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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인h 님의 집필실 입니다.

강호 운명록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괴인h
작품등록일 :
2018.11.12 13:31
최근연재일 :
2019.04.01 11:20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82,045
추천수 :
5,042
글자수 :
590,746

작성
19.01.3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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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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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글자
11쪽

63. 다시 기양현으로

강호




DUMMY

그래도 그걸 미주알고주알 설명하자니 이야기가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신오진은 그냥 불문곡직하고 염화마법 6단의 완치를 어머니 하수수에게 사용했다.

번쩍-! 하는 섬광과 함께 완치의 힘이 그녀의 전신을 휘감았다.

“음?”

깜짝 놀란 그녀가 아들을 쳐다보자, 그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다 나았어요, 어머니. 한번 운기조식해서 확인해보세요.”

“......!”

하수수는 지금 얘가 뭐래는 거니? 라는 표정으로 신오진을 멀뚱하게 바라보았다.

그러나 스스로의 몸 상태는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법, 그녀는 뭔가 느껴지는 것이 있는지 바로 공력을 운용해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눈이 바로 커졌다.

“이건...!”

놀란 표정으로 아들을 쳐다보는 어머니에게, 그는 멋쩍은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 영단 아니에요.”

그녀는 심각한 표정으로 뭔가 생각하더니, 얼굴을 찌푸렸다.

“네가 도대체 무얼 어떻게 했는지는 잘 모르겠구나. 설마... 너... 무슨 마공이나 사술 같은 걸 익힌 건 아니겠지?”

“......!”

신오진은 솔직히 어처구니가 없었다.

‘여기서 왜 이런 결론이 나오는 거지?’

도대체 뜬금없이 마공이나 사술이 튀어나오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그런 그에게 추교가 한마디 해주었다.

“사용자야. 사용자야. 무림이란 동네가 원래 그런 동네다. 자기가 모르는 수법을 쓰면 사술이고, 자기가 상대할 수 없거나 이해할 수 없는 무공을 보면 마공이라고 핏대를 세운다. 염화마법 역시 당연히 그걸 피해갈 방법은 없다.”

‘그... 그러면 곤란한 거 아닌가?’

“아니아니아니다, 사용자야. 그런 게 문제가 되는 건 정파의 유력 문파 같은 곳과 척을 졌을 때나 문제가 된다. 그러나 그것도 대단한 일은 아니다. 운명록의 사용자가 힘이 없는 것도 아니고, 눈치를 보고 다닐 필요도 그럴 이유도 없지 않느냐? 어느 놈이 사술이라고 우긴다면 그래서 뭐 어쩌라고? 라는 식으로 대응하면 될 일이다.”

‘으음...’

하긴 신오진 그 이전에도 다른 운명록의 사용자들을 보아온 추교다.

그들 중에는 무림에 나가 분명 이런 시비에 얽힌 사람도 없진 않았을 테니, 운명록의 사용자에겐 의외로 별거 아닌 문제일지도 몰랐다.

어쨌든 걱정하는 어머니를 안심시키긴 해야했다.

“그런 거 아닙니다. 자세한 건 말할 수 없지만, 마공 같은 거 아닙니다.”

사술을 슬그머니 뺀 건, 사속성 마법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사속성 마법들은 그 속성상 사술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좀 애매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

하수수는 여전히 미심쩍은 모양이었지만, 신오진이 강경하게 아니라고 하자 더 추궁하진 않았다.

그래도 그녀는 한마디 당부하는 걸 잊지 않았다.

“요즘 강호의 상황이 심상치 않으니, 혹시라도 네 그런 수법으로 오해를 사거나 시비가 붙지 않게 신중하는 것이 좋을 거다.”

“......?”

하수수의 말 중 하나가 신경 쓰여 그는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

“강호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요?”

“음... 그래.”

하수수는 침중한 표정으로 아들에게 설명해주었다.

“어느 날부터 강호엔 의문의 혈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많은 무림의 문파가 하룻밤 사이에 단 한 명의 생존자도 내지 못하고 전멸하는 식이었지. 그리고 혈겁의 현장엔 언제나 백귀가 왔다는 피로 쓰여진 글귀만이 남아 있었다. 이 일로 인해 천하의 분위기가 흉흉하다고 들었다. 무림인들은 모두 신경이 곤두서 있어서 시비도 더욱 잦아졌다고 하더구나. 그래서 하는 말이다.”

그 순간, 아무런 조짐도 없이 갑자기 운명록 임무가 하나 허공에 떠올랐다.


운명록 임무 10: 백귀멸살.

고신교의 백귀들은 이전 세계의 전쟁에서도 엄청난 혈겁을 일으켰던 병기들입니다. 그들이 강호를 활보하고 있습니다.

그들을 멸살하여 고신교의 행사를 무력화하고, 그들의 목적을 알아내세요. 보상: 불명.


“......!”

신오진은 순간 복잡한 기분을 느꼈다.

운명록 특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명옥미로로 떠나는 여정 내내, 먕옥미로의 시험을 통과하는 내내 운명록 임무는 마치 사라진 듯 전혀 뜰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그러다 명옥미로의 시험을 통과한 지금, 갑자기 아무런 예고도 없이 운명록 임무가 다시 뜨자 그는 복잡한 감회를 느껴야 했다.

‘고신교의 백귀인가...!’

오랜만에 뜬 운명록 임무라서 그럴까?

문득 생각해보니, 과거에 떴던 운명록 임무 중 아직 전혀 수행하지 못한 임무가 두 개 있다는 것도 생각났다.


운명록 임무 7: 능력을 증명하라.

개방의 분타주 귀화자에게 사용자에 대한 그의 판단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세요. 영약을 구하거나, 본신의 실력을 키워 그의 말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고 그의 사과를 받아내세요. 보상: 불명.


운명록 임무 9: 아버지의 행방을 찾아서.

강호로 나가 아버지의 행방을 쫓고, 단서를 찾으세요. 무형마사(無形魔士)가 단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를 찾아 단서를 얻거나, 다른 방법으로 사용자의 아버지 행방을 찾을 단서를 찾아내세요. 보상: 불명.


의 두 가지가 그것이었다.

‘어머니의 내상 관련한 임무도 있긴 했었는데, 그건 귀화자를 찾아가서 정보를 얻는 과정에서 불완전하게 마무리되었었지.’

그나마 그 결과로 일원도를 배울 수 있긴 했었지만, 어머니의 내상을 낫게 한다는 점에선 아무 성과가 없었던 임무였다.

뭐 그래도 이제 어머니의 오랜 내상 문제를 단숨에 해결한 지금은 아무래도 상관없는 문제였다.

어쨌든 지금의 그는 과거완 달랐다.

저 운명록 임무들을 받았을 때의 그와 지금의 그는 글자 그대로 하늘과 땅 차이의 수준차가 있으니, 그때는 당장 어떻게 할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이젠 달랐다.

‘이 임무들을 해결하러 움직여야겠군.’

마음 같아선 당장 움직이고 싶었지만, 신오진은 내일부터 움직이기로 결정했다.

명옥미로 5층의 전투에서 소모한 염화마법의 사용 횟수를 회복하고, 주문보험과 주문폭탄 등도 다시 준비해두기 위해서였다.

일단 주문폭탄은 전투 후 남은 횟수로 준비할 수 있을 테고, 주문보험은 4단의 사용 횟수가 하나도 없으니 내일 준비해야 했다.

‘그럼 오늘 하루는 느긋하게 가족들과 회포를 풀며 보내볼까.’

신오진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다시 어머니와 이야기를 시작했다.

* * *


일단 비밀리에 처리할 일인 하수수의 내상을 치료하는 일이 끝난 이상, 동생들과 의백부인 조균을 바깥에서 기다리게 할 이유는 없었다.

“다들 들어오라고 하겠습니다.”

그러자 하수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았다. 하지만 오진아. 너도 이 일에 대해선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도록 해라. 이 어미도 당장 내상이 나아 몸을 회복했다는 티를 내진 않고 여전히 아픈 시늉을 할 것이니.”

“......!”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싶으면서도, 과거 하가장과의 파혼 사태 때 받아낸 위자료가 일으켰던 일들을 생각하면 괜한 풍파를 부를 일은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영약 같은 게 있다느니 먹었다느니 하는 이상한 소문이라도 퍼지면, 위자료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파리떼가 꼬일지도 모르니까.’

어쨌든 모자가 그렇게 합의를 하고, 그들은 오준과 오연, 조균도 방에 불러들여 그동안의 이야기들을 나누기로 했다.

가족들이 오랜만에 만나 회포를 푸는 동안, 신오진은 동생인 오준이 무공을 익히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음?’

알고 보았더니, 그가 명옥미로로 떠난 후 의백부인 조균이 오준에게 무공을 가르치기 시작했던 거였다.

그렇게 자식이 무림과 연관되는 것을 피하려고 무공을 가르치려고도 하지 않던 하수수였지만, 신오진의 일로 조금은 생각이 바뀌었는지 딱히 만류하지 않았다고 했다.

“오준이 너... 괜찮겠냐?”

오진은 동생이 걱정되어 그렇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참 웃기는 이야기지만, 형인 오진의 눈에 동생인 오준은 아직도 어리고 약하게만 보였다.

그래서일까?

스스로 원하는 거면 모르겠지만, 혹시 원하지도 않는데 억지로 무공을 가르치는 건 아닌가? 하는 쓸데없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이래서야 어머니를 탓하지도 못하겠구만.’

다행히 오준은 자신이 원해서 배우는 것이었다.

“형이 집에 없으니, 내가 가족을 지켜야지!”

“......!”

아직 어린 동생이지만, 못 본 사이에 훌쩍 큰 것 같아 그는 기분이 묘했다.

“그래. 장하다.”

사실 오준도 무공에 입문한 나이가 결코 이르다고 할 순 없었다.

그래도 신오진 그와 비교하면 이 정도가 어디냐 하는 것이 그의 솔직한 마음이었다.

“그럼 오연이는...?”

“막내는...”

하수수가 쓴웃음을 지었다.

“무산 신녀문의 기본 공부를 가르치기엔 문제가 있어서, 일단은 기본적인 토납법 정도만 시키고 있다. 적당한 공부를 찾으면 오연이에게 익히게 할 것이다.”

확실히 하수수가 달라졌다.

신오진 그와의 갈등을 겪으며, 이미 무림과 얽히게 되었으니 차라리 동생들은 적극적으로 자기 한몸 지킬 무공은 가르쳐놓자는 식으로 생각이 변한 것 같았다.

‘아무런 분쟁도 없고, 안전이 보장되는 무릉도원 같은 곳이 있으면 모를까... 결국 자기 한몸을 지킬 수단은 있어야 하는 거지.’

무공을 익히면 무림에 엮일 위험도 커지고, 그만큼 더 위험한 상황을 만나게 될 위험도 커진다는 하수수의 걱정이 틀린 건 아니다.

그러나 위험이라는 건 결국 상대적인 것이다.

일초반식의 무공도 모르는 상황에서 삼류도 못 되는 파락호에게 위협을 받나, 무공을 배운 상황에서 고수에게 위험을 받나 생명이 위험한 건 똑같다.

그렇다면 최소한 저항할 수 있는 수단, 자신의 몸을 지킬 수단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신오진의 생각이었다.

‘어머니도 느낀 것이 있는 모양이니 잘 된 일이다.’

그런 생각 속에 가족들의 이야기는 계속 도란도란 흘러갔다.


* * *


다음 날 아침, 신오진은 일찍 일어나 방을 나섰다.

의백부인 조균은 아직 자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기감으로 느끼기엔 그가 일어나는 순간 그도 잠에서 깬 것 같았다.

그래도 그는 모른 척하고 일단 방을 나섰다.

염화마법의 사용 횟수가 모두 회복되었으니, 주문보험을 다시 준비하고 간단한 아침 수련을 한 다음 본격적으로 움직일 셈이었다.

‘우선 귀화자에게 가본다.’

그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사과를 받아내라는 운명록 임무도 있고, 백귀나 무형마사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선 개방의 고수인 귀화자의 도움을 받으면 편할 거라는 것들이 복합된 이유였다.

그는 주문보험을 다시 설정해두고, 무월보와 일원도를 반 시진, 운기조식을 반 시진 정도 수련한 다음,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저 잠시 기양현에 좀 다녀오겠습니다.”

하수수는 걱정스러운 기색이었지만, 그를 말리진 않았다.

신오진은 어머니에게 가볍게 인사한 후, 기양현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운명록


작가의말

재밌게 읽어 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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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 다시 기양현으로 19.01.31 1,464 22 11쪽
84 62. 집으로의 귀환 19.01.30 1,533 25 12쪽
83 61. 염화마법 6단 +4 19.01.29 1,468 22 11쪽
82 60. 명옥미로를 마치고 +4 19.01.28 1,456 26 11쪽
81 59. 마도사 대 마도사(3) +2 19.01.27 1,431 25 12쪽
80 59. 마도사 대 마도사(2) +3 19.01.26 1,452 21 11쪽
79 59. 마도사 대 마도사 19.01.25 1,475 22 12쪽
78 58. 고신교의 다섯 마도사들 +1 19.01.24 1,515 25 12쪽
77 57. 강해지기 위한 연구 +2 19.01.23 1,531 22 12쪽
76 56. 염화마법 5단 +1 19.01.22 1,593 25 11쪽
75 55. 더 큰 성장의 실마리 +4 19.01.21 1,669 28 11쪽
74 54. 사막의 악마(4) +2 19.01.20 1,582 27 12쪽
73 54. 사막의 악마(3) +2 19.01.19 1,579 29 11쪽
72 54. 사막의 악마(2) +2 19.01.18 1,672 28 12쪽
71 54. 사막의 악마 +2 19.01.17 1,674 30 12쪽
70 53. 주문보험-의식상실 +4 19.01.16 1,698 3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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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51. 절정의 벽을 넘다. +3 19.01.14 1,807 3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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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47. 염화마법 3단 +3 19.01.09 1,933 31 12쪽
62 46. 명옥미로 2층 통과 +4 19.01.08 1,928 3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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