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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쏘울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세력이었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글쏘울
작품등록일 :
2023.05.14 20:21
최근연재일 :
2023.09.09 13:34
연재수 :
72 회
조회수 :
13,594
추천수 :
362
글자수 :
332,534

작성
23.08.02 13:40
조회
60
추천
5
글자
11쪽

혹시 김정은하고 친구야?

DUMMY

“······???”


와우개미가 의아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때가 된 거 같아서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시선을 돌려 내 모니터를 확인하는 와우개미. 무슨 뜻인지 알겠다는 듯 서둘러 마우스를 잡았다.

언젠가 방산주가 오를 기미가 보이면 그도 같이 추가 매수하기로 한 것.


변동성이 커질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와우개미의 스캘핑이 도움이 될것이다.


오전 8시 59분.


역시 예상대로다.

폭락할 거처럼 보였던 종목들이 장 시작 1분을 남겨두고 거의 모두 제자리로 돌아왔다.


[*텍 ↓ 0.0%]

[*메탈 ↓-0.3%]

[*코페 ↓-0.5%]

[*니드 ↓ 0.0%]


하지만, 아까 그 예상 가격을 본 개미들은 이미 새파랗게 질려있을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섣불리 매수하지 못할 거란 걸 세력들은 알고 있다.

들고 있던 자들마저 지레 겁을 먹고 여차하면 매도하려 준비중일 것이고.


그게 바로 시그널이다. 거사 직전 시그널.


-장이 시작되었습니다.


모니터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와 함께 나의 오른 손가락이 겁도 없이 매수 버튼을 눌러대기 시작했다.


-매수가 체결되었습니다.

-매수가 체결되었습니다.

-매수가 체결되었습니다.

..

.


일부는 시장가로, 일부는 바로 아래 호가에서 자동으로.

시초가가 낮은 건 시장가로, 높은 건 아래 호가에 받쳐놓고 매수. 또 매수.


이렇게 해서 4종목에 들어간 누적액은 총 70억.

내가 가진 돈의 절반이 넘게 들어갔다.


잠시 옆을 돌아보니 와우개미의 고민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럴 만도 하지. 나를 믿고 어제까지 총 30억을 넣은 상태였으니.


‘예상이 맞아야 할 텐데······.’


초조하게 기다리는 사이. 대략 10분쯤 흘렀을까.

드디어 몇놈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바로 *텍과 *메탈.


[*텍 ↑3% 상승중]

[*텍 ↑5% 상승중]

[*텍 ↑7% 상승중]


[*메탈 ↑4% 상승중]

[*메탈 ↑5% 상승중]

[*메탈 ↑6% 상승중]


곧이어 다른 두 놈도 따라서 움직인다.


[*코페 ↑2% 상승중]

[*코페 ↑3% 상승중]


[*니드 ↑3% 상승중]

[*니드 ↑4% 상승중]


보통이라면 대장 역할을 하는 한두 종목에 집중해야 정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투자금이 크다. 그러니 모든 종목에 적절히 분배해야한다.

거래량과 시총이 큰 종목일수록 더욱 많은 돈이 들어가는 건 당연하고.


왼쪽 모니터에는 북한 관련 뉴스를 띄워놓고, 오른쪽 종목 모니터와 번갈아 바라봤다. 와우개미도 마찬가지.


"아직은 별다른 뉴스가 보이지 않는군!"


그런데도 주가는 상승을 멈추지 않고 오르고 있다.


언젠가 본 익숙한 모습처럼······.



***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와우개미가 모니터를 올려다보며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의 모니터에 떠 있는 건 줄줄이 상한가에 가 있는 종목들.


[*텍 ↑30% 상한가]

[*메탈 ↑29.8% 상한가]

[*코페 ↑30% 상한가]

[*니드 ↑29.9% 상한가]


그가 상기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아우님. 어떻게 안 거야?”


나는 말없이 미소만 지었다.

얼굴은 이미 찜질방에서 바로 나온 사람처럼 붉게 변해 있었다.


사실 나도 4종목 모두 상한가를 갈 줄은 몰랐다.

오전 10시 뉴스 하나가 터지고 나서 두 종목이 먼저 상한가에 도달했다.


그러고 나서 채 5분이 지나지 않아 나머지 두 종목도 뒤따라 상을 쳤다.

먼저 간 종목을 잡지 못한 사람들의 수급이 한꺼번에 몰린 것이다.


“아우님 혹시 북한 김정은하고 친구야?”

“···네? 하하하.”

“아니, 그러지 않고서야 어떻게 오늘 북한에서 핵 도발을 할 거란 걸 미리 안 거처럼 그렇게 신호를 보낸 거야?”

“미리 안 건 내가 아니라 세력들이죠.”


나는 단지 그 세력들을 오래전부터 관찰해왔을 뿐이다.


“저도 궁금하네요. 세력 놈들이 어떻게 북한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는지······.”


북한 내부정보는 아무나 미리 알 수가 없다. 어마어마한 정보력을 지닌 세력이 아니고서는······.


아직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듯, 고개만 연신 갸웃거리는 와우개미.


아무리 뛰어난 세력이라 할지라도 언제 터질지 모를 북한 리스크를 안고 작업한다는 건 힘든 일일 것이다.

그런데 그걸 마음대로 주무르는 세력이 실제로 있다는 게 그는 믿겨 지지 않았다.


“······그럼 아우님이 전에 말했던 그 세력인가?”

“네. 하지만 저도 아직 놈들이 어떤 세력인지는 잘 몰라요. 단지 거대한 놈들일 거라는 거밖에.”

“······거대한 놈들?”

“그렇잖아요. 북한에서 미사일 쏘고 지하핵실험 할 거란 걸 미리 알 정도면 보통 놈들이 아니겠죠.”

“음······.”


잠시 후, 와우개미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미안하네. 아우님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나는 사실 아까 장 초반 추가 매수는 못 했어.”

“아···.”

“대신 중간에 손 빠르게 들어가서 10% 이상 먹긴 했네.”

“잘하셨어요.”

“남북관계가 이렇게 좋은데 방산주를 계속 산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어. 아무리 세력이 있다고 해도······.”

“저도 충분히 이해해요.”


아쉽지만 이미 지난 일이다.

대신 아까 VI가 걸리기 바로 직전에 나는 계획에 없던 30억을 추가로 들어갔다.

오늘 방산 테마 4종목 모두 상한가를 갔다는 건 그만큼 테마세가 전례 없이 강하다는 뜻이기에.


북한이 남북관계가 좋아질 거처럼 쇼를 부리는 동안, 마치 짜고 치기 하듯 한 달간이나 매집해 온 세력이다.

그동안 매집한 걸 단 하루 만에 쉽게 매도하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당분간은 다시 경색된 남북관계와 북한의 대남 선동뉴스가 메인을 장식할 것이고.


시선을 돌려 모니터에 떠 있는 계좌로 다시 향했다.


[예수금 포함 총평가금액: 156억 5,700만 원]

[총수익: 56억 5,700만 원]

[수익률: 56.57%]


옆에서 흘끔 보더니, 감탄사를 내뱉는 와우개미.


“와우! 굉장하군.”

“형님은 수익률이 얼마예요?”

“난 38%.”


그럼 둘의 합산 수익률은 47%였다.

어제까지 10위권 조의 수익률이 55%였으니까, 그들을 이기고 3차전에 진출하려면 아직은 버거운 수치다.


“아우님은 아직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었군.”


내가 수익률을 계산하는 모습을 보고 와우개미가 다시 미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미안해. 나 때문에······.”

“아니에요. 1차전에서는 형님이 저보다 더 잘했잖아요.”

“아 또 그 소리. 부끄럽게. 거기서 거기였지.”


그가 다시 내 모니터를 보고 물었다.


“근데, 아우님은 정말 오늘 안 팔 거야?”

“네. 저는 좀 더 보고 매도하려고요.”


와우개미는 아까 상한가에서 절반을 매도한 상태였다.

그것도 원래 그의 성향이라면 모두 매도했을 것인데, 그나마 같은 팀이라는 이유로 그가 양보한 거라고 생각했다.


잠시 후, 아직 장이 끝나지 않은 상태였기에 흥분을 가다듬고 다시 트레이딩이 시작되었다.


-딸칵, 다닥, 다다닥


어느 때보다도 빠르고 경쾌한 소리.

내게 미안했는지, 아니면 방금 상한가를 먹은 게 기뻐서 그랬는지 와우개미의 트레이딩하는 손놀림이 더욱 가벼워 보였다.


*


오후 장은 단타 트레이딩에 집중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장 후 시간 외 거래까지 확인하고 나오느라 시간이 벌써 오후 4시가 훌쩍 지났다.


‘4시 이후로는 약속이 있다고 했는데······.’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트레이딩실을 빠져나온 나는 여느 때처럼 노인과 바둑을 두러 대국실로 향했다.


1층 로비에 다다르자, 한 사내가 대국실 문 앞에 서 있는 게 보였다.

유행에 맞지 않는 옷차림과 헤어스타일.

그러고 보니 어제도 이 시간에 대국실로 들어가던 남자였다.


‘어? 근데 저 사람이 여긴 웬일로······’


처음엔 잘못 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는 분명, 다름 아닌 아오지개미였다.


*


“형님이 전에 소개해준 아오지개미 말이에요.”

“응, 대북테마 전문가 말이군. 근데 갑자기 그 사람은 왜?”


나는 매점 앞에서 커피를 마시다 말고 와우개미에게 방금 전 상황을 말해주었다.

그러자 그 또한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상하네. 그 사람은 참가자도 아닌데 웬일로 여길 왔을까?”

“근데 형님이 잘 아는 사람이었나요?”

“알긴 아는데 그렇게 친하진 않아. 아우님처럼 갑자기 찾아와서 단타 좀 가르쳐달래서 며칠 알려준 거지.”

“아···.”

“사실, 나는 원래 사람들 만나는 걸 좋아하지 않았잖아.”

“그런가요?”

“자네도 알다시피 내게도 힘든 과거가 있었잖아. 그래서 처음엔 나 혼자만 잘 살겠다고 시작한 주식이었고······.”


2년 전 너튜브 영상에서 와우개미를 처음 봤을 때가 생각났다.


영상 속에서 그의 화려한 손기술만 보였지, 실제 그만의 노하우는 숨기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그것들을 배우기 위해 그를 직접 만난 거였고.


“그런데 자네를 만난 이후로 누군가에게 나눠주는 게 꼭 손해는 아니구나 생각했지.”

“······.”

“그 후로 다른 사람한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도움을 주게 된 거야. 재능 기부 같은 거 말이야.”

“아, 네···. 제게는 영광스런 말씀이네요.”

“뭐? 하하. 오히려 내가 더 영광이지. 아우님 같은 인재를 잠시나마 가르쳤다는 게.”

“별말씀을······.”

“아무튼 그러고 나니까 사실 내가 오히려 얻은 게 더 많아.”

“······.”

“일단 마음에 여유라는 게 생기더라고. 주식도 오히려 더 잘되는 거 같고.”

“아, 네···.”

“아무튼 전에 말한 대로 아우님 아녔으면 이 대회 출전할 만큼도 못 벌었을 거야. 지금도 마찬가지고. 늘 아우님한테 감사해.”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그러더니 잠시 뭔가 생각하던 그가 불현듯 말했다.


“아, 어제 아우님이 말한 세력 말이야.”

“네.”

“그놈들 혹시 간첩들 아니야?”

“네?”

“물론 요즘 시대에 간첩이나 북한 공작원 얘기하는 건 좀 그런가? 핳하하······.”


자신이 던진 말이 허황한 듯 웃고 있는 와우개미.

하지만, 나는 웃을 수 없었다.


간첩이든 세력이든, 놈들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누군가의 조력 없이 자유롭게 활동하기는 힘들 것이다.


‘뭔가 있다. 뭔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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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김정은하고 친구야? 23.08.02 61 5 11쪽
62 입계의완 23.07.29 61 4 10쪽
61 2인 1조 23.07.26 66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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