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700 님의 서재입니다.

바질 리브스 홀 토마토

웹소설 > 일반연재 > SF, 일반소설

700
작품등록일 :
2021.07.30 01:47
최근연재일 :
2022.09.01 23:30
연재수 :
130 회
조회수 :
6,027
추천수 :
396
글자수 :
742,617

작성
21.12.08 22:15
조회
28
추천
1
글자
16쪽

그대를 만나고 싶단 말이오 -6- (完)

DUMMY

“말도 안 돼.”


그런 말을 하는 에릭에게 해줄 수많은 말들이 있을지도 몰랐으나, 아쉽게도 데이지에게는 위로하는 재주가 없었다.


“이거 재수가 없네요.”


그 말을 들은 에릭의 눈에서 슬픔이 묻어나오기 시작했다.


“재수요? 그렇죠. 재수가 없죠. 소중했던 여자친구가 저를 포기해서 돌아갔고, 저는 그 사실을 나쁘게 받아들일 수도 없죠. 그죠? 재수가 없긴 더럽게도 없네요.”

“진정해요. 아직 모르는 일이에요.”

“온 동네를 돌아다녔어요! 그것도 두 동네를요! 결코 알고 싶지 않았던 것을 개고생해서 알아냈어요. 알고 싶지도 않았는데도! 그래, 집에서 가만히라도 있었으면 모르는 채로 마지막을 장식했을 텐데. 그거 알아요? 그게 제일 슬픈 이유라는 걸?”


데이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주변 사람들은 화를 내는 에릭을 쳐다보며 갔다. 무슨 일이야? 치정 싸움인가 봐. 큭큭. 하는 말들이 데이지의 귀를 거슬리게 했다. 모르면 입 닥치고 있으라고. 신경 쓰지 말고 꺼져달라고. 그런 말이 나오고 싶었으나 우선 신경을 써야 할 건 눈앞의 에릭이었다.


“에릭.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어요.”

“이 마당에 무슨 결론이 안 났다는 거예요?”


데이지는 천천히 말을 골랐다.


“제가 우주에서 일을 하면서도 말이에요. 저 멀리 있는 타겟을 순식간에 찾았던 일도 있었고, 눈앞에 있었던 타겟을 바로 놓친 적도 많아요. 아직 여자친구분이 당신을 찾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어쩌면 가게에 들어가지 않고 찾을 수도 있잖아요? 낙심하지 마요. 축제가 끝날 때까지도 천천히 여자친구분을 찾도록 해요.”


에릭은 비웃으며 말했다.


“제가 지쳤어요.”

“나는 안 지쳤어요!”


데이지가 일갈하자 에릭은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게 데이지가 그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지 않은가.


“사랑이 여기까지라면 별수 없죠. 하지만 아니잖아요? 많은 사람이 당신 같은 상황에서는 절망하겠죠. 하지만 옆에서 보는 사람은 알아요. 아직 절망할 때가 아니라는 걸요. 그러니까 그만 징징대고 다시 출발해야죠.”


에릭은 놀란 표정으로 데이지를 바라봤다.


“그렇게까지 말해줄 줄은 몰랐어요.”


데이지가 허리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그렇게 잘생긴 얼굴로 꼴사납게 징징대는 건 안 어울린다고 생각해서요.”

“그렇군요.”

“그래요.”


에릭은 하늘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마치 눈물을 다시 눈으로 넣으려는 것처럼.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한 눈물을 훔친 에릭은 입을 열었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요?”

“왔던 길을 돌아가요. 축제가 끝날 때까지 반복해요. 반드시 찾아서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세요.”

“그래요.”


에릭은 한숨을 쉬고는 잠시 고개를 숙였다.


“정말로 고맙습니다.”

“가요.”




“왜 안 보이는 거죠?”


소피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이 거리를 다 뒤졌어요. 그 사람이 여기 있다면 보여야 하지 않겠어요?”


조지는 미간에 힘을 줬다.


“여러 가능성이 있죠. 단순히 거리에서 당신 남자친구를 못 봤을 수도 있고, 어쩌면 당신 남자친구는 다른 곳을 찾고 있을 수도 있고요.”

“해가 다 저물어 가고 있어요! 여기까지 와서 다른 곳을 찾고 있을 수도 있다니요!”


조지는 짜증이 나려는 것을 참고 말했다.


“일단은 추측일 뿐이에요. 사람을 찾는 건 엄청 어려운 일이라고요.”


소피아는 절망하며 주저앉았다.


“그럴 수가. 분명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진정해요. 일단 다시 천천히 거리를 돌면서 찾을 생각을 해보자고요.”


다시금 소피아가 울지 않을까 싶었던 조지는 얼른 그녀를 위로했다. 하지만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소피아는 긴 한숨을 쉬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힘드네요.”


그렇게 말한 소피아는 다른 말 없이 걷기 시작했다. 조지로서는 소피아가 낙담하여 포기한 건지 다시 제대로 찾고자 걷는 것인지 알 길이 없었다.


“이봐요. 어디 가는 거예요?”


터벅터벅 걷는 소피아를 조지는 따라갔다.


“괜찮아요?”


소피아는 정신이 나간 듯 풀린 눈으로 자리에 멈춰 섰다.


“눈이 마주치고서부터 우린 서로 운명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집안의 반대가 심해도, 그 사람이 멀리 떠나가도 마지막으로 만나서 약속하면 언젠가는 우린 서로 이루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다시 찾으러 가면······.”


조지의 말이 끊겼다. 뒤를 돌아본 소피아는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그것도 스며 나오는 울음을 꾹 참으며. 꾸역꾸역 슬픔을 밀어내며 목 안에 공을 삼키고 있을 마음이 짐작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헤어질 거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정말 너무한 거, 아닌가요? 이렇게, 이렇게 될 운명이었으면, 차라리 만나지 않았더라면······.”


울음과 한숨을 섞어가며 말하는 것이 처량하지만 조지는 알고 있었다. 운명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운명이 있다면 그 운명은 그렇게 친절하지 않다고. 그런 운명을 탓할 수는 있겠지만 조지의 생각은 달랐다.


“그런 말 하지 마요. 남자친구분이 슬퍼하겠어요.”


소피아는 그 말에 수긍하듯 눈물을 닦기 시작했다.


“당신은 그 남자를 사랑하기로 했어요, 그렇죠? 그 사람도 당신을 사랑하기로 했고요. 서로 선택한 운명인데 차라리 만나지 않았더라면 좋았다고 하는 건 해선 안 되는 말이에요.”


그리고 소피아는 그저 울었다. 대답도 없고 걷지도 않고 쭉 울며 눈물을 닦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흘깃 봤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렇게 잠시 울다가 곧 멈추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감도 안 잡혀요.”


소피아의 말에 조지가 대답했다.


“다시 찾아봐요. 계속요.”


소피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다시 걷기 시작했다. 소피아가 주변을 얼마나 잘 살피는지 조지는 알 수 없었다. 거리에 난 사거리를 지날 때 옆길이 큰길로 통하는 것이 보였다. 소피아가 기분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조지는 말을 걸었다.


“저기 길가에 노점상들이 많은 데 가서 둘러보죠.”


소피아는 멍하니 길가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눈이 조금 정신을 차린 것 같았다.


“뭐라도 먹죠. 계속 걸었잖아요.”


수많은 노점에서 좋은 냄새가 났다. 소피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메뉴까지 물을 여유는 없어 보였기에 조지는 소피아를 잠깐 두고 근처에 있는 푸드트럭으로 향했다. 잠시 뒤 조지가 사 온 것은 타코야키였다.


“좋아할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사 왔어요.”


작은 종이 상자 안에는 동그란 타코야키 위에 감칠맛 나는 소스가 뿌려져 있었고, 가다랑어포가 솔솔 올려져 있었다. 두 사람은 건물 앞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소피아가 나무 꼬치를 집어 타코야키를 하나 찔렀다. 그것을 들어 입에 넣고는 우물우물 씹었다.


“맛있네요.”

“그렇죠?”


서로 몇 개의 타코야키를 먹었다. 조지는 기분이 풀린 것 같은 소피아에게 말을 걸었다.


“좀 나아졌어요?”


소피아는 먹던 타코야키를 삼키고 말했다.


“괜찮아요. 정신이 좀 드네요.”


조지는 다행이라 생각하며 웃었다. 소피아가 말했다.


“보니까 생각난 건데. 여기 그 사람하고 처음 데이트할 때 만났던 장소에요.”

“그래요?”

“그때 그 사람이 아르바이트가 늦게 끝나서 늦었다고 했었어요. 지금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인데 그땐 아르바이트가 어떤 건지도 잘 몰라서 엄청 삐쳐있었어요.”

“있는 집 여식다운 인식이네요.”


소피아가 큭큭거리며 웃었다.


“한창 토라져 있던 저한테 그 사람이 미안하다면서 먹을 걸 사주는 거예요. 그게 저 타코야키였어요.”

“그럼 저 타코야키 트럭은 여기 자주 오는 거였어요?”

“네. 오늘도 왔네요? 하긴 축제니까요.”


조지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자주 먹을 수 있는 거였으면 다른 노점에 있는 걸 사 올 걸 그랬네요. 저기 보니까 볶음밥 같은 것도 팔던데.”

“됐어요. 덕분에 예전 생각도 났는데요, 뭘.”


소피아가 기운이 난 것은 확실해 보였다. 조지는 마지막 타코야키가 사라진 상자를 들고 말했다.


“쓰레기 버리고 올 테니까 잠깐만 기다리고 있어요.”

“그래요.”




데이지와 에릭은 천천히 걷고 있었다. 여러 말들이 오고 갔지만 두 사람 모두 지쳐간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사람이 많아지니 사람들 얼굴들을 잘 보세요.”

“네, 알고 있어요.”


알고 있기야 했지만, 축제가 시작하기 전 거리는 너무 붐비는 곳이었다. 거리 또한 경찰이 통제하고 있음에도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런 환경에서 한 사람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두 사람 모두 말은 꺼내지 않았지만, 왔던 길을 돌아가던 그들은 슬슬 이 추적이 실패하는 쪽으로 기울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 배고프다.”


데이지는 자신도 모르게 속마음을 말해버렸다. 아차 싶었지만 그 말을 들은 에릭이 권유했다.


“큰 길가로 나가면 노점에서 먹을 거 많이 팔던데 뭐라도 먹고 찾아볼까요?”

“아뇨, 괜히 저 때문에 그러실 거 없어요. 입이 주책이지.”

“괜찮아요. 저도 배가 고프긴 하니까요.”


에릭은 데이지를 데리고 큰길로 갔다. 길에 즐비하게 늘어져 있는 푸드트럭 중 한 곳을 고르라 하자 데이지는 가까운 곳에 있는 트럭을 가리켰다.


“저기 케밥을 파는 것 같은데요?”

“저기로 갈까요?”


케밥을 산 두 사람은 트럭 근처에 서서 먹기 시작했다. 저녁때는 되지 않았지만 오래 돌아다녔기에 꽤 시장해서 씹는 대로 위장에 들어갔다.


“여자친구분하고는 어떻게 만난 거예요?”


데이지의 질문에 에릭이 대답했다.


“좀 높으신 분들이 모이는 파티가 있었어요. 장관이나 의원 같은 사람들도 몇몇 왔었죠. 저는 거기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서로 보자마자 한눈에 반했어요.”

“그거 꽤 부러운 일이네요.”

“데이지 씨도 언젠가 그런 인연이 있을 거예요.”

“고마워요.”


두 사람은 피식 웃었다. 에릭이 다시 얘길 시작했다.


“아무튼 그 사람이 저한테 먼저 말을 걸었어요. 저는 함부로 말을 못 걸잖아요. 그렇게 서로 연락처를 교환하고, 그날 밤, 늦게까지 연락을 했어요. 얘기하면 얘기할수록 서로 잘 맞고 말이 통해서 계속해서 빠져들었던 것 같아요.”

“서로 싸운 적도 없나 보네요?”

“싸울 뻔한 적은 있다고 해야 하나? 처음 데이트할 때였는데 제가 아르바이트 때문에 늦어지게 돼서 잘못했다고 계속해서 빌었죠. 아르바이트 때문이라면 이해해줄 줄 알았는데 그런 걸 이해 못 하는 것 같더라고요. 저도 화를 낼까 하다가 기다리느라 배가 고팠나 싶어서 길가에 있는 타코야키를 사서 줬어요. 그제야 그만 투덜거리더라고요.”

“결국 배고파서 징징댔다는 거 아니에요?”

“모르죠. 어쩌면 배고파서 그랬을 수도 있고. 어쩌면 그래도 이 남자가 뭘 해주니까 봐준 걸 수도 있죠.”


말을 하던 에릭의 표정이 갑자기 굳었다.


“무슨 일이에요?”


케밥을 먹던 에릭이 주변을 둘러봤다.


“이 근처에요.”

“네? 어디가요?”

“여자친구랑 처음 데이트 한 곳이요. 분명 이 근처에 큰 건물이 있던 곳이었어요.”


에릭은 기억이 났다는 듯, 한 방향을 바라봤다.


“가봐야겠어요.”

“어디를요?”


에릭이 근처 쓰레기통에 먹던 케밥을 버렸다. 데이지 역시 따라 버리고는 빠른 걸음으로 어딘가로 향하는 에릭을 따라갔다. 얼마 걷지 않아 에릭은 가만히 서서 짧은 횡단보도 건너편을 바라보고 있게 되었다. 수많은 사람이 웅성거리며 걷고 있는 와중에 에릭의 시선이 향하는 곳에는 유일하게 가만히 앉아있는 여자가 보였다.




조지를 기다리던 소피아는 긴 한숨을 쉬었다. 나무 벤치는 딱딱했지만, 그럭저럭 몸을 맡길 정도는 되었다. 잠시 혼자 남게 된 소피아는 자신의 처지를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무작정 집에서 도망쳐 나와 사람 한 명 찾아다닌 건 아마 두 번은 못 할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다른 사람이 도와줬기에 망정이지 혼자 하라면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새삼스럽게 조지에게 고마운 감정이 들었다.


‘내가 그렇게 이기적이었던 건가.’


저녁노을은 감수성을 불러일으킨다. 오해에서 비롯된 첫 만남도, 2층에서 떨어지는 자신을 받게 했던 것도, 부끄럽게 눈물을 여러 번 보인 것도 감성에 빠져 창피함은 희석되고 그저 감사가 커질 뿐이었다. 그리고 그 감사함은 원인에 대한 감정을 자극했다. 이게 다 우리를 위해서였지. 그 남자가 보고 싶단 말이야. 그런 마음이 풍선이 커지듯 자리를 차지하여 다른 감정들을 방 밖으로 내몬다. 점점 커지고 커져 남자친구에 대한 생각만이 머릿속을 차지한다. 그 감정들이 튀어나오지 말라는 듯 허리를 웅크려 팔로 얼굴을 가렸다.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계속 그런다. 그래도 말이지. 아, 지금 당장 그 사람이 보고 싶어.


“소피아!”


고개를 번쩍 들게 된다. 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설마 환청은 아니겠지?


“소피아!”


아니다. 이 목소리는 진짜다. 소피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오른쪽을 바라봤다. 짧은 횡단보고 건너편에서 그 남자가 서 있었다.


“에릭!”


소피아 역시 소리를 쳐서 그를 부른다. 서로를 확인한 상태에서 그 부름은 여기를 봐달라는 의미만이 아니다. 당신을 보고 싶었다고. 왜 인제서 나타났냐는 아픔을 담은 부름이다. 에릭은 즉시 소피아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둘 사이에 깊은 포옹이 있었다.


쓰레기를 버리고 온 조지는 주변을 신경 쓰지 않으며 서로 안고 있는 두 사람을 보았다. 분명 연인을 찾은 거겠지. 이제 자신은 필요 없어진 것이다. 문득 두 사람 건너편에 눈길이 갔다. 두 사람을 응시하던 데이지가 조지의 존재를 눈치채고 조지 쪽을 돌아봤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데이지가 손을 들어 인사하자 조지는 데이지에게 걸어갔다. 서로의 허리와 등에 손을 두른 채 울고 있는 남녀의 옆을 지나 데이지와 만났다.


“웬일이에요? 이런 데에.”

“음, 예기치 못한 일 때문에 수많은 모험을 했다고만 하면 되려나?”

“우연이네요? 저도 마찬가지인데.”


두 사람은 연인 한 쌍을 두고 자리에서 이동했다. 두 사람 모두 알고 있었다. 서로 우연히 여기에 있던 게 아님을.


“고맙다는 말은 안 들어도 돼요?”

“난 필요 없는데? 넌 어때?”

“저도 안 들어도 돼요.”

“어쩌다가 저 여자를 만났는지 얘기해줄 거지?”

“데이지 씨도 저 남자 어떻게 만났는지 말해주면요.”

“그야 당연히 말해주지.”


데이지와 조지는 서로 얘기를 하며 바질 리브스 호로 돌아갔다.




“늦었잖아! 저녁 시간 다 될 때까지 어디 있다 오는 거야?”


조종실로 들어오니 콜린이 화를 냈다. 조지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콜린 씨, 화났어요?”

“당연하지. 연락도 없고 말이야. 사람 걱정되게.”

“걱정했다고요?”


조지는 은근히 기뻐하는 기색을 보였다.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콜린은 화를 좀 접어두게 되었다.


“그래. 어, 앞으로는 저녁까지 못 오면 꼭 연락해. 알았어?”

“네, 꼭 그럴게요.”

“그래, 들어가라.”


조지는 미묘하게 웃으며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조지의 정신상태가 걱정된 콜린이 데이지에게 물었다.


“저 녀석 왜 저러는 거야?”


데이지가 웃으며 대답했다.


“글쎄다. 부모에게 관심을 받고 싶은 사춘기 소년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헛소리하지 말고.”


데이지는 농담이 아니었기에 달리 다른 말은 해줄 수 없었다. 어깨를 으쓱하는 데이지를 본 콜린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됐고, 슬슬 배고파. 식사를 좀 준비해 줘.”

“알았어.”


데이지는 부엌으로 향했다. 콜린은 조종석에 앉아 모니터를 들여다봤다.


“정말 걱정이란 말이지.”


화면에 나온 제임스 새턴의 얼굴을 보며 콜린이 중얼거렸다.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드디어 이 에피소드가 끝났네요. 분량 조절 실패로 인해 이렇게 길어졌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바질 리브스 홀 토마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7 순도 99.9% -5- (完) 22.01.05 30 1 17쪽
76 순도 99.9% -4- 22.01.03 28 1 12쪽
75 순도 99.9% -3- +1 21.12.31 28 1 12쪽
74 순도 99.9% -2- 21.12.27 24 1 12쪽
73 순도 99.9% -1- 21.12.24 26 2 16쪽
72 첫 단추를 잇는 법 -6- (完) 21.12.22 25 1 12쪽
71 첫 단추를 잇는 법 -5- 21.12.20 26 1 11쪽
70 첫 단추를 잇는 법 -4- 21.12.17 26 1 13쪽
69 첫 단추를 잇는 법 -3- 21.12.15 30 1 12쪽
68 첫 단추를 잇는 법 -2- 21.12.13 29 1 13쪽
67 첫 단추를 잇는 법 -1- 21.12.10 31 1 12쪽
» 그대를 만나고 싶단 말이오 -6- (完) 21.12.08 29 1 16쪽
65 그대를 만나고 싶단 말이오 -5- 21.12.06 36 1 12쪽
64 그대를 만나고 싶단 말이오 -4- 21.12.03 29 1 12쪽
63 그대를 만나고 싶단 말이오 -3- 21.12.01 29 1 12쪽
62 그대를 만나고 싶단 말이오 -2- 21.11.29 29 1 14쪽
61 그대를 만나고 싶단 말이오 -1- 21.11.10 33 1 12쪽
60 원한다면 와라 -4- (完) 21.11.07 32 1 13쪽
59 원한다면 와라 -3- 21.11.05 29 1 11쪽
58 원한다면 와라 -2- +1 21.11.03 37 1 12쪽
57 원한다면 와라 -1- +1 21.11.01 39 1 11쪽
56 도둑들 -3- (完) 21.10.29 29 1 15쪽
55 도둑들 -2- 21.10.27 33 1 13쪽
54 도둑들 -1- 21.10.25 35 1 11쪽
53 정치인과 꾸는 꿈 -6- (完) +1 21.10.22 33 1 12쪽
52 정치인과 꾸는 꿈 -5- +1 21.10.20 34 1 12쪽
51 정치인과 꾸는 꿈 -4- 21.10.18 32 1 12쪽
50 정치인과 꾸는 꿈 -3- 21.10.15 33 1 15쪽
49 정치인과 꾸는 꿈 -2- +1 21.10.13 33 1 12쪽
48 정치인과 꾸는 꿈 -1- 21.10.07 37 1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