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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뇽하세용

앞점멸 소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윤코
그림/삽화
세씨
작품등록일 :
2020.05.11 12:39
최근연재일 :
2021.10.12 16:08
연재수 :
230 회
조회수 :
139,397
추천수 :
9,715
글자수 :
1,573,623

작성
20.05.31 00:02
조회
1,099
추천
80
글자
7쪽

<END OF PAGE 1>

DUMMY

<드디어, 드디어 첫 장이 끝났어요.


성실한 수녀였던 론멕은 마법사 위니를 만나 모험을 떠나요.


항해의 도시, 유베리논에서 그들은 해적선을 만났고


등불의 도시, 세드나에서 그들은 인신매매범을 만났죠.


우여곡절 끝에 성국을 탈출했더니 왠 걸.


테플로 왕국의 레이븐 마을에서, 그들은 그림자 기사단의 습격을 받았어요.



참 병신같은 이야기가 아닐 수 없어요.


약해 빠져서 도망만 다니는 주인공이라니.


정말 론멕을 찢어 죽여도 모자랄 지경이에요.


론멕. 이런 건 재미가 없다구요.



성국의 흉악범, 도망자 론멕은


이 길고 지루한 여정을 통해 무엇을 얻었을까요?


장담컨대, 그녀는 얻은 것이 없어요.


만약 무엇인가를 얻었다면,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훨씬 더 재미있었을 거에요.



맞아요. 론멕은 잃기만 했어요.


사형 선고를 받으면서.


해적들에게 습격 당하면서


조련사에게 목을 졸리면서


기사단장이 쏜 화살에 맞으면서


그림자 기사단에게 습격 당하면서.


그리고, 계속되는 불행을 맞이하면서


그녀는 무엇인가 소중한 것을 잃어가기 시작했어요.



사냥꾼과 의사가 죽음을 맞이함으로써


론멕에게 남아있던 소중한 무언가는


이제 동이 나버리고 말았지요.



론멕은 바뀌었어요.


그녀의 이야기도 바뀔 거에요. 더 재미있게 말이죠.


이야기는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합니다.



그나저나··· 성실한 수녀가 뭐? ‘신의 뜻을 모르겠다’ 라니요?


론멕. 어떻게 당신이 내게 그럴 수가 있죠?


아직도 나의 뜻을 모르겠어요?


당신은 더욱 망가져야 해요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가야 해요.


그것의 나의 뜻. 당신의 사명.


당신은 나의 영웅이에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예?”


쉴 새 없이 떠드는 금발머리 소녀의 말을 듣고 있던 제르니모가 말했다.


“제가··· 영웅이라고요? 저를 사랑하신다고요? 이거 참 갑작스러워서···”


쑥쓰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는 조련사에게, 금발의 소녀는 그녀의 두꺼운 책을 덮으며 말했다.


<저런··· 제르니모···>


책을 품에 안아든 금발의 소녀는 이내 조련사에게 말했다.


<당신에게 한 말이 아니었어요···>


페트나는 그녀의 이글거리는 황금빛 눈동자를 번득이며 말을 이었다.


<당신은 영웅이 아니에요. 당신은 병신이에요. 입만 산 병신 말이에요.>


“···”


<모험을 꿈꿔왔다는 주제에 노력한 건 없고. 인신매매범 아버지를 도와 씻을 수 없는 업보를 쌓아온 당신이잖아요?>


당황한 제르니모는 그저 눈을 끔벅이며 금발머리 소녀의 말을 들을 뿐이었다.


<심지어는 론멕을 죽이지도 못 했어요. 동전 주머니라니. 맙소사. 수녀가 휘두른 동전 주머니에 쳐맞아 기절할 정도면 당신은 대체 얼마나 병신인 건가요?>


“···”


<정신 차리세요 제르니모. 도마뱀 조련사 제르니모. 당신은 가축보다 못 한 쓸모없는 존재일 뿐이에요. 영웅이라니, 가당치도 않은 소리죠.>


“···으읏···”


계속되는 페트나의 질타에 제르니모는 그만 울먹이기 시작했다. 그런 그를 빤히 바라보던 금발머리 소녀는, 이내 한 숨을 쉬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아주 쓸모가 없는 건 아니니까.>


순간, 무엇인가가 제르니모의 뺨을 핥기 시작했다.


조련사의 어깨에는 어느새 작은 녹색 드래곤이 앉아 있었다. 조련사의 눈물을 핥아먹던 드래곤은 이내 만족스럽다는 듯 날개를 펼쳤다.


드래곤의 날개에 뺨을 맞은 제르니모는 당황스럽다는 듯 그것의 주둥이를 손으로 밀어냈다. 그런 그의 귀에는 여전히 페트나의 갸녀린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도마뱀 조련사, 아니, 용 조련사 제르니모>


“···예?”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미간을 찌푸린 조련사에게, 금발머리 소녀는 그녀의 품 속에 있는 책을 꽉 껴안으며 말을 이었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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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END OF PAGE 2> +16 20.07.07 801 64 5쪽
56 대장장이의 유산 +12 20.07.06 667 59 17쪽
55 노숙 +18 20.07.04 698 60 14쪽
54 진실을 마주보며 +15 20.07.02 755 65 17쪽
53 낭만에 굶주린 자들 +24 20.06.30 731 67 14쪽
52 판레스터 디 오거 +20 20.06.19 874 67 16쪽
51 외팔이 대장장이 +17 20.06.18 850 64 13쪽
50 거짓과 마법사 +22 20.06.17 849 64 13쪽
49 대탈출 +19 20.06.16 831 62 13쪽
48 규칙은 깨라고 있는 것 +23 20.06.15 832 66 14쪽
47 동료 +23 20.06.14 870 69 14쪽
46 그래도 시계는 돈다 +23 20.06.13 910 61 13쪽
45 선전 포고 +21 20.06.12 1,022 70 15쪽
44 휘몰아치는 모험의 시작 +19 20.06.11 941 73 14쪽
43 결투 +23 20.06.10 1,008 79 13쪽
42 커티스 툼스톤 +18 20.06.09 1,035 74 12쪽
41 음유시인과 모험가의 꿈 +34 20.06.08 1,052 91 12쪽
40 목적과 협상 +32 20.06.07 1,090 93 12쪽
39 한밤중의 습격 +20 20.06.06 1,098 98 13쪽
38 666번째 용병 +20 20.06.05 1,134 89 13쪽
37 주인공의 재능 +34 20.06.04 1,168 91 12쪽
36 능력을 보이다 +28 20.06.03 1,085 86 14쪽
35 엑시온 용병단 +24 20.06.02 1,101 101 14쪽
34 두 달이 지나고 +37 20.06.01 1,156 80 14쪽
» <END OF PAGE 1> +21 20.05.31 1,100 80 7쪽
32 무덤 다섯 개 +14 20.05.31 1,038 85 14쪽
31 신의 뜻대로 +31 20.05.30 1,068 78 13쪽
30 검은 고양이 +10 20.05.29 1,100 87 12쪽
29 다가오는 그림자 +23 20.05.29 1,130 85 11쪽
28 부당한 거래 +17 20.05.28 1,144 8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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