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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쏘울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세력이었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글쏘울
작품등록일 :
2023.05.14 20:21
최근연재일 :
2023.09.09 13:34
연재수 :
72 회
조회수 :
13,588
추천수 :
362
글자수 :
332,534

작성
23.06.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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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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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9쪽

출전자금

DUMMY

“영감님, 그럼 지원자들은요?”

“초대받지 못한 사람들이오.”

“······?”

“초대받지 못한 사람들 중에도 혹시 실력자가 있지 않겠소? 그러니 참가하겠다고 지원하는 사람도 말리지 않아요. 인원만 맞으면.”


하지만, 광고도 하지 않는데 어떻게 알고 지원한다는 건지 통 이해할 수 없었다.

한편 생각해보면 실력자들은 정보가 빠르거나 서로 연결고리 같은 게 있을 수도······.


그럼 초대받은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초대까지 할 정도면 분명 전국 최고수들임에 분명할 것이다.


슬슬 구미가 땡기는군.


“그럼 혹시 구경이라도 할 수 있나요?”

“불가능하오.”


단호한 말투 뒤에 노인의 입이 다시 열렸다.


“미안하지만, 대회 기간 중에 외부인은 그 누구도 들어올 수 없소.”


노인의 한계는 거기까지였다. 더 이상 내 호기심이나 채워주려 시간을 허비하지 않겠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날 채비를 했다.



***



‘따로 내는 돈은 없고 상금이 100억이라!······’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손해 볼 게 없었다.

게다가 주식 고수들의 실력을 구경할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고.


집에 돌아온 나는 며칠을 고민했다.

꼴찌를 하더라도 상관없다. 어차피 배운다는 자세로 참가나 해보자!


결국 그렇게 결심한 나는 PC 앞에 앉았다.


[총평가금액: 22억 3천만 원]

[총예수금:25억 원]


전에 사놓은 다섯 종목에 대한 총 평가금액이 22억 3천만 원. 현금이 25억.


대회에 참가하려면 계좌에 100억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은행에 넣어둔 돈 50억 넣는다 해도 2억 7천만 원이 부족한 상태.

대회가 한 달 뒤에 열린다고 했으니 그사이 벌어야...


종목 하나를 클릭했다.

보유종목 중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가 있는 종목.


[초록기술]

[현재가: 7,100원 ↓1.2% 하락 중]

[매수금액: 15억 원]

[평가금액: 13억 8천 5백만 원]

[평가손익: - 1억 1천 5백만 원]


지난번 8,000원이 깨지며 떨어지는 걸 보고 5억을 더 매수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가격보다도 더 떨어져서 손실이 늘어난 상태다.


‘이놈이 올라 줘야 할 텐데······.’


그때 했던 내 판단이 틀린 걸까?


한 달 전이 떠올랐다.


방산주들이 떨어지는 걸 보고 이 종목을 매수했을 때는 금방 오를 줄 알았다.

검은 머리 외인으로 추정되는 세력이 방산주를 팔아먹을 때만 해도 곧 그 돈들이 대북 관련주로 옮겨갈 걸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대북 테마 대부분이 바닥을 기고 있고, 외인의 수급을 확인한 결과 이 또한 뚜렷한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


오랜만에 분위기도 살필 겸 종토방에 들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대부분 참다 지친 개미들의 부정적인 댓글들이 보였다.


-이런 개잡주는 쳐다보지도 마세요.

-어쩌다 이리된 건지. 회사 망해감?

-사장 김** 드응신. 무상증자나 해라.

-세력은 없고 개미들만 판치는 종목

-조막손들끼리 잔머리 굴려 박 터지게 싸우다가 뒤진 거 아님?


누군가는 한국 시장 전반의 문제점을 토로하는 자도 있다.


-조작공화국 만쉐이···무차입공매도 조작질. 거래세 없이 자전거래 조작질. 허매도 조작질. 밑장빼기 조작질. 애널전문가 증권방송 짜고치기 조작질. 종가단일호가 깜깜이야합 조작질. 찌라시 담합 작전 조작질. 조작질투성이 저질판······


잠시 후, 내 손가락이 마우스를 클릭하기 시작했다.


딸칵 딸칵


-매수되었습니다.

-매수되었습니다.


뒤이어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지이이잉


“여보세요?”

-우진아 난데.

“그래, 성택아.”

-너 동철이 소식 들었어?

“???”



*



읍내의 한 종합병원.


허리와 다리 쪽에 깁스를 한 채 입원실에 누워있는 노동철.

수술 후 아직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링거를 맞고 있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거냐?”

“말도 마라. 이 새끼 하마터면 죽을뻔했어!”


병실에 보호자는 오직 오성택이뿐이었다.

녀석은 미리 도착해서 그동안 길쭉한 보호자용 침상 위에 앉아있었다.


“뭐가 그리 바쁜지 한동안 연락도 자주 못 받더라고······.”


녀석을 통해 자초지종을 들었다.


노동철은 최근 몇 달 동안 밤낮으로 일만 했다고 했다.

원래 하던 공사판 일은 물론 휴일에도 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새끼, 잠도 부족했을 거야. 밤에는 대리까지 뛰었으니까.”


그러다 결국 오늘 일이 터진 거였다.


“아파트 공사 현장 8층에서 떨어졌단다. 뒤지지 않은 게 다행이지······.”

“의사 선생님은 뭐라냐?”

“운 나쁘면 반신 불구. 운 좋으면 다리 병신.”


말하는 성택이의 두 눈이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초등학교 때가 떠올랐다.


나는 아비 없이 살았지만, 동철이는 못된 아비 밑에서 살았다.

그때는 못된 아비라도 있는 동철이가 부러웠지만, 그게 틀린 생각인 걸 알았다.


동철이 엄마는 아버지의 술주정과 가정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10살 동철이와 갓 태어난 핏덩이까지 남겨둔 채 집을 나갔다.


동철이 아버지는 그 후 정신 차리는 듯 보였지만, 얼마 못 가 다시 술과 놀음에 빠져 살았다.


그나마 동철이가 비뚤어지지 않은 건 동생 때문이었다.

10살 어린 여동생을 보살필 사람이 자신밖에 없었던 것.


녀석은 공부 잘하는 여동생을 학원도 다니게 하고 맛있는 것도 먹이고 싶었다.

그리고 이번에 대학도 보내고 싶었고······.


“새끼, 학자금 대출이란 것도 있는데 바보같이 그런 것도 안 알아보고······.”


혼자 중얼대는 성택이를 향해 준비해온 흰 봉투를 내밀었다.


“이거 내가 주는 거라고 하지 마라!”


*


다음 날 아침.


[초록기술]

[현재가: 7,300원]


‘결국 이놈 때문에 동철이가······.’


계좌를 확인했다.

한비원에서 열리는 주식투자대회에 참가하려면 2억 7천만 원이 부족했었는데, 동철이에게 2억을 주고 나니 이제는 4억 7천만 원이 부족해졌다.


하지만, 친구가 다친 마당에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대회야 돈이 마련되면 참가하고, 그렇지 못하면 포기할 생각이다.


‘그래도 이놈은 이기고 싶다!’


[초록기술]


그리고 2주가 지났다.


-딱

-딱


장이 끝난 뒤 긴장도 풀 겸 온라인 바둑에 열중하고 있을 때였다.


HTS를 바라보는 내 심장이 콩닥콩닥 뛰고 있었다.


“잘하면 대회에 출전할 수 있겠군!”


두 달 가까이 속만 썩이던 종목이었다.

그런데 오늘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초록기술 ↑15%]

[초록기술 ↑17%]

[초록기술 ↑20%]


20%까지 올랐을 때 부리나케 계좌를 확인했다.


[총평가금액: 29억 8,000만 원]

[총수익: 4억 8,000만 원]


4억 8천만 원 수익 중.

필요했던 4억은 이미 넘은 상태였다.


‘매도할까? 말까?’


사실 보통 같았으면 좀 더 지켜볼 것 같다. 원래 장기간 속 썩였던 종목이 오를 땐 또 크게 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뭔가 좀 이상하다. 다른 대북 관련주는 안 오르는데 유독 이놈만 오르고 있다. 특별한 뉴스도 없이.


게다가 두 달 전 나는 이놈에게 호되게 당했었다. 그러니 좀 더 신중해야 한다.


-매도하였습니다.


[체결금액: 5억 원]


일단 5억을 매도하고 상황을 더 지켜봤다.

나머지는 호가창 상황에 따라 다르다.


매수세가 강하면 위에서 나눠 팔고, 매도세가 강하면 아래서 나눠 팔 생각이다.

지난번처럼 잘나가다 흐름이 또 이상해지면 여지없이 몽땅 털 각오도 하고 있고.


[초록기술 ↑21%]

[초록기술 ↑22%]


다행히 매수세가 좀 더 강했다.

이러니 또 아까 판 돈 5억이 조금 아깝게 느껴졌다.

그러나 그게 사람들의 인지상정. 그걸 이겨내야 내 돈을 지킬 수 있다.


잠시 후.


25%까지 오르더니 바로 위 상당한 양의 매도 대기 물량이 보였다. 그런데 이걸 또 누가 뭉텅이로 사 가고 있다.

그렇다면 당연히 매수세가 강한 거고 더 오를 거란 징조다.


하지만 바로 그때.


-매도되었습니다.

-매도되었습니다.


나는 욕심부리지 않고 그 호가에서 내 물량을 모두 털어버렸다.


아니나 다를까, 잠시 후.


[초록기술 ↓20%]

[초록기술 ↓16%]

[초록기술 ↓13%]


엄청난 속도로 떨어지는 주가.


전에도 방금 전 상황에서 당했었다.

매수세가 강하다고 생각된 순간, 손 빠른 단타꾼들이 따라붙고 있었다.

일반적인 상황이면 큰 매물대를 뚫고 오르는 걸 보고 기다리면 기다렸지, 매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놈들을 믿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일단 이 돈이 필요했다.


*


다음 날 서둘러 한비원을 찾았다.


“대회 출전하러 왔습니다!”


사무실 문을 열고 그렇게 말하자, 대여섯 명의 사람들이 나를 쳐다봤다.

그중 멀리 보이는 50대 남자가 원장일 거라고 생각했다.

얼마 전 인터넷 신문으로 금융계 수장들과 찍었던 사진 속 인물. 그가 나를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사이 한 여직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감 끝났는데요.”

“······네?”


순간, 앞이 캄캄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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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노인의 정체가 궁금해 23.08.09 4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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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내기 바둑 +1 23.07.19 87 4 11쪽
58 초대 받은자와 지원자 23.07.15 100 5 10쪽
57 부정행위 +1 23.07.12 107 4 10쪽
56 수상한 지원자들 23.07.08 113 6 10쪽
55 익숙한 수법 +1 23.07.05 119 5 9쪽
54 44번 참가자 +2 23.07.02 126 6 9쪽
53 눈먼 돈 주워먹기 23.07.01 132 5 9쪽
52 대회규정 +2 23.07.01 137 4 9쪽
51 전국 최고의 주식 고수들 +1 23.06.24 175 5 9쪽
» 출전자금 23.06.24 173 5 9쪽
49 이상한 주식투자대회 +1 23.06.18 206 5 10쪽
48 노인과 바둑기원 23.06.17 208 5 12쪽
47 이상한 종목 수상한 세력 23.06.17 208 5 10쪽
46 슈퍼개미 계좌 좀 볼 수 있을까요? 23.06.17 209 5 10쪽
45 슈퍼개미 박청강 23.06.17 206 5 10쪽
44 살아남는 법 23.06.17 208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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