에 대한 대비 정도는 갖추고 와야 했는데...!”

“햇빛...!”

그러고 보면 느껴지는 햇빛이 상당히 강했다.

이런 햇빛에 오래 노출되면, 일사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컸다.

신오진은 자신의 등짐에서 혹시나 부상을 입거나 할 때, 상처를 묶기 위해 구해두었던 무명천을 꺼내, 도로 적당히 잘라 머리에 두건처럼 씌웠다.

토벌대의 일원으로 이곳에 훨씬 전부터 와 있었을 다른 이들은 애초에 머리를 가리는 모자나 두건 같은 것을 따로 가지고 있어서, 신오진 그와는 달리 햇빛에 대한 대책 정도는 되어 있었다.

“식수도 가지고 있소.”

신오진은 그동안 염화마법의 사용 횟수가 재충전되기 전에 미리 만들어두었던 식조환과 수현으로 만들어 둔 식수를 등짐에서 꺼내 다른 이들에게도 돌렸다.

물을 마시고, 또 식조환을 먹어 기력이 돋구어져서일까?

그들은 이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목적지로 향할 수 있었다.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쿠와 윤은 부상이 완전히 회복된 상태가 아니어서 사막을 걷는 건 정말 힘들었을 터였다.

그래서 식조환의 효과는 그들에게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것이었다.

“거의 다 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은 윤이 지목한 장소에 도착했다.

“......!”

여태까지 걸어온 것과 전혀 다를 게 없는 황량한 사막의 한 구역, 그곳이 바로 윤이 지목한 장소였다.

“이 밑에 있어요.”

“음...!”

윤이 가리키는 곳은 그저 평범한 사막의 한 장소에 불과했다.

그 밑, 지하의 어딘가에 사막의 악마가 웅크리고 있다는 것은 그냥 보기만 해서는 절대로 알아챌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운 좋게 찾아내더라도, 저렇게 지하에 웅크리고 있는 괴물을 공격하는 것 역시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쿠란 사내가 고신교의 변형체들의 주의를 끌 능력이 있는 것이 정말 다행이다.’

신오진은 전투를 시작하기에 앞서, 일단 쿠, 윤, 자르단 모두에게 염화마법 3단의 지력을 걸어주었다.

“오...!”

염화마법 중 유일하게 자신에게 걸 수 없는 마법이라, 신오진도 지력을 걸어보는 건 처음이었다.

그래서 그는 지맥의 힘을 끌어와 대상을 강화한다는 지력의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내심 많이 궁금했다.

“힘이 넘칩니다...!”

“강화마법...! 정말 감사드립니다. 마도사님!”

쿠와 윤에게 대충 물어본 결과로, 그는 지력의 효과는 근력, 속도 등 신체 전반적인 모든 능력이 크게 강화되는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말하자면 체질 수치를 일시적으로 강화시키는 그런 것이군.’

어쨌든 자신에게도 아까 이미 경화 등을 걸어둔 상태고, 저들에게도 지력을 걸어주었으니 대강 전투 준비는 끝이 났다.

신오진은 쿠에게 사막의 악마를 도발해 불러달라고 말한 다음, 도를 뽑아들었다.

“놈을 불러낸 다음엔 당신들은 전투에 참여하지 말고 멀리 몸을 피하시오. 쿠와 윤은 아직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고, 자르단도 전투가 전문은 아닐 테니 그게 안전할 거요.”

쿠와 윤, 자르단 중 그 누구도 그 말에 반대하지 않았다.

부상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몸으로, 잔뜩 겁을 먹었으면서도 안내인이란 본분에 맞게 여기까지 와 준 것만으로도 그들은 제 몫을 해주었다고 신오진은 생각했다.

“그럼 우선...”

쿠는 창처럼 생긴 무언가를 꺼내 들더니, 그걸 땅에 푹! 하고 꽂았다.

그는 그것에 입을 대더니, 갑자기 기괴한 고함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키에에에이이이이이이익!”

그것은 그냥 듣는 것만으로도 신경을 뒤틀리고 거슬리게 하는 불협화음 그 자체였다.

그것을 쿠는 땅에 꽂은 창 같은 것을 통해 땅밑으로 투사하고 있었다.

“......!”

그리고 그것의 효과는 신오진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탁월했다.

“옵니다!”

갑자기 쿠가 고함을 치더니, 죽을 기세로 그 자리에서 도망을 쳤다.

그와 거의 동시에 쿠가 서 있던 땅이 부서지며 거대한 무언가가 솟구쳐 올라왔다.

‘저건...!’

모습을 드러낸 사막의 악마는 거대한 지네 비슷하게 생긴 괴물이었다.

아니 그건 어디까지나 괴물의 몸을 뒤덮은 칙칙한 색의 각질 때문에 느낀 인상이었다.

괴물의 몸을 촘촘히 뒤덮은 그것은 마치 갑옷과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것을 제외하고 생각하면 괴물의 전체적인 형태는 오히려 지렁이에 더 가까웠다.

거대한 지렁이와 지네가 섞인 듯한 몰골의 괴물의 모습은 혐오스럽기 짝이 없었다.

“쿠에에에에에!”

괴물은 괴이한 소리를 내더니, 완전히 사막의 위로 올라왔다.

‘척 보기에도 육장 가까이는 되어 보인다.’

말이 육장이지, 그만한 크기의 괴물이 완전히 땅 위로 올라오자 그 압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저런 것에 공격당하면 평범한 사람들은 스치는 것만으로도 산산조각이 날 거다.’

저런 것이 땅밑을 고속으로 파고 이동한다고 생각하자,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고신교...! 이놈들은 도대체 뭐하는 놈들인 거냐!’

과연 고신교에서 굴리는 변형체 중 저게 가장 강한 놈일까?

더 강한 놈이 있다면 대체 그놈은 얼마나 무시무시하고 끔찍할까?

신오진은 운명록의 사용자로서 숙명적인 적으로 지정된 고신교에 대해, 이 순간 새로 인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뒤를 부탁합니다!”

쿠와 윤, 자르단은 모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죽어라 도망을 치고 있었다.

이미 이야기해둔 일, 신오진은 곧 그들에게 관심을 거두었다.

이런 괴물을 상대하면서 더 다른 데 정신을 팔 여유는 없었다.

“좋아. 해보자고!”




운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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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60. 명옥미로를 마치고 +4 19.01.28 1,457 26 11쪽
81 59. 마도사 대 마도사(3) +2 19.01.27 1,431 25 12쪽
80 59. 마도사 대 마도사(2) +3 19.01.26 1,452 2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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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56. 염화마법 5단 +1 19.01.22 1,593 25 11쪽
75 55. 더 큰 성장의 실마리 +4 19.01.21 1,669 2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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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4. 사막의 악마(2) +2 19.01.18 1,673 28 12쪽
71 54. 사막의 악마 +2 19.01.17 1,674 3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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