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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 님의 서재입니다.

바질 리브스 홀 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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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
작품등록일 :
2021.07.30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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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1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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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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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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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27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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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도둑들 -2-

DUMMY

식사가 마무리되어 갈 때쯤 바질 리브스 호에서는 동의와 납득 이후에 이루어지는 적당한 이야깃거리가 오가고 있었다. 경비가 너무 많이 나가는 것 같은데 또 자금이 떨어지기 전에 지출을 줄여야 하지 않을까. 사내 복지가 불만이다. 의료보험은 언제 들어줄 거냐. 대부분 돈과 관련된 의제였지만 큰 불화로 번지지는 않았다. 접시를 치울 때까지만 해도 세 사람은 오늘도 별일 없이 하루를 마무리하게 되리라 생각했다.


쿠르릉하며 선체가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배가 지나가던 운석과 충돌한 것이 아니라면 답은 하나였다.


“습격인가?”


콜린의 발언에 모두 긴급태세를 갖췄다. 들고 있던 접시를 재빠르게 싱크대 안에 놓은 후 부랴부랴 조종실로 달려갔다.


“소형정인가? 뭐 하는 녀석이지?”


레이더를 본 콜린은 바질 리브스 호를 몰며 상황을 파악했다.


“이거 봐요! 위조지폐 같은 걸 가지고 있으면 언젠가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았다니까요! 저건 분명 위조지폐를 노리려고 온 녀석이라고요!”


다그치는 조지에게 콜린이 소리쳤다.


“이 바보야! 경찰이면 몰라도 이런 가치 없는 종이 쪼가리를 누가 원한다고 습격까지 하겠냐. 그 시간에 다른 사업을 하는 게 훨씬 이득일 텐데.”

“그럼 누구라는 거예요?”


말을 아끼고 있던 데이지가 말했다.


“정신 나간 테러범 아니면 해적 아니야?”

“해적?”

“소형정 가지고 혼자 나대는 거면 전자에 가까운 것 같긴 한데······.”


데이지의 추측은 상당히 그럴싸했다. 문제는 검증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었다.


“뭐든 상관없어. 중요한 건 저 녀석이 우리한테 피해를 주고 있다는 거라고.”

“그럼 정당방위가 뭔지 보여줘야지?”

“그럼 어서 기관총실로 가야죠!”


조지의 말에 데이지가 동의했다. 둘은 서둘러 기관총실로 가려 했다.


“잠깐!”


콜린이 저지하자 두 사람은 의아해하며 멈춰 섰다.


“적은 소형정 하나다. 기관총으로 쏴봤자 한계가 있어.”


그 말을 한 콜린이 서랍에서 열쇠를 데이지에게 건넸다.


“데이지가 홀 토마토 호를 타. 조지 너는 선수 쪽 좌현의 기관총실로 가서 데이지를 엄호해. 데이지가 처리하기 쉽게 몰이하듯이 위협사격만 하면 돼. 자, 빨리!”


두 사람은 곧바로 홀 토마토 호를 내주는 콜린의 말에 놀랐다. 그러나 그걸 표현할 시간은 없었다.


“알겠어.”

“알았어요.”


두 사람은 달리기 시작했다.


콜린의 말대로 두 사람은 자기 자리를 찾아갔다. 무전 상태를 확인하고 격납고 문이 열렸다. 홀 토마토 호가 날아오르고 조지는 기관총으로 상대를 조준했다.


“세세한 지시는 할 수 없어! 너희들이 알아서 해야 해! 믿어본다!”


콜린의 말이 끝나자 전투가 개시되었다. 두 소형정이 요리조리 피해 가며 서로를 공격했다. 제법 여유로운 듯 보이는 홀 토마토와 다르게 상대는 분명히 열세였다. 조지의 엄호 사격 때문에 움직임이 제한되기 때문이었다. 왼쪽을 틀어버리려면 귀신같이 그쪽을 노렸고 덕분에 얼마 가지 않아 홀 토마토를 공격하는 데에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상대는 공격을 피하는데 신경을 쏟아야 했기에 수세에 몰렸다. 곧 상대를 잡을 거라 생각한 그때였다.


콜린의 화면에 선수 좌현 기관총 실에 피해가 생겼다는 화면이 떴다. 그것은 곧 조지의 안전과도 관련된 것이었다.


“조지!”


조지에게서 답변은 없었다. 데이지는 조지를 봐줄 수 없다. 콜린은 즉시 자동운전으로 전환했다. 그 후에 안전벨트를 풀고 선수 쪽 기관총실로 달려갔다.


“무슨 일이야?”


데이지의 물음에 콜린이 대답했다.


“별일 아니야. 일단 적을 상대하는 데에 집중해.”


데이지는 알겠다고 하며 홀 토마토 호를 몰았다.




“적의 공세가 꺾인 것 같아. 지금 가자고.”


중형전투기에서 엄마의 지령이 떨어지자 카일과 센이 빠르게 바질 리브스 호를 향해 다가갔다. 민간에선 장착하는 것 자체가 불법인 스텔스 머신을 탑재한 것은, 이 중형전투기의 자랑거리 중 하나였다. 거리를 좁혀가며 바질 리브스 호 후미에 다가가 서서히 속도를 줄이며 지근거리에 붙을 준비를 했다.


“좋아. 작살을 발사해.”


엄마의 지시에 중형전투기에서 작살이 발사됐다. 바질 리브스 호 후미에 박힌 작살들은 그대로 당겨져 중형전투기와의 거리를 줄였다.


“됐어. 이제 해킹 디바이스를 가지고 잠입하도록.”


말이 끝나자마자 우주복을 입고 있던 카일과 센이 헬멧을 쓰고 해치로 달려갔다. 우선 고리를 연결해서 우주 밖으로 튀어나가지 않게 고정한 했다. 그 후 해치 쪽을 밀폐한 후에 해치를 열었다. 다시 고리를 작살에 건 두 사람을 작살을 타고 바질 리브스 호의 해치로 향했다. 목적지에 다다른 두 사람은 해킹 디바이스를 해치에 연결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해치의 잠금이 풀렸다. 해치와의 연결이 잠시 끊긴 덕분에 콜린은 이를 알 수 없었다.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성공을 기뻐했다. 이젠 작살에서 선체 내부에 고리를 걸고 얼른 해치를 닫았다. 시간을 끌면 배 전체에 경보가 울릴 수 있었다. 오랜 경험으로 다져진 실력으로 내부 밀폐문까지 연 후 선내로 진입했다.


“잠입 성공했습니다.”


센의 말은 무전을 통해 엄마에게로 전해졌다.


“좋아. 작전을 짤 때 말했듯이 마약은 은색의 케이스 안에 있다고 추정된다. 내부의 적들은 생각보다 많다고 예상되니까 조심해서 찾도록 해.”

“네, 엄마.”


두 사람이 먼저 보게 된 곳은 화물칸이었다. 오래 찾을 필요는 없었다. 그곳에는 컵라면 상자와 커다란 인형, 그리고 냉장고 뿐이었다. 혹시 몰라 냉장고를 열어본 두 사람은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당연하게도 없군.”


카일이 말했다. 두 사람의 앞에 갈림길이 보였다.


“직진 아니면 계단인가.”


센의 말에 카일이 말했다.


“내가 앞으로 갈게. 네가 계단 위로 가줘.”

“알겠어.”


직진한 카일이 처음 마주한 건 조종실이었다. 좌우로 꺾여 들어가는 복도들이 있었고 그쪽을 살펴보자 복도로 이어지고 양쪽마다 4개의 방이 있었다.


“센, 방들이 꽤 많아. 그런데 이상하게 사람이 있는 낌새는 없어.”

“나도 사람 한 명 못 보고 있어. 렉터는 공격하는 건 두 명이랬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적은 거 아니야?”

“그럴 수도 있겠어. 일단 빨리 찾아볼게.”

“알겠어.”


계단으로 올라간 센은 우선 격납고를 볼 수 있었으나 홀 토마토 호가 출격한 터라 텅 비어있었다. 정면에 문이 열린 곳이 있었는데 그쪽으로 조용히 다가가 살폈다. 한 남자가 꿇어앉아 벽에 기대어 앉아있는 남자와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일단 상처는 치료했어. 정말 괜찮겠어?”


벽에 기댄 남자는 팔에 상처를 입은 듯했다.


“저는 괜찮아요. 그냥 스친 것뿐이에요. 젠장, 그 녀석 갑자기 기관총실을 공격했어요.”

“일단 조종실로 가자. 데이지에게 맡기고.”

“무슨 소리예요? 우현에 있는 기관총실로 가면 되잖아요.”

“팔도 다쳤는데 제대로 쏠 수 있겠어?”

“근육을 다친 건 아니에요. 콜린이야말로 조종실로 빨리 가요. 그 소중한 물건 옆에 있어야죠.”

“이렇게 된 판에 어른을 놀릴 기운은 남아있는 거냐?”


콜린과 조지가 피식 웃었다.


“따라 나와. 우현 기관총실로 가야지.”


두 사람이 일어나자 센은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봤다. 숨을 곳이라곤 없었다. 지금 발걸음을 되돌리면 두 사람에게 걸릴 판이었다. 고민하던 센은 문 뒤에 서있는 걸 택했다.


센은 숨을 죽이고 두 사람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문을 밀고 나온 두 사람은 빠르게 위치로 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센이 말했다.


“카일. 녀석들의 대화를 엿들었는데 마약은 조종실에 있는 것 같아.”

“정말이야?”

“그래. 한 놈이 빠르게 가고 있으니까 빨리 찾아봐!”

“그런데 이미 난 조종실 안을 뒤지고 있는 중이거든. 다른 단서 없어?”


센은 잠시 대화를 되짚어봤다. 분명 부상을 입은 남자는 소중한 물건 옆이라고 말했다. 고요하고 빠르게 센의 머리가 돌아갔다. 조종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 남자가 조종사일 것이다. 그리고 물건의 옆이라는 것은 물건을 옆에 두고 있다는 말이 아닐까.


“조종석 근처를 뒤져봐. 그쪽에 있을 가능성이 높아.”


말한 순간에도 센은 긴가민가했다. 그에겐 다행스럽게도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찾았어! 은색 케이스야!”

“좋아! 빠져나가자!”


조종실로 돌아온 콜린은 자리에 앉았다. 다시 침착하게 바질 리브스 호를 몰았다. 그동안 두 도둑은 노련하게 바질리브스 호를 빠져나올 준비를 했다. 침입했던 역순으로 해치를 열고 신속하게 중형전투기로 돌아갔다. 신속하게 앞으로 질주하며 바질 리브스를 추월하자 렉터는 더 이상 공세를 멈췄다.


콜린은 정면에서 자신을 앞질러가는 중형전투기를 보았다. 소형정의 동료임은 짐작할 수 있었으나 공격을 시도하지도 않고 바질 리브스 호를 앞질러 가는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렉터. 물건은 입수했다. 이제 그만 싸우고 돌아와.”


엄마의 말에 렉터는 곧바로 바질 리브스 호를 추월하기 시작했다. 상대가 빠르게 도망가자 데이지가 물었다.


“쫓을까?”

“아니야. 적이 어떤 녀석들인지 아직 몰라. 동료가 있는 것 같으니까 일단 돌아와.”


콜린의 말에 데이지는 복귀했다. 세 사람은 조종실에 모였다.


“어떻게 된 거야?”

“정신 나간 소형정이 우릴 공격했고 그 와중에 조지가 다쳤어. 동료로 보이는 중형 우주선이 우리 옆을 지나갔고 소형정은 그 녀석을 따라갔지.”


이 이상 완벽할 수 없는 답이었지만 데이지는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니, 그러니까 왜 그런 거고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그걸 좀 알고 싶은데.”

“그건 나도 모르겠다. 어쩔 수 없는 일로 치고 넘어가야 하는지······.”


조종석에 앉아있던 콜린이 고개를 숙였다. 그에게 무언가 이질감이 들었다.


가방! 서류 가방이었다. 은색의 서류 가방이 발밑에 보이지 않았다.


“이 새끼들······.”


콜린은 선내 감시 카메라를 돌려보았다. 조종실에서 자리를 비운 사이 우주복을 입은 한 남자가 조종실에서 은색 서류 가방을 들고 도망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찍혀 있었다.


“이것 때문이었나 이 빌어먹을 놈들.”


콜린의 표정이 어찌나 무서웠는지 조지는 그 위폐가 문제가 될 거라고 말했다는 발언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콜린은 바질 리브스 호를 정지시켰다. 서랍에서 열쇠를 집어 들고 빠른 걸음으로 조종실을 나가려 했다.


“어디 가는 거야?”


데이지의 질문에 콜린이 뒤를 돌아봤다.


“담판 지으러. 30분 안으로 올게.”

“잠깐, 당신······!”


데이지는 콜린을 말릴 수 없었다. 급하게 우주복을 입은 콜린은 격납고로 올라간 후 순식간에 홀 토마토 호를 타고 저 멀리 날아갔다.


데이지가 조지에게 물었다.


“그럼 간식이라도 줄까?”




날기 시작한 홀 토마토 호는 최고 속력으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녀석들은 좀 떨어진 곳에서 전리품을 확인하려 할 것이다. 어차피 직진만 있는 태양계 항로에서 빠르게만 달리면 녀석들을 찾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10분 남짓 질주했을 때 콜린은 레이더로 우주선 하나가 정차해 놓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확인된 적들은 둘이었다. 하지만 콜린은 일단 상대를 찾아갔다. 중형전투기 위에 눈에 익은 소형정이 올려져 있었다. 자동차 위에 자전거를 올려놓듯이 결합을 해둔 모양이었다. 콜린은 보자마자 이를 갈며 플라스마 포를 조준했다.




“다들 수고했다. 이걸로 한동안 쉴 수 있을 정도의 돈은 벌 거야.”


엄마의 말이 선원들은 기뻐했다. 축하는 말로만 끝나지 않았다. 엄마가 카일에게 지시했다.


“가서 세리오 40년이랑 잔을 좀 가져와 주겠니?”

“엄마! 그 비싼 위스키를······.”

“오늘은 좋은 날이야. 축하할 땐 해야지.”

“엄마······.”


카일과 그 외 두 사람은 엄마의 은혜에 감복했다. 곧 술과 잔을 가져온 카일은 엄마의 명에 따라 각자에게 술을 따라줬다. 엄마는 웃으며 잔을 들었다.


“그럼, 건배.”


그러나 잔을 든 엄마도 다른 세 사람도 다음 순간 술을 마시지 못했다. 쿠르릉하는 소리와 함께 선내에 진동이 느껴졌다.


“뭐야? 어떻게 된 거야?”


네 사람은 당황하며 술잔을 내려놓았다. 센이 조종석으로 달려가 상황을 파악하려 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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